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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전력계통

교류와 직류의 백년 전쟁, 최종 승자는?

by R.E.F. 24기 도영현 2023. 9. 24.

교류와 직류의 백년전쟁, 최종 승자는?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4기 도영현

 

[에디슨과 테슬라의 전류 전쟁]

[자료 1. 니콜라 테슬라(좌)와 토마스 에디슨(우)]

출처 : Stars Portraits

오늘날 우리는 전기의 시대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장 당신의 손에 쥐인 스마트폰부터 건물 안을 밝게 비추는 전등,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거의 대부분에 전류가 사용된다. 1880년대 후반, 토마스 에디슨(Thomas Alva Edison)과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는 표준 전기 시스템 채용을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에디슨은 안전성을 가장 큰 이유로 직류 방식을 주장했으며, 테슬라는 원거리 전력 수송에 유리한 교류 방식을 주장했다. 백 년간의 전류 전쟁은 발명가 조지 웨스팅하우스(George Westinghouse Jr.)가 테슬라를 지원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사람들은 값이 싸고 장거리 전송에 유리한 교류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에디슨은 동물 실험을 강행하는 등 교류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애썼으며, 이에 대한 테슬라의 교류 안전성 입증이 반복됐다. 1893년 시카고 만국박람회장의 25만 전구에 교류 방식이 채택되며, 상황은 교류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1896년 나이아가라 폭포에 세계 최초로 교류 방식 수력발전 시스템이 사용되면서, 교류는 그 위치를 견고히 했다. 이렇듯 전류 전쟁은 교류 송전의 시대를 이끌었다. 130여 년이 훌쩍 지난 현재, 여전히 교류가 직류를 앞서고 있을까? 끝나지 않은 전류 전쟁에서 순간순간의 승자를 알아보자.

 

[교류 vs 직류]

[자료 2. 직류(DC)에 대해 나타낸 그림(좌)과 교류(AC)에 대해 나타낸 그림(우)]

출처 : Atlearner 

현재 널리 사용되는 방식은 전기의 (+)와 (-) 극성이 1초에 60번씩 바뀌는 교류(AC; Alternating Current)다. 직류보다 강압과 승압이 쉽기에 변압기를 통한 전력 변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원거리 수송에 유리하다. Breakeven point(직류와 교류의 송전 비용이 같아지는 지점) 이전에는 직류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송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널리 사용됐다. 그러나 교류는 전력 안정화 과정이 복잡하며, 전력 전송 손실이 크다. 지하 매설에 따른 거리 제한의 단점도 존재한다. 반대로 직(DC; Direct Current)는 시간에 따라 전하 흐름 방향이 변하지 않는 단방향 전류를 말한다. 직류 송전은 항상 일정한 전압과 극성을 가지기에 지하 또는 해저 매설에 따른 거리의 제한이 없다. 또 전력망 연결 및 분리가 자유로워 사고가 났을 경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직류는 특수 반도체로 구성된 전압을 바꾸기 위한 전력 변환 설비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송전설비 비용이 고가라는 단점이 있다. 

 

[직류 시대의 도래]

에디슨과의 전류 전쟁에서 최종적으로 테슬라가 승리하며, 대부분의 전력 시스템은 교류 차지였다. 1890년 웨스팅하우스는 약 19km 길이의 4,000 볼트 송전선을 설치했다. 이후에도 1891년, 독일의 Lauffen에서 Frankfurt까지 160km에 달하는 30,000 볼트 교류 송전선이 세워졌다. 교류 송전은 한 세기 넘도록 인기를 이어갔다. 현재까지도 전력망은 교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수송 방식은 직류다. 정밀한 반도체 기술의 발달과 직류 전원을 사용하는 직류 기기의 증가가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수용가에서 사용되는 다수의 기기는 전력망의 교류 전원을 직류로 바꾸어 사용 중이다. 풍력,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원과 전기 자동차, 노트북과 같은 일상생활 기기는 직류가 안정성과 효율 면에서 더 적합하다. 따라서 상용된 교류 시스템을 직류로 바꾸기 위한 변화가 송전, 배전, 각 가정 등 여러 곳에서 시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늘날에 이르러 에디슨의 꿈이 실현되고 있다는 평이다.

직류 중심의 전력망은 편리성, 경제성, 안전성 면에서 여러 이점이 있다. 우선, 전기 이용 과정의 편리성이 증가할 것이다. LED 조명 같은 대부분의 가전제품은 직류를 사용하기에, 기존 교류 송전은 마지막에 직류로 변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만약 전력망이 직류로 바뀐다면 전력망으로부터 전기를 직접 사용할 수 있어 이용의 편리성이 증대된다. 따라서 전력망의 수요 완화를 위한 대규모 순환 정전의 위험성도 적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뿐만 아니라 송전탑 갈등 등의 사회적 문제도 감소하는 등 전기 수송 과정에서의 손실 감소를 비롯해 여러 장점이 존재한다

 

[HVDC와 LVDC]

이렇듯 직류의 긍정적 특성에 주목해, 많은 분야에서 직류를 사용한 송전 시스템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발전소에서 교류로 생산된 전기를 직류로 변환 및 송전하고 다시 변환해 교류 상태로 수용하는 것이다. HVDC와 LVDC가 그 예이다. 

