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후변화에 속고 있을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4기 이지혜, 25기 송현승, 이예영, 26기 이서진
[2024 미국 대선, 그리고 환경 정책]
[자료 1. 2024 대통령 토론회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
출처: CBS NEWS
전 세계는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집중하고 있다. 강대국인 미국의 선거 결과에 따라 세계 외교, 안보, 경제 정책은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환경 정책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이번 선거에는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는데, 그는 대통령으로 집권하던 2020년 11월 4일 파리 기후협약을 공식 탈퇴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정)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2℃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선진국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가 자국의 상황을 반영하여 온실가스 감축 의무에 참여하는 체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기후변화 규제가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를 들며, 협정 탈퇴가 일자리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 말했다. 이 밖에도 석탄, 석유, 가스 생산 관련 규제를 완화 및 해제하고,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에 의문을 제기하던 도널드 트럼프는 6월 28일 진행된 첫 대선 TV 토론에서도 비슷한 기조를 보였다. 그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은 돈 낭비이고,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관련 정책은 '새 녹색 사기'”라 주장했다. 또한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파리협정에서 다시 탈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왜 기후변화가 거짓이라고 주장했는가? 그의 주장과 정책을 뒷받침하는 근거에는 전혀 신빙성이 없는 것인가? 본 기사는 기후변화 음모론을 살펴보며 대학생의 시선에서 기후변화의 참·거짓 여부를 면밀히 분석한다.
[기후변화 음모론 中 허구설]
2024년 8월 7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경보와 폭염 주의보가 발효됐으며, 대부분 지역에서 체감온도가 30~35℃ 내외를 보였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대표적인 피해로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거나, 폭염, 폭우 등 기후현상을 발생하는 등 다양한 사례가 있다.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산업혁명으로 인한 화석연료 사용 증가와 그에 따른 이산화탄소, 메탄 등 온실기체에 의한 온실효과가 거론된다.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음모라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인터넷에 '허구설'이라는 단어만 검색해도 지구온난화 허구설에 대한 다양한 내용과 주장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지구온난화 허구설은 무엇일까? 지구온난화 허구설은 지구온난화 자체에 대해 부정하거나, 지구온난화가 진행은 되고 있지만, 너무 과장되거나 인간 활동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처럼 모두 일관된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나 지구온난화에 대해 회의적이거나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점이 있다. 그것은 과학적 증거의 불확실성, 기후 변화에 대한 과도한 공포 조성, 그리고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위한 의도적인 과장이라는 것이다.
1. 허구설의 주장
지구온난화 허구설이 대중적으로 관심을 끌게 된 첫 번째 계기는 2001년 덴마크 통계학자 비외른 롬보르가 펴낸 '회의적 환경주의자'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환경단체, 과학자 및 언론이 퍼뜨려온 근거 없는 '환경위기론' 때문에 의료, 교육 등에 쓰여야 할 재원이 환경보호에 지나치게 투자되어 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 인터뷰에서 롬보르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홍수와 혹서가 발생했다면 겨울철 동사자의 수가 줄었다는 증거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에는 더욱 다양한 주장이 생겨났다. 먼저 '지구의 온도는 오랜 세월 동안 주기적으로 변화하는데, 이는 인간의 활동으로 상승하는 것이 아닌 평균적으로 오르는 시기일 뿐이다.'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수십만 년 전부터 빙하기와 간빙기가 존재해 기온이 주기적으로 상승하고 이후 하락하는데, 현재 온도가 상승하는 간빙기에 놓여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고 불리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증가하기 전부터 지구의 기온상승이 시작됐다는 주장도 있다. 온실효과 역시 이산화탄소, 메탄 등 온실기체 때문이 아닌 수증기가 가장 큰 작용을 한다. 따라서 화석연료 사용으로 나오는 온실기체는 수증기만큼 온실효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므로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자료 2. 박석순 전 이화여대 교수 유튜브 강연]
출처: 박석순의 환경TV
박석순 전 이화여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기후위기에 대해 부정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연설에서 '지난 1951년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319ppm이고, 2020년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415ppm으로 더 높지만, 오히려 태풍의 수는 줄어들었다. 또한 20세기 전반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300ppm 이하지만 지금보다 훨씬 더웠다. 따라서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온난화를 일으킨다는 과학적인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2. 허구설에 대한 반박
이런 지구온난화 허구설에 대한 반박은 다양한 증거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먼저 지난 150년간 지구의 평균 기온은 약 1℃ 상승했다. 지구온난화 허구설을 주장하는 사람은 '간빙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NASA 고다드 우주연구소(GISS)에 따르면 '지구 평균온도는 1880년 이후 섭씨 1.1도 증가했다. 온난화의 대부분은 1975년 이후 10년에 0.15~0.2 ℃의 비율로 발생했다.'고 한다.
