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기능 팔방미인, 수력발전
[그림1. 시등도-경복궁 건청궁 점등 상상화]
출처: 한국전력 (이남호 화백)
1887년 3월 6일, 경복궁 건청궁에 우리나라 최초의 전깃불이 점등되었다. 3kW의 용량으로 16촉짜리 백열등을 약 750개 켤 수 있는 정도였으며 석탄 증기기관식 화력발전기를 사용해 향원정의 물을 끌어다 발전을 하여 ‘물불’로 불리기도 했다는 일화가 있다. 이는 에디슨이 탄소 필라멘트 전구를 발명(1879) 한 지 불과 8년 만의 일이며, 중국이나 일본과 비교해서도 2년이나 빨리 시작되었다고 하니 나름 유서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사진1. 수력발전소]
출처: 아톰스토리
수력발전은 1905년 완공된 운산의 수력발전소(550kW)를 시작으로 우리나라 산업의 발전에 큰 부분을 차지해왔다. 최근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면서 태양광, 풍력 등 여러 에너지원이 각광받고 있지만 사실 이보다 우리와 훨씬 오랫동안 함께 해온 것은 수력이다. 현재는 석탄화력과 원자력, 그리고 떠오르는 신재생에너지원들에 밀려 소외받고 있지만 일제시대에는 북한강의 물을 통해 1만 4천kW의 유역변경식 발전소와 60만 kW의 수풍 수력 등 세계적인 수력발전소로도 주목받아왔다. 1960년대에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함께 많은 수력 발전소가 건설되며 경제개발의 초석을 다지는데 힘을 보탰다.
수력발전, 왜 소외되었나
제한적인 입지와 발전량
수력 발전 시설의 효율은 풍부한 수량과 낙차에 좌우된다. 댐에서 흘려보내는 물의 힘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어야 하므로 기상이변에 따라 가뭄 등의 현상이 일어나게 되면 발전량에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에너지원을 지속적으로 공급 가능한 석탄화력 등의 다른 발전 방식과의 가장 큰 한계점으로 꼽힌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화석연료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댐을 건설하면서 수몰 지구가 발생하거나, 산란을 위해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어류들을 막아, 산란을 억제하기 때문에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또한 인공으로 만든 저수지에 의해 쓰레기의 유입이 많이 이루어져 자연 호수나 강보다 메탄 발생량이 많다는 분석도 나왔다. 수력 발전소의 메탄 배출에는 인공저수지가 있는 지대에 나무나 풀 등 식물이 많다는 점도 한몫한다고 한다. 햇볕이 강한 여름철 녹조들이 광합성하기 좋은 조건에 물이 정체되어 있거나 유속이 느리면서 새로운 물이 넉넉하게 공급되지 않으면 단시간에 녹조들이 대량으로 증식하게 된다. 이들이 대량으로 증식하여 수명을 다하고 죽은 녹조들은 부패하며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대량으로 발생시킨다.
설치비용
수력발전소는 건설 시 매우 큰 규모의 비용이 소모된다. 대규모의 토지를 이용하여야 하므로 거주하던 주민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고 대규모 토목공사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비록 원자력 발전소 건설 비용보다는 적다 하나 많은 발전량과 입지 조건을 가진 화력 발전에 비해 많은 초기 비용을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력발전
유지비용
초기 건설자금이 크지만 경제수명이 50년에서 길게는 100년까지도 볼 수 없어 매우 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 중인 수력발전소의 경우도 일제강점기에 건설된 보성강댐, 화천댐, 청평댐을 비롯하여 30년 이상 오랜 기간 동안 운영되어오고 있다. 또한 운영에 큰 어려움이 없어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아 유지비용이 적게 든다.
홍수조절과 용수공급
댐에 물을 저장해두기 때문에 홍수와 가뭄이 발생하는 경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각 댐에서 수위의 변화를 예측하며 댐의 방류량을 조절함으로써 홍수에 대비할 수 있고, 용수를 공급하여 가뭄시에도 큰 도움이 된다. 발전댐 같은 경우에는 발전의 역할만 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발전댐과 다목적댐은 모두 홍수조절과 용수공급의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신속한 발전가동 가능
수력발전소는 발전가동과 정지에 소요되는 시간이 5 분 이내로 짧아 전기를 신속히 생산할 수 있다. 석탄화력, 원자력 등의 대용량 발전소에 이상이 생겨 정지하게 되었을 경우에 석탄발전소의 경우 재가동을 하는데 5시간 이상 소요되며, LNG 발전소도 30분에서 길게는 네 시간까지 소요되어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어렵다. 수력발전소는 외부의 전원 없이 자체 기동이 가능하며 짧은 시간 내에 전 출력까지 송전할 수 있으므로 비상 시 전력 계통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수력 발전의 미래
우리나라는 대규모 다목적댐 위주로 수력발전을 개발해왔으나 제한적인 입지의 특성상 이제는 자원 잠재력이 거의 없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 수력발전은 잠재력 대비 25%만이 개발되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소수력발전은 약 150만kW의 잠재력이 남아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는 실현 가능한 잠재력의 8%만이 개발되었으며 아시아는 23%, 남미는 20%만이 개발되었다고 하니 중국, 인도, 남미 등을 중심으로 한 해외수력발전 사업 진출도 적극 노려볼 만 하다.
[그림 2. 북한의 전력자원]
출처: 에너지경제연구원, 2009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의 경우도 안정적인 자체 전기 생산을 위해 수력발전을 적극 이용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경우 풍부한 물자원과 북중공동개발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여 광복 직후에는 한반도 전체 발전시설의 약 88%를 차지해왔다. 현재 경제상황의 악화로 수력발전 시설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를 할 경제적 여력이 없어 시설의 노화가 심각하고 발전이 정체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발전량의 56.8%를 차지하고 있다. 저개발국의 빈곤 퇴치와 에너지 보급의 확대에 있어 수력발전의 역할을 기대해 볼 만하다.
참고 문헌
1. 문화재청 뉴스- 전기, 궁궐의 빛에서 새로운 세상의 힘으로
(http://newsplu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1/22/2011112201201.html)
2. 산업자원부의 댐 관리현황(2001.02.21)
3. 수력발전과 댐의 어제와 오늘 - 한국수력원자력(주) 수력처장 이방훈 (http://www.kncold.or.kr/ds_imgs/sub04/publi/vol36/36_58.pdf)
4. 한국수출입은행 - 수력발전 시장 현황 및 전망
5. 북한의 전력인프라 현황과 남북 협력방안 - 조재현(前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국장(2014.8)
6. 수력발전 시장 현황 및 전망 - 해외경제연구소 산업투자조사실
7. 녹조와 적조의 대량 발생 원인 (http://blog.naver.com/siencia/220057581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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