HVDC (High Voltage Direct Current Transmission)

[자료 3. 해저 HVDC 송전탑]

출처 : ETAP

HVDC(High Voltage Direct Current)는 고압의 직류(DC; Direct Current)를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전송하는 기술이다. 기존 교류 전력망과 달리 전력제어가 가능하며, 장거리 전력 손실이 적다. 비상상황 발생 시 다른 전력망에 미치는 영향이 작아 안정적 전력 공급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로 다른 전력망의 연계와 분할이 가능해 국가 간 계통 연계와 고장 파급 완화에 사용된다. 송전탑의 규모를 약 30%까지 줄일 수 있기도 하다.

LVDC (Low Voltage Direct Current Transmission)

[자료 4. LVDC 배전 플랫폼 통합 구성]

출처 : 에너지BIZ

HVDC가 원거리 송전에 큰 장점이 있다면, LVDC는 수용가의 전류 사용에서 이점이 있다. 저압 직류 배전망의 경우, 수용가의 직류전원 수요 대응 및 신재생에너지원의 효율적 연계가 가능한 것이다. IEC 기술보고서(LVDC : electricity fir the 21st century)에 따르면 48V 이하 초저전압 직류(ELV) 기기의 사용량이 가장 많으며, 다음으로 350~450V 전압대역 직류기기의 사용량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화에 접어든 HVDC와 달리 LVDC는 아직 실증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수용가들이 사용하는 가정용 직류기기의 전압이 450V 이하의 대역을 갖는 것을 생각하면, 안전성과 효율성에서 큰 이점이 있는 LVDC 기술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은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끝나지 않은 전류 전쟁]

과연 전류 전쟁은 오늘날 비로소 종료된 것일까? 우리는 100여 년 동안 교류의 시대에 살았고, 이제는 직류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에디슨과 테슬라의 전류전쟁이 이제야 막을 내리는 것 같기도 하다. 많은 과학사에서 그렇듯, 모두가 옳다고 굳게 믿었던 가설에 훗날 반례가 밝혀지기도, 하찮게 여기던 기술이 세상을 바꿀 중요한 열쇠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한 가지 변함없는 사실은 그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평이 달라질 뿐, 과학기술은 그 자리에서 묵묵히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류와 직류의 논쟁도 그러하다. 1900년대 당시에는 단점 투성이었던 직류가 과학 발전으로 근래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말이다. 에디슨과 테슬라의 전류 전쟁에서 명백한 승자는 교류였다. 그리고 가까운 미래의 승자는 직류가 될 것이다. 직류와 교류의 우위를 가르는 싸움에서 완전한 승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순간순간의 승자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전력 수송 시스템은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인류의 역사가 지속되는 한, 끝나지 않을 이 논쟁에서 비약적 발전을 이룰 전력 수송 기술에 응원을 보낸다. 


전력 수송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HVDC : 제가 이길 수 있는 전기는... 교류입니다!", 18기 김민주, 서현영, 19기 권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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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꿈의 송전망의 실현, 초전도 케이블", 17기 김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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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에디슨과 테슬라의 백년전쟁]

1) 강창원, “미래의 전기시스템 직류로 바뀌다”, 대한전기학회, p.29-30, 2014.09

2) 대한전기협회 편집부, “[이슈분석] “국책연구소-대기업 손 맞잡고 직류시대 연다” - 100년 넘은 전류전쟁(War of Currents) 구도 변화 앞당겨질 듯”, 대한전기협회, p.63-67, 2015.06

[교류 vs 직류]

1) 대한전기협회 편집부, “[이슈분석] “국책연구소-대기업 손 맞잡고 직류시대 연다” - 100년 넘은 전류전쟁(War of Currents) 구도 변화 앞당겨질 듯”, 대한전기협회, p.63-67, 2015.06

2) 홍순찬, “[Science Essay] 교류송전이 이루어지기까지”, 전략전자학회지, p.44-46, 2003.06

[직류 시대의 도래]

1) 김주현, [10년 전 그날] 밀양 송전탑 갈등은 '현재진행형', 전국매일신문, 2023.05.19, https://www.jeonmae.co.kr/news/articleView.html?idxno=958650

2) 대한전기협회 편집부, “[이슈분석] “국책연구소-대기업 손 맞잡고 직류시대 연다” - 100년 넘은 전류전쟁(War of Currents) 구도 변화 앞당겨질 듯”, 대한전기협회, p.63-67, 2015.06

3) 이진식, 이주철, “저압직류(LVDC) 배전기술의 국제표준화 동향”, 한국조명·전기설비학회, p.3-5, 2018.07

4) 홍순찬, “[Science Essay] 교류송전이 이루어지기까지”, 전략전자학회지, p.44-46, 2003.06

[HVDC와 LVDC]

1) 강경우, 서정호, 곽태균, 고재훈, 심보석, “HVDC 가공송전선로를 위한 기술기준(이격거리) 검토”, 대한전기학회, p.2124, 2021.07

2) 강경우, 서정호, 곽태균, 고재훈, 심보석, “HVDC 가공송전선로를 위한 기술기준 제·개정 연구”, 대한전기학회, p.240, 2021.10

3) 오승열, “안전한 저압직류(LVDC) 배전을 위한 기술 동향 및 전망”, 대한전기학회, p.23-25, 2020.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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