NOAA(미국 국립 해양 기상청)의 위성이 지구 표면에 덮인 눈을 관찰해 분석한 결과 북아메리카와 아시아 대륙의 경우 눈에 덮인 면적이 최근 20년간 약 10% 감소된 것이 발견됐고, 북극의 경우 해빙의 면적이 감소하고 있음이 입증됐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의 농도가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런 온실가스는 지구 표면에서 방출되는 적외선 복사를 흡수하고, 그 일부를 지구로 방출해 지구 대기의 온도를 높인다. 또한 빙하 코어 샘플에서 얻은 과거 대기의 조성과 온도 데이터를 통해, 이산화탄소 농도와 지구 온도 사이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마지막으로 IPCC 보고서에서는 다양한 기후 모델 결과를 종합하여,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온난화의 주된 원인임을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증거가 인간의 활동에 의해 발생한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고, 지구온난화는 현재도 진행 중이며, 심각한 상황임을 알려준다.
[기후변화 음모론 中 과장설]
1. 과장설의 주장
한편으로는 기후변화가 과장되었다고 주장하는 음모론자들이 있다. 이들은 기후가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진실이나, 그 영향에 대한 환경주의자들의 시각은 극단적으로 왜곡되었다고 본다. 환경주의자들의 비관적 예측과 달리 지구는 기후변화를 통해 크게 악화하지 않았으며 미래의 결과도 비슷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환경주의자들이 연구비를 목적으로 통계를 조작하거나 왜곡해 환경 문제를 과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자료 3. MBC 다큐멘터리《북극의 눈물》포스터]
출처: MBC NEWS
실제로 지구의 평균 표면온도는 산업화가 급격히 진행된 1970년대 이후 50여 년간 섭씨 0.9도 정도 상승했으며, 해수면 상승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크지 않았다. 또한, 다큐멘터리《북극의 눈물》로 인해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나타내는 아이콘과 다름없던 북극곰 개체 수 감소 규모 역시 과장된 허구였다. 북극곰은 1970년대까지 지구온난화가 아닌 모피를 얻기 위한 남획으로 약 5,000~1만 마리까지 줄었으나, 이후 보호 운동을 통해 2017년까지 약 2만 5,000마리에서 3만 마리 정도로 오히려 늘어났다. 과거 환경주의자들의 예측과 언론이 주로 보도하는 자극적인 타이틀과는 현저히 다른 현실이다.
이처럼 기후변화 과장을 주장하는 회의론자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빠르게 상승하고 지구의 전체적인 기후가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 역시 인정한다. 그러나 그 심각성은 부인한다. 이 지점이 허구설과 대비되는 과장설만의 특징이다. 이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은 미미하거나 인간의 기술 발전으로 충분히 대처할 수 있을 속도로 커질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회의론자들은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비하는 정책과 환경운동을 불필요한 낭비이자,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으로 경제적·정치적 이익을 얻기 위한 환경주의자들의 과장된 세뇌의 결과물이라고 인식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공포심을 통해 환경주의자들은 대중을 통제할 힘과 자금을 얻으므로 기후변화 찬성론은 이들의 권력 도구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2009년 벌어진 ‘기후 게이트’ 사건은 그런 그들의 주장에 신뢰성을 더해준다. 지구온난화 연구의 거점이었던 영국 이스트앵글리아 대학의 기후 연구 유닛의 컴퓨터가 해킹되며 1,000통이 넘는 전자 메일이 공개되었다. 세상에 밝혀진 메일에는 연구소가 조사한 기후 데이터 중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주장하기에 불리한 데이터는 숨기거나 재구성한 정황이 드러나 있었다. 또한, 연구소가 외부인에게 데이터 제공을 거부했으며,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옹호하지 않는 연구자들은 연구에서 배제했음을 짐작하게 하는 내용마저 존재했다. 이렇듯 가치중립을 유지해야 할 과학자들이 윤리를 벗어난 행동을 저지른 사실은 당시 기후변화에 대한 대중의 의혹에 불을 붙이며 음모론자들의 주장에 근거를 더해주었다.
