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에서 새어 나오는 온실가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고가현, 23기 김경훈, 24기 서채연
지구를 뒤덮고 있는 플라스틱
유엔환경계획에 따르면 전 세계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00년 2억3400만t에서 2019년에 4억6000만t으로 10년 동안 두 배 증가했다. 2019년 한 해에는 3억6000t가량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 중 약 9%만이 재활용됐으며 나머지 약 90%는 불에 타거나 땅에 매립됐으며 더 나아가 그저 환경에 버려졌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땅에 묻혀 사라지지 않고, 바다에 흘러 들어가 떠다니며, 플라스틱이 존재하지 않는 곳을 찾기 힘들어질 정도로 지구를 뒤덮고 있다. 또한 플라스틱의 생산과 폐기의 과정에 있어서 막대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것도 문제다. 2020년 플라스틱으로 발생한 온실가스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6%인 18억t에 이른 바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해지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 LCA의 관점으로 살펴보자.
플라스틱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자료 1. Climate Impacts of Plastics]
출처: GRID-Arendal
“Climate Impacts of Plastics(GRID-Arendal, 2024.2)” 보고서에서 기존 플라스틱 오염은 폐기물 중심의 문제에서 원료 조달과 플라스틱 생산 등 플라스틱의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서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했다. 플라스틱 전 주기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8~4.5%로 추정되며 관리되지 않은 플라스틱 폐기/소각으로 인한 배출량을 포함하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자료 2. 1차 플라스틱의 온실가스 배출]
출처: LBL Publications
플라스틱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매년 플라스틱 생산으로 인해 주로 화석연료를 추출하고 정제하는 에너지 집약적인 과정에서 2.24기가(Giga)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또한 플라스틱 생산량이 매년 4% 증가하고 있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이 6.78기가(Giga)톤으로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3대 주요 1차 플라스틱 생산 온실가스 배출량은 58%(PE_22%, PET_21%, PP_15%를) 차지하기 때문에 주요 폴리머 생산단계의 집중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난다.
집중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면 매우 많은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McCauley’s model(Global Plastics AI Policy Tool)을 이용해 11가지 플라스틱 관리 정책을 모두 시행하는 것으로 시뮬레이션을 운영하면, 2050년 온실가스 배출량 BAU(온실가스 전망치, Business As Usual) 예측보다 26%나 줄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UN 플라스틱 국제협약
전 주기적 입장에서의 논의는 국제적인 범위에서도 진행되는 중이다. 국가별로 플라스틱에 대한 위험성을 생각하고,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정책들을 마련은 진행됐으나 국제적인 수준의 논의는 전무했다. 그러다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고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인체에 끼칠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게 되면서, 플라스틱 관리 정책에 대한 방향성을 다시 잡고 국제적인 수준의 논의를 끌어내고자 하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국제적인 범주에서 플라스틱에 LCA적 접근법을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이전부터 지속되고 있었다. UN환경총회라고 불리는 UNEA의 개최가 2014년에 이뤄지면서 플라스틱 해양쓰레기에 대한 결의안에 대해 논의가 시작되면서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LCA를 사용하는 방향에 대해 2021년에 얘기된 적이 있다. UN 환경 계획(UNEP)에서 “Addressing Single-Use Plastic Products Pollution Using a Life Cycle Approach”라는 보고서가 그에 해당하는데, 보고서는 한 번만 사용되고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문제점에 관해 얘기하면서 이를 LCA를 이용하여 플라스틱 생산, 관리 및 후처리 등 전 과정에서 감시하고 체제를 바꾸어야 하고 이에 대해 모든 이해관계자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후 2022년 2월 28일부터 3월 2일까지 진행된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End Plastic Pollution: Towards an international legally binding instrument”라는 명칭의 국제협약 성안 추진 결의를 채택하게 되면서 국제적인 범위에서 플라스틱에 관한 협약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플라스틱의 전 생애주기에 관련된 국제협약을 제정하기 위해 UN 환경 계획의 주도하에 전 세계의 국가가 협약 내용에 논의하는 INC (Intergovernmental Negotiating Committee)가 2022년부터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INC-4가 4월 26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됐고 협약의 내용은 여러 논의 과정을 거치면서 변하는 중이다. LCA적인 측면을 도입하고 전 국가가 참여하고 법적으로 꼭 이행해야 하는 협약의 이름을 띠고 있다 보니 입장에 따라 규제 최소화 그룹과 유연한 중립 그룹, 규제 강화 그룹으로 나뉘어져 플라스틱 협약 – 특히 상류 부문에서 치열한 논쟁이 진행 중이다. 플라스틱 산업에서 상류에 해당되는 부분은 석유화학 기반의 시료 채취를 진행하고, 폴리머를 생산하는 플라스틱의 첫 시작에 해당된다. 따라서 상류 부분에서 제정될 규제 수준에 따라 플라스틱 산업계에 미칠 영향의 범주가 달라지고 전 세계적 경제, 무역 등 수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리라 예상되기에 협의에 난항이 되리라고도 예측된다.
