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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게 건강을! 플라스틱 다이어트

13기 정수인

 

[사진 1. 플라스틱 보틀]

출처 : Pixabay

플라스틱은 ‘신이 내려준 선물’ 이었다. 아프리카 코끼리의 상아를 대체할 물질을 만들려는 노력으로 1869년 미국의 존 하이엇에 의해 처음 개발되어, 1937년 듀폰사의 ‘나일론’의 발명으로 본격적인 플라스틱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영화 필름의 재료가 되는 셀룰로이드는 할리우드 영화 열풍을 일으켰고, 플라스틱으로 만든 비닐 레코드와 카세트테이프, CD는 음악의 대중화를 불러왔다. 플라스틱에 화합물을 첨가해서 만든 혈액 팩과 주사기는 많은 이들의 생명을 살렸고, 플라스틱 빨대와 같은 일회용 제품들이 생산되면서, 빨래와 설거지 같은 가사 노동의 부담으로부터 인간을 해방시켜주었다.

플라스틱은 20세기의 인류의 역사를 함께 쓴 물질이다. 일반적인 플라스틱의 비중은 0.9 ~ 1.6 정도로 금속이나 유리에 비해 가볍지만, 단단하고 질기며 부드럽고 유연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금속 제품보다 가공비가 저렴하다. 또한 우수한 단열성과 전기 절연성, 투광성, 화학적인 안정성을 가져 우리 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물품을 만드는데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의 장점이던 재료의 우수한 내구성과 저렴한 가공비로 쉽게 전소되지 않는 물품들이 필요 이상으로 생산되고 소비되어 어느새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 되었고, 플라스틱은 한 순간에 신의 축복이 아닌 환경오염 물질로 전락했다.

 

플라스틱 더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

[표 1. 가연성 폐기물 및 폐플라스틱 연간 발생량, 2011-2015]

출처 : 하국의 사회동향 2018, 통계청

폐기물은 가연성 폐기물과 불연성 폐기물로 분류할 수 있고, 가연성 폐기물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폐기물이 바로 ‘폐플라스틱’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5년 가연성 폐기물 약 2200만 톤 이 발생하였고, 이 중에서 약 690만 톤이 폐플라스틱이었다. 전 세계에서 한 해 동안 배출되는 폐플라스틱은 약 63억 톤(2015년 기준)이다. 2017년 7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따르면 이 중 9%만이 재활용되고 12%가 소각 처리되며, 79%는 그대로 버려진다. 앞서 말했듯 플라스틱은 우수한 내구성과 가벼운 무게, 부식방지 등의 장점으로 인해 폐플라스틱의 매립은 장시간 분해되지 않으므로 좁은 국토를 이용할 수 없고, 소각 시에는 다이옥신 등의 유해물질을 발생시킨다. 지금까지 이런 폐플라스틱류는 중국이 수입하여 처리해왔지만 중국 정부가 2017년 말 폐플라스틱류를 포함한 24종의 폐기물 수입을 금지하여 국내의 폐플라스틱류는 현재 수출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일본 등의 주변국가로부터 국내로 수입되는 폐플라스틱류의 양이 증가하고 있다.

폐플라스틱은 일부가 강이나 배수구 등을 타고 바다로 흘러 들어가기도 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바다 위를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만 3,500만 톤에 이른다. 우리가 먹는 천연소금과 생선, 새우, 굴 등에서 다량 검출되어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 플라스틱(microplastic)’은 바다에 떠다니는 폐플라스틱이 거친 해류와 태양 자외선(UV)에 의해 작은 조각으로 쪼개지면서 생성된다. 중국의 정책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의 폐플라스틱류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의 식탁은 안전한가?

 

플라스틱 다이어트?

‘다이어트’는 흔히 체중 조절을 위해 음식의 양이나 종류를 제한하여 섭취하는 것을 말한다. 플라스틱 다이어트는 말 그대로 ‘다이어트’를 음식이 아니라 플라스틱에 적용한 것이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식탁 위에 보이는 때. 이제는 우리의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는 것처럼 지구의 건강을 위해 플라스틱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 플라스틱 다이어트를 하는 방법으로 필자는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하려고 한다. 첫 번째는 플라스틱 제품의 대체품을 이용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것이다.

 

[사진 2. 스타벅스 종이 빨대]

출처 : 스타벅스 코리아

플라스틱 제품의 대체품, 이 글에선 많은 제품 중에서도 ‘빨대’에 초점을 맞췄다. 카페에서 평소처럼 음료를 구매하면 따라오는 ‘플라스틱 빨대’는 매년 발생하는 전 세계 플라스틱 쓰레기 9만 톤 중 약 4%에 해당한다. 스타벅스 코리아에서 1년 동안 사용되고 있는 플라스틱 빨대는 약 1억 8천만 개로, 수치로 따지면 총 37,800km, 무게는 126톤에 달하는 양이다. 이에 스타벅스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작년부터 생분해성 물질로 제작한 종이빨대를 도입했다. 플라스틱 빨대에 비해 뜨거운 음료이거나, 오래 사용했을 때 빨대가 눅눅해져 불편하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종이 빨대 도입 이후 일회용 빨대 사용량이 월 평균 1500만개에서 750만개로 50% 가까이 줄었다.

