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에 대한 오해와 경제성 확보를 위한 ESS
16기 이서준, 16기 이지윤, 16기 임상현
에너지 전환과 환경보호를 위해 재생에너지의 상용화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재생 에너지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못하다. 그러다 보니 오해가 생기기 쉽다. 특히 넓은 부지가 필요하고 발전기의 수명이 짧은데 그에 비해 에너지가 잘 생산되지않아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오해는 청정에너지의 확산에 부정적인 요인이 된다.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에 대한 편견과 진실을 고찰해보고, 에너지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ESS의 활용과 그 가치를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풍력발전을 살펴보자. 첫 번째 오해는 발전기 설치를 위해 필요한 면적이 매우 넓다는 것이다. 1000 MW(메가와트)를 생산하는 것은 대용량 석탄화력 발전소에서 가능하다. 풍력발전기 1 MW를 설치하는데 있어 진입도로, 설치부지, 작업장, 적재부지까지 고려하면 약 5000 m^2의 부지가 사용된다. 즉, 대용량 석탄 화력 발전소와 비슷한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약 5 km^2의 부지만이 필요한 것이다. 보통 오해하는 1000 MW 당 70 km^2 부지 소요 보다는 훨씬 작은 값이다. 두 번째 오해는 오래된 발전기는 방치한다는 것이다. 본래 풍력 발전기는 30년 보다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30년을 교체 주기로 두는 것은 신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더 좋은 효율의 발전기로 교체를 하기 위함이다. 또한 풍력발전기의 대부분이 철재로 구성되었기에 고가의 폐품회수 가치를 가지고 있다.
다음으로 태양광 발전기를 살펴보자. 첫 번째 오해는 우리나라는 태양광 발전으로 기대되는 생산량이 적다는 것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에서 환경과 경제성을 고려하여 분석한 국내 태양광 발전 잠재량은 약 155.1TWh(테라와트시)이다. 이는 2010년대 연간 전력소비량의 약 30퍼센트 수준이다. 두 번째 오해는 태양광 발전비용이 비싸다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모듈 등 부품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태양광 발전기의 가격도 감소되는 추세이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2016년 1W당 1.14달러였던 태양광 시스템 가격은 2020년부터는 1W당 1달러 미만으로 감소할 것이라 전망한다. 물론 태양광 발전도 재활용, 넓은 발전 토지 요구에 대한 비판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태양광 발전기는 15~20년 수명을 다해도 금속으로 구성되었기에 90%가 재활용 가능성이 높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에 따르면 1000 MW 태양광 발전설비 건설에는 약 13.2 km^2이 필요하다.
재생에너지마다 풀어야할 오해들이 위와 같았다면, 재생에너지의 변동성과 경제성에 관한 문제들이 공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은 일조량과 풍량에 에너지 발생량이 비례한다. 따라서 날씨와 시각에 따라 발전량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소비량과 동일하게 전력이 공급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날씨에 따라 소비량에 비해 공급량이 적다면 원하는 대로 즉각적인 소비를 할 수 없어 생활에 불편함을 준다. 공급량이 소비량에 비해 과잉이 된다면 그 만큼의 에너지가 버려지면서 낭비가 된다. 잔반을 남겨 음식 전체의 영양소를 섭취 못한 채 낭비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화석연료와는 달리 시간 별 에너지 생산량이 상이하기 때문에 전력 피크 타임을 대비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한다. 아무리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효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하다면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에너지 저장 장치가 도입되기 시작했는데, 이를 ESS(Energy storage system)이라 한다.
