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야 지구의 희토류 생산을 도와줘!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6기 김미림, 18기 김민규, 18기 민지수
[에너지 사업 중요 물질 희토류와 수출 규제 상황]
[자료 1. 희토류 원소]
희토류는 자연에 드물게 존재하는 금속 원소를 담고 있는 흙을 말하며, 화학 원소번호 57~71번에 속하는 란탄 계열 15개 원소(원자번호 57~71번)와 스칸듐, 이트륨을 합친 17개 원소를 뜻한다.
희토류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은 4차 산업혁명 도래 이후 다양한 산업군에서 희토류가 필수적으로 필요한 제품들의 생산량을 대폭 증가시키고 난 뒤로부터이다. 특히 에너지 사업에서 중요한 제품인 반도체와 연료전지에서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에너지 사업에 몰두하는 선진국들에게 항상 화두가 되는 물질이다.
대표적인 희토류로 꼽히는 이트륨은 CRT 및 형광램프 등의 형광체와 세라믹 기능 소재, 초전도체 등의 제품에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으며, 다른 원소들과 달리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일 뿐 아니라 건조한 공기를 잘 견디며 열을 잘 전도하는 특징이 있어 21세기에 꼭 필요한 물질로 촉망받고 있다.
또한 란타넘은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인 니켈수소 합금전지의 주원료로 사용되며, 루테튬과 함께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촉매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 밖에도 현대사회에서 희토류는 전기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풍력발전, 태양열 발전 등 21세기 저탄소 녹색성장에 필수적인 영구자석 제작에 꼭 필요한 물질이다.
전기자동차 한 대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영구자석에는 희토류 원소가 약 1kg가량 포함되어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이렇게 쓰임새가 많은 희토류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말 그대로 희귀한 원소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희토류가 생산되는 장소가 매우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71%의 희토류가 묻혀 있는 곳은 바로 우리의 옆 나라 중국이다.
[자료 2. 주요 희토류 수출국]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와 가공 사업 독점 문제]
3년 전부터 세계 시장의 불균형을 초래해온 미중무역분쟁을 모두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2017년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이 불공정한 거래라며 끊임없이 중국을 압박해왔고, 중국 역시 미국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수단을 동원하려 했는데, 여기서 중국이 고안해 낸 방법이 바로 ‘희토류’였다.
2019년 5월 28일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미중무역분쟁에 희토류 수출 제한이라는 초강수를 미국에 대한 제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희토류 규제기관과 관련 업체를 소집해 희토류를 ‘전략적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였다고 한다.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전략적 자원은 석유인데, OPEC이라는 석유 수출 기구가 만들어져 카르텔을 형성해 유가를 좌지우지하는 것처럼, 중국 역시 희토류를 독점하고 있는 국가로서 자원을 무기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희토류 중 80%는 중국산이므로, 실제로도 막대한 타격을 주며 미국의 대 중국 제재 정책에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이다.
[자료 3. 주요 미국 희토류 수입국]
출처: Countering China’s Grip on Rare Earth Commodities
이러한 조치는 미국 시장뿐만 아니라 희토류를 원료로 하는 소재 및 부품 가격 상승, 수급 불균형, 시장 변동성 등으로 관련 산업 제품 제조와 수급에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중국이 강대국인 미국을 상대로 이러한 과감한 수출 통제 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사실 중국은 이미 2010년 센카쿠 열도 영유권 분쟁 당시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 중단을 단행한 바 있다. 센카쿠 열도 영유권을 놓고 일본과 충돌하자 대 일본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였으며, 일본이 애써 호주 등으로 수입국을 다변화함으로써 대응했던 사례가 있을 정도로, 이미 희토류에 쩔쩔매는 선진국들의 입장에 대해 중국은 너무나도 잘 인지하고 있다. 그럼 주요 선진국들은 이런 중국의 수출 규제 정책, 그리고 더 나아가서 희토류 자체의 조달에 대해 어떠한 대책을 내놓고 있을까?
[우주가 주는 희토류 금속]
에너지 사업에서 중요 물질인 희토류는 더 이상 중국의 수출 규제에 발이 묶일 수는 없다. 최근 영국 에든버러 대학교 코켈 교수 팀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는 희토류 원소를 캐는 박테리아 미생물 우주광부의 첫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 장소는 우리에게 친숙한 달과 화성의 표면 레골리스(Regolith)이다. 더 이상 희토류는 지구에서 힘들게 구하는 귀한 자원이 아니다.
