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기술-산업-정책

2023년 공공요금 인상, ESG의 관점에서 다시보기

by R.E.F 21기 정재혁 2023. 1. 30.

2023년 공공요금 인상, ESG의 관점에서 다시보기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정재혁

[2023년부터 시작되는 공공요금 인상]

[자료 1. 2023년 공공요금 인상안]

출처 : 연합뉴스

2023년부터 교통비와 세금 등 모든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될 전망이다.

먼저 7년간 동결됐던 지하철 요금은 2023년 4월 말부터 300원 오를 예정이다. 현재 서울 지하철 기본운임은 교통카드 성인 기준 1250원이지만, 인상 후에는 1550원으로 변경된다. 버스비 또한 지하철과 같이 2023년 4월 말부터 300원 인상될 전망이다. 일반(간선 및 지선)버스의 요금은 기본 1200원에서 1500원으로 변경 예정이며, 마을버스도 9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다음으로는 가스비와 전기세가 인상됐다. 우선 가스 요금 2023년 1분기는 지금과 동결하게 진행된다. 하지만 2023년 2분기부터는 인상 예정으로, 경제 상황 판단 후 탄력적으로 인상 폭을 결정할 전망이다. 전기 요금의 경우 1분기는 올해 1월 1일부터 kWh(킬로와트시)당 13.1원이 인상되면서,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4750원가량 올랐다. 그뿐만 아니라 작년처럼 앞으로 분기마다 순차적으로 더 인상될 예정이라고 전해진다. 

지하철 등의 요금 문제는 물가와 관련된 중요 사안이다. 전기 및 가스 등 공공요금도 내년 줄줄이 인상이 예고되어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작년 12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요금 인상 문제와 관련해 현재 요율을 막판 조정 중이며 확정안을 연내 발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기요금 인상의 폭과 시점이 관심인데, 정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한전 경영 정상화 방안에 근거하면 올해 전기요금 인상 적정액은 kWh(킬로와트시)당 51.6원으로 산출됐다. 작년 전기요금 인상액이 kWh당 19.3원인 점과 비교해 2.7배로 높다. 전기요금 인상 폭도 상당히 커질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공공요금 인상 원인]

서울시는 요금 인상 추진 요인으로 심화하는 적자를 꼽았다. 지하철 적자는 2019년 5878억 원 규모였으나 2022년에는 1조 2699억 원으로 늘어났다. 버스도 적자 규모가 2019년 3538억 원에서 2022년에는 6582억 원으로 증가했다. 물가와 인건비가 지속해서 상승해 왔고 코로나19 사태 등도 적자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서울 등 지자체들은 그간 고령자와 장애인 등 교통약자 무임승차 제도에 따른 관련 손실 비용을 보전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해 왔다. 그러나 2023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지자체 도시철도 무임 수송 손실 보전(PSO) 예산은 제외됐다.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고 지자체나 교통공사의 재원으로 더는 버티기가 힘들다는 얘기가 나온다.

전기세 요금 인상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23년 1분기 전기·가스요금 조정안 대국민 설명문'을 통해 작년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촉발된 세계적 에너지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 에너지 요금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에너지 수입액이 큰 폭으로 확대되고 이에 따라 무역수지 적자도 많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이 국내 요금에 적기 반영되지 못해 한전과 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 적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 5년간 지원과 발전원인 원전이 축소되고 LNG(액화천연가스) 등 원가가 높고 연료비 변동 리스크에 취약한 발전원 비중이 증가한 상황에서 국제 연료 가격이 서너 배 폭등하여 한전의 적자를 심화시켰다고 인상 배경을 밝혔다. 

이창양 장관은 전기요금 인상 발표 후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전은 연간 7조 원대 추가 수입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소한 그 정도 적자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수요가 감소하는 만큼 '팔수록 손해'인 한전의 적자 해소 효과가 커질 것이란 계산이다. 

 

[신재생에너지 및 ESG의 관점에서 다시 보기]

한국전력공사가 향후 5년 뒤 지출해야 할 신재생에너지 구입 비용이 연간 6조 원을 돌파해 이 같은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결국 전기료 상승이 불가피했다. 한전과 발전사 등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RPS)상 의무 공급 비율이 2021년에는 9%에서 2025년도는 16%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RPS는 설비용량 500MW 이상인 발전회사들이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하도록 한 제도로, 발전사들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외부에서 구매해 RPS를 맞추고 있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체 전망 자료에 따르면 RPS를 맞추기 위해 필요한 비용이 2021년 2조 6049억 원에서 2025년도에는 5조 7246억 원으로 올라간다. 여기에 배출권 거래 비용까지 더하면 2025년도에는 연간 6조 489억 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됐다.

2034년에는 RPS 의무 공급 비율이 40%로 확대된다. 전 정부까지 진행되었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공기업인 한전의 부실 위험이 커지고 국민은 전기료 인상 위협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민 부담을 고려한 발전 비중 계획의 현실화가 필요하다.

