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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기후위기와 미디어 컨퍼런스 : 미래 세대, 기후위기를 말하다

by R.E.F 21기 김채윤 2023. 11. 28.

 

[취재] 기후위기와 미디어 컨퍼런스 : 미래 세대, 기후위기를 말하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기 윤진수, 21기 김채윤, 22기 홍세은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지난 3일 오후 1시~6시 서울 방송회관 3층 회견장에서 ‘기후위기와 미디어 컨퍼런스 : 미래세대와의 소통을 중심으로’라는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한국방송학회 환경커뮤니케이션연구회와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해당 컨퍼런스는 ‘기후위기와 미디어’라는 주제로 기후위기 및 탄소중립을 위한 논의를 활성화하는 자리였다. 이곳에는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가진 학계와 언론계, 환경전문가, 청년들이 자리했다. 행사 내용으로는 미래세대와의 소통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만큼 청년들이 기후위기를 어떻게 바라보고 새롭게 해석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다뤄졌다.

[자료 1. 미디어 컨퍼런스 포스터]

출처 : 기후위기와 미디어 컨퍼런스

 
기후 위기 보도의 역할과 가능

먼저 세션1에서는 기후위기 보도의 역할과 가능성에 대해 토론했다. SBS 장세만 기자는 “지상파 방송, 신문 등의 올드 미디어에서 기후 저널리즘의 영향력을 높여야 한다”며 토론을 시작했다. 기존 지상파 미디어의 경우 공익성, 공공성을 담는 등의 사항을 충족시키는 것이 우선시되지만, 최근에는 방송에서도 ESG평가법인의 환경경영 평가 점수를 받고 있어 환경경영 목표 수립과 환경 관련 프로그램 편성 등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장세만 기자는 “기후저널리즘과 같은 환경 관련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평가 점수가 1000점 중 1점 정도로 그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것을 지적하며 “방송의 고유한 역할과 매치되는 ESG 경영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첫 발을 떼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제도적 부문에서 부족하다”고 말했다. 방송사에서 얼마나 양질의 기후 보도를 하느냐에 초점을 맞추며 ESG 경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료 2. 세션1 패널 토론]

출처 : ⓒ 22기 홍세은

이어 한겨레 최우리 기자는 기후 리더십과 기후 감수성을 키워드로 뽑으며 말을 이었다. “모든 기자가 기후 변화를 주제로 기사를 써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젠더 감수성과 마찬가지로 기후 또한 감수성을 가지고 다뤄야 할 문제”이며 “기업의 수익에 영향을 주는지와 같은 단기적 영향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가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느냐를 고려해 기사를 작성해야 한다”고 말하며 언론인으로서 기후 보도의 장기적, 광범위적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을 강조했다.

또한 “아직은 기후 관련 보도가 섬처럼 존재하며, 기후위기에 관해 논의할 자리가 부족하고 관습의 한계가 존재한다”며 언론의 근본적인 문제점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외국 기후변화 저널리스트들은 기업과 자본주의, 국제 질서 등 다양한 주제로 기후 저널을 작성하지만, 우리나라 언론은 탄소중립과 같이 사회적으로 합의된 주제로만 이를 보도하는 언론의 관행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기후 보도에서 언론인 개인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교육과 내부적으로 공정한 인사체제를 통해 기후 변화가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를 언론에서 자유롭게 다룰 수 있어야 함을 주장했다.

JTBC의 박상욱 기자 또한 최근 시민 사회를 중심으로 퍼지는 기후 감수성과 트렌드에 주목했다.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을 시작으로 전 세계적으로 정부와 기업에서도 이를 당년 과제로 삼고 있다는 현 상황을 언급하며, “하지만 트렌드에 민감해야 할 미디어가 기후위기에 대해서는 관심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탄소국경세, IRA 등과 관련해 기후는 이미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기후 위기 자체도 태풍이나 물난리 등으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박상욱 기자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미디어는 기후위기를 단순히 한철 기사로 여긴다”며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감 있는 보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풍, 산사태 등의 문제를 그 때 뿐인 특보로 여길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재해 예상 지역을 예보하거나 현장 대처 등을 알리는 미디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기적인 보도가 아닌 장기적 기후위기 보도를 통해 다양한 관점을 다루며 실질적인 액션을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후변화 커뮤니케이션 전략