[자료1. 태양광 연계용 ESS 모델]
출처 : 늘 곁에 KT 블로그
ESS는 생산된 전력을 저장한 뒤 필요할 때마다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기상 상황에 따라 변하는 전력생산량을 보정하고 전력 피크 타임에도 안정적인 전력 수급에 기여한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ESS는 주파수를 적정수준으로 조정하고 유지하여 발전량의 손실을 줄인다. 전력이 초과 공급되어 주파수가 초과할 때 ESS를 통해 전력을 저장하고, 전력 공급이 부족하여 주파수가 낮아졌을 때는 ESS를 방전하여 전력의 손실을 줄이고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또한, ESS는 에너지원을 모으기 쉬운 시간대에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수요가 높아질 때 미리 저장했던 에너지를 사용하여, 태양이나 바람 등 자연환경에 따라 공급이 불안정한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즉, 신재생에너지의 출력을 안정시키고, 전력의 초과 수요로 인한 출력 집중 시에 발생하는 송배전의 부담 문제도 해결하여 발전량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이러한 ESS의 구성과 원리에 대해 알아보자. ESS는 크게 배터리, BMS, PCS, EMS로 구성되어 있다. 배터리는 생산된 전력을 저장하거나 필요 시 에너지를 공급하는 에너지 저장탱크 역할을 한다. 이 배터리는 리튬이온전지, 리튬황전지, 리튬에어전지, 레독스 흐름 전지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배터리의 안정적인 구동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BMS이다. 배터리를 최적으로 관리하여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수명을 연장해주는 역할을 한다. ESS의 배터리는 저용량의 배터리들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각 배터리의 특성 저하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BMS는 과전압, 과전류, 발열 등을 감지하여 배터리의 기능을 조절하고 냉각장치를 가동한다.
[자료2. ESS의 구성도]
출처: SATENG ESS소개 2018.01.26 ver.04
PCS는 충방전 시의 전원을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현재 우리는 교류 전원을 사용하고 있으나 배터리의 경우 직류로 충전된다. 따라서 PCS는 배터리에서 공급하는 전류를 교류로 바꾸거나, 생산된 전류를 직류로 바꾸어 충전할 수 있도록 한다. EMS는 ESS의 전반적인 가동을 책임지는 소프트웨어이다. 개발사마다 차이가 있으나, 전력량 데이터 수집, 충방전 시간 조절, 효율성 및 수익성 계산 등의 복합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태양광, 풍력 등 다양한 에너지 공급원의 각 맞춤 변수와 데이터를 산출하고 관리하며 ESS를 컨트롤하는 시스템이다.
앞서 언급했던 ESS의 주파수 안정화 기능과 에너지 저장 능력을 기반으로 ESS 산업이 발전한다면 기존의 화력 발전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환경오염을 개선할 수 있다. 이는 신재생에너지가 주 에너지원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제고한다.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도 분산전원 확대를 위한 'ESS', 전력중개시장, 연료전지를 육성하고자 하는 내용이 담겨있는데, 이는 'ESS'를 활용한 전력중개시장을 새롭게 개척하여 재생에너지를 향한 에너지 전환목표를 의미한다.
ESS를 통해 과잉생산량을 에너지 생산량이 적을 때 활용함으로써 재생에너지의 전력 공급 불안정이 해소되고 경제성이 확보된다. 현재 국내에서 ESS를 활용한 전력중개시장은 정부의 지원과 더불어 민간의 투자지출과 운영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특히, ESS는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보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태양광발전' 부문과 연계한다면, 기존에 비해 평균 2배의 발전 수익을 창출하는 큰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ESS로 태양광 발전량을 수집하고 저장하여 생산한 전기의 낭비를 줄이고, 태양광발전이 부족한 시간대에 판매하여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도 수익성을 얻는 구조이다. 기존의 태양광 발전 사업은 태양광에서 얻은 전력을 세분화할 수 없었는데, ESS의 도입으로 시간대마다 판매량을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되는 것이 큰 특징이다.
