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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전기차-연료전지

버려지는 에너지를 모으는 전기차?

by R.E.F. 22기 박재욱 2023. 3. 15.

버려지는 에너지를 모으는 전기차?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2기 박재욱, 정이진

 

[에너지 하베스팅]

[자료 1. 진동하는 스마트폰]

출처 : 삼성멤버스

친구에게 카카오톡 메시지가 올 때 우리의 전자기기는 진동하며 ‘띵동’ 소리를 낸다. 이때 전자기기 안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짧은 순간에 핸드폰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 에너지가 진동 에너지(진동), 소리 에너지(알림 소리), 빛 에너지(화면 켜짐), 열에너지(전자기기 가열) 등으로 변환된다. 이것이 바로 공대생이라면 누구든 2학년쯤 한 번씩 접하는 열역학 제1 법칙, 다른 표현으로 ‘에너지 보존 법칙’이다. 에너지는 형태만 바뀔 뿐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전체 에너지의 양은 보존된다는 법칙인데, 이것만 들으면 평생 에너지 걱정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정확히는 전체 에너지의 양이 보존되는 것일 뿐 우리에게 유용한 전기 에너지나 화학 에너지는 많이 사용하면 열에너지 같은 쓸모없는 에너지로 귀결되며 끝내 고갈된다.

[자료 2. 에너지 하베스팅을 이용한 압전 타일]

출처 : 네이버카페

이러한 에너지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 고안된 것이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이다. 위의 그림은 사람이 밟으면 전기를 생산하는 ‘압전 타일’을 고안한 것으로 에너지 하베스팅의 좋은 예시이다. 사람은 음식을 섭취하여 얻은 화학 에너지를 운동 에너지로 변환하여 걷는다. 평소대로라면 이 운동 에너지는 소리 에너지(발걸음 소리)와 열에너지(땅과의 마찰에 의한 열) 등의 무의미한 에너지로 사라진다. 하지만 압전 타일을 잘 활용한다면 우리의 운동 에너지를 유용한 전기 에너지로 교환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버려지는 에너지를 모아 실용적인 에너지로 변환하는 것을 에너지 하베스팅이라고 한다. 사람의 움직임 외에도 신체의 열에너지, 태양광 에너지, 중력 에너지 등을 전기 에너지로 바꾸려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널리 알려진 태양전지 역시 그 일환이며 (빛 에너지 > 전기 에너지) 과속방지턱에 압력 펌프를 설치하여 차량이 떨어지는 압력으로 전기를 생산하기도 한다(운동 에너지 > 전기 에너지).

태양전지와 더불어 현재 가장 가까운 신재생 에너지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전기자동차는, 화석 연료 대신 전력을 소비하여 탄소 배출량을 줄인다는 점 이외에도 에너지 하베스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더욱 높인다. 현재는 발전소 및 충전의 한계로 절대적인 상용화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언젠가 핵융합 발전 등의 개발로 전기차가 우리의 삶 속에 녹아드는 날에는 그야말로 움직이는 발전소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온갖 친환경 기술로 온몸을 꽁꽁 싸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전기 자동차. 그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하베스팅은 과연 무엇일까?

 

[환경을 위한 급정차, 회생제동]

[자료 3. 회생제동의 원리]

출처 : 직장인의 실험실

“전기차만 타면 멀미를 해요...” 전기차에 탑승한 사람들에게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후기이다. 일반 자동차를 탈 때는 분명 느끼지 않았던 울렁거림인데, 전기차에 어떤 문제라도 있는 것일까? 이는 바로 전기차의 친환경성과 관련이 있다. 앞서 언급한 에너지 보존 법칙에 의거하면 자동차는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 에너지 또는 기름의 화학 에너지로 모터를 돌리고 모터에 달린 바퀴가 굴러가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즉, 전기 에너지나 화학 에너지가 운동 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이다. 하지만 운행 과정에서 바퀴와 땅의 마찰에 의한 열에너지로의 전환 역시 이루어지기 때문에 에너지의 낭비가 발생하기도 한다. 전기 자동차는 이 낭비를 ‘회생제동’이라는 방법으로 최소화한다.

전기 자동차의 운전자가 엑셀을 밟으면 배터리의 전기 에너지가 소모되며 자동차가 가속한다. 그러다 엑셀에서 발을 떼는 순간, 전기가 일순간에 끊기며 자동차는 감속한다. 하지만 충분히 가속된 자동차는 전기가 끊긴 이후에도 관성에 의해 짧은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이때 짧은 거리를 이동하며 돌아가는 바퀴가 전동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자전거에 앉아 바퀴를 구르면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를 TV에서 종종 볼 수 있는데, 그와 같이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는 원리이다. 이를 회생제동이라고 한다. 전기 자동차의 탑승객이 일반 자동차에 비해 더 많은 멀미 증상을 호소하는 것도 바로, 이 회생제동에 의해 급격히 변하는 속도 (가속 > 빠른 감속) 때문이다.

