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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후변화-환경

수소불화탄소(HFC) 사용을 불허한다

by R.E.F. 24기 유현지 2024. 5. 1.

 

수소불화탄소(HFC) 사용을 불허한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4기 유현지

 

[오존층 회복? 하지만 남은 과제]

"오존층, 2040년까지 1980년 수준 회복"

"몬트리올 의정서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환경 조약"

1989년 세계 각국에서 '오존층 파괴 물질에 관한 몬트리올 의정서'를 체결한 이후 오존층 파괴의 주요 원인인 'CFC(염화불화탄소, Chlorofluorocarbon)'의 규제가 강화됐다. 흔히 '프레온 가스(Freon gas)'로 알려진 CFC는 수소를 포함된 HCFC(수소염화불화탄소, Hydrochlorofluorocarbon)가 주로 사용됐다. 독성도 없고 불에 타지도 않는 등의 특성으로 한때는 '꿈의 물질'로 손꼽히기도 했으나, 오존층 파괴의 주범으로 인식되어 엄격한 사용 제한이 시작됐다. 

[자료 1. CFC 구조]

출처 : 사이언스타임즈

몬트리올 의정서의 영향으로, 2018년까지 인류가 배출한 CFC가 99.7% 줄었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2040년까지 1980년대의 수준으로 오존층을 회복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극지방의 경우 2066년까지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화산폭발 또는 로켓 발사와 같이 오존층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소들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프레온 가스의 사용을 완전히 차단함으로써 오존층 회복은 계속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몬트리올 의정서는 환경 보호를 위한 인류의 노력이 성공한 사례로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환경 조약'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자료 2. 오존층 회복 전망]

출처 : KBS

하지만 CFC의 사용을 금지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CFC의 염소(Cl)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 대체재로 개발된 HFC(수소불화탄소, Hydrofluorocarbons) 역시 지구온난화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온실가스로 밝혀져 대규모 감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HFC]

[자료 3. HFC 구조]

출처 : 위키백과

CFC와 HFC 같은 환경 파괴 물질을 사용하는 이유는 이러한 물질들이 '냉매(Refrigerant)'로 널리 사용되기 때문이다. 냉매란 식히고 얼게 한다는 의미로, 냉동기 내부 순환을 통해 열을 흡수하고 온도를 낮추는 매개 물질이다. 따라서 식품, 의약품의 신선도 유지와 열을 식혀줄 에어컨 및 냉장고를 가동하는 핵심 요소로 역할한다. 또한 에어로졸, 정밀 세척제, 단열재, 소화기,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기 때문에 우리 삶에 필수적이다.

[자료 4. 부문별 냉동공조 및 히트펌프 HFC 배출현황 ]

출처 : KEA 이슈리포트

CFC를 HFC로 대체할 당시에는 HFC의 심각성이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HFC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1,300배에서 많게는 1만 4,000배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에 따라 HFC는 현재 6대 온실가스(CO2, N2O, SF6, CH4, HFC, PFC) 중 하나로 규정됐다. 에어컨 등에 주로 사용되는 HFC 기반 냉매 중 하나인 'R-410a'의 지구온난화지수(GWP)는 이산화탄소의 약 2,088배에 이른다. 최근 온난화 지수가 더 낮은 HFC 기반 냉매인 'R-32'가 개발됐지만, 여전히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약 675배 높다. 

*지구온난화지수(GWP) - 어떤 화학물질 1kg이 방출됐을 때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이산화탄소를 기준 삼아 환산한 수치

[자료 5. 주요 HFC 물질별 지구온난화 지수]

출처 : KEA 이슈리포트

 

[HFC 규제의 시작, 현 상황은?]

HFC는 2016년 10월 개최된 제28차 '몬트리올 의정서 당사국총회'에서 채택한 '키갈리 개정서'에서 규제 물질로 추가됐다. 이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137개국은 2024년부터 HFC 계열 물질 사용을 규제하며, 2045년까지 HFC 배출량을 2024년 대비 80% 감축해야 한다.

EU는 2024년 1월 29일 이사회의 공식 채택 절차를 마치고, 3월 11일부로 'EU 불화온실가스(F-gas) 규제 개정안'을 발효했다. 이 규정은 2050년까지 HFC를 단계적으로 완전히 퇴출하고, 2036년까지 HFC 생산량을 15%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자료 6. EU의 HFC 소비현황 및 감축목표]

출처 : KEA 이슈리포트

 2023년 4월 18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오존층 보호 등을 위한 특정물질의 관리에 관한 법률(오존층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표했다. 이 개정안은 HFC의 제조 및 수출입·파괴·판매 등을 법률로 총괄하여 관리를 강화하고, 2024년부터 HFC류에 대한 국내 소비량(=생산량+수입량-수출량) 감축 규제를 시작한다는 내용을 포함한다. 이에 지구온난화 물질인 HFC를 특정물질로 정의하고, 기존 규제 물질(오존층파괴물질)을 제1종 특정물질로, HFC를 제2종 특정물질로 구분했다. 따라서 제2종 특정물질(HFC)을 제조하려면, 제조수입 물량과 판매·계획에 관해 산업부 장관의 허가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HFC 배출량을 2024년 대비 2029년까지 10% 감축, 2035년까지 30% 감축, 2040년까지 50% 감축, 2045년까지 80% 감축할 것을 목표로 한다. 업계에서는 개정안의 통과로 기존에 사용하던 HFC보다 지구온난화지수가 낮은 냉매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자료 7. 오존층보호법 시행령 개정안]

