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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잡아먹는 괴물' 대학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 혁신의 중심으로

by R.E.F. 17기 손예지 2020. 3. 23.

‘전력 잡아먹는 괴물’ 대학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 혁신의 중심으로

17기 강하은, 손예지

 

대규모 정전 대란이 일어났던 진짜 이유

 

현대 사회는 과학 기술의 진보로 전기 에너지의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력 시스템은 매년 더 큰 전력 공급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 산업화시대부터 대규모 발전시설을 통한 고압 전력망을 이용하고 있다. 이는 수요와 공급을 실시간으로 일치시켜야 한다는 단점을 지니며, 일정량의 예비력 또한 보유해야 한다. 그러지 못할 경우, 다양한 전력 문제가 생겨난다.

 

대규모 발전 시스템은 미국과 유럽 지역 전역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를 통해 많은 기업 및 사회에 혼란을 야기시켰고, 각종 테러 위험성에 노출이 되었다. 실례로 2011년 9월 대규모 순환정전 사태에서는 비상발전기의 절반 이상이 동작을 하지 않았음이 밝혀졌다. 또한 2013년 여름에는 전례 없는 에너지 대란이 일어나 전력의 안정적인 확보에 대한 대책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을 통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감을 시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인프라 확보 또는 뚜렷한 에너지 확보 및 절감 방안은 존재하지 않다.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하여 어떤 대책을 세우고 시행해야 할 지 사회의 각 기관과 구성원들은 진지하게 생각을 해보아야 할 때이다.

 

비효율적인 에너지 다소비기관, 대학 캠퍼스

 

대학 캠퍼스는 교육용, 상업용, 주거용 등 다양한 패턴을 갖는 부하가 좁은 지역에 밀집되어 있다. 또한 굉장히 많은 전력을 비효율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 2010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상위 10개 대학의 에너지 사용량은 2005년부터 2010년 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대학 캠퍼스는 더욱 많은 전기 에너지를 수요하고 있으나 2019년 현재까지도 대학 캠퍼스 내 에너지 효율의 최적화를 위한 시스템 구축은 아직까지도 갈 길이 먼 현실이다. 본고에서는 대학 캠퍼스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위한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자료1. 국내 대학 에너지 사용 점유율 추이]

출처:에너지관리공단

마이크로그리드로 실현되는 에너지 자급자족

 

마이크로그리드는 신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기반 분산전원(Distributed Energy Resources), 에너지저장장치(Battery energy storage system), 제어 시스템(EMS), 소비자(Consumer) 등 다양한 분산 에너지 자원과 배전선로를 연결한 것으로 에너지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전력망이다. 수용가 측면에서 볼 때 마이크로그리드는 분산전원과 ESS를 활용하여 피크저감, 실시간 요금제 대응 등 에너지 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고 비상시 전력을 대체함으로써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력회사 입장에서는 분산전원을 효율적으로 수용할 수 있고 배전망의 혼잡과 과부하 경감과 같은 이점을 지닌다.

[자료1. 국내 대학 에너지 사용 점유율 추이]

출처:뉴스토마토

마이크로그리드의 주요 요소 중 분산에너지자원은 전력 수요자 인근 지역에 소규모의 발전 장치를 활용해 수요자에게 적당량의 전력을 공급하여 에너지 사용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 요소는 태양광, 풍력발전, 태양열, 에너지저장장치, 열병합발전, 제어 부하를 뜻하는데 이는 에너지 생산과 소비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전력수송비용과 탄소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 운영시스템은 모니터링 설비와 EMS(Energy Management System)를 포함하며 실시간 모니터링과 에너지 최적화를 수행한다.

 

에너지저장장치 (Battery energy storage system), 약칭 ESS는 마이크로그리드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다. 생산된 전력을 연계 시스템에 저장하여 전력이 필요한 시기에 선택적 효율적 사용을 가능하게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또한 신재생 에너지원의 전력 품질을 개선하고 전력 수요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자연재해나 정전 시 비상 전력으로써 이용될 수 있다. 현재 사용될 수 있는 ESS를 위한 기술로는 2차전지, 슈퍼커패시터, 플라이휠, 압축공기 에너지저장, 양수발전 등이 있으며 주요 특징은 아래 표와 같다.

