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폐기물을 관리하는 새로운 방법, 미생물의 이용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5기 민정윤, 17기 백도학, 심유진
방사성 폐기물 처리의 중요성
방사성 폐기물은 발전소에서 사용한 핵연료를 포함해서 방사성 물질이 일정 농도 이상 함유되어 있는 물질을 의미한다. 고준위, 중준위, 저준위, 극저준위 폐기물로 나뉘는데, 고준위 폐기물은 반감기 20년 이상의 알파선을 방출한다. 저준위는 자체처분 허용 농도의 100배 이상의 폐기물을 의미하고 고준위와 저준위 사이에 중준위가 포함된다. 방사성 폐기물은 공통적으로 땅에 매립하여 처리한다. 저준위/극저준위 폐기물의 경우에는 처분장에 처리하기도 하는데, 고준위의 경우에는 처분장이 따로 존재하지 않아 원자력 발전소 내에서 임의적으로 저장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경우 대다수의 원전이 사용한 후의 핵연료가 과반수 이상 존재해 포화상태이다.
원전은 우리에게 많은 이점을 주지만, 폐기물의 처리와 관련된 안전상의 문제로 다수의 나라들이 탈원전을 선택하고 있다. 따라서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미생물을 이용하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방사성 물질 처리에 도움을 주는 미생물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는 2010년 ‘핵종이동 특성 규명’이라는 과제로 매립된 사용 후 핵연료 중 우라늄과 지하 미생물이 반응하는 환경을 만들어주었을 때, 철환원/황산염 환원 박테리아가 우라늄을 환원시키고 광물을 만들어내는 특성을 찾아내었다. 방사성폐기물을 지하에 처분할 때 지금까지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던 지하 미생물의 작용과 역할을 고려한 것이다. 지하 미생물은 토양부터 지하 수 km까지 많은 곳에 분포되어 있는 생명체로 이들은 지하수를 산화/환원시키는 것을 쉽게 조절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산화/환원 작용은 핵종 원소의 이동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또한 미생물의 특징 중 하나인 자가 복제는 개체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려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사성폐기물의 장기보관 및 저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광물화를 통해 방사성 물질을 저감시키는 미생물
이러한 지하미생물 중 금속환원미생물이라고 불리는 혐기성 미생물은 지하 아주 깊숙한 곳에 생존하여 핵종원을 환원시켜 용존상태 핵이온을 황화광물 등으로 광물화시킨다. 이를 이용해 용존 우라늄을 미생물을 이용해서 환원시켜 uranninite(우라니나이트)로 광물화시키는 실험을 진행했다. 용존 우라늄, 즉 산화 우라늄은 지하에서부터 지하수를 따라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인간, 환경에게 큰 영향을 미쳐왔는데, 이러한 산화된 우라늄을 환원시킴으로써 우라늄의 이동을 줄이고자 했던 것이다.
우라니나이트가 형성되는 과정은 용존 우라늄이 환원되면서 용해도가 낮아지고 나노 크기의 작은 입자들로 형성이 되는데, 이들이 응집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들은 주로 지하수에서 환원이 이루어지는데, 이 실험에서는 배경원소 이외에 미생물이 살아가는 데에 필수적인 원소인 P를 주입하여 P의 존재 여부가 미생물의 증식과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혔다. P는 그 자체로 인산염 광물을 형성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해 우라늄과 같은 핵과 결합했을 때에도 광물을 만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료 1. (좌) 미생물 표면에서의 우라늄 광물화, (우) 미생물 내부에서의 우라늄 광물화]
출처 : 한국원자력연구원
경우에 따라서는 광물의 입자 크기가 큰 것, 작은 것, 나노크기인 것들로 나뉠 수 있다. 여기서 나노크기의 입자들이 응집되면서 미생물의 외피를 감싸고 크기가 커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계속해서 크기가 커지게 되면 미생물의 외피를 다 덮게 될 것이고, 우라늄의 광물화를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P가 광물화를 이루면서 불용성 침전물을 만들고 광물의 안정성을 도모한다. 이러한 반응들이 일어나는 이유는 P의 광물화 특성도 있지만 미생물의 표면에 우라늄을 환원시키는 효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착된 우라늄을 환원시키고 광물화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Ca, 희토류 등 기타 미량원소를 통해 속도가 매우 늦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불순물의 역할을 통해서 우라늄이 커지면서 보다 안정하게 자라게 된다.
