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풍력, 그리고 소형풍력
풍력발전이란 바람개비와 같다. 차이점은 풍력발전은 바람이 있는 곳이라면 설치가 가능하고 바람이 불면 날개가 돌아가게 되고, 바람에너지를 기계에너지로, 이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서 우리에게 전기를 제공하게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전통적인 강호라고 할 수 있는 풍력발전은 크기와 용량, 구동방식, 그리고 설치장소에 따라서 분류된다. 그중에서 이번 기사는 소형풍력에 대해서 다루고자 한다.
풍력은 크기와 발전 용량에 따라서 크게 대형풍력, 중형풍력 ,소형풍력으로 나뉘게 된다.
기술적으로 작은 풍력 터빈에 대한 몇 가지 정의가 있다. 국제 표준화기구 IEC는 로터 스위핑 면적이 200m2 이하인 표준 IEC 61400-2의 SWT를 정격 출력이 약 50kW 이하인 것으로 정의한다. 50kW는 보통 1000V AC 또는 1500V DC 미만의 전압에서 발생한다. 이 표준 외에도 몇몇 국가에서는 작은 바람에 대한 자체 정의를 설정했다.
[사진1. 제주 탐라해상풍력단지에 설치된 3.3MW급 대형풍력] [사진 2. 영월 접산에 설치된 소형풍력]
출처: 두산중공업, 한국신재생에너지(주)
한국에서 정의한 소형풍력은 30kW 이하의 전기를 생산하고 중형은 30kW~750kW 사이의 전기를 생산하며 대형은 750kW를 초과하는 전기를 생산하는 풍력발전기를 말한다.
풍력의 대형화, 그리고 뒤에 있는 이면
현재 풍력시장은 세계적으로 점점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2000년대 초반 1~2MW급 풍력발전기가 상용 화된 이후 불과 5년 만에 5MW급 풍력발전기가 상용화되었으며, 2015년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풍력발전기는 MHI-Vestas의 V164 8MW 모델이다. 현재 풍력의 산업은 대형화, 그리고 육상보다는 해상으로 가고 있다.
[그림 1. 앞으로의 대형풍력의 규모의 대형화] [그래프 1. 설치된 풍력 용량의 규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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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REUTERS, WWEA(World Wind Energy Association)
이런 대형풍력에도 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첫째로 크기가 크다보니 소음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으며 대형풍력은 저주파를 방출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주변 주민들이 반대를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현재 풍력은 해상에 설치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육상풍력의 경우에는 주변의 환경을 파괴할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해상풍력의 경우 물의 밀도가 공기보다 약 1000배나 크기 때문에 소리의 속도는 공기보다 물에서 더 빠르다. 즉 육지보다 수중에서 소음 전달이 쉬워지게 되는 것이다.
풍력은 바람이 일정하게 불어야 발전도 일정하기 마련인데, 특히 한국의 경우에는 여러 기단이 있기 때문에 바람이 항상 한 곳에서 일정하게 불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사업자와 주민과의 갈등도 있다. 이윤만 추구하는 민간사업자들은 환경이나 주민피해를 고려하지 않고 대규모로 풍력단지를 건설하려고 사업을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갈등이 양산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한 영향으로 주민들은 풍력에 대해서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님비현상으로 번지며 최근에 한국에서 건설계획이 철회된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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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풍력 설치 반대하는 주민들] [사진 4. 해상풍력의 설치를 반대하는 제주 주민들]
출처: 연합신문, 미디어제주
이 때문에 한국에서의 대형풍력의 설치는 많이 제악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형풍력의 경우에는 위의 대형풍력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게 된다.
기사를 쓰며 신재생에너지(주)의 이일우 사장님과의 인터뷰를 통하여 소형풍력의 장점에 대해서 듣게 되었다. 첫째로 소형풍력은 대형풍력의 님비현상을 피해갈 수 있다고 한다. 대형풍력에 비해 현저히 작은 블레이드 덕분에 저주파 또한 대형풍력에 비해서 거의 발생하지 않는 수준이며, 크기가 작기 때문에 대형풍력의 단점인 주변 부지를 훼손한다는 점 또한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기술적으로는 대형풍력은 주기적인 점검과 오일교환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는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반면 소형풍력은 대형풍력에 비해 점검 횟수가 적다고 하였다.