[자료 4. 아이오닉5의 회생제동 감속 단계]

출처 : 네이버블로그

운전자는 자동차 설정에서 회생제동에 의한 감속 변화 정도를 조정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비교적 부드러운 승차감을 구현하여 울렁거림을 완화할 수 있다. 그렇다면 멀미를 극복하고 회생제동 기능을 사용한다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무엇일까? 당연하게도 자동차의 연비가 좋아진다. 차량과 운전 지형에 따른 차이가 있지만, 테슬라 전기차의 경우 마찰에 의한 에너지 손실과 회생제동을 작동시키기 위한 에너지를 제외하고 최대 60~70%의 전기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에 비례하여 주행거리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회생제동이 증가시키는 실제 주행거리는 약 20% 정도인 것으로 밝혀졌다. 정차가 잦은 도로를 주행하여 회생제동의 효율이 올라가면 더 많은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다. 또한, 회생제동의 원리에 따르면 정차 시 브레이크를 밟을 필요가 없다. 엑셀에서 발을 떼기만 해도 자동으로 전기가 끊기며 자동차가 감속되기 때문이다. 덕분에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알려진 브레이크 분진과 브레이크 패드 폐기물 배출이 감소한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쓸모없던 열에너지의 재활용, 히트펌프]

전기차는 냉난방도 배터리에만 의존할까? 그런 것은 아니다. 내연기관과 비교하면 전기 자동차의 폐열 발생량이 매우 적은 것은 사실이다. 내연기관 차량에 충전된 화학 에너지의 25%만이 주행에 이용되고 나머지 75%는 열에너지로 전환된다. 이를 히터로 사용해 겨울철 난방을 한다. 반면 전기차는 배터리가 생산하는 에너지의 90%가량을 주행에 사용한다. 배터리의 에너지를 냉난방에 사용하면 주행에 쓸 수 있는 에너지가 감소한다. 즉, 전기차의 효율이 낮아진다. 이러한 문제는 ‘히트펌프’ 기술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자료 5. 전기차 히트펌프 개략]

출처 : Bosch

전기차의 히트펌프 기술은 배터리, 모터, 인버터 등의 가동 과정에서 발생한 열에너지나 외부의 열에너지를 이용한다. 냉방과 난방 시스템이 분리되어 있는 내연기관과 달리, 히트펌프 기술을 사용하는 전기차는 냉난방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여 운영한다. 배터리와 인버터, 모터가 가열 상태이고 차량 실내 온도가 낮다면, 전기차 부품이 가진 열을 실내로 전달해 실내 온도는 상승시키면서 자동차 부품은 냉각시킬 수 있다. 또한, 차량 내부와 부품이 모두 가열 상태인 경우에는 전기차 부품 및 실내의 뜨거운 열원을 외부로 배출해 모두 냉각시키는 것도 가능하며 실내가 춥고 배터리가 냉각된 상태에서는 열을 공급해 줄 수도 있다. 즉, 히트펌프 기술은 버려지는 열에너지를 차가운 열 혹은 뜨거운 열로 전환하여 필요에 맞게 원하는 방향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자료 6. 히트펌프의 구조]

출처 : 현대차그룹

히트펌프는 실내기, 실외기, 열 교환기, 압축기, 응축기로 구성된다. 실내기는 냉방 및 난방 시 열을 차량 내부로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실외기는 차량 내부와 외부의 열 교환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차가운 열이나 뜨거운 열이 외부로 배출된다. 열 교환기는 전장 구동 모듈(모터 및 인버터 등)과 배터리에서 발생한 폐열을 회수한다. 마지막으로 압축기와 응축기는 냉난방의 핵심인 냉매를 압축 및 응축함으로써 냉열이나 열을 발생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위의 장치들 덕분에 전기차는 부품에서 발생한 열이나 외부의 열을 자유자재로 조절하여 적정 차량 온도를 유지한다. 

[자료 7. 히트펌프 원리]

