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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공기가 차세대 ESS를 이끌다.

by R.E.F. 16기 문정호 2020. 5. 25.

물과 공기가 차세대 ESS를 이끌다.

16기 문정호, 16기 임상현

 

 ESS란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위해 과잉 생산된 전력을 저장한 후, 수요가 많을 때 저장된 전력을 사용하는 거대한 저장 장치를 말한다. 신재생에너지의 보급과 확대로 그 중요성은 점차 부각되고 있으며, ESS는 크게 ‘배터리 방식’과 ‘비배터리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배터리 방식’의 경우, 대표적으로 리튬 이온 전지를 이용한 ESS를 예로 들 수 있다. 이는 에너지 밀도가 높으며 전력 손실이 적어 ESS 중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이지만,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화재사건으로 인해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전 전력연구원을 포함한 여러 연구진은 ‘비배터리 방식’의 대용량·장주기 ESS에도 주목하고 있으며, 해수 양수발전과 공기액화저장기술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ESS의 역사

 ESS는 비배터리 방식으로 시작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양수발전이다. 저수지와 댐에 발전소를 함께 설치하여, 잉여전력을 물의 위치에너지로 치환하여 에너지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잉여전력이 발생할 경우 펌프를 사용해  낮은 위치의 물을 상부의 저수지로 끌어올려 놓았다가, 전력이 필요할 경우 물을 방류하여 수력발전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 또 다른 초기 ESS 모델은 압축공기 저장 방식 CAES(compressed Air Energy Storage)이다. 이 모델은 공기를 압축해 에너지를 저장한다. 압축 공기로 터빈 발전기를 가동해 전력을 얻고, 지하 동굴에 공기를 압축해 놓았다가 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한 사례들이 있다. 이 두 가지 초기 모델은 대규모 에너지 저장이 가능하고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으나, 부지 선정이 까다롭고 시공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이차전지에 비해 에너지 밀도도 낮다.

 이후 발전된 모델이 현재 널리 보급되고 있는 이차전지를 사용한 ESS이다. 고에너지밀도, 고용량, 소형화 가능 등 장점이 많아 세계 각지에 설치되고 있다. 그러나 이차전지는 습도와 온도에 취약하여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국내의 경우 안전성 확보 법률과 ESS 취급 전문성이 떨어져 화재가 발생한다는 국내 제조사들의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한전 전력연구원은 기존의 양수 발전과 공기액화저장기술을 연구하여 새로운 ESS 기술을 도입해보고자 고려하고 있는데, 이것이 ESS의 새로운 개척점이 될 수 있을지 알아보려 한다.

해수 양수발전

 해수 양수 발전에는 3가지 방식이 고려되고 있다. 첫 번째가 해안과 인접한 내륙에 저수지를 건설하여 낙차를 확보하는 해안 내륙방식이고, 두 번째는 수심이 깊지 않은 곳에 대규모 저수지를 건설하는 해상 인공 저수지 건설 방식이며, 마지막으로 깊은 수심의 해저 면에 설치하는 수중 저장 방식이 있다.

 해안 내륙방식의 경우, 잉여 전력으로 낮은 위치에 있는 바닷물을 상부 저수지로 끌어올려 저장한 후 전력수요가 높을 때 낙차에 의해 흐르는 물의 힘을 이용해 발전하는 방식이다.

[자료1. 해안 내륙방식 양수발전 구성도]

출처 : WIKIPEDIA

 일반적인 양수발전은 내륙에 저수지 및 댐을 새로 시공해야 하므로 환경 영향과 부지조건 등 단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해안 내륙방식은 지형적 특성을 이용하여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방식이기에 보다 친환경·경제적인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해상 인공 저수지 건설 방식의 경우, 덴마크 벨기에 등에서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설비뿐만 아니라 양식 설비 등과 결합하는 복합 기능의 에너지저장 개념을 제안한 적은 있지만 아직 실증사례는 없다.

심해 수중 저장 방식은 해저면에서 펌프 터빈과 결합한 콘크리트 구체를 설치하여 수압차를 이용해 전력에너지를 저장·발전하는 방식이다.

[자료2. 심해 수중 저장 방식]

출처 : Better World Solution

 잉여 전력이 발생하는 경우 펌프터빈은 구체로부터 물을 주변 바다로 방출한다. 이때 빈 구는 완전히 충전 된 상태를 의미한다. 전기가 필요한 경우 구체 주변 바닷물이 터빈을 통해 구체 내로 들어와 전기를 생성하게 된다. 이 방식은 속이 빈 구와 주변 바다 사이의 압력 차가 클수록 에너지 수율이 높아지게 되며, 일반적인 양수발전에 비해 친환경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해안 내륙식의 경우 해안가에 고지대가 인접한 동해나 남해 지역 그리고 무인도를 대상으로 적용입지를 찾아볼 수 있고, 해상 인공 저수지 방식은 서해 지역에서 대규모 해상풍력단지와 함께 개발하는 방안이 있다. 또한 심해 수중 저장 방식의 경우 남해나 동해에서 부유식 해상풍력과 함께 개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공기액화저장기술(LAES)

 공기액화저장기술(LAES; Liquid Air Energy Storage)은 -196℃의 극저온 상태로 전력에너지를 저장하는 기술이다. 그리고 LAES는 모든 ESS와 마찬가지로 충전 시스템, 에너지 저장 및 전력 복구의 3가지 주요 프로세스로 구성된다.

[자료3. 공기액화저장기술(LAES) 구성도]

출처 : Highview Power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의 잉여전력과 열을 활용해 냉각 및 액화시킨 공기를 진공·단열 탱크에 저장 후, 전력이 필요할 때 액화 공기를 가압·기화·팽창시켜 다시 터빈을 구동하고 연소 없이 전력으로 변환하는 발전 기술이다.

 이 방식의 장점은 공기 액화 및 발전 시 온실가스와 폐기물 등 오염물질의 배출이 전혀 없고, 에너지밀도가 높아 타 ESS의 동일용량 대비 설치공간이 작으며, 지리적 제한이 적어 전력수요가 높은 도심지 근처에도 설치가 가능한 점이다. 또한 발전 후 배출되는 저온 공기를 활용해 지역 냉방에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공기를 액화시키기 때문에 설치 및 유지비용이 높은 점과 발전소 및 공장의 폐열을 활용한 효율 향상이 필요하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현재 한전 전력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 여러 연구진은 효율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며, 최적의 환경에 배치할 경우 100MW급 LAES는 10만 가정이 사용할 전력을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ESS는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확대를 위한 필수기술이 되었다. 이에 따라 활발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해수양수발전과 공기액화저장기술은 비배터리방식의 대용량·장주기 ESS로써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이 도입되어 신재생 설비의 간헐적 전력 생산 특성을 극복하고 전력망 안정성의 증대에 기여하는 등 ESS의 새로운 개척점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

 


참고문헌

[해수 양수발전]

1)유희덕, "한전 전력연, 대용량 ESS 대체기술로 ‘해수 양수발전’ 주목", 전기신문, 2020.04.28., http://www.electimes.com/article.php?aid=1587960070197734002

[공기액화저장기술(LAES)]

1) 류승훈, “액화공기에 에너지저장 2021년 시범사업 목표”, 대한전문건설신문, 2019.05.27., http://www.koscaj.com/news/articleView.html?idxno=200742

2) 유희덕, “한전 전력연 GW급 장주기 에너지저장시스템 개발한다”, 전기신문, 2020.04.10., http://www.electimes.com/article.asp?aid=15864096301969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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