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환경단체의 과격 시위, 이래도 되는거야?

계속되는 환경단체의 과격 시위, 이래도 되는거야?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서정

서론

최근 이탈리아 로마의 유명 관광명소인 트레비 분수가 '먹물 테러'를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자료 1. 먹물 테러를 당한 트레비 분수]

출처 : 조세일보

지난 달인 5월말,  '울티마 제네라치오네'(이탈리아어로 마지막 세대라는 뜻)의 환경 운동가들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우리는 화석(연료)에 돈을 내지 않겠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트레비 분수에 들어갔다. 이들은 분수에 식물성 먹물을 부으며 “우리나라가 죽어가고 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울티마 제네라치오네는 성명을 통해 최근 이탈리아 북부를 강타한 홍수 피해를 계기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이와 같은 시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탈리아의 북부 에밀리아-로마냐 주에서는 지난 16일~17일 이틀간 쏟아진 폭우로 14명이 숨지고 3만 6000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재산 피해도 수십억 유로 규모에 이를 정도로 매우 피해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레비 분수뿐만이 아니다. 이들은 4월에는 로마 스페인 광장의 바르카치아 분수에서, 이달 6일에는 로마 광장 피우미 분수에서 각각 동일한 방법으로 먹물 테러를 일으켰다. 또한 출근 시간대의 로마 중심가에서 화석연료 사용 중단을 촉구하며 차선을 점거한 채 차량 행령을 막는 극단적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울티마 제네라치오네는 이러한 과격한 시위로 인해 일부 시민들과 마찰을 빚는 등, 끊임없는 논란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평범한 방식으로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일깨울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본론1

최근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세계 곳곳에서는 사람들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한 환경단체들의 과격한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에코 테러리즘"이라고도 불린다. 에코 테러리즘의 정의와 기원은 다소 불분명하며, 학자와  단체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환경을 보호하고 생태계를 보전할 목적으로 폭력을 사용하거나 위협하여 대중이 두려움을 느끼게 만드는 활동"이라고 정의된다. 

[자료 2: 독일 탄광 부지에서의 환경단체와 경찰의 충돌]

출처: BBC NEWS 코리아

2019년에는 독일의 한 환경단체와 시민 수백 명이 가르츠바일러 지역 탄광 부지를 따라 행진을 벌였다. 이 지역에는 노천 탄광이 있는데, 독일 정부가 지구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석탄을 쓰지 않겠다고 하면서 폐쇄하기로 한 곳이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가스의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광산 운영 회사가 숲을 없애고 광산을 확대한다는 발표를 한 것이다. 이들은 화석 연료 사용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며 탄광마을을 급습하였고, 경찰은 무력을 사용하여 이들을 제압했다. 이들의 시위는 주민들이 떠나간 마을에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기후 활동가들의 시위로 인해 마을 철거 공사는 늦춰지고 있다. 이들은 당장 석탄 채굴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 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는 중이다.

[자료 3: 케이크로 인해 얼룩진 모나리자의 외관]

출처: 스포츠동아

환경단체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그들의 시위를 이어나가기도 한다. 2022년, 한 환경운동가는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 중인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걸작 '모나리자'를 향해 케이크를 던졌다. 다행히 모나리자를 둘러싼 보호 유리 덕에 작품은 훼손되지 않았지만, 하얀 생크림으로 보호 유리가 얼룩지는 아찔한 상황이 펼쳐졌다. 그는 현장에서 끌려나가는 동안에도 "지구를 생각하라"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2022년 11월에는 환경단체인 '채식 미래' 활동가들이 환경오염 저항 시위의 일환으로 스페인 박물관에 전시된 이집트 파라오 관에 핏빛의 액체를 끼얹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채식 미래 로고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남성과 여성이 파라오관이 안치된 공간으로 들어온 뒤,  빨간색 액체가 담긴 병을 꺼내 파라오 관 쇼케이스에 들이붓는다. 이들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총 4병 분량의 액체를 소진한 뒤, 접착제 바른 손을 벽에 붙였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피는 기후변화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는 사람들, 기름은 화석 연료의 대표격인 석유를 상징한다고 전했다.

