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순환경제에서 가장 기본적인 개념이라면 재활용(Recycling) 일 것이다. 단순히 재활용을 하면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는 1차원적인 결론이 아니라, 에너지, 원료와 대기, 수질 토양 오염의 5가지 관점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단순히 자원적인 부분에서 재활용을 판단한다면 긍정적인 반응을 도출할 수 밖에 없다. 재사용 과정에서 폐기물의 양이 줄고 원료를 더 적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적인 측면까지 고려한다면 어떨까?
[그림.1 PET의 Physical Recycling의 도식화]
츨처: Ecofriend
PET 병을 예시로 들어보자. PET병을 재활용 한다는 가정 할 때 첫 번째로 폐기되어있던 PET병을 깔끔하게 세척해서 재사용(Reuse)한다면 폐기물을 운송하는 과정에서의 에너지와 세척하는 과정에서의 에너지 및 자원이 요구될 것이다. 원료를 가공하고 제품으로의 변환(conversion)에서 에너지 사용량은 큰 편이겠지만, 재사용에 필요한 에너지 사용량은 상대적으로 아주 작은 편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두 번째로 PET병을 세척 후 물리적으로 가공하여 재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다고 가정한다면, 변환 과정에서의 에너지 사용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므로 제품 출원까지의 에너지 사용량은 줄어들겠지만, 재활용과정에서의 에너지는 증가할 것이다.
세 번째로 PET를 역으로 해중합(depolymerization) 과정을 거쳐 원료로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두 말할 것 없이 재활용에 필요한 에너지 사용량은 늘어날 것이다.
사실, 예시로 들었던 PET의 재활용은 어떤 프로세스에 해당하던 위험하고, 특히 세번째 예시로 들었던 화학적인 재활용(chemical Recycling)의 경우 실용적인 재활용 루프라고 보기 힘들다. 폐 PET 용기의 세척 과정에서 내용물의 완벽한 세척이 이루어지기 어려우며, 이로 인해 재활용 공정간 만에 하나 발생할 위험요소들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언급했던 요인들로 인하여 재활용 공정에 대한 인, 허가 관련해서도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단순한 예시이지만, 에너지 사용량과 물질흐름의 관계만으로도 재활용 프로세스 전반의 흐름이 달라지는 편이며, 재활용 과정 내 경제적, 환경적인 부분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상당히 많다.
자원순환경제와 선형경제
지금까지 단순히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과정에서의 물질적, 에너지적 흐름에 대해서만 논했다면, 정책적, 경제적 관점에서 재활용이 큰 영향을 미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단순히 재활용은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더라.'는 두루뭉술함을 넘어서서, 인류가 대면한 기후변화 등의 환경적인 요소와 경제적인 효율성과 연관한다면, 자원순환경제는 더욱 주목 할 만한 이슈이다.
2050년까지 세계인구는 현재의 75억에서 110억으로 증가하며, 자원 고갈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세계 매일 약 350만톤의 폐기물이 배출되며, 2025년까지는 두 배로 증가될 전망이다. 물질 및 에너지 가격의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희유 금속 등 희귀자원의 공급 불균형은 이미 예고되어있는 상황이며, 폐기물 처리 증가로 다양한 환경 영향이 심각한 상황이다.
많은 학자들은 전반적인 시스템의 변화가 없는 선형경제의 단순한 효율성 증가는 폐기물, 자원, 환경 오염 등의 굵직한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가 시스템 내에서 제품 및 서비스의 생산, 유통, 소비, 폐기 등 전 과정에서의 지원 투입과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고, 사용 후 자원을 경제활동의 순환계로 되돌려 경제성장, 환경보호와 동시에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경제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재사용, 재활용, 수명 연장과 기능의 소유 등으로, 자원의 흐름을 최소화하고, 순환시키는 순환경제(circular Economy system)의 도입은 스마트한 경제성장과 환경보호의 균형 하에 미래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 요소가 될 것이다.
[그림 2. 자원순환경제(circular economy)의 생산-소비-재활용 Process]
출처: ellen macarthur - circular economy
자원순환경제, 녹색성장과 무엇이 다른가?
