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광합성 따라하기, 인공 광합성이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기 서범석
강조되는 이산화탄소 감축
우리나라는 2015년 파리 협정에서 2050년까지 탄소의 순 배출량이 0이 되도록 하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2050 탄소중립은 지구의 생물 다양성, 건강, 생태계, 안보 등의 측면에 대한 기후변화의 위협을 대폭 줄이기 위한 약속이다. 지구의 온도가 2℃ 이상 상승한다면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재해가 발생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피해를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줄이기 위해선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 혁명 이전 대비 1.5℃ 이내로 억제해야 하고, 이에 2050년까지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이 반드시 요구된다.
[자료 1. 지구의 온도 상승에 따른 영향 비교]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이에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수소의 활용 확대, 순환 경제, 에너지 효율 향상 등 여러 전략들이 발표되고 있다. 특히,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CCU)이 탄소중립 사회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2021년 한국전력에 따르면 국제 에너지 기구(IEA)는 2040년 이후 전체 탄소 감축량의 15% 이상이 CCUS에 기인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CCUS 기술의 조기 도입을 추진하고 이산화탄소 메탄화, 광물 탄산화 등의 CCUS 기술에 대대적인 R&D 투자를 확보하고 있다.
인공 광합성이란?
한편, 외부 전력 없이 태양광만으로 이산화탄소를 다양한 연료로 바꿀 수 있는 인공 광합성이 탄소중립을 위한 CCU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인공 광합성은 이산화탄소를 포도당으로 바꾸는 식물의 명반응(광합성)을 모방하여 이산화탄소를 메탄올, 에탄올 등의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메탄올, 에탄올뿐만 아니라 화학 원료로 쓰이는 폼산, 수소 등 다양한 물질을 생산할 수 있다.
[자료 2. 광합성과 인공 광합성 비교]
출처: 매일경제
외부의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에탄올 등의 연료와 포름산, 플라스틱 원료 등 화학 원료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까지 감축할 수 있다. 부산물로 수소까지 생산해 수소 경제 활성화에도 활용된다.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전지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와는 달리, 생산물의 형태가 물질이기 때문에 에너지 전환에서의 손실이 없고 저장과 수송이 용이하다.
인공 광합성의 방식은 햇빛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나뉜다. 먼저, 태양전지를 이용해 햇빛을 전기로 바꾼 후, 이 전기를 이산화탄소 전환에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두 번째는 촉매가 빛을 흡수하여 이산화탄소를 전환시키는 방법이다. 최근, 태양전지보다 촉매를 이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연구가 발표되면서 촉매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발목 잡힌 인공 광합성의 효율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인공 광합성은 상용화되지 않고 있다. 상용화를 위해선 10%의 효율이 필요하지만 아직 효율이 그보다 낮기 때문이다. 인공 광합성의 핵심 열쇠는 빛을 받아 반응을 진행하는 ‘광촉매’이다. 광촉매로는 이산화티타늄(TiO2)이 대표적이다. 이산화탄소를 전환시키는 능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안정성이 높아 빛을 받아도 화학적 성질이 변하지 않고 풍부하다. 하지만, 태양광을 온전히 활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광촉매가 빛을 받으면 광촉매 속의 전자가 빛을 흡수하면서 높은 에너지를 가지게 된다. 높은 에너지를 가진 전자가 이산화탄소에 전달되어 이산화탄소를 다른 연료로 전환시킨다. 하지만, 이산화티타늄은 자외선 영역의 빛만 흡수할 수 있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태양광에 포함된 자외선의 비율은 약 5% 내외이다. 광촉매가 더 넓은 스펙트럼의 빛을 흡수하지 않는다면 인공 광합성의 효율은 낮을 수밖에 없다.