미생물의 광물화는 표면에서 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미생물은 시토크롬이라는 단백질 효소를 가지고 있는데, 이 시토크롬은 우라늄을 환원시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즉 미생물의 세포벽을 통과한 우라늄 이온들이 미생물의 시토크롬을 통해서 환원되어 광물화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라늄은 광물화 되어서 세포막 주변에 정렬되어 존재한다. 시토크롬은 단백질 효소로 철, 망간 등과 같은 전이금속원소의 환원 작용을 담당하는데 이러한 과정이 우라늄과 같은 핵에도 작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작용으로 인해서 우라늄 광물이 시토크롬 주변에서 머물게 되는 것이고, 그 주변에서 광물화가 촉진되고 활성화되는 것이다. 또한 시토크롬 외에도 우라늄은 미생물의 장기로 인해서도 발달될 수 있다. 이들은 시토크롬으로 인한 광물화와 같이 정렬된 형태가 아닌 일정한 방향성 없이 무작위적으로 발달된다.
이후 연구진들은 Fe(Ⅱ,Ⅲ)의 존재 환경에 따라 미생물로 인한 우라늄의 환원력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였다. 실험 기간은 총 10일로, Fe(Ⅲ)이 있는 곳에서는 우라늄의 광물화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Fe(Ⅱ)와 철이 없던 곳에서는 우라늄의 광물화가 잘 일어나서 우라늄의 저감이 확실하게 보였다. 이는 Fe 3가의 경우에는 애초에 산화가 되어 있는 상태이기에 우라늄의 환원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며, Fe 2가는 우라늄의 환원을 도모할 수 있어서이다.
[자료 2. Fe 이온의 존재 유무에 따른 우라늄 제거 능력]
출처 : 한국원자력연구원
복합미생물을 이용한 처리방법
이러한 우라늄 광물화로 인한 우라늄 저감뿐만 아니라 2014년 미국 사이언스월드리포트에서는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희귀 박테리아를 이용하여 방사성 폐기물 저감의 효과를 보였다. 이들은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도 다른 화학성분을 이용해서 호흡이 가능하고, 방사성으로 오염된 극한의 환경에서도 살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핵폐기물을 먹이로 받아들이고 이들을 먹는다는 점에서 새로운 방사성폐기물 저감의 방법이 될 것으로 보였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 2017년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서울시립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미생물을 이용하여 30분 만에 용액 속의 방사능을 99.9% 제거하는 정화기술을 만들어냈다. 이들은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라는 방사성에 대해 저항성을 가진 미생물을 활용하였는데, 사람은 주로 4.5그레이의 방사능만 받아도 사망하나 이 미생물은 6000Gy 속에서도 절반이 사망한다. 연구진들은 이 미생물 속에 방사성요오드와 결합할 수 있는 금 나노입자를 넣었고, 이 금 나노입자가 요오드와 결합하며 미생물 속에 방사성 물질을 가두는 형태로 후에 미생물을 걸러내며 제거하였다. 우선 자료 6의 Biomineralization은 미생물과 금 이온을 금 나노입자로 형성하는 과정을 뜻하고 Adsorption은 폐기물에 포함되어 lT는 방사성요오드가 금 나노입자에 흡착되는 과정을 말한다. 그리고 자료의 마지막 부분에서 미생물을 걸러주기만 하면 방사성 물질이 제거되는 것이다.
[자료 3.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와 금 나노입자를 통한 방사능 제거 기작]
출처 :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 발전 분야에서의 미생물의 활약
우리나라의 경우 대다수의 원전이 사용한 후의 핵연료가 거의 과반수 이상이 존재해 포화상태이다. 이렇게 원자력 발전을 통해서 나오는 폐기물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지만 원전은 우리에게 엄청나게 많은 이점을 주고 있기 때문에, 위의 문제들 중 일부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미생물을 이용하는 방법이며, 핵 폐기물을 구성하는 동시에 광물을 만들어내는 미생물을 통해 광물로 2차적인 추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과거부터 계속해서 문제가 되어오던 핵 폐기물 문제는 이제는 미생물을 활용하여 친환경적으로 처리하여, 보다 안전하게 핵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참고문헌
[복합미생물을 이용한 처리방법]
1) 이상희, "[기고] 폐기물 처리 꿈의 기술 ‘복합미생물’에 답 있다.", 매일경제, 2019. 06. 19,
https://www.mk.co.kr/news/it/view/2019/06/433022/
2) 전종호 외, "원자력硏, 미생물 활용 방사성폐기물 저감기술 개발", 한국원자력연구원, 2017. 04. 243) 조우상, "핵폐기물 먹는 ‘희귀 박테리아’ 세계최초 발견... 오염지구 구할까?", 나우뉴스, 2014. 09. 29,
https://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140912601026
[방사성 물질 처리에 도움을 주는 미생물]
1) 이승엽, "미생물에 의한 방사성 우라늄의 저감 및 광물화 기술", 한국원자력연구원, 2010. 12,
inis.iaea.org/collection/NCLCollectionStore/_Public/42/080/42080175.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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