2. 과장설에 대한 반박
기후변화 과장설은 이를 주장하는 음모론자들이 지구온난화의 존재만큼은 인정한다는 점이나 그들이 사용하는 통계가 그럴듯하다는 점에서 믿기 쉽다. 그러나 그들의 의견을 수용하기 전에 음모론자들이 강력하게 부인하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사실임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당장 올해 여름만 봐도 그 심각성을 체감할 수 있다. 유례없는 폭염에 전 지구적인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4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폭염 온열질환자는 1,390명, 사망자는 8명이다. 인명피해뿐만 아니라 25만 마리의 가축 폐사와 5,800마리의 양식 피해 등 재산 피해까지 뒤따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 밸리(Death Valley)는 7월 평균 기온 42.5℃로 지난달 지구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을 기록했으며, 중국 역시 신장위구르자치구 투루판에서 밤에도 35.6℃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중국 역사상 가장 뜨거운 밤을 기록했다. 음모론자들의 주장과 달리 이미 지구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직접적으로 겪고 있으며, 과학 기술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차이만 벌릴 뿐 해답은커녕 부차적인 문제를 야기하는 원인이 되었다. 현재 치솟고 있는 기온과 뒤따르는 인명피해와 재산 피해는 과장되지 않은 명백한 피해의 증거다.
또한, 기후변화 찬성론자 과학자들의 연구 조작을 근거로 드는 것 역시 이제는 시대에 뒤떨어진 발언이다. 기후 게이트를 예로 들며 기후변화 자체를 과장되었다고 보는 의견은 지나친 비약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약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여러 차례 보고서를 발표해 지구온난화는 분명히 존재하며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2080년대 지구의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3.5℃ 이상 올라가면서 주요 생물 대부분이 멸종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놓았다. IPCC는 전 세계 과학자들이 무보수로 참여하는 단체이며, 15년이라는 세월 동안 다양한 국적의 수많은 과학자가 심각성을 인정했다는 사실은 더 이상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부정할 수 없게 만든다. 음모론자들이 환경주의자들을 비관주의자라 비판한다면, 오히려 그들은 스스로 낙관주의자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당장의 투자가 아까워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나올 때까지 낙관하며 기다리기에는 환경은 이미 아주 심각하고 시급하다.
[기후변화 음모론 中 회의론]
1. 회의론의 주장
마지막으로, 기후위기 회의론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먼저, 지구의 기온은 자연 주기에 따라 변화했다는 의견이다. 지구온도 변화는 오직 태양의 영향이며, 오래전부터 지구는 빙하기와 온난기를 번갈아 거치며 그 온도가 주기적으로 변해 왔다고 말한다. 최근 관측되는 온난화도 앞선 온난기들과 마찬가지의 자연적 변동이며 다시 지구가 차가워지는 때도 찾아올 것이란 주장이다. 실제 900~1400년에는 바이킹족의 남하를 부른 온난기가 있었고, 1400~1900년 소빙하기가 있었던 점은 조선시대의 ‘경신 대기근’ 기록과 함께 논해지곤 한다. 추울 때에 비하면 지구온도가 상승하는 국면인 현재는 축복받은 시기라는 주장마저 있다.
[자료 4. 기후위기 회의론]
출처 : 국민일보
회의론자들은 ‘지구 온난화가 중단됐다’라는 주장도 펼친다. ‘98~‘12년 기간 동안에 지구 온도가 거의 상승하지 않았다는 것이 주된 논거다. 다음으로는 북극곰과 산호초에 대한 이야기다. 기후변화를 이야기할 때 꼭 언급되는 두 생물의 개체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회의론자들은 온난화 경고로 경제적 이익을 얻는 세력이 있다며 기후위기를 ‘사기’라고까지 주장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이런 주장은 애써 바로잡아줄 시간조차 아깝다는 반응이지만, 정부 관계자나 기업 관계자들의 경제적인 측면에서, 이러한 회의론에 관심을 가진다.
