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이 이 세상의 전부이고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걸 누가 증명할 수 있을까요? 자기 자신에게 그렇다고 해도 다른 사람도 자신과 같을까요?
....영원한 회귀란 신비로운 사상이고, 니체는 이것으로 많은 철학자를 곤경에 빠뜨렸다.
니체의 영원회귀라는 명제가 여러 철학자를 괴롭힌 이유는, 반대로 얘기하면 영원히 회귀되지 않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원할 수 없는 한 번뿐인 우리의 삶이 어떻게 의미를 가질 수 있느냐는 것이죠. 다 우연이지, 운명의 사랑이라는 걸 어떻게 알고,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이 옳다는 걸 어떻게 아느냐는 의미입니다. 그저 주장할 뿐 아무도 모른다는 겁니다. 그런데 모든 정치인들은 그게 인류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해요. 추호의 의심도 없습니다. 나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게르만족이 유대인보다 더 우월하다고 절대적으로 확신했어요.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끔찍한 학살을 자행할 수 있었던 겁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역사라는 책의 앞 페이지를 읽으면서 이미 책의 끝 부분까지 다 읽은 사람들처럼 행동합니다. -책은 도끼다, 박웅현- |
이 내용은 저자가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한 이야기를 인용한 것입니다. 작품의 의미나 작가의 의도는 잘 모르겠지만, 이 부분을 읽는 순간 지난 약 1년 6개월 가량의 대학생 태양에너지 기자단 활동이 파노라마처럼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처음 태양광, 태양열 발전 및 여러 대체에너지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학창시절 교과서에서나 접했던 일들이 벌써 현실이 되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에 흥분했고, 거기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우리 기자단에 지원하게 되었고 운 좋게도 단원으로 선발되어 지금까지 활동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처음 기자단 활동을 시작할 때, 몇 년 안에 우리나라에도 수 많은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고, 전 세계는 화석 연료의 시대의 종말을 고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순진한(?) 26살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세상이 있었습니다.
현재 화석에너지 시대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석유값의 상승은 그리드 패리티를 앞당기기도 했지만, 동시에 지금까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던 자원들(셰일가스, 샌드오일 등)이 빛을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세계 최대 오일샌드 매장량을 갖고 있는 캐나다는 교토의정서에서 탈퇴 했고, 미국에서는 셰일가스로 인한 또다른 에너지 혁명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있었지만 원자력 발전은 중단되지 않았고, 오히려 원자력을 더 안전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입니다. 태양광 진형 역시 사활을 건 구조조정 중입니다.
출처: http://inside.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1/22/2011112200624.html
어쩌면 이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원전에 근무하거나 석유회사에 다니는 사람들 역시 그 일이 자신의 생계가 달린 일이고, 성공했을 때 엄청난 보상이 있을텐데 왜 가만히 있겠습니까? 그 분들에게도 그 분들 나름의 이유가 있고 목적이 있을 것입니다. 태양광 산업에 계신 분들이 계속되는 불황에도 이를 타개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것처럼, 지금 셰일가스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역시 채굴에 따른 환경문제 과잉 투자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맞습니다. 세상은 당위성만으로는 결코 이뤄지지 않습니다. 세계 경제가 발전해서 시장이 커지고 성공의 대가가 커지면 커질수록, 더 많은 경쟁자들이 앞다투어 달려듭니다.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각자 자신들이 바라는 무언가가 있고 그것을 얻고 싶다면 스스로 그 가치를 증명하고 실현시켜야 합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당위성만을 외치는 것은 한낱 구호에 지나지 않습니다.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변혁을 향한 열렬한 믿음이 아니라, 그것을 실현시킬 기술이고, 그 기술을 발전시키는 그 시대 상황이란 생각이 듭니다. 기술이 없거나 혹은 그 시대가 개발된 기술을 외면한다면,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갖고 있다 한들 꿈 같은 이야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 전장에 등장하면서 성벽이 무용지물이 되고, 성을 기반으로 하는 영주와 기사 계급이 몰락했다고 가르쳤다… 이런 해석이야말로 역사와 기술 발전의 역동적 매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다. 대포의 등장으로 성이 쇠퇴하기는커녕 축성술에 진정한 혁명이 일어났다. …(중략)… 그런데 이처럼 성벽을 두껍게 하고 성벽의 형태를 바꾸다 보니 돌이나 벽돌 건축으로는 원하는 구조를 만들어낼 수 없었다. 이로 인해 획기적인 건축술이 등장한다. 바로 시멘트와 콘크리트 공법이다. 신공법 덕에 성은 17세기에도 굳건하게 세워졌으며, 더더욱 공략 불가능한 강력한 요새로 변해갔다. (중략) 발달한 콘크리트 건축술과 대포 제작은 엄청난 비용을 요했다. 영주와 기사 수준의 재력으로는 성을 쌓을 수도 전쟁을 수행할 수도 없게 되었다. 이것이 봉건제를 무너뜨리고 근대국가를 탄생시키는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영주를 몰락시킨 것은 대포가 아니라 돈과 신기술이 만들어낸 새로운 세상이었다. -세상의 모든 전략은 전쟁에서 탄생했다, 임용한 교수- |
이제 마무리를 지을 시간입니다. 아무도 모르지만, 누구나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을 품고 살아갑니다. 그 꿈이 현실 될지, 일장춘몽으로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그 꿈의 무대에서 자신이 주인공이 되기 위해 죽기살기로 매달릴 뿐입니다. 학생으로서, 그저 멀리서 지켜보는 것 이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한 사람으로서, 저는 간절히 응원합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땀흘리고 계실 모든 분들을 위해 응원합니다. 수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인생을 걸고 혼신의 힘을 다하는 분들을 위해 응원합니다!!
오~ 필승 코리아!! 오~ 필승 태양力~!!
S.F. 이대용 (Ekddm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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