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태양광 산업, 전문가에게 전망을 묻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7기 심우빈, 심유진
올 여름 폭우로 인한 태양광 발전시설 피해, 그 해결책은?
올해 폭우는 역대 한반도를 강타한 장마 중 기록적인 수준을 보였다. 이로 인해 수몰·침수 문제와 토사 유실로 인한 산사태 피해가 곳곳에서 보고되면서, 산지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시설의 피해를 막기 위한 방비 및 관련 계획 수정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이렇게 산지에 설치돼있는 태양광 시설은 산사태로 인한 붕괴 위험, 붕괴로 인한 인근 민가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자료1. 폭우에 무너진 태양광 발전시설]
출처: 뉴시스
그러나 폭우로 인한 실제 태양광 시설의 피해는 전체의 1.1%에 불과했다. 따라서 일부 기사들이 폭우로 무너진 태양광 시설을 통해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자체에 무분별한 비난을 쏟아낸 것은 특정한 정치·경제적 이득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폭우는 평년적인 강우패턴을 벗어난 이상 기후 현상에 해당되므로, 앞으로 심화될 기후변화와 피해 정도를 예상하고, 그에 따른 대비를 하기 위해서 태양광 발전 시설에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아가 궁극적으로 우리가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하는 이유는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태양광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왔고, 산지 태양광 또한 그러한 노력의 결과였다.
물론 산지에 설치하는 태양광은 폭우와 같은 자연재해에 취약하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좁은 국토를 가진 대한민국의 상황으로는 산지 태양광 설치가 불가피하다고 여겨져 왔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태양광은 어떻게 발전해야 할까? 그 해답을 건국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안형근 교수님을 만나 들어보았다.
태양전지, 어떻게 발전해왔고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안형근 교수님께서는 태양광의 미래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 먼저 태양광 산업이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 되짚어 보아야 한다고 하셨다. 우선 태양전지의 기본이 되는 반도체는 1954년 미국의 Bell 연구소에서 개발되었다. 그 당시 개발된 반도체의 단점을 보완하여 현재 실리콘을 재료로 하는 반도체를 만들 수 있었다. 그 반도체를 통해 태양광 셀을 만들어 태양광 발전이 가능해진 것이다. 1954년 당시 벨연구소가 결정성 실리콘을 통해 만든 최초의 태양전지는 4%만의 효율을 가졌다. 2020년 현재, 태양전지는 평균적으로 21%, 최대 24~25%까지의 효율을 가질 수 있게 발전하였다.
[자료 2. 태양전지에 대해 설명하시는 안형근 교수님]
출처: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11년 개발된 태양전지는 12.85% 정도의 효율을 가졌다. 그리고 현재 개발된 태양전지는 24% 정도의 효율을 가질 정도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실리콘이라는 물질을 통해 만들어진 태양전지는 과학적으로 최대 28%까지의 효율을 낼 수 있다. 따라서 남은 4~5%의 효율을 끌어올리고 난 후의 차세대 태양전지는 28%의 효율적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안형근 교수님은 이를 위해 차세대 태양전지가 형태의 변형, 반도체 원재료의 변화 등을 추구해야 한다고 하셨다. 현재 개발된 화합물 반도체로는 GaAs 등이 있다.
차세대 태양광 시설의 목표는?
이번 폭우로 인해 산지 태양광발전시설에 많은 피해가 있었고, 심지어 일각에서는 산지 태양광발전시설이 산사태의 원인이 되었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산림청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로 이번 폭우로 피해를 입은 산지 태양광발전시설은 8건에 불과하고, 또한 산지 태양광발전시설과 산사태 면적 사이의 뚜렷한 상관관계는 없다고 한다.
그렇지만, 안형근 교수님께서는 산지에 태양광은 설치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셨다. 또한 현재 산지 태양광발전시설의 경사각에는 15도 제한이 있는데 이 각도 또한 더 줄였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산지를 개발할 때의 자연환경 파괴가 너무 크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각도를 줄이게 되면 환경에 대한 가중은 덜하지만, 태양광 발전 효율은 낮아지므로 안전을 생각해 각도를 줄여서 설치한 태양광 발전시설에는 안전지원 보조금 등을 활용하면 좋겠다고 덧붙이셨다. 물론 대한민국의 국토는 70%가 산지이므로 산지를 활용한다는 것은 효율적인 생각일 수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태양광을 산지에 지으면 산지 환경에 영향을 끼쳐 붕괴가 될 확률이 많다. 따라서 산지 이외의 충분한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셨다.
태양광 고속도로
위와 같은 유휴공간 활용의 구체적인 예시로는 태양광 고속도로가 있다. 현재, 대한민국 고속도로의 유휴공간은 1439만에 달한다. 이렇게 넓게 존재하는 유휴공간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한다면 굳이 산을 파괴할 필요가 없다.
[자료3. 태양광 고속도로]
출처: 오마이뉴스
위의 사진은 대전-세종 고속도로에 설치된 태양광 시설이다. 이처럼 태양광 발전이 활성화된다면, 환경 파괴 없이도 효율적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실제로, 고속도로의 휴게실, IC, 터널 등을 활용해 태양광 발전을 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므로 더 많은 지원을 통해 유휴공간 활용을 활성화시켜야 할 것이다.
빌트인 시설
두 번째로는 건축의 시작단계에서부터 태양광 시설을 미리 설계하고 설치하는 빌트인 시설의 활용이다. 건물을 디자인하고 빌드업(Build-up) 할 때부터 태양광 설치를 고려하는 빌트인 시설을 활용하게 되면, 미리 지어진 건물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는 것보다 효율적으로 면적을 활용할 수 있다. 건물 벽체를 활용한 벽체 태양과, 비어있는 옥상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옥상 태양광이 그 예시이다. 이러한 빌트인 태양광 설치로 시작되는 건축 산업과 태양광 산업의 협업(Collaboration)이 바로 RE100으로 향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교수님은 덧붙이셨다.
[자료 4. BIPVkorea 사의 벽체 태양광]
출처: 에이빙뉴스
벽체 태양광은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 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System)으로 불리는데, 이는 전기 생산이 가능한 건축물 외장재로서 별도의 설치장소가 필요 없고 건축물 미관이 고려되는 신기술, 신제품이다. 이미 정부는 2019년 신재생에너지 보급지원사업 주요 개편 내용을 통해 일반 태양광에 비해 아직 경제성을 갖추지 못한 BIPV 태양광 설치비를 70%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벽체 태양광과 옥상 태양광 같은 빌트인 시설이 일상으로 자리매김한다면, 언젠가는 모든 건물이 자가발전을 할 수 있게 된다. 한 건물에서 쓰이는 전력에너지가 그 건물에 설치된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에서 나온다면 탄소 배출은 제로(0)가 된다. 안형근 교수님께서도 미래의 에너지 발전 이런 자가발전의 형태를 추구해야 한다고 하셨다.
이번 기사를 통해 안형근 교수님께서 제시하신 대한민국 태양광 산업의 미래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이 외에도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이 태양광과 관련해 궁금했던 내용들을 직접 교수님께 여쭈어보았고, 다음 기사를 통해 그 답변들을 정리하여 다뤄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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