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기술-산업-정책

충전이 필요해요! 한국 이차전지 산업의 경고등

by R.E.F. 15기 김민서 2019. 5. 15.

충전이 필요해요! 한국 이차전시 산업의 경고등

 

15기 김민서

 

과거의 이차전지

전지는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시켜주는 장치이다. 전지는 사용가능 횟수에 따라 일차전지와 이차전지로 나뉘는데 이 중 이차전지는 반영구적 충/방전 사용이 가능한 화학전지이다. 1회 충전 후 폐기해야 하는 일차전지의 한계를 극복한 이차전지는 1900년대 자동차에 들어가는 납축전지를 시작으로 20세기 중반 전자기기에 이동성을 부여한 니켈-카드뮴 배터리로 발전했다. 그리고 1991년 일본 SONY사는 고용량, 경량화, 소형화 수요에 부합하는 원통형 리튬이온전지를 상업화시켰다. 최근에는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전지를 LG화학이 세계 최초로 양산하였다. 2015년 세계 시장규모가 약 17조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되는 리튬이온전지 산업은 지속적인 기술발전으로 처음 출시한 때보다 체적당 에너지밀도가 3배 이상에 달하고 있다.

[표 1. 리튬이차전지 연도별 제품] 

(출처: 이차전지 산업경쟁력 최종보고서/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2009)

이차전지의 고성장을 전망하는 배경, 전방산업

기존의 리튬이온전지의 전방산업은 주로 소형 전지 위주의 시장이었다. 2016년 세계 리튬이온전지는 소형 IT 기기용 전지가 전체 시장의 63%를 차지했다. 앞으로도 소형 IT 기기용 리튬이온전지 수요가 연 15.4% 증가하여 2025년에는 약 215GWh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무선(Cordless)기기의 확산으로 이차전지 수요 성장 기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기자전거, 무선 청소기, 무선 선풍기, 무선 충전기 등 새로운 무선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고, 사용시간을 확대하고자 이차전지 성능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시장의 확대 또한 이차전지 시장의 강력한 성장 동력으로 보인다. 전기자동차는 주요 선진국들의 전기자동차 의무 판매제와 보조금 지원 등의 환경 보호 정책 덕분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7년 세계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98만대, 2017년에는 137만대로 1년 동안 두 배에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2018년 BNEF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에는 1100만대로 현재의 10배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휴대전화의 약 7,000배, 노트북의 약 700배 용량의 이차전지를 탑재하는 전기자동차의 확산은 이차전지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의 야노경제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세계 자동차용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은 전년 대비 52.6% 증가한 46.6GWh로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다. 2017년 출하된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전지의 총 용량은 약 59.5GWh로 전년 대비 37% 늘었다. 전기자동차를 포함한 세계 리튬이온전지는 2015년부터 연평균 48.3% 성장해 2020년 전체 544.2GWh의 출하량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은 지난해 1,200억 달러에서 70% 가까이 성장해 2천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안전한 전력 공급과 피크 전력 감축을 위한 수요관리가 전력시장 내 화두로 떠오름에 따라 ESS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아울러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입지의 확대 또한 ESS 시장의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ESS용 이차전지 시장 또한 확대될 전망이다. 전세계 ESS 시장규모는 2015년 13GWh에서 2025년 139GWh로 연평균 27%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리튬이온전지 방식의 ESS 시장의 성장은 연평균 50%에 가까운 폭발적인 성장을 통해 2025년 전체 시장의 65%까지 비중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래프 1. 전세계 리튬이온배터리 수요 전망]

출처: SNE 리서치, 이차전지 산업의 미래 / 삼정 KPMG

이차전지 후방산업의 성장

 이차전지의 주요 소재로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4가지가 있다. 4대 소재의 원가 비중은 대략 양극재 36%, 음극재 13%, 분리막 14%, 전해질 9%로 구성되어 있다. 양극재의 원가 비중이 높은 이유는 전기를 저장하는 양극활물질의 중요성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양극재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 대표적인 이차전지인 리튬이온전지의 원가의 50~60% 가량은 소재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후방산업의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표 2. 이차전지의 전방산업과 후방산업]

출처: 이차전지 산업의 미래/ 삼정 KPMG, 2017

[그림 1. 리튬이온배터리 구조]

출처: LG 화학

 