2. 회의론에 대한 반박
가장 먼저 지구의 온도변화에 관해서, 남성현 서울대 지구과학부 교수는 “중세 온난기에 현재보다 따뜻했던 지역은 유럽 등 극히 일부 지역에 국한되고 다른 지역은 온도가 낮았다”며 “당시 평균 지구온도는 그 이전에 비해 큰 변화를 보이지도 않았다”고 했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도 이 대목에 관해 “우리는 자연보다 10배 빠른 속도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지구온도 상승 국면만 놓고 비교해 보더라도, 과학계가 계산을 마친 산업화 이전의 상승 속도는 ‘1000년에 1℃’다. 인류가 화석연료를 대량 태우기 시작한 지 100년 만에 나타난 지구온도의 상승 폭은 1.1℃ 다. 조 전 원장은 “오늘날의 변화는 오직 인간만이 일으킬 수 있고 회의론의 근거는 모두 무너져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구온난화가 멈췄다는 주장에 관해서. 손석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10년간은 온도가 떨어질 수 있겠지만, 적어도 30~50년은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으며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지구는 기계가 아니다. 솥에 물을 넣고 끓이면 물 온도가 올라갈 것으로 생각하지만, 구름·강수·화산 등 요인이 비선형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북극곰과 산호초의 생태계 증가에 관해서, 진경 극지연구소 빙하환경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은 “북극곰은 애초 기후위기의 ‘대표 주자’로 홍보돼 보호가 빨리 이뤄졌다”고 했다. 그는 “수많은 멸종위기종 존재가 검증된 상황에서 한 특정 종을 근거로 전체 기후위기를 부정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기후위기가 사기라는 의견에 관해서, 과학계는 이런 주장은 애써 바로잡아줄 시간조차 아깝다는 반응이다. 손 교수는 “반대로 묻고 싶다. 과학자들은 이득을 보는 게 없는데 누가 과연 실제로 이득을 보느냐”고 말했다. 또한 네덜란드에 있는 기후위기 회의론자 단체인 ‘클린텔’은 거대 석유기업들의 후원 의혹을 받아 왔다. 거론된 석유기업들은 이 단체와의 자금 지원 의혹관계를 해명한 적이 없다. 기후위기 회의론을 골자로 한 클린텔의 ‘세계기후선언’ 발표에 참여한 다수는 실제 석유산업에 몸담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후변화 음모론의 영향]
기후변화 과장을 주장하는 음모론자들의 심각성 부인은 대중의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 하락을 야기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또한 기후위기 자체를 불신하는 대표적 인물이다. 트럼프는 2012년 트위터(현재 X)에 지구온난화를 '중국이 만들어낸 사기'라는 글을 남겼다. 또한 트럼프는 '파리협정'에서 일방적으로 탈퇴를 선언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파리협정은 미국에 불이익을 가져다준다. 나는 미국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미국 공화당의 제47대 대선 후보로 'Agenda 47'이라는 웹 사이트를 통해 정치적 비전을 제시했다. 그 중 에너지 및 환경 관련 공약을 살펴보면 친환경·에너지 규제 완화를 통한 화석연료 및 원자력에너지 생산 확대 전기자동차 의무화 및 자동차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한 정책을 철회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지난 2월 미국 미시간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15%가 기후변화가 현실이 아닌 음모라 믿는다고 나타났다. 기후변화 부정은 정치 성향과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는데, ‘대학 학위가 없고,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받지 않았으며, 연평균 기온이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공화당원’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엑스에서 기후변화 음모론을 가장 많이 확산한 ‘인플루언서’ 역할을 한 것과 맞물려 유명인에 의한 여론 조성의 심각성을 나타낸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 하락은 기후변화 대처를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환경정책은 그 특성상 영향 범위가 넓으며 투자액이 크고, 투자 대비 결과값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환경정책이 원활히 계획 및 시행되려면 대중의 호응과 지지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들면 대중의 관심 역시 낮아지며, 정책의 당위성을 잃게 된다. 강제성을 동원하는 경우가 잦은 환경정책은 당위성 없이는 반대에 대응하지 못해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기후변화 대처의 효용성과 효과성을 생각할 때, 기후변화 음모론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기후변화 가능성의 현실성 획득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연구결과의 사회적 구성과 확산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에, 특히 정치⋅경제적인 부분에서 중요하게 보아야 한다.
