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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술-산업-정책

순환경제로 가기 위한 디지털 여권

by R.E.F 21기 김수현 2023. 1. 30.

순환경제로 가기 위한 디지털 여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김수현

 

디지털 상품 여권이란

디지털 상품 여권 제도란 일반 소비자가 상품 공급망의 지속가능성을 사전에 파악한 후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품목마다 에코디자인 관련 정보를 전자 표식에 담는 제도이다. 즉, 제품의 구성, 원산지, 수리, 분해 방법, 재활용 방법, 폐기 관련 정보까지 모든 공정과 공급망 전반에 대한 정보가 담기는 디지털 인증서인 것이다.

[자료 1. 디지털 상품 여권 ]

출처 : 그리니엄

디지털 상품 여권(Digital Product Passport, DPP)은 22년 3월에 있었던 EU의 ‘개정된 에코디자인 규정’에서 새롭게 논의되었다.

 

디지털 상품 여권의 추진 배경, 에코디자인이란?

‘에코디자인’이란 생산·유통·판매자가 제품의 설계 단계에서부터 준수해야 하는 환경 및 에너지효율에 관련된 요구사항을 EU에서 명시한 규정이다. 기존 에코디자인 규정이 에너지 효율성을 주된 요구조건으로 명시한 것과 달리 새로운 규정은 제품의 내구성, 재활용 가능성 등 총체적인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다양한 기준을 추가하였다. 또한 개정 전에는 에너지 소비 및 에너지 관련 품목만은 대상으로 하는 데 비해 개정 규정은 장기적으로 모든 ‘물리적 제품’으로 범위를 확대하였다. 디지털 상품 여권과 함께 기업의 재고 처리를 규제하는 내용도 새롭게 다루어졌다.

[자료 2. EU 에코디자인 규정 주요 내용 ]

출처 : 이슈브리프

에코디자인 규정 초안은 EU 의회와 이사회의 협의 과정을 거쳐 2023년에 완성된 후 품목별로 규제 사항을 발표할 예정으로, EU 전 회원국 내에서 디지털 상품 여권 도입이 강제성을 갖도록 법제화되려면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

 

벌써 디지털 상품 여권을 도입한 회사들이 있다고?

일부 글로벌 기업은 ESG에 앞장서기 위해 자체적으로 디지털 상품 여권을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캐나다의 바닥재 회사인 노벨리스는 소비자들이 QR코드를 통해 바닥재 소재의 구성, 재활용 가능성, 탄소발자국, 최종 조립장소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스웨덴의 의류업체 H&M은 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통해 생산지, 공급자, 생산 공장명, 주소, 노동자 수 등 ESG 정보를 공개했다. 의류와 농산물을 공급하는 대형 유통체인 영국의 M&S는 웹페이지에 전 세계에 얽힌 복잡한 공급망 매핑 데이터를 공개하고, 상품의 형태, 주소, 노동자 남녀 성비, 조합 가입 여부 등 공급사가 자발적으로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검증을 거쳐 제공하고 있다.

플라스틱 제품의 디지털 여권을 만드는 R-Cycle에도 20여 곳의 기업이 참여 중이다. R-Cycle는 플라스틱 제품의 생산·소비·폐기·재활용에 이르는 전과정을 추적하는 기업간 이니셔티브로 재활용 과정에서 플라스틱 포장재의 다양한 구성을 식별하는 어려움을 해결해주어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인다.

[자료 3.   R-Cycle 데이터 플랫폼]

출처 : 그리니엄

또 다른 디지털 여권, 배터리 여권

상품 여권보다 앞서 등장한 또 다른 디지털 여권은 바로 ‘배터리 여권(battery passport)’이다. 배터리 여권이란 용량 2kWh 이상인 모든 산업용, 자동차용 배터리를 대상으로 재료 원산지, 탄소발자국, 재활용 원료 사용 비율, 배터리 내구성, 용도 변경 및 재활용 이력 등을 상호 접근이 가능한 개방형 전자 시스템에 기록한 것이다. 배터리 여권은 2026년 1월 1일부터 전 EU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배터리 여권 제도가 시행되면 EU 국가뿐 아니라 다른 외국 기업도 배터리 수출을 위해 EU 환경규제에 부합하는 배터리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필요하다. 

