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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태양광-태양열

중국 태양광산업의 부흥과 몰락: 뛰어넘기 전략에서 부도산업으로 전락하기까지

by S.F. 단장 장익성 2013. 6. 16.




장익성_중국 태양광산업의 부흥과 몰락.pdf



*본 기사는 기사 말미에 열거된 참고 문헌 중 와튼과 스탠포드 경영대학에서 올해 6월에 발간된 두 기사를 번역한 후, 재구성 및 보충하여 작성되었습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썬텍 파워 홀딩스(Suntech Power Holdings Ltd.)는 중국 경제 발전의 상징이었다. 2001년 쓰정룽(施正, Shi Zhengrong)에 의해 중국 장쑤성 우시에 설립된 벤처로 시작된 이 회사는, 8년 만에 세계 최대의 태양전지 제조 회사가 되었다. 중국이 태양광 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할 것임을 발표한 이후로, 그 물결에 뛰어든 100개가 넘는 회사 중 썬텍은 가장 성공적인 회사였다. 하지만 현재 썬텍과 중국의 태양광 산업은 급격한 하락세에 놓여있다.

 


<사진 설명: 썬텍(Suntech)은 중국 태양광 산업의 부흥과 몰락의 표본이 되고 있다. 출처: www.morningwhistle.com>



그 원인은 2009년과 2011년 사이에 4배가 된 세계 태양전지 생산 능력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전 세계 태양전지 수요를 두 배 넘어서는 수치였다. 이렇게 엄청나게 늘어난 공급의 대다수는 주로 중국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중국은 2003년 에너지 위기를 계기로 신재생에너지에 주목했고, 독일의 재생가능에너지법(EEG-Erneuerbare-Energien- Gesetz) 집중 참고하여 2005재생가능에너지법을 제정하였고 2006년부터 시행시킨다. 여기에 뛰어넘기전략까지 얹어지는데, 이는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미래 유망 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단번에 선진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중국 정부 주도의 태양광 러쉬는 시작되었다.

 

중앙 정부와 지방정부의 강력한 추진력과 자금력에 힘입어 태양광물결에 뛰어든 회사만 현재 500여개가 넘는다. 그 최선두에 서있던 썬텍이 중국 태양광 산업의 부흥과 쇠망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창립자인 쓰정룽이 태양전지 연구로 명성 높은 호주의 UNSW(The University of New South Wales)에서 공부한 뒤 중국으로 돌아와 2001년에 중국 장수성 우시에 설립한 것이었다. 우시는 천연 자원이 부족하지만 제조업에 대한 열정이 강했다. ‘우시 산업 개발 그룹이 썬텍의 초기 투자자에 나섰다. 지역 기업에 대한 서비스 정신이 강한 우시 정부는 이 기업을 강력하게 지원했다.

 

2005, 썬텍은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몇 달 만에 주가는 두 배가 되었다. 쓰정룽은 중국 최대의 부자로 다뤄졌고, 썬텍은 돈을 계속 빌려 계속 확장을 해나갔다. 그리고 몇 년 만에 세계 최대 태양전지 메이커의 타이틀을 일본의 샤프(Sharp)로부터 빼앗았다. 우시와 썬텍의 성공을 중국의 다른 도시와 기업들이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리 없었다. 중국 전역의 관리들은 그들 지역에 거대 솔라패널 기업을 만들려고 열을 올렸다. 이를 위해 각종 세금 감면과 보조금을 제공했다. 세계 최대 폴리실리콘 기업 중 하나인 GCL의 피터 시에(Peter Xie)는 이렇게 회상한다. “당시 각지의 관료들이 제게 찾아와 이렇게 말했었죠. ‘대출은 물론이고 면세까지 해드리겠습니다. 와서 공장을 차리기만 하세요.’ 이런 상황에서 태양광업체들에게 확장은 종교 같은 것이었어요. 따라갈 수 밖에 없었죠. 다른 회사들의 성장속도를 맞추지 못하면 금세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게 되니, 선택의 여지가 없는 거죠.”

 


<설명: 썬텍(Suntech)의 주가 변동 추이 2006년부터 2013년 3월 15일까지. 출처: blogs.worldwatch.org>



처음에는 이렇게 휩쓸려가는 것이 가능했다. 태양광회사들이 연간 33%의 수익을 거두는 것은 흔한 일 이었다. 은행들이 이 열풍을 부추겼다. 트리나 솔라(Trina Solar) CFO 테리 왕(Terry Wang)은 회상했다. “은행들은 태양광기업들에 돈을 대주기 위해 서로 경쟁했어요. 태양광 산업이 신 산업이기 때문에 태양광 패널 회사들이 은행으로 찾아와 자기들이 앞으로 산업을 지배할 거라고 이야기하면, 은행들은 그들의 분석을 믿고 돈을 쉽게 대줬죠.”

 

 중국의 태양광발전 투자자들 역시 돈을 구하기 쉬웠다. 2009, 중국의 중앙 정부는 <Golden Sun>이라는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이것은 태양광 발전소의 건설을 진작시키기 위해서 고안된 것이었다. 중국 정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태양광 발전소 건설 비용의 절반을 댔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태초부터 비효율성을 안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태양광발전 사업자들이 얼마나많은 전기를 생산하느냐가 아닌, ‘얼마의 돈을 사용해서 발전소를 건설했는지 만을 보고 자금을 대줬기 때문이다. 발전 사업자들은 비용 대비 가장 효율적인 패널과 지역을 선별할 필요가 없었다. 심지어 어떤 발전 사업자들은 태양광 발전소들을 건설하고 <Golden Sun>의 보조금을 받아 챙기고는 패널들을 떼어 다른 곳에도 설치했다.