소형풍력은 대형풍력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자연 경관을 훼손하지 않을 수 있으며 저주파를 거의 방출하지 않고 해양생태계 또한 훼손하지 않으며 소규모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드패리티로 가는 길, 소형풍력
그리드패리티란 화석연료 발전단가와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같아지는 시기를 말한다. 현재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화석연료보다 월등히 높지만, 각국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육성 정책과 기술 발전에 따라 비용이 낮아지게 되면 언젠가는 등가(=Parity)시점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의 베이징 등 많은 지역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일상이 돼 버릴 정도로 공기가 나빠진 만큼 그리드패리티는 각국에서 시급히 달성해야 할 목표이다. 하지만 그 방법은 달라야한다.
신재생에너지원은 태양에너지, 풍력에너지, 해양에너지, 지열에너지, 바이오에너지 등이 있다. 하지만 국가마다 지역적인 차이에 따라 자연환경이 매우 다르므로 각자의 지역적 특색에 맞게 신재생에너지원의 비율이 변형되어 나타나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2016년을 기준으로 미국은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에탄올등 바이오연료 생산을 브라질과 함께 주도하면서 동시에 풍력과 태양광의 확대에도 힘쓰고 있으며 일본은 태양광이, 독일은 풍력분야 투자가 활발하다.
[표 1. 2015년 세계 신재생에너지 투자(상위5개국)] [그래프 2. 세계 소형풍력 시장 성장 그래프]
출처: REN21,Renewables 2016 Global Status Report, 2016년
이처럼 각 국가마다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원 비율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소형풍력시장이 2012년 말 기준 전세계에서 누적설치개수가 비교적 큰 시장인 인도와 이탈리아를 제외하고도 80만6,000대에 달할 정도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연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다. 소형풍력 발전이 다른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부각될 수 있는 점은 무엇일까?
우선 태양 에너지와 비교했을 때, 풍력은 태양광 발전에 비해 출력단위 면적이 1/4로 적다. 즉 같은 발전량을 낼 때 태양광 발전보다 필요한 면적이 적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수 많은 태양광 발전소가 설치되고 있지만 야산에 지어지는 경우 산림을 훼손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풍력 발전은 좁은 면적을 가진 우리나라에서 큰 이점을 가진다.
그렇다면 같은 풍력 에너지에서 대형풍력과 소형풍력을 비교했을 때 소형풍력은 어떤 이점을 가질까. 단연 투자비용의 절감이 있을 것이다. 바람의 질이 좋은 산등선에 설치하는 대형풍력은 설치 및 유지보수비용이 매우 비싸고 추가신설시 부지를 매입해야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좁은 국토를 고려해 새롭게 떠오르는 해상풍력은 초기 투자비용의 부담이 더 크다. 그에 비해 소형풍력은 매우 저렴한 비용과 쉬운 유지보수의 장점을 가진다. 또한 대형풍력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인 소음문제도 소형풍력에서 빛을 발한다. 발전을 위해 거대한 날개를 돌려야 하는 대형풍력 발전기에 비해 비교적 작은 소음을 발생시킨다.
타 에너지원에 비해 이런 장점들을 가지고 있는 소형풍력은 최근 개발도상국에서 가장 적절한 에너지발전체계로 뽑히고 있다. 제주도 국제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2014 아시아풍력에너지박람회(WEA2014) 에서 사프코타 수리야 쿠마르 네팔 대체에너지추진부 국장은 “3,000MW 규모의 풍력에너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접근성과 집단거주지역 특성 때문에 대형풍력 설치가 어려워 소형풍력을 활용한 전력공급체계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함으로써 그리드패리티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소형풍력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한국의 소형풍력 시장은 정말 작다.
◎시장 부족
소형풍력 업계가 입을 모아 말하는 점은 ‘시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여러 경제위기 속에서도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위한 보급사업 예산을 늘려오며 신재생에너지 분야 사업의 활성화를 위한 시장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그 중 소형풍력 업계에 지원되는 예산은 미미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초기시장만 구축이 되면 기술력을 바탕으로 업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하지만 정부는 소형풍력 업계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간다면 시장은 저절로 만들어질 것이라는 입장으로 소형풍력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 이미지를 재고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 필요한 실정이다.
◎신뢰도
정부에서도 소형풍력 활성화를 지원했던 때가 있었다. 당시 소형풍력은 유럽 등의 선진국에서도 대형풍력발전에 집중하느라 기술 발전이 더딘 상황이어서 충분한 발전 가능성이 있었다. 또한 타 신재생에너지 설비에 비해 초기 투자비용이 적고 개술개발 및 제작이 상대적으로 용이해 여러 기업들이 초기시장 선점을 목표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기존 소형풍력발전 업체에서 저렴하게 만들려 하다 부품의 수준이 부실하고 출력이 안 나오고, 소음까지 발생하는 문제점들이 발생하였다. 시장도 형성 단계이다 보니 제품이 고장 나 수리 받으려고 하면 회사가 없어져 있을 정도로 중구난방이었다. 초기 소형풍력발전의 제품들이 신뢰도를 낮추었고, 이로 인해 정부나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게 되었다.