[자료3. 주요 에너지저장시스템 장단점]

출처:지능형전력망협회

[자료4. 에너지저장시스템 주요 기술 수준]

출처:지능형전력망협회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가 갖춰야 할 조건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핵심 장치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마이크로그리드는 분산에너지자원 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다. 그러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받기에는 충분치 않다. 풍력 발전 또는 태양광 발전의 경우에는 풍속이나 일조량 등 자연환경에 따라 발전량이 불규칙한 특징을 지니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또 다른 장치가 필요하다. 또한 별다른 제어 없이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통해 전력을 공급하도록 한다면 발전예측이 어려워지게 되어 전력 관리가 어려워지게 된다. 더불어 마이크로그리드 시스템으로 구성되는 전력망의 범위는 소규모이므로 전력망의 안정성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에너지 저장 시스템 즉, ESS를 활용하여 전력 신뢰도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외에도 마이크로그리드에 연결되어 있는 분산에너지자원 장치를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또한 필요하다. 마이크로그리드의 상태에 따라 발전원의 동작을 제어하면서 전력의 공급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발전과 수요량을 예측하는 서비스 등을 가능하도록 하여 에너지 사용 효율을 높이고, 부가적인 이득을 창출하도록 한다. 이와 같은 조건을 갖출 때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시키는 대학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가 구축될 수 있다.

 

이 때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는 대학 캠퍼스를 하나의 소규모전력망으로 구축하여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시키며, 비상시 전력공급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더 이상 에너지 소비자만이 아닌 생산자의 행렬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및 실증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국내에도 서울대를 시작점으로 하여 다양한 마이크로그리드 실증 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현재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가 가장 활발히 구축되어 있는 곳은 미국이며 유럽과 일본, 중국에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각 대학은 필요에 따라 전력 안정성 확보, 대규모 재해 상황에서 회복력 확보, 전력품질 향상 등 다양한 목적으로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하고 있다. 해외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의 대표적인 예시는 다음과 같다.

 

미국 샌디에고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 적용 사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샌디에고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는 가장 발전된 구축 사례이다. 샌디에고 대학교는 485만 m2 면적에 725개의 건물을 포함하며 약 2만 8천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연간 42MW의 부하와 250,000MWh의 전력을 소비한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내에서 전력요금이 매우 높은 편에 속하는데, 2017년 평균 전력요금은 13.12$/kWh로 미국 평균 10$/kWh 대비 1.3배를 자랑한다. 샌디아고 대학교는 친환경적인 에너지 자립과 절감을 위하여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했다. 주요 인프라는 캠퍼스 내 열병합 발전소, 신재생 설비, 에너지저장장치, 전기차 충전시스템 등이다. 다음 그림은 샌디아고 대학교 마이크로그리드 주요 전원 설비이다.

[자료5. 바이오 연료전지 및 태양광패널 분산전원]

출처:UC San Diego 홈페이지

[자료6. 전기차 충전 인프라]

출처:UC San Diego 홈페이지

캘리포니아 주정부에서는 설치비용의 60%를 지원하여 샌디에고 대학교 마이크로그리드 초기 구축비용을 절감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샌디에고 대학에서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청정에너지 자원을 늘리고 부가적인 전력저장장치와 자체 발전설비 증설 및 혁신적인 수요 감소를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저렴한 가스요금을 바탕으로 에너지 자급을 극대화 하고 있는데 대학 내 전력의 85%, 열공급의 95%를 자체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탄력적인 에너지 분배 시스템을 통해 매월 70~80만 달러를 절약하고 있다.

 

‘에너지 프로슈머’를 꿈꾸는 전남대학교 마이크로그리드

 

전 세계적으로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에 따라 국내에서도 연구개발 및 실증의 필요성을 인지하여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및 관련 기술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광주광역시에 소재한 전남대학교는 전기에너지의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제어하여 남는 에너지를 재판매하는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 프로슈머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 중에 있다. 전남대 캠퍼스는 100m2 면적, 200여 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2만 여명이 상주하고 있다. 전남대 스마트 에너지 캠퍼스 과제는 20165월 착수하여 20194월 까지 3년간 개발 및 실증이 이루어졌으며 각기 다른 부하 특성의 강의실, 실험실, 사무실, 기숙사 등이 구축 대상으로 이용되었다.

 

전남대는 각 건물의 부하 패턴 및 설치 설비에 따라 교육형 마이크로그리드, 사무형 마이크로그리드, 주거형 마이크로그리드 및 발전형 마이크로그리드 4가지 형태로 분류하고 각 마이크로그리드의 형태에 맞게 에너지 저장장치 등의 설비를 구축했다. 첫 번째, 무인 운영 시스템인 EMS는 부하 전력 및 전원 운영을 담당한다. 이는 전력 및 전력 요금을 포함한 상시 운영비용을 최소화 시키기 위한 제어 시스템이다. 이는 독립운전을 통해 전력공급 신뢰도를 유지하며 소규모 운영과 무인운전을 기본으로 한다. 두 번째 EP Agent EMS는 전기적인 직접적인 연결이 없이 에너지 프로슈머 간 전력을 거래하도록 하는 운영 시스템이다. 세 번째 Market Integrator는 Agent EMS가 전력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거래와 전력요금 및 수요 관리의 역할을 한다.

