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태양광기술을 발전시켜 세계 속에 대한민국을 알리고 싶다!
태양의 힘으로 호주를 횡단한 국민대 태양광자동차 동아리 ‘KUST'
2011년과 2013년, 그리고 올해 2015년. 총 3번의 국제태양광자동차대회 (WSC: World Solar Challenge) 출전 끝에 우리나라 최초로 호주 횡단에 성공한 KUST팀! 우리는 그들을 만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국민대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는 ‘백호’ 차량을 우리에게 처음 소개했던 올해 2월보다 훨씬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맞이해주는 KUST 팀원들이 있었다.
“KUST, 그들은 누구인가?”
KUST는 친환경에너지에 대한 열정 하나로 태양광 자동차를 직접 설계 및 제작하는 대학생 자동차 동아리이다. 자동차 동아리라는 타이틀 때문에 얼핏 생각하면 공학계열 전공자들로만 구성되었을 거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는 공대, 전자정보통신대, 경영대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기술력 외의 다른 분야에서도 막강한 효과를 내고 있다. 그들은 발족 이래 자동차에 대한 불타는 열정과 단단한 팀워크를 뽐내며 수많은 국내외 대회에 출전하였고, 그 과정에서 자동차 설계 및 제작에 대한 노하우를 꾸준히 그들 스스로 쌓아 왔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올해 출전한 WSC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호주 횡단에 성공하여 이제는 명실상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자동차 동아리로 우뚝 서게 되었다.
“WSC란 어떤 대회인가?”
호주 최북단 다윈에서 최남단 애들레이드까지 3,022㎞에 이르는 호주 대륙을 종단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자동차 경주대회다. 1987년 첫 대회 이후 친환경차 기술 발전을 도모하고 자동차 애호가 증대를 목적으로 2년마다 한 번씩 개최되고 있으며, 참가하는 팀들은 극한의 에너지 효율성 기술과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한 위기 대처 능력을 경쟁하게 된다. 이번 대회의 경우 다양한 국가에서 총 43개 팀이 참가했으며, KUST는 한국을 대표한 유일한 팀으로 참가했다.
“그들은 어떻게 태양의 힘으로 호주 사막을 완주했을까?”
KUST팀 이성욱 씨(에너지 관리 담당)는 오로지 하늘에 있는 태양에 의지하면서 3,022km 사막을 달린다는 일은 영화나 드라마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세계 다른 경쟁 팀들보다 투자할 수 있는 자본금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제작 단계부터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대회 당일의 날씨, 환경 등 대회의 결과를 좌우하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6박 7일의 출전 기간 사막에서 실제로 어떤 어려움을 마주했을까? 그리고 그러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갔을까? 그들이 전하는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Q1. 다른 외국팀에 비해 부족한 자본으로 WSC완주가 가능했던 비결이 무엇일까요?
<09 이성욱> 태양광자동차 제작이 아무래도 상위 기술을 다루는 공학이다 보니, 제작에 필요한 제품들의 대다수는 연구 개발 중인 제품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단가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대부분의 팀은 기본 10억 이상, 세계 상위 클래스의 팀은 50억의 예산을 투입해 자동차 제작을 진행합니다. KUST는 2억5천만원 정도의 제작비용으로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이 중 절반이 학교의 지원, 나머지 절반은 스폰서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동료들의 간절함이 모이면, 기적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일들이 가능했지만 현실은 다르기에(웃음), 저예산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예산 외적인 부분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예를 들자면 컨트롤 스탑이라는 것이 300km마다 존재하는데, 중간 중간 팀원들을 배치하여 경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최단거리를 유도하여 에너지손실을 막고자 하였습니다. 그 밖에도 뛰어난 팀워크로 투입과 철수가 일사분란하게 이루어져 소요시간을 최대한 줄이고자 노력했던 점도 비결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2. 상대적으로 저예산이라고는 하지만 적지 않은 지원이 필요할 텐데 예산지원은 어떤 방법으로 받나요?
<09 이성욱> 친환경자동차제작을 하기 때문에 코엑스, 킨텍스 등의 박람회에 초청을 받기도 하는데 그 때, 많은 기업들을 만나서 저희의 성과물들과 완주할 수 있다는 기술적인 데이터들을 보여드림으로써 투자할 가치가 있는 팀이라는 것을 다각적으로 어필하고 있습니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 예상보다 많은 것들에 대해 도움을 주시고 있으니, 열정과 도전정신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Q3. WSC에는 특별한 참가 자격이 있나요?
<09 이성욱> 특별한 참가 자격은 없습니다. 다만, 쉽게 도전할 수 없는 것이 참가자격인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기 때문에 쉽사리 참가하기 어려운 면이 있는데, KUST는 기술이 6년째 축적되어가고 있다 보니 성과를 기대해볼 만하여 참가마다 새로운 목표를 세워 도전하고 있습니다.
Q4. 경기를 진행하며 느꼈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11 이원규> 상위권 팀에서는 좋은 GPS를 가지고 호주대륙을 언덕과 내리막길 등의 구배정보를 탐색해 놓고, 그 정보를 이번 대회에서 이용합니다. 하지만 저희 팀은 스마트폰으로 파악하다 보니 50m 가량의 차이가 있어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또한, 드라이버의 운전 환경에 신경을 써주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상위권 팀은 차내에 덕트를 설치하여 밖에서 유입되는 공기로 드라이버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했지만, KUST는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덕트의 크기를 충분히 크게 제작하지는 못하였숩니다.