출처 : 현대차그룹

히트펌프는 추울 때, 더울 때 모두 기능을 발휘한다. 겨울에는 인버터, 모터 등에서 발생한 폐열을 회수하여 액체 상태인 냉매를 기화시킨다. 기화된 냉매는 압축기로 이동하여 고압의 기체로 전환된다. 이는 응축기를 거치며 냉매가 가진 열을 발산하는데, 이때 발생한 열이 차량 내부와 배터리에 전달되어 실내 난방을 하고 겨울철 배터리 성능 저하를 억제한다. 더울 때는 이와 반대로 작동한다. 사람의 체열을 비롯한 차량의 열을 밖으로 배출할 수 있다. 흡수한 열로 냉매를 기화시킨 후 겨울과 동일한 과정을 거친다. 다만 추울 때는 냉매 냉각 과정에서 발생한 열이 차량 내부와 배터리에 전달됐다면, 더울 때는 열원이 차량 외부로 빠져나가고 차가운 열이 차량 내부로 전달된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히트펌프 구동 시 2.5Kw의 적은 전력으로도 겨울철 난방을 할 수 있다. 압축기가 가동하면서 1Kw의 열을 만들고, 냉매 순환으로 외부 열 1.5Kw를 얻는다. 이렇게 얻은 열로 난방을 하면 겨울철 전기차 주행거리가 감소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뿐만 아니라 겨울철 냉각된 배터리를 예열(프리컨디셔닝) 할 수도 있다. 전기차는 추위에 취약한 리튬이온 전지를 장착하기 때문에 겨울철에 배터리 효율이 낮아지는 문제를 겪는다. 게다가 난방까지 배터리에 의존할 경우에는 주행에 쓰이는 에너지의 양이 더욱 감소한다. 하지만 히트펌프 기술을 활용한다면 실내 난방, 배터리 예열(프리컨디셔닝)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벌 수 있어 전기차의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

 

[전기차의 에너지 하베스팅, 그 목적은?]

전기차에 에너지 하베스팅을 적용한 목적은 무엇일까? 궁극적으로는 “연비 좋은 친환경 자동차”를 만들기 위함이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배터리에 의존하고, 현재의 기술보다 고밀도⋅고에너지의 배터리를 장착하지 않는 한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전기차는 배터리를 비롯한 부품의 무게로 인하여 일반 내연기관 차량보다 그 무게가 무겁다. 여기서 더 큰 용량의 배터리를 장착하는 것은 안전과 환경 모두에 악영향을 끼친다. 차량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주행 시 브레이크 분진과 같은 비배기성 오염원 발생량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배기가스를 방출하지는 않는 친환경 자동차”라는 타이틀로 인기를 얻기 시작한 전기차에 걸맞은 행보가 될 수 없다.

앞서 소개된 회생제동은 브레이크 분진 발생량을 감소시킴과 동시에 관성을 이용해 주행에 쓰일 수 있는 전기 에너지를 생산했다. 히트펌프는 버려지는 열을 이용하여 냉난방을 하고 주행에 적합한 배터리의 온도를 맞춰주어 전반적인 전기차 효율 향상에 기여했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약하며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하베스팅 기술이야말로 전기차의 친환경 타이틀을 지켜주는 숨은 조연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전기차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전기차 화재 사태, 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21기 이현서,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898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전기차 화재 사태, 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전기차 화재 사태, 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이현서 전기차 화재 피해 [자료1. 지난 26일 화재가 발생한 테슬라 차량]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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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기차, 너 진짜 친환경 맞아?", 19기 김수정, 21기 이태환,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836

 

전기차, 너 진짜 친환경 맞아?

전기차, 너 진짜 친환경 맞아?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9기 김수정, 21기 이태환 전기차 시장은 계속 성장한다 2020년 12월, 코로나가 만개했던 겨울. LEDS의 UN 제출 시한이 도화선이 되어 주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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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에너지 하베스팅]

1. 초록지팡이, 국가환경교육센터, 2022.10.26, https://blog.naver.com/keepblog/222911266565

2. 한국에너지공단, 네이버블로그, 2021.06.18, https://blog.naver.com/kea_sese/222402218751

[환경을 위한 급정차, 회생제동]

1. 오토브런치, 브런치, “전기차의 핵심기술인 회생제동에 대해 알아보자”, 2021.09.08, https://brunch.co.kr/@d4516e84b9b2470/244

2. 전기차 라이프, “전기차 회생제동의 원리와 이해”, 2020.05.15, https://luvlyday.tistory.com/63

3. la4148, 네이버블로그, “전기차 회생제동 장치 원리, 사용법, 멀미 현상 알아보기”, 2023.03.06, https://blog.naver.com/la4184/223035729307

[쓸모없던 열에너지의 재활용, 히트펌프]

1. 한국에너지공단, 네이버블로그, “전기차의 수명을 연장하는 기술, 히트펌프를 이용한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2022.05.25, https://m.blog.naver.com/energyinfoplaza/222745964230

2. 현대자동차그룹, “현대기아차가 개발한 전기차’고효율 히트펌프 기술’ 다른 브랜드도 앞다퉈 도입하는 이유는?”, 2020.06.11, https://www.hyundai.co.kr/story/CONT0000000000002995 

3. Milo D. Koretsky, “열역학적 사이클과 Carnot 사이클“, 코레츠키의 화공열역학 제2판, 최영선외 8인, 사이플러스, 117-119쪽, 2017.03

[전기차의 에너지 하베스팅, 그 효과는?]

1. 김수정, 이태환, “전기차, 너 진짜 친횐경 맞아?”,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22.10.31,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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