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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전력계통

[Energy Nexus]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유행,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괜찮을까?

by R.E.F. 25기 맹주현 2025. 5. 26.

[Energy Nexus]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유행,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괜찮을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경훈, 25기 구윤서, 맹주현

 

지브리 이미지 열풍 이면의 막대한 전력 소비

[자료 1. 챗GPT가 생성한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출처 : 서울경제

최근 소셜미디어를 보면 ‘지브리 스타일’로 그려진 따뜻한 감성의 이미지들이 자주 눈에 띈다. 어릴 적 애니메이션 속 장면을 떠올리게 해 많은 사람들이 이미지 생성을 위해 챗GPT를 사용한다. 그렇지만 그 이면에 감춰진 전력 소비 문제는 쉽게 간과되는 듯하다. 실제 카네기멜런대학교와 허깅페이스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이미지 1,000장을 생성하는 데 약 2.9kWh(킬로와트시)의 전력이 사용된다. 이는 단순한 문단 요약 작업보다 약 60배나 많은 전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막대한 전력 소모는 단지 이미지 생성의 문제만은 아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번역기, 추천 알고리즘, 음성 비서 등 수많은 AI 기술은 모두 고성능 서버를 통해 작동하기 때문에 매 순간 전력을 소모하고 있다. 이제 생성형 AI는 특별한 기술이 아닌 일상적인 기술이다. 이렇게 일상적이면서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기술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AI 서비스 작동의 중심에는 ‘데이터센터’가 있다. 수천대의 서버가 24시간 작동하고, 냉각 시스템과 전력망까지 갖추고 있어 거의 중소 도시 하나의 연간 전력 사용량에 맞먹는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데이터센터의 총 전력 사용량은 약 13.5TWh로, 울산시 전체 연간 전력 소비량과 필적한다. 우리가 이를 문제라고 인식해야 하는 이유는 앞으로 AI 전력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는 데 있다. 생성형 AI 수요의 꾸준한 증가와, 메타버스, 고화질 스트리밍 등의 상용화로 데이터 센터는 더 많이, 크게 건설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분명 반가운 것이지만 그 발전의 이면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부족하다. 이제는 AI 뒤에 있는 데이터센터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성장세

[자료 2. 국내 민간 데이터센터 시장 매출 규모]

출처 : 컴퓨터월드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가 발간한 『KOREA DATACENTER MARKET 2024~2027』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데이터센터는 민간 85개, 공공 68개 등 총 153개로 집계됐다. 민간 데이터센터의 2022년 매출은 약 3조9000억 원이며, 이 중 상업용 데이터센터의 매출은 약 1조93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8.87%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지역명 계약전력(MW) 고객호수 비율(%)
서울 653 48 32.9
인천 69 8 3.5
경기 681 34 34.3
강원 85 7 4.3
충북 30 4 1.5
대전충남 162 17 8.2
전북 2 1 0.1
광주전남 62 9 3.1
대구경북 63 7 3.2
부산울산경남 179 15 9.0
전체 1,986 150 100.0

[자료 3. 한국전력공사가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는 전력(‘23.12.31)]

출처 : 공공데이터포털

이와 함께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3년 현재 한국전력공사가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는 전력은 총 1,986MW로, 지역별로는 서울(32.9%), 경기(34.3%), 대전·충남(8.2%) 순이다.

[자료 4. ‘29년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지역별 분포]

출처 :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통상자원부가 2023년 3월 9일 발표한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 방안』에 따르면, 2029년까지 신규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총 732개소, 49,397MW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3년 대비 무려 2,388% 증가한 수치다. 데이터센터 입지의 60%, 전력 수요의 7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으며, 이러한 집중도는 2029년까지 8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경제의 확산에 따라 전력 다소비 시설인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도권 내에서는 계통과 전력 수급의 한계로 인해 데이터센터 건설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실제로 2029년까지 수도권에 신청된 601개소 중 단 40개소(6.7%)만이 전력의 적기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디지털 경제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의 안정적 구축을 위해서는 전력 공급이 용이한 지역으로의 분산 입지가 필요하다.