녹색성장과 자원순환경제는 친환경 발전을 지향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근본적인 부분에서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녹색성장의 경우 기후변화 및 에너지와 일부 산업 분야에만 편중되어있으며, 국가 수준의 총량이 아닌 효율화를 추진한다. 국가 모든 구성원의 참여보다는 기업의 생산활동에 초점을 두고 있다. 반면, 자원순환경제의 경우 전 산업 분야 대상으로 자원/에너지효율화는 물론, 총량의 감소로 실질적인 자원감축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 중소기업 기반의 인적자원 활용을 통해 지속가능한 고용 확대를 예상해 볼 수 있다. 물론 녹생성장과 자원 순환경제 모두 소비자의 참여가 미흡할 경우 소비 패턴의 변화가 동반되지 않아 실질적인 효과(rebound effect)가 크지 않다. 또한 자원 순환경제의 도입을 위해선 대상 시스템에 맞는 원칙과 원칙을 구현하기 위한 주요 활동이 긴박하게 연계되어야 한다.
자원순환경제의 원칙으로는
(1) 천연 자원의 투입과 사용의 감소,
(2) 가치있는 자원의 손실 감소
(3) 재생가능한, 재활용가능한 자원의 사용 증가
(4) 제품의 수명 증가
(5) 경제 성장
(6) 사회적 지속 가능성 확보
이렇게 6개의 원칙을 들 수 있으며, 기존 선형경제로 초래된 생태시스템의 훼손을 최소화하며, 천연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을 지향한다. 또한 사용된 물질의 재사용과 재활용을 위한 닫힌 고리형 재활용(closed loop Recycling)을 지향하며, 이에 수반되는 고용창출 효과까지 노려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우리나라는 자원을 수입에 의존하여, 단위면적당 폐기물 발생량이 OECD국가들 중 4위에 해당한다. 자원, 환경, 경제 측면에서 지속가능성을 논하기 부적합한 편이다. 정부에서 16년에 발의한 '자원순환기본법(16.5.29)'은 폐기물의 발생 감소 및 재자원화에 집중되어 있어, 경제체제의 전환을 통한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이득을 추구하기 위한 통합적인 추진전략과 시스템이 부재하다. 환경이나 자원에 대하여 미시적, 부분적 접근에서 탈피하여 국가 차원의 자원순환체계에 대한 거시적, 체계적인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또한 수입의존형 경제에서 탈피하여 미래의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통합적 성장전략이 필요하다.
PBM(population balance model)을 통해 예상한 일본 도시광산의 금 축적량은 약 6000톤을 상회한다고 한다. 세계 최고의 금 자원국인 남아공의 매장량이 6000톤을 상회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엄청난자원의 흐름 관점(Material Flow analysis)을 통한 자원의 효율적 관리가 필요하다. 이는 산업의 자원순환화와 자원순환의 산업화가 동시에 일어나야 한다는 관점과 일맥상통하는데, 자원순환경제의 도입으로 지속가능한 신산업의 발전을 통해 자체 회복력있는 경제성장을 꾀해야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조업 분야에서 기업 측면에서는 원료 투입, 설계, 생산/유통, 사용, 폐기를 포함하는 제품의 전과정(Life Cycle)에서 자원 사용과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며 경제적인 이득을 최대화할 수 있다면 굉장히 혁명적인 성과일 것이며, 정부는 재활용 시장을 확대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관련 사업에 관련된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물론 이 전 과정에서 핵심적인 요소는 기술 개발 및 보급이 주가 되어야 한다.
[그림 3. Iot와 circular economy의 상호보완성]
출처 : Cities Today / circular economy
4차 산업혁명이 임박한 가운데, 세계가 자원순환경제로 전환을 가속화할지, 기존의 선형경제를 강화시킬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원순환경제는 이상적이고 친환경적인 차세대의 규범이지만, 현실과 동떨어져있는 모델이라는 비판 역시 피할 수 없다. 하지만 IoT와 빅데이터를 순환경제에 접목시킬 경우, 비즈니스와 사회에 엄청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감히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IoT는 수많은 품목들과 소비자 거동의 변화, 회수와 재활용, 재제조 등을 연결시켜주는 큰 접착제 역할을 할 것이며, 자원사용 정보의 실시간 제공을 통해 전기 사용과 원료의 사용량을 극단적으로 저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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