 

해외와 국내, 배터리 여권 대응 방안

독일은 EU 회원국 중 가장 먼저 국가 주도로 배터리 여권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독일 제품 이력 정보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인공지능(AI) 기술과 접목하는 프로젝트(명칭 ‘The ReCircE’)를 시행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작년 4월 독일 연방경제 및 기후보호부(BMWK)는 배터리의 내용물과 탄소 발자국을 추적하는 배터리 여권을 개발하는 Battery Pass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우 지난 2018년 발효된 ‘신에너지차 배터리 재활용 관리 잠정방법(新能源汽 力蓄 池回收利用管理 行 法)에 의거해 2018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관련 정보를 수집·관리하는 플랫폼인 ‘EVMAM-TBRAT’를 운영 중이다.

일본의 경우 올해 4월 민간 주도의 배터리 공급망 협의회(BASC)가 EU 배터리의 여권과의 호환성 및 확장성을 살린 ‘일본식 배터리 공급망 디지털 플랫폼’을 설계·제안했으며, 이를 토대로 EU 배터리 여권 제도 도입에 대응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배터리의 이력을 관리하는 플랫폼은 없으며 전기차 배터리를 전기차와 별도로 등록해 배터리 전 생애주기 이력을 관리하는 ‘자동차관리법 개정 추진 계획’만이 추진되었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이력 관리 시스템은 배터리뿐 아니라 향후 모든 물리적 제품에 대해 확대될 EU의 여권 제도에 대한 대응, 나아가 우리나라 공급망 관리 시스템의 초석이 될 수 있으므로, 우리나라도 ‘한국식 배터리 이력 추적관리 시스템’ 구축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순환경제의 필수조건, 디지털 여권

디지털 여권 도입을 규제하기 위해서는 예를 들어 수집된 정보가 기업 기밀일 수 있기에 모든 이해당사자 간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또한 브랜드별로 다양한 제품들의 데이터를 다 정리하고 수정사항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하며 제품의 전과정을 조사하고 재활용이나 재사용이 가능한지를 평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만약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유출 등에 관해서도 준비되어야 한다.

이렇게 쉽지 않은 일임에도 디지털 여권이 ‘순환 경제’를 위해 필수적으로 시행되어야 함은 분명하다. 제품 정보를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알려 제품의 재사용·재활용률을 높이고 소비자가 직접 수리할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자원 절약과 재활용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순환 경제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디지털 여권이 도입된다면 객관적인 정보가 모두에게 공개되는 것이기에 그린워싱을 예방할 수 있으며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탄소발자국 계산하는 것이 용이해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을 움직이는 것은 소비자이기에 우리가 주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제품을 구매한다면 분명 지속 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거라 기대한다.


순환경제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반도체 산업과 ESG 지표, 앞으로의 과제는?", 작성자(20기 최예지),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583

2. "우리나라 순환경제, 순항하고 있는가", 작성자(18기 김채연, 오연지),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559


참고문헌

[디지털 상품 여권이란]

1) 이현주, 한경닷컴, "상품별 ESG 정보 제공하는 디지털 여권",2022.12.06,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211277302i

[디지털 상품 여권의 추진 배경, 에코디자인이란?]

1) 신규섭,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EU, 새로운 에코디자인(Ecodesign) 규정 발표",2022.06.03

[벌써 디지털 상품 여권을 도입한 회사들이 있다고?]

1) 이현주, 한경닷컴, "상품별 ESG 정보 제공하는 디지털 여권",2022.12.06,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211277302i

2) 오말리, 그리니엄, "폐플라스틱 분류·재활용률 높일 디지털 제품 여권(DPP)…기업간 R-Cycle 통해 상용화",2022.08.08,https://greenium.kr/%EC%88%9C%ED%99%98%EA%B2%BD%EC%A0%9C-%EB%94%94%EC%A7%80%ED%84%B8%EC%A0%9C%ED%92%88%EC%97%AC%EA%B6%8C-rcycle-%EC%9D%B4%EB%8B%88%EC%85%94%ED%8B%B0%EB%B8%8C-%ED%94%8C%EB%9D%BC%EC%8A%A4%ED%8B%B1/

[또 다른 디지털 여권, 배터리 여권]

1) 이현주, 한경닷컴, "상품별 ESG 정보 제공하는 디지털 여권",2022.12.06,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211277302i

[전 세계와 우리나라의 배터리 여권 대응 방안]

1) 트레드링스, "배터리 여권이 뭘까? – EU 새로운 배터리 규제 시행 예정, 적용대상, 규정 총 정리!",2022.09.15

[순환경제의 필수조건, 디지털 여권]

1)오말리, 그리니엄, "재사용·재활용 높이기 위한 EU의 선택, 디지털 제품 여권!", 2021.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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