[자료 4. 화성탐사의 모습]
출처 : Cnet
우주광부 프로젝트는 미생물 박테리아를 사용하여 이루어진다. 박테리아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전자를 주고받으며 에너지를 생산한다. 이들이 암석을 만나면 암석에 산성 물질을 분비한 후 화학 반응을 일으켜 자신의 생존에 필요한 영양분을 흡수하게 된다. 이때 전자 흡수 과정에서 금 같은 원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박테리아의 대사작용에서 원소를 뽑아낼 수 있는 것이다. 위와 같은 원리에서 만들어진 미생물 제련 기술은 금속 자원 생산에 효과적으로 쓰이게 된다. 우주광부 실험에서는 새로운 중력을 맞춰주기 위해 중력 속도에 맞춘 원심분리기에 미생물 제련 반응로를 설치하였다. 원심분리기의 회전속도를 조절하여 지구중력, 미세중력, 무중력 3가지 상태에서의 실험 결과, 3가지 상태 모두에서 스핑고모나스 데시카빌리스 박테리아가 현무암에서 희토류 원소를 추출하였다.
[자료 5. 미생물 제련 반응로를 원심분리기에 넣는 모습]
출처 : scitechdaily
이로써 미생물이 화성과 달에서도 희토류같이 유용한 금속 원소를 추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주 산업에서 천문학적 비용이 들던 원인 중 하나는 우주 기지 건설에 필요한 자재들을 우주화무선에 싣고 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우주광부 실험의 성공으로 우주에서 자급자족으로 필요한 희토류 원소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본래 금속이 만들어지려면 온도와 압력, 수소이온농도 등 여러 조건이 맞물려야 한다. 하지만 이런 조건들이 무의미한 무중력 상태에서도 금속이 만들어진 이번 실험의 성공으로 우주광부가 귀중한 자원을 캐내어 다시 지구로 돌려줄 일도 먼 미래가 아니라고 본다.
[에너지 주요국들의 희토류 생산 등 대책 변화]
최근 들어 미국과 호주 등 다른 희토류 보유국이 생산을 늘리고는 있으나, 중국을 배제한 채 충분한 양을 확보하긴 역부족이다. 특히 모터용 등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디스프로슘, 테르븀 등의 중희토류는 중국 이외 광산의 생산량이 지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희토류 생산량 12만톤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이지만, 그럼에도 수입 의존도를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두 국가가 있다. 바로 호주와 미국이다. 주호주 한국대사관의 ‘호주 희토류.핵심광물 동향’에 따르면, 호주와 미국은 ‘에너지 자원 거버넌스 이니셔티브(ERGI)’ 출범 1주년 화상회의를 계기로 창립국 간에 지속가능한 다변화된 윤리적인 에너지자원(핵심광물) 공급망 촉진에 대한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여기서 에너지자원 거버넌스 이니셔티브(ERGI)는 19년 6월 호주, 미국, 캐나다, 페루, 보츠와나가 광업부문 거버넌스 및 탄력적인 에너지 광물 공급망 구축 촉진을 위해 창립됐다.
또한 호주 일간지 The Australian지는 미국과 호주가 희토류 및 핵심 광물의 생산증대에 관해 협력 중이며 보다 탄탄하고 투명한 규범에 기반한 핵심 광물 공급망을 통해 혜택을 볼 것이라고 보도했다. Keith Pitt 호주 연방 자원 장관은 “최근 희토류 공급 관련 중국 측 공세에 대해 호주 정부는 자국에서 희토류 생산을 지원할 것이고 정부 내 전담조직을 설립해 자국의 희토류.핵심 광물 생산자들을 주요 경제의 전략적 파트너들과 연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미국, 한국, 일본 및 기타 국가들과 이와 관련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자료6. 호주 퍼스 북동쪽에 있는 Lynas Corp의 Mout Weld 작업]
출처: reuters
양 국가의 기업간 협력도 이루어지고 있다. 호주 최대 희토류 생산기업인 Lynas는 미국 국방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지난 4월 미국 측 파트너인 Blue Line사와 미국방부가 발주한 희토류 처리시설 건설(1단계) 계약을 수주하면서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Pitt 호주 연방 자원 장관은 미국 자립도 향상과 공급망 취약성 노출을 줄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Lynas는 “미국 국방부와의 계약으로 파트너사인 블루라인과 함께 텍사스에 설립예정인 희토류 처리시설을 위한 설계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또한 호주 기업인 Arafura Resources사는 호주 북부준주에 위치한 희토류 광산을 개발 중으로 미국 USA Rare Earth사와 희토류 원석 공급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USA Rare Earth사는 지난 6월 초 콜로라도에 소재한 희토류 가공시설 파일럿 사업 승인을 획득했고 이 시설에서 희토류 원석을 가공해 공급할 계획이다.