[자료 4: 한국에서의 기후시위]

출처: 뉴스펭귄

이러한 과격한 기후 시위는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국내 환경단체 '멸종반란 한국'은 2021년 3월 더불어민주당 당사 1층 지붕 위에 올라가 가덕도 신공한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로 인해 2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나, 불복해 재판을 이어가고 있다. 또 '청년기후긴급행동'은 2021년 두산중공업 사옥 앞에 위치한 회사 로고 조형물에 초록색 페인트를 칠했다가 50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본론2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세계 곳곳에서 환경단체들은 유명 명소와 작품을 훼손하는 등의 과격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울티마 제네라치오네의 먹물 테러 현장에 있던 수백여 명의 관광객들은 그들을 향해 분수 주변을 둘러싸고 야유를 퍼부었다. 로마시 관계자들 또한 이들의 행동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의 시위로 인해 "분수를 청소하는데 30만 L의 물이 낭비되었다"면서 오히려 극단적인 시위로 인해 쓸데없이 물을 낭비하게 된다고 반박했다. 환경단체의 명화 테러에 대해서도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과격한 방법일지라도 즉각적으로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이들의 주장을 꺾는 것은 쉽지 않다. 최근 영국의 여론조사 기관 Omisis가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환경보호를 위한 직접적인 행동을 지지한다는 의견은 66%에 달했다. 다만, 방식에 대해서는 반감도 적지 않다. 환경단체의 시위는 사람들에게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불쾌하게 만들 뿐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예술가들은 "기후활동가들의 저항운동을 지지하지만 예술을 괴롭히는 것은 반대한다"라고 성명을 내기도 했다. 

[자료 5: 법을 위반한 환경운동에 대한 한국인들의 찬반 의견]

출처: 뉴스펭귄

한국의 경우에는 법을 위반하는 과격한 시위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더욱 많았다. 사람들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 또한 현명해야 한다며 현재  환경단체의 방식은 사람들에게 거부감만 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결론

이러한 환경단체의 시위는 한 사람이라도 더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과격한 환경 시위' 그 이후이다.  현재 행해지는 환경단체의 시위는 이목을 끌 수는 있지만, 관심을 행동으로 바꾸기 위한 구체적인 후속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들은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을 점유하고 자극적인 시위를 펼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환경운동연구자인 사라 피카르 소르본 누벨 대학교 연구원은 "활동가들에게 미술관은 단지 홍보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불꽃을 일으킨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자료 6: 쓰레기를 줍고있는 환경단체 일원들]

출처: 시정일보

진정으로 환경을 위하는 길은 무엇일까'에 대한 답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다. 환경단체들은 현재 우리가 처한 기후 위기를 단 한 사람이라도 더 관심을 가지고 변화하기를 원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시위를 벌이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위의 결과가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내야만 그들이 원하는 환경보호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위를 통해 사람들이 반감을 가지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함께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파트너를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우리는 더 바람직한 방법을 찾아야만 할 것이다. '폭력은 평화를 이길 수 없다'라는 메시지를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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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예술가들",

작성자(21기 이태환),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042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예술가들

2. "네가 예술가?", 작성자(22기 류나연, 22기 박재욱),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863

네가 예술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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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서론]

1) 박선민, "'로마의 휴일' 분수대가 검게 물들었다...스페인 광장서 무슨일이" , 조선일보,  2023.04.06,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3/04/06/YEHIUQIF7ZCZDM6GFKRRAGBLME/

2) 라광현, 홍승표(2020), 한국 사회에서의 에코 테러리즘 적용에 대한 소고, 한국경찰학회, vol.22, p29-50

[본론 1]

1) BBC NEWS 코리아, "기후 변화: '숲을 구하자' 독일 환경 단체 서부 최대 노천 탄광지대 급습", 2019.06.24, https://www.bbc.com/korean/news-48741091

2) 박해식, "다빈치 걸작 '모나리자' 케이크 테러 수난...작품 손상 無", 2022.05.31, https://sports.donga.com/world/article/all/20220531/113711000/1

[본론 2 & 결론]

1) 임병선, "[뉴스펭귄 독자설문 결과]'체포감수' 기후시위, 의견은?", 2022,12.26, https://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3106

2) 이승열, "행복한 삶, 꺠끗한 환경에서 '지구를 청소하자'" 2018.06.21, http://www.siju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5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