◎높은 설치 기준
기존의 소형풍력발전기는 연평균 풍속 4.5% 이상인 지역에 설치할 수 있었으며 설치지역 풍속자료를 서면으로 제출하는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감사원에서는 소형풍력발전기의 입지를 결정할 때 설치예정 지역의 실제 높이에서 풍속 등을 직접 조사해 설치여부를 결정할 필요성이 높다고 권고한 바 있다.
소형풍력업계는 실제 풍황 측정을 의무화할 경우 설치사업과 유지보수까지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해 보급시장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30m 미만의 높이를 기준으로 계측기를 실제로 설치하고 풍황조사를 진행하는 기간 동안 유지보수 등을 진행할 경우 최대 8,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일본의 소형풍력은? 앞으로 전망
소형풍력시장이 잘 정착하고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초기 투자비용의 문제로 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은 아니다. 이러한 장벽을 넘기 위해 각국 정부에서는 신재생에너지시장 진입을 도울 수 있는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이 정책에 의해서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사실이다.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수익은 생산한 전기를 판매하면서 발생하는데, 이 전기를 매입하는 가격에 따라서 투자자들의 결정이 좌지우지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SMP와 REC를 통해 수익시장이 형성되어있다. SMP(System Marginal Price, 계통한계가격)는 각 시간대별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발전이 할당된 발전기별 발전가격(변동비) 중 가장 비싼 값을 뜻한다. 모든 발전기는 발전에 대한 대가로 동일하게 이 가격을 적용받게 된다. 이는 한전에 판매하는 전기가격이다. REC(Renewable Energy Certificate,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에너지를 공급한 사실을 증명하는 인증서를 뜻한다. 태양광발전사업자는 태양광발전으로 생산된 전력을 판매하여 SMP를 얻고, 이와 함께 송전한 전력만큼 REC도 발급 받는다. 이렇게 발급 받은 REC를 판매하여 REC수익을 SMP와는 별도로 또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신재생에너지발전사업자의 수익은 SMP +REC×가중치이다. SMP와 REC는 가변값이기 때문에 미래의 정확한 수익을 예측하기가 어렵고 사업자들은 이 값의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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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SMP와 REC의 구조] [표 2. 세계 각국의 소형풍력FIT(Feed in Tariff) 기준] |
출처: 한국에너지공단, WWEA
일본의 경우에는 기존에 시행하고 있던 RPS(Renewable Energy Portfolio Standard,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에서 FIT(Feed in Tariff, 발전차액지원제도)로 변경했다. 발전차액지원제도는 정부에서 1년간의 전기 기준가격을 정하고 거래가격이 이에 미치지 못하면 차액을 지원하여 기준가격을 보장하는 제도이다. 일본은 특히 타 국가보다 기준가격을 높게 책정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일본의 소형풍력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또한 FIT로 사업자들에게 가격을 보장한 후에, 기준가격과 거래가격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기술개발에 많은 투자를 했다. 인터뷰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내에는 풍력 발전기가 바람이 불어도 돌아가지 않는 등 저품질, 저효율의 발전기가 종종 있어 사업자들의 불신이 널리 퍼져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일본은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라벨링제도를 도입하여 회사마다 달랐던 성능 표시 방법을 통일하여 비교하기 용이하게 만들었다.
현재 한국은 신재생에너지가 붐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법적인 문제, 시장의 한계, 그리고 사람들의 인식의 부족 등으로 많은 난관들이 예상이 된다. 많은 재생에너지 산업도 있지만 땅덩어리가 작은 한국에서는 소형풍력 또한 우리나라에서 커져야 할 분야라고 생각한다. 전기 생산의 다변화로 전기품질의 질을 높여보는 것은 어떨까?
참고문헌
1. 2017 SMALL WIND WORLD REPORT -inter Solar EUROPE
2. 투데이에너지 - "소형풍력, 개도국 에너지자립 이끌 것"(http://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90240)
3. 투데이에너지 - 소형풍력 최적화 엔지니어링 기술개발 지원(http://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126180)
4. 투데이에너지 - [분석] 소형풍력 성장흐름日···우리는?(http://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122023)
5. 새롭게 부상하는 소형풍력발전 - KISTI MARKET REPORT _ 기술정보분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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