전기차도 결국 그린워싱일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차승연
[ 전기차는 정말 친환경 차일까? ]
탄소 중립 미래를 위한 기술로 주목받는 전기차. 기존의 내연기관차와 달리 주행 중 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 차로 불리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전기차를 판매하는 기업들 역시 탄소 배출 없는 친환경성을 강조하여 홍보하곤 한다. 그런데 전기차는 정말 탄소 배출로부터 자유로울까? 전기차가 정말 탄소 중립 미래에 걸맞은 타당한 기술인지 살펴보자.
[ LCA 관점에서 전기차의 탄소 배출 ]
내연기관차가 배출하는 매연은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등을 포함하고 있어 대기오염의 주원인이 된다. 이 때문에 전기로 모터를 작동시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가 그 해결 방안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LCA 관점에서 봤을 때는 전기차가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완벽한 대안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LCA란 원료 채취에서부터 제품 생산-유통-사용-폐기 등 자동차 생애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평가하는 체계를 말한다. 단순히 운행 단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외에도 운송이나 폐차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까지 따져서 친환경성을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유럽연합은 2024년부터 배터리에 대한 전과정 탄소배출량 표기를 의무화한 데 이어 2025년 이후 LCA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도 2025년 LCA 도입을 검토 중이다.
그렇다면 “전기차가 친환경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이 있을까? 현재까지는 주행에 대한 전과정평가인 TtW(Tank to Wheel) 관점에서 탄소 배출을 계산했을 때만 친환경 차라고 할 수 있다. 차량의 제작 과정 및 폐기 이후 과정까지 고려하는 LCA 관점에서는 전기차가 탄소배출이 더 많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자료 1. 자동차 종류별 이산화탄소 발생량 비교 ]
출처 : 에너지플랫폼뉴스
국회 예산정책처가 2022년 발간한 ‘친환경 자동차 지원사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전과정평가는 연료 생산 단계와 주행 단계인 WtW(Well to Wheel)과 차량의 제조, 폐기, 재활용 단계인 자동차 순환(Vehicle Cycle)으로 구성된다. 전기차와 수소차는 주행단계에서는 온실가스 배출이 없지만 연료 생산 단계와 자동차 순환 단계에서 배출되고 전기차는 배터리 용량이 증가할수록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한다.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배터리 용량을 증가시키는 추세를 감안하면 전기차의 생애 온실가스 배출량은 증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전기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원 믹스 중요 ]
무엇보다도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더 친환경적인 자동차가 되려면 발전원이 어떻게 구성되는지가 중요하다. 전기차는 운행 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없으니 친환경 차량이라고 하지만, 이 전기차를 운행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된다면 이를 정말 친환경 차라고 할 수 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력의 생산에 있어서 화력발전소가 아니라 태양광이나 풍력 등의 친환경 발전으로 100% 충당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발전량의 비중을 보면 재생에너지는 약 8% 수준으로 OECD 평균인 30%의 4분의 1 정도다. 그렇다면 앞으로 국내 전기차의 친환경성은 무탄소 그린 에너지로의 전환에 달려있을 것이다.
[ 배터리 제조 및 폐기 과정에서의 탄소 발생 문제 ]
[ 자료 2. 칠레 리튬 채굴 현장 ]
출처 : BBC
전기차의 배터리를 제조하는 과정에서도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배터리의 주재료인 니켈, 망간 등의 원료를 채굴 및 가공해 배터리를 제조하는 과정에서도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은 니켈의 채굴 과정에서 열대 우림을 파괴하게 되며 가공 중에는 고열과 고온이 필요한 공정이 있어 탄소가 상당히 많이 배출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폐배터리 처리 역시 중요한 문제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따라 2029년 약 8만 대의 폐배터리가 국내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폐배터리는 폭발 위험이 있고 유해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단순 폐기 처리가 불가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배터리 원료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아 재활용 처리를 통해 폐배터리로부터 유가금속을 회수해야 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은 자연에서 금속을 채취하는 공정보다 38~45%의 에너지를 더 소모하며 그 결과 16~20%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 '진짜' 친환경 차가 되기 위해서 ]
이렇듯 전기차는 주행 중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것은 맞지만 생산 과정이나 전력 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분석해 보면 친환경 차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전기차가 그린워싱이라는 누명을 벗고 탄소 중립 시대의 선도 기술이 되기 위해서는 주행 외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할 것이다. 전기차가 '진짜' 친환경 차로 거듭나는 그날을 기대한다.
탄소중립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진짜' 넷제로(Net-zero)를 위해, LCA", 24기 변지원,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241
2. "탄소검증제 : 태양광 발전의 탄소중립을 위하여", 23기 박하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247
참고문헌
[ LCA 관점에서 전기차의 탄소 배출 ]
1) 김신, "전기차 정말 무공해인가? LCA 도입 검토 유럽, 한국은?", 에너지플랫폼뉴스, 2022.7.27,
http://www.e-platform.net/news/articleView.html?idxno=74084
[ 리튬 채굴 과정에서의 탄소 발생 문제 ]
1) 전지빈, "전기차는 정말 친환경적일까?", 성대신문, 2023.9.4,
http://www.skkuw.com/news/articleView.html?idxno=30315
2) 우중제, "탄소중립을 위한 전기차와 배러티 전과정 탄소저감", 전자신문, 2021.9.6, https://www.etnews.com/202109030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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