 

국내 데이터센터의 재생에너지 활용 노력

앞서 설명했듯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 및 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기반의 데이터센터 운영이 필요하다. 전력 소비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IT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넷제로 데이터센터 구축, 직류 기반 설비 도입 등 재생에너지 적용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자료 5. 넷제로 데이터센터 설립 업무협약식]

출처 : 한라일보

2035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에너지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는 재생에너지로 소비전력의 100%를 공급하는 데이터센터 유치에 나섰다. 제주도는 2024년 8월 9일 틸론과 ‘에너지 대전환을 통한 2035 탄소중립 실현과 디지털산업 활성화를 위한 넷제로 인터넷 데이터센터 설립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2035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제주도의 에너지 대전환 시나리오의 민관 협력 프로젝트이다. 이번 협약은 40㎿ 규모 넷제로 인터넷 데이터센터 구축을 포함해 XR 및 3D 메타버스 활용 콘텐츠 제작, 환경, 관광, 역사와 연계한 융복합 산업 육성 협력 등으로 구성돼 있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가동되는 대규모 전력 소비 시설이다. 따라서 풍력, 태양광 등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의 활용도를 높이고, 동시에 전력계통의 안정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6. LG전자, 한국전력, 한화 건설부문 업무협약 체결식]

출처 : 대한경제

LG전자, 한국전력, 한화 건설부문은 국내 최초로 직류 방식 대형 칠러 개발에 나섰다. LG전자는 한국전력, 한화 건설부문과 ‘직류 기반 데이터센터 구축 및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025년 4월 26일 밝혔다. 직류 방식은 기존 교류 방식과 달리 전력 변환 과정 없이 냉각설비를 구동하므로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이번 기술협약을 통해 3사는 10MW 규모의 데이터센터 서버 및 냉각설비 중 1MW를 직류로 공급하는 전력 소비 절감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면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와 발열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데이터센터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

AI 기술의 수요는 사실 ‘지브리 스타일’의 유행으로 인한 일시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이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의 지속가능성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됐다. 그러나 현재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전력은 여전히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으며, 2023년 기준 한국 내 대표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은 평균적으로 약 2%에 불과하다. 

지속가능한 데이터센터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전환’을 논의해야 한다. 그 구체적인 해결 방안으로는 재생에너지 의무 사용 비율 확대, 지역 분산형(수도권 집중 완화) 데이터센터 입지 정책, 저전력 설비 및 직류 기반 인프라 구축을 들 수 있다. 이미 일상 속으로 깊게 스며든 AI의 사용을 막는 것이 아니라 전력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을 분명하게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술의 진보가 진정한 가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그 이면에 있는 에너지 소비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정책적 대응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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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데이터센터가 ‘전기 먹는 하마’인 이유]

1) 남윤정, “카톡 프로필 모두 ‘지브리’라더니… 부장님은 바꾸고 김대리는 안 바꿨다”, 서울경제, 2025.05.04, https://www.sedaily.com/NewsView/2GSO1VCAQB

2) 유현욱, 주재현, “에어컨 5만대 전력 하루에 쓰는 챗GPT…"AI 경쟁에 전력망 필수"”, 서울경제, 2025.04.22, https://www.sedaily.com/NewsView/2GRMEGXRL9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성장세]

1) 산업통상자원부.‘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 방안’, 2023.03.09

2) 한정호, ‘[커버스토리] 생성형 AI 시대, 국내 데이터센터 산업은 ‘경색’’, 컴퓨터월드, 2025.01.31, https://www.comworld.co.kr/news/articleView.html?idxno=51438

[국내 데이터센터의 재생에너지 활용 노력]

1) 김지은, “'5000억 투자' 제주 넷제로 데이터센터 세워지나”, 한라일보, 2024.08.09, https://www.ihalla.com/article.php?aid=1723192363761253073

2) 심화영, “LG전자, 한전·한화건설부문 맞손…‘전력절감 데이터센터’ 개발”, 대한경제, 2025.04.26, https://www.dnews.co.kr/uhtml/view.jsp?idxno=202504260706523200057

3) 홍창빈, “제주도, '100% 재생에너지 활용' 데이터센터 유치 추진”, 헤드라인제주, 2024.08.09, https://www.headlinejeju.co.kr/news/articleView.html?idxno=550112

[데이터센터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

1) 오유진, “온실가스 뿜어내는 데이터센터…재생에너지 사용비중 2% 미만”, 전기신문, 2023.09.04,

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25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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