 [자료 2. 에너지원 발전원별 단가 비교 및 신재생에너지 구입 비용]

출처 : 매일경제

한국전력공사와 자회사들은 신재생에너지 지출 비용이 가파르게 늘어남에 따라 공기업 적자 폭탄을 막기 위한 전기료 상승 압박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었으며, 물가 안정을 이유로 막혀 있었던 이러한 문제점이 올해 비로소 터진 격이다. 한전은 전 정부까지 계속된 '탈원전 정책'에 이어 '탄소중립' 문제점까지 안으면서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적자를 메울 방법은 막혀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치권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지금보다도 올리라고 정부를 압박하고 나서면서 부담은 더욱 커진 상태였다. 한전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도까지 한전이 지출해야 할 신재생에너지 구입 비용은 22조 원을 넘어선다. 이는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2조 8000억 원의 적자를 뛰어넘는 규모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정치권에서는 탄소중립 중간 목표치인 온실가스 2030 감축 목표(NDC)를 최근 국회를 통과한 탄소중립 법에 규정된 NDC 35% 목표보다 5%포인트 높은 40%까지 올리라고 연일 압박하고 있다. NDC를 4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목표치를 50%로 제시했다. 민간 기업들이 정부의 임의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인위적으로 맞추기 힘들게 되면서 결국 공기업들에 감축 잣대를 더 세게 들이대는 수준에 이르게 되자 이런 전기요금 인상의 문제점을 안게 되었다. 

 

[공공인프라의 미래방향 제시]

[자료 3. 2023년 ESG 고려 요소]

출처 : ESG경제

적정한 수준의 ESG 평가 요소를 고려하는 것은 미래 지속가능성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이다. 하지만 너무 과한 제재와 금지는 올해 시행되는 공공요금 인상과 같은 문제를 발생하게 된다. ESG가 기업의 근본적인 사회 및 환경 책임경영이나 지속가능경영이 아닌 ESG 투자와 평가 중심으로 가면 이런 일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올해의 상황이 어려워도 ESG 실무자들이 꼭 해야만 할 과제는 무엇일까. 

첫째, 연결기준 ESG DB를 구축해야 한다. GRI 2021을 비롯해 ISSB, ESRS 등 최신 글로벌 가이드라인들이 이구동성 '연결 기준 ESG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한국 상장기업들의 2025년 지속가능성 의무공시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둘째, 공급망 ESG 확산을 본격화해야 한다. 이것도 역시 모든 글로벌 가이드 라인들이 요구하는 사항이다. 공급망 관리 원칙을 세우고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가동을 시작했다면 올해에는 협력업체들과 현장에서 만나는 일들을 더 자주, 더 적극적으로 해야만 한다. 

셋째, 지속 가능한 원재료, 재생 원재료 확보 및 확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SG의 관리범위가 공급망 전체와 스코프 3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지속가능성이 검증된 원재료'나 '재생 원재료'는 제조업의 경쟁력과 ESG 차별화 전략의 핵심이 될 게 분명하다. 이를 위해 원재료와 관련된 수많은 지속가능성 인증, 재생 가능 여부를 제대로 잘 파악해야 하고 그린 워싱(위장 환경주의), 가짜 ESG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넷째, ESG의 임직원 내재화이다. 위의 세 가지를 모두 실행하기 위해선 기업의 실무 부서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 지속가능경영의 필요성을 실무 부서들이 스스로 깨닫고 실행하지 않으면 ESG 담당자들은 속수무책이다. 

[자료 4. 공공기관의 ESG 도입 필요성]

출처 : News Value

공공기관의 ESG는 공공성과 함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며, 국가와 사회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한다는 점에 있어서 그 역할이 중요하다. 공공기관이 ESG 도입 순항을 하기 위해서는 CEO의 ESG 경영 도입 및 운영 리더십 정립, 중대성 평가를 통한 공공기관의 ESG 경영 ‘핵심 이슈’ 선정, 공공기관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ESG 경영실적 평가 관리지표’ 개발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더 나은 지표를 통해 모든 시민이 누리는 공공인프라의 가격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참고문헌

[2023년부터 시작되는 공공요금 인상]

1) 최민서, "세금부터 교통비까지...2023년부터 인상되는 요금 총정리", 인사이트, 2023.01.07, “세금부터 교통비까지”...2023년부터 인상되는 요금 총정리 - 인사이트 (insight.co.kr)

2) "[연합시론] 예고된 공공요금 인상, 민생경제 부담 세밀히 살피길", 연합뉴스, 2022.12.29, [연합시론] 예고된 공공요금 인상, 민생경제 부담 세밀히 살피길 | 연합뉴스 (yna.co.kr)

[공공요금 인상 원인]

1) "[연합시론] 예고된 공공요금 인상, 민생경제 부담 세밀히 살피길", 연합뉴스, 2022.12.29, [연합시론] 예고된 공공요금 인상, 민생경제 부담 세밀히 살피길 | 연합뉴스 (yna.co.kr)

2) 김훈남, "한달 전기요금 4.6만→5만원…한전 적자 7조+α 해소", 머니투데이, 2022.12.30, 한달 전기요금 4.6만→5만원…"한전 적자 7조+α 해소" - 머니투데이 (mt.co.kr)

[신재생에너지 및 ESG의 관점에서 다시보기]

1) 오찬종, "[단독] "5년뒤 2배 늘어 6조원 돌파"…한전 신재생 전력 구입비 `눈덩이`", 매일경제, 2021.09.08, https://www.mk.co.kr/news/economy/10021189

[공공인프라의 미래방향 제시]

1) 유승권, "2023년 ESG 전략 수립에 고려할 것들", ESG경제, 2022.11.17, http://www.esg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2754 

2) 김건우, "공공기관 ESG경영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준비 수준은 매우 낮아", News Value, 2022.10.25, https://www.newsvalue.kr/news/articleView.html?idxno=493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