[자료3. 태양광 연계용 ESS의 REC 가중치]
출처 : 늘 곁에 KT 블로그
태양광 발전의 수익은 SMP(전력판매수익)와 REC(소규모 태양광발전사업자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로 구성된다. 정부는 풍력과 태양광발전에 ESS를 연계하는 사업자에게 REC 수익을 5배 가량 가중치를 부여하는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한 예로 KT 태양광 연계용 ESS 사업 구성을 살펴보면, 10~16시를 제외한 시간대에 전력을 공급할 시, 일반 태양광은 0.7~1.5의 가중치를 얻지만 ESS연계는 5의 가중치를 얻게 되어 수익이 무려 약 4배나 증가된다. 이렇게 신재생에너지에 ESS를 도입하는 것은 단순히 전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넘어 전력중개사업 참여자들에게 직접적으로 경제적인 이익을 안겨준다. 과연, ESS는 전력중개사업이라는 신산업의 성장을 도모하여 창조경제를 이끄는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ESS는 화재 위험성으로 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ESS 화재 사건으로 인해 국내 ESS 산업은 크게 위축되기도 했다. ESS는 고용량, 고출력으로 인해 안정성을 그 무엇보다도 우선한다. 지난 20여건의 연속적인 국내 ESS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가 지적되었다. 배터리의 화학적 특성으로 화재 발생 시 전소될 때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데, 화학적, 전기적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ESS 화재 사건은 결과적으로 배터리가 아닌 외부적 요인으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위의 조사 결과와 더불어, 국내 제조사가 공급한 해외 ESS의 경우 화재 사건이 극히 드물었다는 점에서 ESS 자체의 문제보다는 ESS를 설치하고 관리하는 과정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ESS를 설치하는데 드는 초기 비용과 그에 따른 손익분기점(투입비용을 완전히 회수할 수 있는 매출액)에 대한 문제로 'ESS가 과연 경제성을 가져다 줄 수 있는가'하는 의문점이 생기기도 한다. 평균 700kWH의 전력량을 소비하는 대도시 가정일 경우 ESS를 설치한다면 3~5년 후에 손익분기점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어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평균 전력소비량이 300kWH에 머무는 가정이라면 ESS 초기 도입 비용을 회수할 분기점이 최대 18년까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없다면 분명히 경제성이 확보되기 어려운 케이스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계획 이행과 더불어, 국내 ESS 내수시장의 활성화를 이뤄내려면 향후 보조금지원 정책은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내수 ESS 시장이 활성화 되어 있는 일본과 독일은 가정용 ESS 경제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정책적 지원이 체계적으로 잘 형성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해외 사례를 참고하여 초기비용 지원, 감세 정책, 발전량 당 인센티브 지급 등 ESS 경제성을 보안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ESS는 정책적 지원이 아직 부족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에너지 저장을 통한 주파수조절과 피크저감 등의 기능으로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망의 안정성과 경제성에 일조한다. ESS는 재생에너지의 상용화에 있어 꼭 필요한 존재이다. 물론, 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을 높이는 것은 ESS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리적 조건, 기술적 조건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함으로써 에너지 생산과 소비 효율을 높일 수도 있다. 이렇듯 재생에너지의 상용화를 위한 논의가 필요한데, 이러한 논의를 펼치는 세계재생에너지 총회가 올해 우리나라에서 진행이 된다. 제8회 세계재생에너지총회(KIREC)가 10월 23~25일에 서울 코엑스에서 펼쳐진다. 이러한 행사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보면서 많은 이들이 지식을 공유한다면 그것도 물론 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출처:
1. [펙트체크] 풍력발전에 대한 오해와 진실-풍력산업협회, 에너지전환포럼, http://energytransitionkorea.org/post/820
2. 이지언(2017.09.22), 환경운동연합, [함께사는 길] 햇빛발전의 오해와 진실, http://me2.do/5Im9SU50
3.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 2018.04.05, 국내 ESS 시장의 성장성과 시사점
4. 늘 곁에 KT Blog, 2017.10.24, 태양광 발전수익을 극대화 하는 KT 태양광 연계용 ESS 사업
5. 이건오(2018.01.08), SOLAR TODAY, 탄소제로 ESS가 신재생에너지 시장 견인하는 시대가 온다!
6. 조정훈(2018.05.30), 전기신문, 정부 지원 없이는 가정에서 ESS 경제성 확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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