[기후변화 시대 속 살아가는 우리는]
기후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며 우리는 몸으로, 수치상으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여름 한국의 기후가 동남아시아와 비슷해진 것 같은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실제 기상청 관측에 따르면 수온 상승에 의한 초국지성 호우가 눈에 띄게 나타났으며, 서울에서도 강남과 강북, 서부와 동부의 날씨가 각각 달라졌다. 한국의 열대야는 6일 이상 증가했고, 국내에서 아열대 기후에 해당하는 지역은 2022년 기준 45개이다. 이번 여름에만 이 정도의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이다. 싱가포르, 브루나이, 태국 등의 국가에서는 열대야가 30일 이상 증가했으며, 미국 알래스카주에서는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홍수가 발생했다. 이처럼 다양한 기상 이변이 인류를 위협하고 있음에도 기후변화는 거짓일까?
[자료 5. 지표 온도 변화(연평균) 관측치와 인간 및 자연적 요인과 자연적 요인만 고려한 모의결과(1850년~2020년)]
기후변화는 과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위의 사진은 2021년 발간된 IPCC 6차 보고서를 기반으로 제작된 그래프로, 1850년부터 2020년까지 실제 지구 표면온도 관측치, 인간 및 자연적 요인을 반영한 추정치, 자연적 요인만 고려한 추정치를 담고 있다. 그림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인간 및 자연적 요인을 반영했을 때 실제 관측치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자연적 요인보다는 인간에 의한 영향이 더 크며, 지구의 기온 상승은 수치상으로 증명된다는 것이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지지가 높은 경향이기는 하나, 기후변화 음모론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2021년 The Economist/YouGov가 실시한 미국 성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참여자의 10% 정도가 지구온난화는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고 믿었고, 약 25%가 기후가 변하고 있지만 인간 활동 때문이 아니라고 믿었으며, 14%는 확신하지 못했다. 여기에는 정보 접근성의 차이, 허무주의와 같은 심리적 요인, 정치적 성향 등의 다양한 이유가 얽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기후변화가 명백한 사실이라면, 기후변화의 당사자인 각 사회 주체는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정부 및 정치인은 기후변화가 사실임을 인지한 채로 단순히 정치적 수단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진지한 태도로 다루어야 한다. 기후변화는 국가의 경쟁력, 나아가 국민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의 말과 행동이 국가 정책, 국민 여론에 갖는 파급력을 인지해야 한다. 과학자들은 ‘기후 게이트’ 사건을 본보기 삼아, 기후변화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중립적이고 투명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개인은 자신의 삶에서 직접 경험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현실주의에서 벗어나 전 세계적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즉,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보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또한 일상 속 작은 실천이 변화를 일으키기에 늦었다는 허무주의에 빠지기보다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을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후변화 시대 속 살아가는 우리가 갖춰야 할 태도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다가오는 美 대선, 앞으로의 미국 탄소 정책은?", 23기 진희윤,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500
2. "기후 위기, 4대 지표로 읽는 미래", 25기 구윤서,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433
참고문헌
[2024 미국 대선, 그리고 환경 정책]
1) 강병철, “[美대선 TV토론] 바이든 “파리 기후변화협정서 탈퇴해” vs 트럼프 “그건 돈 낭비””, 연합뉴스, 2024.06.28, https://www.yna.co.kr/view/AKR20240628069700071
2) 외교부, “기후변화협상”, https://www.mofa.go.kr/www/wpge/m_20150/contents.do
3) 에너지경제연구원, “미 트럼프-바이든, 에너지·환경 정책에서 상반된 입장 유지”,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20, 21, 23-25, 2020.10.26.