 

2011, 중복투자와 비효율성으로 얼룩져있던 중국의 태양광 러쉬는 드디어 벽에 부딪혔다. 중국 패널업체들의 광적인 확장이 초과공급을 초래한 것이다. 이 때문에 패널 가격이 그 한 해에만 40%나 떨어졌다. 유럽 국가들은 태양광 보조금을 감축시켰다. 그 이유는 바로 값싸진 태양광패널 가격이었다. 값이 싸졌으니 많은 돈을 보조해 줄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보조금 삭감은 태양광 발전소 건설에 대한 투자자들의 흥미를 잃게 만들었다. 이러한 악순환은 태양광 패널 제조사들의 수요와 마진을 계속해서 잠식해 나갔다.

 

세계 태양광 산업붕괴로부터의 중국이 입은 타격은 썬텍을 넘어섰다. 대만의 금융 회사 Yuanta Financial Holdings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중국의 10대 태양광 회사들의 누적 부채는 277억에 달러에 이른다. 이들의 평균 부채 비율(전체 자산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 75.8%나 된다. 중국 은행(Bank of China)은 썬텍의 파산이 있고 얼마 뒤 이 은행이 태양광 기업들에 제공한 대출의 21%가 계약불이행 상태라고 발표했다. 이 대출 건들이 채무불이행 상태거나 거의 그 지경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골치덩어리가 된 이 산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일단 중국이 이 산업을 포기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Yuanta에 따르면 중국에서 태양광발전이 전체 전력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기준으로 0.2%이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아주 작고 부문이고, 2020년 태양광은 1.3%로 확대될 뿐이지만, 이 숫자는 중국에서의 태양광 수출산업의 중요성을 다 보여주지 못한다. 이 중요성의 한 축은 수출을 통한 수입이고 다른 한 축은 이미지이다.

 

중국의 공장이 생산하는 거의 모든 상품은 외국 브랜드를 달고 OEM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중국 브랜드는 거의 없다. 하지만 썬텍을 포함하는 대부분의 중국 태양광 회사들은 전 세계에 중국 브랜드를 달아 제품을 판매한다. 중국이 굉장히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이다. 서구로부터 환경 오염이나 일으키고 조악한 제품이나 생산한다고 비난 받아온 중국이 한 산업을 지배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이 산업은 미래 지향적이면서도 친환경이다.

 

이 산업을 구제하기 위해 중국은 내수시장을 확대하여 넘쳐나는 태양전지 공급의 일부를 감당하는 한편, 보조금과 대출 감축을 통한 산업 통폐합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국은 내수시장 확대를 위해 신장을 비롯한 중국 서부의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지원하고, 서부에서부터 동부와 남서부로 이어지는 송전선을 깔고 있다. 동시에 동부에서는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내수시장은 전체 생산 규모에 비해 여전히 너무 작아, 명맥만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이다. 따라서 산업 선두권에 있는 Trina, Jinko, Renesola같은 회사들은 마진이 적은 제조부문이 아닌, 설치와 프로젝트 개발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다.

 


<동영상 설명: 중국 신장에서 늘어나고 있는 태양광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파이낸셜 타임즈의 소식>


통폐합을 위해서 중국 정부와 은행들은 대출과 보조금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 많은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에 실패했던 <Golden Sun> 프로그램은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이 프로그램 대신 새로운 보조금 제도가 소개될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 정부에 따르면 전 보다는 더 효율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FIT(Feed-in-Tariff) 역시 줄일 것으로 보인다.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어떤 식으로 통폐합 될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중국 각지에서 태양광기업들이 이미 고용 면에서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무차별적인 통폐합이 향후 어떤 결과를 낳을지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우시 정부는 파산한 썬텍의 지분을 사들이고 있으며, 장시성의 신위시 역시 지역의 LDK Solar에 지속적으로 재정적 지원을 해주고 있다. 아마도 지방 정부가 중국의 태양광 업체들을 구제하는 사례들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중국 태양광 산업이 이전의 정부 주도의 산업에서 보다 시장 주도적인 성격을 띨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5월 24일 발표된 중국 새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도 보다 시장 주도의 경제를 만드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 와튼(Wharton) 경영대에서 중국 태양광 산업을 연구하고 있는 마셜 메이어(Marshall Meyer) 교수는 중국 회사들이 경영 수완, 효율, 그리고 기술로 경쟁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더 똑똑하고, 민첩해야 하면서 동시에 더 나은 상품을 팔면서 마진을 확보해야만 합니다.” 와튼 스쿨의 마이클 톰치크(Micael Tomczyk) 교수 역시 “태양광 산업의 실패를 통해 얻은 경험은 바로 이 회사들이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고 민감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장의 규모, 트랜드, 경쟁 요소, 그리고 무역 전쟁으로부터의 위협들을 면밀하고도 꾸준히 분석해야만 합니다.”라고 지적했다.

  

참고 자료

 

1) 강효백(2011). “중국 신재생에너지법제의 현황과 문제점.”『중앙법학』. 13집 제2. 중앙법학회.

2) 이성용(2011.1.). “도약 성장하는 중국 미래유망산업의 경쟁력 분석.” 삼성경제연구소.

3) Arabic Knowledge@Wharton(2013.6.11.). "Why Is the Sun Setting on China's Solar Power Industry?". <http://knowledge.wharton.upenn.edu/arabic/article.cfm?articleid=2971>.

4) Jeffrey Ball(2013.6.7.). "China’s Solar-Panel Boom and Bust." Stanford University. <http://www.gsb.stanford.edu/news/headlines/chinas-solar-panel-boom-bust>.

5) Kevin Bullis(2013.3.18.). "Why we need more solar companies to fail." MIT Technology Review. <http://www.technologyreview.com/news/512516/why-we-need-more-solar-companies-to-fail>. 



S.F. 단장 장익성(iksung.j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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