한국 vs 일본 vs 중국; 한국의 문제점

 한국의 전지 산업은 경쟁과 기술 개발보다는 시장 선점 전력과 일본의 전지 기술로부터 성장하였다. 이 때문에 현재 한국의 전지산업은 큰 난관 앞에 서게 되었다.
 첫 번째로 중국의 견제가 시작되었다. 2017년 기준 중국의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세계 전기자동차 판매량의 45%이다. 중국 정부는 강한 환경 규제와 큰 규모의 보조금 지원으로 내수시장을 성장시켰다. 국내 전지 기업인 주력 전지인 NCM 전지로 중국 전기자동차용 전지 시장에 진입하려 했으나 난관이 하나 있다. 중국 정부는 한국 기업의 전지가 장착된 전기자동차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한국에 비해 기술이 부족한 중국이 한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 때까지 내수산업을 보호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담겨있다. 이에 대한 여파로 한국 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두 번째, 일본의 기술과 중국의 자본에게 쫓기고 있다. 리튬이차전지의 4대 소재 시장은 일본 업체들이 기술력으로 시장을 주도했지만, 한국 소재업체들의 성장과 최근 중국의 이차전지 시장 확대로 후발주자인 중국의 성장세가 무섭게 전개되고 있으며 현재는 중국이 시장 점유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 뒤를 일본과 한국이 따르고 있다. 소재 분야에서 일본은 앞선 기술력과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은 매섭게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배터리 소재만큼은 중국이 한국을 넘어섰다는 분석도 있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배터리 완성품 가격은 계속 내려가는데 원재료 가격은 오르고 있다. 소재 기술을 갖춘 기업의 부가가치는 높아지고 있다. 반면 한국처럼 완제품을 생산하는 곳은 이익을 내기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래프 2. 리튬이차전지용 4대 소재 국가별 시장 점유율(2015년)]

출처: LIB 소재 중국 점유율 압도적/ 신소재 경제신문, 2016.02.26

[그래프 3. 전지 크기별 기업 점유율] 

출처: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 동향 및 산업 전망/ SNE 리서치, 2018.02.21

세 번째, 소재의 국산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이 중 대표적인 소재가 음극재인 인조흑연(AG)이다. 한국이 100% 수입하는 소재이다. 인조흑연은 일본 히타치케미칼과 JFE케미칼이 주로 생산하는데 한국 업체들은 보통 이곳에서 제품을 사온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인조흑연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 한국 업체의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네 번째, 미래 기술에 대해 일본의 기술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의 대중화를 위해선 리튬이온 배터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리튬이온배터리의 안전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기차에 활용했을 때, 완전충전 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도 제한적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차세대 전지 개발에 세계가 몰두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차세대 전지로 주목하고 있는 것이 전고체전지이다. 전고체전지란 전해질이 고체인 전지로 부피는 리튬이온배터리의 3분의 1 수준이며, 음극과 양극의 접촉으로 발생하는 쇼트를 막을 수 있다. 심지어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3배가량의 전력을 저장할 수 있다. 현재 이에 대해서 일본에서는 도요타가 2011년부터 도쿄공업대와 리튬황 전고제전지 개발을 추진하였고 2021년 양산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2025년 전고체전지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어, 일본에 시장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는 빠른 기술추격이 필요하며, 기술 혁신을 위한 산업 생태계 조성 및 전문 R&D인력 확보가 병행되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사업이 ‘제2의 반도체’라고 불릴 정도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산업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국내 전기차 시장은 협소하고 최대 수요처인 중국에서는 이미 글로벌 기업의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어 심각한 경쟁이 우려된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개발과 제도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먼저, 차세대 이차전지로 각광받고 있는 전고체전지에 대한 연구의 확산으로 이를 완화할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기술력은 주변 국가들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 따라서 산학연의 거대 규모 추진체계를 갖춰 연구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다. 또한 고체전해질 재료는 매우 다양한 경위로 개발되고 있으므로 재료기술 혁신과 제조 공정의 개발 그리고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핵심소재인 광물자원의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해외광산 개발이 필요하다. 전지의 핵심소재인 광물들은 어느 한 곳에 집중적으로 매장되어 있어 마치 석유처럼 자원의 무기화가 가능하다. 해외광산 개발에 소극적이라면 언젠가 폭등하는 원료값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참고자료

2차전지(Overweight) / IBK투자증권(신우철 외2인), 2018.06.14

‘깜빡깜빡’ 방전된 한국 배터리 산업 / 매일경제, 김병수 기자, 2016.10.14

2차전지 산업-부의 근원은 2차전지 / NH투자증권(고정우 외3인), 2018.09.27

국내에서 쉽게 접하지 못한 글로벌 이차전지 현황 / 미래에셋대우 글로벌주식컨설팅팀, 2018.11.13

리튬이차전지 소재 기술동향 /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 / 2018.9

국내 이차전지산업 현황과 발전과제 / KIET(주대영) / 2018.3

전기차 시대, 배터리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과제 / 한국경제연구원(양은연) / 2019.1

중·대형 전지 양극활물질의 시장 전망 / 산업기술리서치센터(조윤상) / 2018.6.11

전방산업 변화로 본 이차전지 산업의 미래 / 삼정 KPMG 경제연구원 / 2017.1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