4) 이용인, “트럼프, 파리기후협정 탈퇴’ 결정 왜?”, 한겨레신문, 2019.10.19,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797321.html
5) 임지우, “트럼프 측 “재집권하면 파리 기후협정 또 탈퇴할 것””, 연합뉴스, 2024.06.29, https://www.yna.co.kr/view/AKR20240629037800009
6) 조승한, “4일 미국 파리기후협약 공식 탈퇴”, 동아사이언스, 2020.11.04,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41223
[기후변화 음모론 中 허구설]
1) 김호림, “‘불편한 진실’의 역설, ‘불편한 사실’”, 기호일보, 2021.06.25, https://www.kiho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934318
2) 이상현, “(해외환경뉴스) 변화의 세계: 지구 온도..왜 우리가 지구 온난화의 1~2도를 신경 써야 하는가?”, 제주환경일보, 2022.02.13, https://www.newsje.com/news/articleView.html?idxno=251323
3) 이정아, “공화당과 트럼프의 통상분야 공약 주요 내용과 시사점”, 한국무역협회 통산지원센터, 2024.01.23, https://www.kita.net/researchTrade/report/issueBrief/issueBriefDetail.do?no=2537&ContentsID=KI_cmercReport_02_2537&query=agenda%2047
4) 이진영, “‘회의적 환경주의자’ 저자 비외른 롬보르 인터뷰”, 동아일보, 2003.10.06,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0/0000208376?sid=102
5) 이홍곤, “기후위기론은 허구입니다”, 국제신문, 2024.05.03,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658/0000072898
6) “지구온난화와 엘니뇨의 관계”, 네이버 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002273&cid=42443&categoryId=42443
[기후변화 음모론 中 과장설]
1) 고기완, “[Cover Story] 지구 온난화…"화석연료 탓" vs "과장됐다"”, 한국경제, 2014.01.17, https://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4011779281
2) 김일방, “지구온난화 논쟁과 그 대안”, 환경철학 0.26, p105-136, 2018.
3) 김정선, “‘환경’ 선택한 노벨평화상…앨 고어·IPCC 공동수상”, 경향신문, 2007.10.12,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0710122222421
4) 김하랑, “폭염에 들끓는 지구촌…40℃ 찜통 더위 숨막힌다”, 아시아타임즈, 2024.08.04, https://www.asiatime.co.kr/article/20240804500044
5) 이현우, “지구온난화는 정말 과장된 시나리오일까?... 미국 정계 내 논란 재점화”, 아시아경제, 2018.10.15, https://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8101513545156777
6) 장석우, “<북극의 눈물> 최고의 명장면 담은 3色 포스터”, MBC뉴스, 2009.10.08, https://imnews.imbc.com/news/2009/culture/article/2461946_30937.html
[기후변화 음모론 中 회의론]
1) 김지훈, 정진영, 이경원, 이택현, “북극곰 오히려 증가했다?… 기후위기 회의론의 진실 [이슈&탐사]”, 국민일보, 2023.05.02,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99568
2) 이우탁, “[이우탁의 형이상학 - 기후위기 ⑤] 지구온난화 회의론의 본질과 쟁점”, 뉴스워치, 2021.10.12, https://www.newswatch.kr/news/articleView.html?idxno=56608
[기후변화 음모론의 영향]
1) 이우탁. “[이우탁의 형이상학 - 기후위기 ⑤] 지구온난화 회의론의 본질과 쟁점”, 뉴스워치, 2021.10.12, https://www.newswatch.kr/news/articleView.html?idxno=56608
2) 최혜린, “음모론에 빠진 미국?…5~6명 중 1명 꼴 “기후위기 안 믿어” “스위프트는 정부 비밀요원””, 경향신문, 2024.02.15,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402151715001
[기후변화 시대 속 살아가는 우리는]
1) 김기범, “기후변화탓 한국 열대야 6일 이상 증가…30일 늘어난 나라들은 어디?”, 경향신문, 2024.08.08, https://m.news.nate.com/view/20240726n09824?mid=m03&list=recent&cpcd=
2) 김연숙, “알래스카도 기후변화 직격탄…빙하 녹아내려 또 홍수”, 연합뉴스, 2024.08.08, https://www.yna.co.kr/view/AKR20240808072100009
3) 박성훈, “[팩트체크] 우리나라가 동남아성 기후로 바뀌었다?”, 네이트뉴스, 2024.07.26, https://m.news.nate.com/view/20240726n09824?mid=m03&list=recent&cpcd=
4) Joe Pierre M.D., “Why Don’t People Believe in Climate Change?”, Psychology Today, 2022.04.02,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psych-unseen/202204/why-dont-people-believe-in-climate-change
5) Hannah Ritchie, “More people care about climate change than you think”, Our World in Data, 2024.03.25, https://ourworldindata.org/climate-change-sup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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