오는 12월 INC-5가 부산에서 열리면서 약 2년 간의 대장정이 마침표를 찍을 예정이다. 국제적인 범주에서 구속력이 있는 협약을 다루는 만큼 그 스타일이 국제적인 범주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필요에 의해 먼저 합의를 이룬 내용들은 이행하고 후에 다른 사항에 대해서도 추가로 논의하는 방식인 골격협약인지 혹은 INC 자체에서 논의를 완성해 하나의 공신력 있는 문서를 주체로 둘지도 관건이다. 이번 INC-5를 통해 최초의 플라스틱 국제협약이 정립되기를 바란다.
한국 정부의 플라스틱 대응 방향 제시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를 지나 지금 현대사회는 플라스틱 시대에 살고 있다.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은 플라스틱 생산부터 폐기까지 플라스틱 전과정에 있어 규제되는 협약 하나하나에 민감한 태도를 지닌다.
2016년 기준, 한국인이 배출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1인당 한 해 88kg에 달해 세계 3위 수준이다. 플라스틱 소비량이 순위권인 한국은 더더욱 플라스틱과 관련한 모든 규제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강경함과 일관성을 지녀야 한다.
플라스틱과 관련한 정책에 있어 최근 환경부의 태도를 살펴보자. 2025년까지 전국적으로 도입하겠다고 한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이 사업에 투자한 기업들은 약 64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보게 됐다. 이 같은 정부의 태도 돌변은 기업에 혼란을 심어주며, 중소기업을 포함한 산업계의 움직임이 느려질 수 있다. 국내 산업계에만 돌을 던지는 것이 아니다. 플라스틱 제로를 향한 전 세계의 흐름에 반하는 것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제품 수출에 있어서 타격을 가할 수도 있다.
정부와 산업계, 일반 시민들은 플라스틱에 의존하는 현재의 삶이 뒤바뀔 것을 인지하고, 변화된 삶에 적응하기 위한 준비를 이른 시일 내에 끝마칠 필요가 있다.
플라스틱과 LCA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미세플라스틱의 생태계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 24기 서채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358
2. "진짜 넷제로(Net-zero)를 위해, LCA", 24기 변지원,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241
참고문헌
[지구를 뒤덮고 있는 플라스틱]
1) 김정수, “갈 길 먼 플라스틱 협약…협상 시작되자 돌변한 나라들”, 한겨레, 2024.04.25,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138195.html
[플라스틱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1) Climate Impacts of Plastics(GRID-Arendal, 2024.2), https://grida.no/publications/1023
2) Climate Impacts of Primary Plastic Production (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 2024.4)
3) Nicola Jones, Plastic pollution:three numbers that support a crackdown, 2024.04.24,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4-01117-1
[UN 플라스틱 국제협약]
1) 소병천, 강현철, “국제환경법 용어해설 및 순화연구”, 한국법제연구원, 2006.08.31
2) 외교부, “유엔 플라스틱 오염 대응 협약 제4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4) 개최”, 2024.04.30., https://www.mofa.go.kr/www/brd/m_4080/view.do?seq=374950
3) 외교부, “조약의 정의”, https://www.mofa.go.kr/www/wpge/m_3830/contents.do
2) Greenium, “플라스틱 국제협약 ②: 과제 산적한 4차 회의…2024년 협약 마무리 가능하나?”, 2024.04.12., https://greenium.kr/news-articleview-circulareconomy-policy-2-inc-4/
3) UNEP, “5/14. End plastic pollution: towards an international legally binding instrument : resolution / adopted by the United Nations Environment Assembly”, 2022. https://digitallibrary.un.org/record/3999257?v=pdf
4) UNEP, “Addressing Single-Use Plastic Products Pollution using a Life Cycle Approach”, 2021.06.30., https://www.unep.org/resources/publication/addressing-single-use-plastic-products-pollution-using-life-cycle-approach
[한국 정부의 플라스틱 대응 방향 제시]
1) 강나윤, “‘일회용컵 보증금제’ 폐기수순…애꿎은 참여기업 수십억원 ‘빚더미’”, 세계일보, 2024.06.26., https://www.segye.com/newsView/20240626505279?OutUrl=naver
2) 김형근, “한국인 1인당 플라스틱 배출량 세계 3위...한 해 88㎏”, YTN, 2021.12.02, https://m.science.ytn.co.kr/program/view.php?mcd=0082&key=202112021624115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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