Q5. 앞으로의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10 신형섭> 사실 보완할 점은 많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차량 면에서만 본다면, 카본을 많이 다뤄봤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익숙하지는 않습니다. 카본이 이방성 재료라서 시뮬레이션을 하고 싶어도 매우 어려우며, 비용이 많이 발생하여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이러한 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서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번에 처음으로 모노코크를 시도했는데, 하나의 바디를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정밀도를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그 정밀도에 대해서 얼마나 더 정밀해야 할지 인지하지 못해서 착오가 발생했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도 보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고급 재료를 얻을 수 있는 fundraising 방법, 드라이버와의 소통 방법, 전반적인 운영 및 정비의 효율성에 대해서도 차차 보완해 나갈 생각입니다.
Q6. 국내 유일의 태양광자동차 동아리인데 오픈 소스로 공개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09 양수현> 마음 맞는 사람끼리 재밌는 것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해서 태양광대회 수상을 하게 되어서 시작하게 된 것인 만큼, 저희 팀의 신조는 ‘경쟁보다 실력을 키워 재미를 만들자’입니다. 태양광 자동차 기술이 국내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고 개발이 더디므로 공유를 통해 기술이 발전해야 더 재밌을 거라고 생각해서 공개하고 있습니다.
<10 신형섭> 이번 대회의 1등이 네덜란드의 'Nuon', 2등 역시 네덜란드의 'Twente'라는 팀이었습니다. 같은 나라의 팀이 1등과 2등을 수상하면서 같이 시상대에서 사진 찍는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같은 아시아 사람들은 있었지만, 한국인은 저희뿐이었기 때문에 대회 출전 당시 외롭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저희는 공유를 통해 다른 여러 한국 팀도 참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Q7. KUST 동아리에 가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동아리 활동을 통해 얻은 보람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09 양수현> ‘기름 한 방울도 안 쓰는데 차는 잘도 굴러가네?’라는 생각이 들자 어느 순간부터 태양광자동차가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이러한 생각이 결국 저를 KUST로 이끌었습니다. 이제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수업에서 배웠던 지식들을 자동차에 적용하면서 공부하다보니 제 전공과 자동차에 대한 애착이 더욱 강해졌어요. (웃음) 뿐만 아니라 국제대회에 참가하면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많이 쌓았고, 국내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것들을 경험하며 더 큰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난생 처음 보는 외국 친구들과 사막의 별빛 아래에서 맥주를 마시며 친분을 쌓고, K-POP을 틀어놓고 함께 춤을 추던 것이 기억에 남네요. 이러한 모든 경험들이 저를 이 분야에 더욱 빠져들도록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Q8. 대회 기간 중 보았던 팀들 중 눈에 들어오는 팀이 있다면? 그 이유는?
<11 이성욱> 호주의 ‘Unlimited’ 와 헝가리의 ‘Megalux‘ 에어덕트의 방향을 운전자 쪽으로 올 수 있게 했으며 마감이 완벽했다.(직각 마감처리) 차량의 인터페이스가 일반상용차보다 우수했다. 스티어링의 전자식 계기판은 물론 통신설비도 매우 깔끔하게 되어있고 단차도 없었다. 또한 MPPT를 직접 코딩해서 제작해왔다. <11 신형섭> 네덜란드의 'Nuon' 프리프레그가 아닌, 핸드레이업 공법으로 차량을 제작하여 핀홀이 많아 보였지만, 굉장히 차량이 가볍게 나오고 깔끔했다. 와류를 줄이기 위해 3D 프린트로 꼬리를 만들어냈고 전체적으로 디테일이 인상적이었다. 네덜란드의 'Twente' 페어링 아래 부분 설계가 우수해 휠 내부로 공기가 덜 들어오게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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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9. 대회기간 중의 에피소드, 썰썰썰! 대회기간 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긍정 에너지의 중요성'
대회 기간 중에 마주쳤던 스웨덴의 ‘Jonkoping JU’라는 팀이 기억에 남는다. 그 팀은 정적검사를 받은 날, 휠베이스 지적을 받아 그 다음 날까지 고쳐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그들이 지적받은 것을 정해진 시간 안에 고칠 수 있을까 내심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의 우려와는 달리, 정적검사가 끝났으니 술을 마셔야 된다며 바로 맥주를 먹으러 가더라. 그리고는 다음날 9시가 넘어서 나타났고, 싱글벙글 웃으면서 작업을 하고는 고쳐내더라. 뿐만 아니라 에너지 메니지먼트를 하는 다른 팀과는 달리 70km/h 이상 신나게 달리며, 그 속도를 즐기면서 대회를 하더라. 결론적으로 성적은 우리 팀보다 스웨덴 팀이 더 좋게 나왔다. 이를 보면서 긍정의 에너지, 그리고 대회 자체를 즐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달았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대회기간 동안 사막에서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하며 대회를 보낸다. 컨트롤 스탑에서 캠핑을 할 때 아침에 장난으로 “바람아 뒤에서 불어라”, “구름아 끼지 마라” 하면서 아침마다 물을 떠놓고 절을 하면서 제사를 지냈는데, 어느 순간부터 매일 이런 의식을 치루고 있더라.(웃음) 뿐만 아니라 ‘순풍미사’라고 해서 순풍이 불기를 바라며 미사도 지냈다.
오직 자동차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세계 대회에서 대한민국을 알린 태양광자동차 동아리 KUST! 2007년부터 시작된 그들의 열정은 채 10년도 되지 않았지만 빛을 발하고 있다. 이처럼 열정을 갖고 대한민국 기술 발전, 나아가 국가를 알리는 많이 대학생 단체들이 나왔으면 싶다. 그들의 앞으로의 행보가 대한민국의 신재생에너지 기술 발전에 큰 획을 긋기를 기대한다.
S.F 7기 차수현
S.F 8기 신지민
S.F 8기 박상민
S.F 8기 강형진
S.F 8기 진기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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