패널토론에서 좌장인 이종혁 교수는 “2023년 대한민국이 덕담만 들으면 되는 나라인가?”라며 근본적인 의문을 자아냈다. 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이 삭감 되어 있는 등 기후변화가 국가적인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또, 환경정의에 대해 말하며 “기후위기도 세대, 지역, 국가별로 불공평함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자료 3. 컨퍼런스 전경]

출처 : ⓒ 20기 윤진수

박혜영 조교수는 기후위기 관련 공중의 인식과 행동의 관계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들이 기후위기에 대한 심각성과 인식은 높지만, 왜 행동하지 않는가?”에 대한 의견을 냈다. 결론은 “우선 개인적인 일이 아닌 국가나 기업 차원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정부나 기업에 낙인을 찍고, 집단 효능감이 발휘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후변화 대응 주체와 기관에 대해 말하면서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기후위기에 대한 거리감이 조성되어 있어 심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미디어가 개인 차원에서 심리적 거리를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아직 준비가 덜 됐다”며 말을 시작한 사단법인 넥스트 윤지로 수석은 “여전히 기후위기에 대한 것을 환경단체나 캠페인으로 생각한다며, 기후를 바라보는 상상력이 부족한” 우리 사회의 모습을 꼬집었다. “기후 문제가 여러 분야와 엮일 수밖에 없는데, 여러 분야에서 기후를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자신들의 분야에서 기후를 묶어 이야기하면 좋겠다”고 첨언했다.

한국환경연구원의 염정윤 부연구위원은 “위험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지금까지는 “위험을 통해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해서 위기를 느끼고 나를 보호하는 동기로 작용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굉장히 효과적이고 좋지만, 환경문제가 위험하다고 이해하고 있지만 그걸 나서려고 하지 않는 것은 나의 위험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문제는 인류지, 지구는 괜찮다”는 말을 덧붙였다.

또 염정윤 부연구위원은 “지금까지의 위험은 미래의 위험을 이야기했다”며, “기후변화나 탄소중립과 같은 것은 너무 거대담론이라 개인들이 할 엄두가 나지 않았고 결국 소수의 환경운동가, 정부나 기업이 나서서 할 일이라 생각하는 등의 대리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우리의 삶에 맞게 끌어 내릴 필요가 있다”며 “이 위험이 나의 위험이 될 수 있게 미시적으로 발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생각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인원들이 대다수이며 환경 메시지에 피로감이 쌓이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미래세대의 언어로 전하는 기후위기 대응 

환경문제는 X세대에서 MZ세대로 그리고 α세대로 전달되고 있다. 이렇게 세대 별로 나뉘는 가장 큰 특징은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하여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들이 환경 이슈를 대하는 방법 또한 다르다. 환경문제에 대한 책임이 기성세대에 이어 미래세대의 걱정이 된 만큼 이들 간 소통이 중요해졌다. 본 컨퍼런스에서도 미래세대가 환경을 이해하고 환경과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 논의함으로써 환경문제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했다.

세션3은 연정인 연구원의 특별 강연으로 시작했다.

이상기후로 인해 각종 기후 피해가 발생했고 문제가 점차 심화되면서 재앙적인 기후 피해 발생 가능성이 예견됐다. 이를 바탕으로 전 지구적 탄소중립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주요국은 탄소중립을 경제성장 전략으로 구체화하고 적극 이행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막대한 비용에 대한 부담을 더욱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탄소중립 비용보다 편익이 더 커지는 시점인 골든크로스는 2063년경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바라보면서 초기 비용보다는 투자편익 극대화와 실현 가능성을 올릴 전략을 취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환경에도 좋은 방향이다. 이는 앞으로 30여 년간 새로운 인프라와 기술지식을 얼마나 잘 활용하고 운영하느냐에 달렸다.