[자료 3. 태양광 스펙트럼]
출처: 어드그린코트
전자의 전달이 느리다는 점도 문제이다. 높은 에너지를 가진 전자는 수명이 짧기 때문에 전자의 수명이 다하기 전에 이산화탄소로 전달되어야 하지만, 그전에 소멸해버리는 경우가 많아 효율 저하를 일으킨다. 때문에 광촉매가 흡수할 수 있는 빛의 범위를 넓히고 전자의 이동 속도를 빠르게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자료 4. 인공 광합성에서 전자의 전달 경로]
출처: 자체 제작
때문에 광촉매에 다른 물질을 섞어 흡수할 수 있는 빛의 범위를 넓히거나 그래핀 등 전자 이동을 빠르게 해주는 재료를 이용하여 인공 광합성의 효율을 개선하고 있다. 인공 광합성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으로는 다른 물질을 첨가하는 방식이 대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자가 더 높은 에너지 단계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높은 에너지를 가진 빛을 한꺼번에 흡수해야 한다. 그런데, 광촉매에 다른 물질을 도핑하거나 섞을 경우, 전자가 머무를 수 있는 에너지 단계가 새로 생긴다. 새로운 에너지 단계를 계단 삼아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에너지의 빛을 흡수하고도 높은 에너지 단계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자외선(고에너지)만 흡수했던 이산화타이타늄이 가시광선(저에너지) 영역까지 흡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자료 5. 새로운 물질 첨가와 그래핀에 의한 인공 광합성 효율 향상의 원리]
출처: 자체 제작
지금 인공 광합성 시장은
다행히 인공 광합성 시장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2020년, KIST에서는 값싼 실리콘 태양전지를 이용하여 인공 광합성 시스템의 전환 효율을 11%까지 높이는 데 성공하였다. 2021년에는 12.1%의 효율을 실험실 환경이 아닌 실제 야외 환경에서 달성하여 기술 상용화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일본에서는 2030년에 인공 광합성에 대한 대규모 실험을 선보이고 2040년까지 상용화하려고 한다. 수소로의 변환 비율을 10%까지 향상하고 약 100헥타르에 이르는 야외에서 수소 생산을 입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자료 6. 인공 광합성의 상용화 시범]
출처: YTN
머지않아 인공 광합성이 상용화되면, 제철소나 석유화학 공장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전환해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을 넘어 석유화학 공장이 생산했던 기초 화합물을 탄소중립 방법으로 생산해 낼 수 있다. 더 큰 규모의 인공 광합성 공장의 효율 향상과 가동 가능성이 제시되는 가운데, 인공 광합성 기술의 상용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공 광합성 기술이 CCU 기술의 주축이 되어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에 큰 기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공광합성, 이산화탄소 전환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이산화탄소로 고부가가치의 저비용&대용량 수소 만들기: ‘인공광합성’", 10기 김보람,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1937
2. "ESS만이 답이 아니었다? 재생에너지 불안정성의 돌파구, P2X 기술", 18기 김민주, 18기 최별, 19기 권승호, 19기 김수정, 19기 임하영,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276
참고문헌
강조되는 이산화탄소 감축
1)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50 탄소중립", 2021.11.08, https://www.korea.kr/special/policyCurationView.do?newsId=148881562
2) 민동훈, "탄소중립 강국 가려면?…이산화탄소 포집·전환 기술이 관건!", 머니투데이, 2021.08.18,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81808104573949
인공 광합성이란?
1) 이웃집과학자, “꿈의 인공광합성 기술, 현실이 될까?”, 이웃집과학자, 2021.06.29, http://www.astronomer.rocks/news/articleView.html?idxno=90044
2) 조승한, “광합성 원리의 재발견… 햇빛 이용해 수소-알코올 만든다”, 동아사이언스, 2019.10.28,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32000
3) 권예슬, "꽃에게 배운 과학기술…인공광합성", 동아사이언스, 202017.05.08,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17798
1) "이산화 타이타늄", 위키피디아, 2022.01.09, https://ko.wikipedia.org/wiki/%EC%9D%B4%EC%82%B0%ED%99%94_%ED%83%80%EC%9D%B4%ED%83%80%EB%8A%84
2) 이하은, "[인공광합성] 친환경 에너지 기술! 광합성은 식물만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인공광합성", 기상청블로그, 2019.10.15, https://blog.naver.com/kma_131/221678483647
3) 강민구,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고효율 광촉매 개발", HelloDD, 2017.05.17, https://www.hellodd.com/news/articleView.html?idxno=61587
지금 인공 광합성 시장은
1) 김윤수, "[과학TALK] 100년 전 상상하기 시작한 ‘인공 광합성’… 식물 넘는 효율 꿈꾼다", Chosunbiz, 2020.07.04,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03/2020070304010.html
2) 한고은, "이산화탄소가 연료로…가까워진 '인공광합성'", 머니투데이, 2021.06.29,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62909314629463
3) 김진두, ""CO₂를 재료로 쓴다"...인공 광합성 '성큼'", YTN, 2021.07.03, https://www.ytn.co.kr/_ln/0105_202107030400562936
4) 이창우, "미쓰비시 화학과 도요타 2030년에 인공 광합성, 대규모 시연 예정", NEWS VISION, 2022.02.18, http://www.nvp.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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