호주 내부에서는 핵심광물에 대한 정책도 마련하고 있다. Pitt 연방 자원장관은 북부호주인프라기금을 통해 자국 희토류 미네랄 샌드사업에 1억 5,000만 호주 달러 지원을 결정하고 이 기금 운용을 5년 연장 (2021년 6월 ~ 2026년 6월)하는 한편,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북부호주지역 유망투자분야로 핵심 광물을 언급했다.
미국 내부에서도 중국 희토류의 수입의존도를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주휴스턴 한국총영사관에 따르면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하는 것을 막고 전자 및 방산 등 첨단 핵심 산업 분야를 보호하기 위해 광산업에 국가비상상태를 선포하고 국방물자생산법 DPA를 활용해 희토류 등 중요 광물 개발을 초기에 착수하라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미국 희토류 수입의 약 80%를 중국이 담당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는 희토류 가공공장이 없지만 앞으로 Lynas 공장을 포함한 3개의 새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약 10,000t의 희토류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미국 희토류 총 수요보다는 적은 양이지만 군사시설에 필요한 용량을 충당하기에는 충분하다.
[에너지 사업 핵심 물질의 생산, 지구를 넘어 새로운 방법으로]
지금까지는 중국의 희토류 생산과 수출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방법을 갈구하는 중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영국의 우주광부 실험을 통해 미생물 박테리아를 이용한 희토류 생산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호주와 미국의 에너지 자원 거버넌스 이니셔티브 등 양국의 협력이 다른 나라들의 중국 희토류 수입 의존도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희토류는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그저 생산 물질 중 하나에 불과하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쓰일 뿐만 아니라 21세기 저탄소 녹색성장에 필수적인 물질로서 중국의 희토류 생산 및 수출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 사업을 위해 필요한 물질 또한 지속가능해야 한다. 생산, 가공 독점에 휘둘리지 않는 올바른 재생에너지 사업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하여 대체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참고문헌
[에너지 사업 중요 물질 희토류와 수출 규제 상황]
1. 김혜진, “중국 희토류 무기화에 대한 대응 전략”, 산업은행, 2019.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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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Norbert Chang, Future Direciton Internationals, “Countering China’s Grip on Rare Earth Commodities”, 2019.11.7, www.futuredirections.org.au/publication/countering-chinas-grip-on-rare-earth-commod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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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University of EDINBURGH, “Mining Rocks in Orbit – Using Bacteria-Powered Biomining Reactors – Could Aid Deep Space Exploration”, ScitechDaily, 2020.11.14, scitechdaily.com/mining-rocks-in-orbit-using-bacteria-powered-biomining-reactors-could-aid-deep-space-exploration/
3. JM KIM, AI넷, “미생물은 우주 암석에서 금속과 미네랄을 추출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2020.11.12, http://www.ainet.link/791
[에너지 주요국들의 희토류 생산 등 대책 변화]
1. 강현우, 한국경제, “中 희토류 수출통제법 발효…"美에 보복카드로 활용 가능", 2020.12.01, 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2012010841i
2. 김보겸, 이데일리, “희토류 불똥 튈라…中 수출관리법 시행에 떨고있는 日”, 2020.12.01,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3093046625994256&mediaCodeNo=257
3. 윤솔, 조선비즈, “美국방부, 中 견제 위해 호주 희토류 업체 공장 건설 지원”, 2020.07.28,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28/2020072802440.html
4. 변국영, 에너지데일리, “중국 견제용인가… 호주·미국 희토류 협력 강화되고 있다”, 2020.08.18, http://www.energy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0924
5. Melanie Burton, reuters, “Get cracking: Lynas scouts for rare earths plant to meet Malaysian demands”, 2019.08.26, https://www.reuters.com/article/us-australia-lynas-mt-weld-idUSKCN1VG0L7
6. 주 호주 대사관, 호주 희토류.핵심광물 동향(미국과의 협력 및 국내 동향)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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