[자료4. 녹색일자리와 녹색기술]

출처: 기후위기와 미디어 컨퍼런스 자료집

이러한 투자편익을 실현하고 기후편익을 누릴 주체가 바로 미래세대이다. 이들은 탄소중립의 경제적 영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삶의 수준을 향상시킬 기회에 대해 탐색한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Green jobs’다. 녹색일자리(Green jobs)는 제조∙건설 등 전통산업,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등 탄소중립 관련 신산업 분야에서 환경을 보존하고 복원하는 데 기여하는 괜찮은 일자리를 의미한다. 이처럼 탄소중립은 환경은 물론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탄소집약적 일자리의 감소는 불가피하나 장기적으로는 새롭게 창출될 저탄소∙친환경 일자리 규모가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된다. 즉, 탄소중립의 투자비용은 우리나라 경제의 생산과 수요 증대를 유인함으로써 추가적인 일자리 공급의 열쇠라는 것이다.

또한 이미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직업군에 대해 탄소회계 및 에너지감사 등 구체적인 ‘Green skill’을 요구하고 있다. Green skill은 기후∙환경 측면에서 지속 가능하고, 자원 효율적인 활동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활용 가능한 모든 형태의 능력과 자질을 일컫는다. 이제 환경과 경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따라서 기성세대도 미래세대도 환경과 경제의 조화를 지지하고 성장과 일자리에 대한 기대감을 공유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김홍진 디렉터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환경 분야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미디어가 대중들이 국내외의 환경 문제를 인식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후 피해의 경우 전조증상, 피해 규모, 피해 복구 및 예방 방법 등 대중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내용들이 많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보다는 자극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피해 현장의 모습과 같은 것들을 주로 보도하다 보니 그 역할이 점점 퇴색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디렉터는 “기후 전문가들과 이를 세상에 알리는 기자들 간의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AI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통이 부족한 경우 그 피해는 결국 대중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컨텐츠에 집중하기보다는 양질의 컨텐츠 생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들과 AI 기술을 적절히 활용하여 대중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미디어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신기술들을 활용하려면 많은 비용이 요구되므로 정부에서 지원하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 김 디렉터의 의견이다.
 

[자료5. 기후만화 ‘닥터C’]

출처: climatuscollege SNS

SNS에서 기후 웹툰 ‘닥터C’를 연재하는 정다운 작가도 미래세대와 환경을 주제로 소통하는 방법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정 작가는 국내외 기후 이슈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만화를 선택했다. 사람들이 환경을 위한 실천을 어려워하는 이유가 완벽주의적인 사고방식에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활동이다. 일시적인 실천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로 바꿀 의지와 용기가 없으면 아예 포기해 버린다는 것이다. 이에 일상과 기후 이슈의 교집합을 컨텐츠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변화의 시작은 관심이라는 생각으로 사람들의 일상에 녹아 있는 SNS에 사람들의 주목을 끌만한 귀여운 캐릭터를 필두로 만화를 연재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관심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우리의 삶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중점적으로 해서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관심에서 공감으로 그리고 일상의 작은 실천으로 연결하는 것이 ‘닥터C’ 기후 웹툰의 목표인 셈이다.

 

결론

지금까지 본 미디어 컨퍼런스에서는 다양한 연령층과 직업군을 가진 사람들의 '미디어를 바라보는 기후적 관점'을 다뤘다. 정부, 기업이나 개인 중 어느 집단에서의 행동에 주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정부나 기업과 같은 단체에서는 제도적으로 기후 위기를 다룰 수 있는 언론 환경이 부족하다는 점, 기후위기를 단기적인 미디어 소재로만 소모한다는 점에서 행동 개선이 필요하다는 관점이다. 반면 기후 대응을 정부나 환경단체 등의 특정 집단의 문제라고만 생각하는 개인의 문제도 언급됐다. 개인은 기후위기를 인지하고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미디어의 기후보도라는 것이다. 결국 기후 대응에 있어 미디어 형성의 중요성과 양질의 컨텐츠 생산이 필요하다는 점에 있어서는 모두가 동의했다. 

스마트폰 등 통신 매체의 발달은 다양한 미디어의 수요와 공급을 촉진했고 이는 현대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 청년 세대는 기존 올드 미디어의 소비자에서 나아가 개인이 미디어를 직접 소비하고 생산하는 '1인 미디어', 그리고 '1인 기업'의 시대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의 소비는 단순히 돈이나 물자를 소모하는 행위가 아닌 하나의 사회적 흐름을 주도하는 영향력을 가진 행위다. 그 사회적 흐름을 이용해 기후 대응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것이야말로 청년 세대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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