 

[사진 3. 연지곤지 쌀빨대]

출처 : 이스트로 홈페이지

종이빨대가 불편하다면, 작년 연지곤지의 김광필 대표는 개발한 ‘쌀빨대’를 사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쌀과 타피오카, 소금을 배합해서 만들어지는데 실제로 조리해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인체에 무해하며, 음식물 쓰레기로 분류해 버릴 경우 150일 이내에 자연분해 되기 때문에 환경오염도 막는다. 종이빨대에 비해 유연하고 내구성이 좋아 플라스틱 빨대와 비슷한 사용감을 가져 종이 빨대가 가지고 있던 문제들을 보완했다. 이외에도 스테인리스 빨대, 대나무 빨대, 실리콘 빨대 등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하는 다양한 대체 물품이 개발되고 있다.

필자는 여기서 사람들이 왜 유독 ‘빨대’에 집착하는지 생각해보았다. 빨대는 일상 속에 너무나도 쉽게 소비된다. 폐플라스틱에 대한 이슈와 함께 여러 가지 대체 빨대가 개발되었지만, 사실 플라스틱 빨대만큼 편리하지는 않다. 그래서 스타벅스가 종이빨대를 내놓았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그리 좋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고, 여전히 많은 커피전문점은 아무렇지 않게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한다. 그렇게 21cm의 플라스틱이 지구를 한 바퀴나 둘렀다. 대체 빨대가 가져오는 변화는 단순히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빨대로 인해 겪는 사소한 불편함이 사람들로 하여금 환경에 대한 인식을 깨워주는 알람 같은 역할을 하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사진 4. 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묘목포트]

출처 : 알리바바

플라스틱 다이어트 두 번째는 분해성 플라스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플라스틱은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어, 폐기된 플라스틱을 처리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가 무조건적으로 필요하다. 이번에 소개할 ‘분해성 플라스틱은’은 특정 환경 조건에서 일정시간 동안에 화학적 구조가 상당히 변화되어 그 성질 변화를 표준 시험 방법으로 측정 할 수 있는 플라스틱을 말한다. 태양광에 의한 광산화, 케톤 광분해로 인해 반응하는 광분해성, 온도 등의 영향에 대한 산화반응에 의해 분해되는 산화분해, 가수분해반응에 의해 분해되는 가수분해, 미생물과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종류를 나눌 수 있다. 폐기 시에 소각처리 하지 않고 단순히 매립함으로 위의 범주에서 1가지 이상의 분해기능에 의해 수개월 내지 수년이내 물,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바이오매스 등으로 완전히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사실 분해성 플라스틱의 실용화가 미미한 편이었지만, 2001년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생분해성 소재 함량 30%이상 사용 의무화를 위한 환경부 지침이 개정되고 그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할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가진 단점들로 인해 현재는 거의 사용되지 않아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분해성 물질은 어디에서 사용될까. 분해성 고분자는 일반 환경 관련분야, 사용 후 회수 및 재이용이 어려운 분야, 재활용 비용이 많이 드는 분야에 주로 사용되는데, 그 중에서도 농업분야에 적합하게 사용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 예로 묘목포트를 들 수 있는데, 이미 분해속도도 조절할 수 있는 것까지 기술이 진전되어있다. 옮겨심기와 회수 시에 인건비 및 운반비가 소요되므로 흙으로 되돌아가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경비 절감으로도 이어지므로 비용면에서도 적합하다. 이 외에도 토목 건설 자재, 포장재, 레저 용품, 위생용품 등에도 조금씩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분해성 플라스틱은 자원 순환형 사회의 기반적인 보완 자재로서의 위치를 차지한다. 이러한 그린 플라스틱의 보급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관계 기관의 정책을 바탕으로 가격면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과 재료의 다양성 확보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지구에게 건강을! 인간에겐 안전을!

[사진 5. 해양오염]

출처 : 그린피스

우리는 이제 불편한 진실을 마주칠 때가 되었다. 자꾸만 늘어나는 플라스틱을 무시하기엔 당장 우리의 식탁 위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을 조심해야하는 시대가 왔다. UC샌타바버라의 롤런드 가이어 교수는 “우리는 생태계를 플라스틱으로 질식시키고 있다. 의도치 않았으나 부정적인 모든 결과가 다 나타난 상태여서 너무 늦었다는 것만 확인하는 것이 아닌지 매우 우련된다.” 라고 말을 전했다. 오늘 당신은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을 버렸는가?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양심에 찔림이 있다면 이제 바꿀 때가 왔다. 더 이상의 자료는 필요하지 않다. 교수의 말처럼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봤자 이미 너무 늦었다는 것만 확인하는 행동일 뿐이다. 플라스틱 다이어트,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나 해야 하는 일이다. 이제 우리는 실천해야한다. 당신은 발 등에 떨어진 불을 구경만 할 것인가?

 

* 참고문헌

1. 폐플라스틱의 발생과 재활용 현황, 한국의 사회동향 2018, 통계청 통계개발원

2. 김광웅, 플라스틱의 재활용,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고분자하이브리드연구센터

3. 유지선 외 1명, 프플라스틱의 연소특성에 관한 연구, 2016.4, 한국화재소방학회

4. 유영선, 분해성 플라스틱 최근 동향 및 플라스틱 대체품 개발 현황, (주)네오엠씨씨

5. 유영선 외 3명, 국내외 바이오 플라스틱의 연구개발, 제품화 및 시장 동향, 2015.4

6. 제갈종건, 바이오 플라스틱의 현황과 전망, 한국화학연구원

7. 김영욱 외 2명, 전분충전형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특성, 한국고분자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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