 

이러한 전남대학교의 다중 마이크로그리드 운영시스템은 다수의 고객을 수용하고 최적화된 마이크로그리드 운영의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확산 및 연계 운영의 기술을 확보 할 수 있다. 또한 VPP(Virtual Power Plant) 등의 신규 사업모델 확장에 적용될 수 있다. 전남대학교 최준호 교수는 “개발된 시스템은 기존 시스템보다 성능 및 효율이 뛰어나며 공동 참여기관인 한전KDN, 전력연구원과 공동으로 기술이전을 추진 중에 있어 에너지 프로슈머 시장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 및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 기술의 수출 사례

 

캠퍼스 마이로그리드를 해외에 수출한 사례도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한국전력이 2016년 11월 19일,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 공관에서 몽고메리대학 스마트캠퍼스 구축사업 협약을 체결했다.이번 스마트캠퍼스 구축사업은 한전의 에너지신사업 분야 모델이 미국으로 처음 수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 시스템은 몽고메리대학 저먼타운 캠퍼스 내 6개 건물에 구축하게 되며, 건물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10% 절감과 최대 전력의 10% 저감이 예상된다. 캠퍼스 내 모든 에너지원을 모니터링·제어하고, 태양광으로 생산된 전기를 ESS에 저장·사용해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를 최적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7. 한국전력-몽고메리대학 스마트캠퍼스 구축 협약]

출처:경향신문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 기술이 나아가야 할 길

 

마이크로그리드 주요 핵심인 ESS 시스템에서 최근 화재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남에 따라 국내 상용화에 차질이 빚어졌다. 2019년 12월 기준 국내 ESS 화재 사건이 총 21건에 달하면서, 정부가 인명 피해 예상 지역의 ESS 가동을 중단하였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2019년 5월에 1차 완료될 예정이던 서울대의 친환경 캠퍼스 구축사업은 중단 되었고, 그 외의 타 대학들도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자료8. ESS 폭발사고]

출처:MBC뉴스

정부 및 관계부처는 ESS 안전강화에 대한 대책 마련 계획안을 작성했다. 대책안에 따르면 첫째로 제조, 설치, 운영 측면에서 안전제도를 강화하여 사고를 예방하고 두 번째로 소방시설 등이 의무화되는 특정소방대상물로 지정하여 화재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며 마지막으로 ESS 설치기준 개정 전이라도 신규발주가 조기에 재개되도록 절차적인 지원을 한다고 밝혔다. 자세한 에너지저장시스템 관리제도 개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자료9.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제도 개편 내용]

출처:관계부처 대책안

위와 같은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과 시행은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의 기술 혁신을 위해 필수적이다. 에너지 혁신의 플랫폼으로써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대학교 및 기업의 협업 또한 필요하다. 만일 국내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이 점차 적극적인 기능을 갖추어 확대된다면, 에너지신산업의 꽃으로써 주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산, 소비 하는 에너지 혁명의 그릇이 되리라 기대된다.


참고문헌

[1] 김종호,“분산 에너지 자원 전력시장의 새로운 트렌드, 마이크로그리드”,ioncomm,2017.03.08

http://blog.naver.com/ioncomm/220953116459

[2] 마이크로그리드 정의,네이버 두산백과

[3]마이크로그리드 환경에서의 분산형 P2P 전력거래 시스템 연구,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박찬두

[4] 박태준,“대학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 활성화, 산학연 머리 맞댄다”,전자뉴스,2015.10.05

https://www.etnews.com/20151005000175

[5]손병산,"불은 나는데 이유는 몰랐던 ESS... 원인 나왔다",MBC 뉴스

https://imnews.imbc.com/replay/2019/nwdesk/article/5153642_28802.html

[6]알고리즘 기반 다중 마이크로그리드 분산 제어 기법, 인하대학교 정석학술정보관

[7]양지윤,“OCI, 英 옥스퍼드대와 '태양광-ESS' 결합 전력관리시스템 공동 개발”,뉴스토마토,2015.06.25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565328

[8] “자급자족 가능한 전력체계, 마이크로그리드(Micro Grid)”,슈어소프트테크,2018.5.14

https://blog.naver.com/suresofttech/221275583473

[9] “'전력먹는 하마' 서울대에 첫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연합뉴스,2015.07.17

https://www.yna.co.kr/view/AKR20150716154400003

[10] 최병태,“한국전력 - ‘스마트캠퍼스 구축’ 미국에 사업 모델”,경향비즈,2016.11.28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611282014015&code=920100

[11] 황미리,“대학은 지금 에너지 과식중”,한동신문,2009.06.03

http://www.hgu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92

[12] ESS 안전강화 대책 참고자료,관계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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