출처 : 무역뉴스

현재 HFC 냉매의 사용 및 판매를 규제하고는 있지만 구체적 통계가 부족해 관리가 어렵다. 특히 우리나라는 HFC 규제관리 대상 18종 가운데 2종에 대해서만 통계관리를 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 여러 부처가 맡은 업무를 한곳에 모아 냉매의 수입부터 회수 및 폐기까지의 전 과정을 다룰 수 있는 입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는 이러한 법안이 없어 냉매가 지금까지 얼마나 배출되고 감축됐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냉방가전을 폐기할 때 배출되는 HFC의 양이 냉장고와 에어컨 내에서 사용될 때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냉방가전을 폐기할 때 HFC가 얼마나 배출되는지에 대한 통계가 필요하다. 또한 현재 대기업들의 온실가스 명세서에서 HFC 배출량은 적어도 되고 안 적어도 되는 선택적 정보로, 전체 사업장에서 HFC가 얼마나 배출되고 대기 중으로는 얼마나 배출되는지에 대한 통계 자체가 부족하다. 

 

[HFC를 대체할 차세대 친환경 냉매]

 

[자료 8. HFO 구조]

출처 : 위키백과

CFC가 HFC로 대체된 것처럼, 이제는 HFC를 대체할 새로운 물질이 필요하다. 이에 등장한 물질은 HFO(하이드로플루오르올레핀, Hydrofluoroolefin)로 HFC와 마찬가지로 수소, 불소, 탄소로 구성돼 있지만 불포화 상태라는 차이가 있다. HFO는 대기 내 수명이 매우 짧아 기존 물질과 다르게 대기 중 존속 기간이 연 단위가 아닌 월 또는 일 단위로 측정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화학물질이 성층권에서 오래 존속되지 못하므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더 적다.

시중에 판매되는 순수한 HFO는 R1234yf와 R1234ze가있는데 각각 지구온난화지수가 4와 7이며, 오존파괴지수는 0이다. 환경에 거의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친환경 물질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자료 9. F-gas별 ODP와 GWP]

출처 : 한국경제

하지만 이러한 HFO는 독성, 인화성(지구온난화지수가 낮을수록 인화성은 높아짐), 안정성의 문제로 인해 대규모로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특히 상업용 냉동기는 냉매의 충전량이 많기 때문에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또한 R1234yf는 공기 중으로 방출된 후 2주 안에 대기에서 분해돼 트리플루우로아세트산(TFA)를 생성하는데, TFA는 공기 중의 수분과 결합해 비와 함께 지상으로 내려 식수를 오염시킬 수 있다.

따라서 인화성 등의 문제로 현재는 HFO와 HFC를 혼합한 물질을 판매한다. 하지만 이 혼합 물질은 기존의 HFC보다 GWP가 낮기는 하지만 여전히 범위가 600~1900으로 높은 수치를 보인다. 또한 HFO는 사용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혼합물이 누출될 경우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다. 게다가 HFC의 20kg당 가격이 약 6만 원이라면 HFO는 1kg당 가격이 20만 원 수준으로 매우 비싸기 때문에, HFO가 HFC를 대체할 차세대 친환경 냉매가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산화탄소(CO2)도 대체 냉매의 유력한 대안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지수가 1이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측면에서는 가장 적합한 물질로 평가된다. 또한 이산화탄소를 사용하면 적은 양의 냉매로 열교환기 및 배관 설계 등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고온의 환경에서 압력이 너무 높아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으며 마찬가지로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쉽게 전환하기 어렵다. 이러한 대안들을 고려할 때, 환경친화적이고 경제적인 냉매 개발이 필요하며, 기업들이 HFC를 친환경 냉매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HFC의 퇴출을 기약한다]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에어컨 대수가 현재보다 3배 많은 60억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후위기로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고 있어 앞으로 냉방기기의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는 더 많은 냉매를 사용할 것이고, 배출된 냉매는 지구온난화를 가속할 것이다. 

CFC를 대체할 HFC의 등장으로 우리는 '오존층 파괴'라는 하나의 커다란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완벽한 HFC 대체물질은 찾지 못했다. HFO, 암모니아, 이산화탄소가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발견되지 않은 환경오염 가능성이나 높은 비용 등의 문제가 있다. 현재는 지구온난화지수가 낮은 HFC를 사용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으로 보인다. 또한 CFC의 사용은 금지됐지만 HFC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여전히 CFC가 부산물로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다. 게다가 HFC 수입이 제한되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밀수를 감행하는 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지정된 업자들이 허용량을 초과해 수입하는 것을 단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심지어 HFC를 소화제로 사용하는 소화기를 '친환경청정소화기'라고 명시해 판매하는 업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아직 HFC의 규제가 초기 단계이며 법안이나 통계자료도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가 어두운 것은 아니다. 오존층 파괴라는 커다란 문제를 인류의 노력으로 해결한 것처럼, 우리가 노력하면 지구는 우리에게 언제든 화답할 준비가 돼있다.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면 새로운 해결책을 찾으면 된다. 오존층 회복의 신호가 인류에게 새로운 자극제이자 동기부여가 됐듯이 인류는 계속해서 나아갈 것이며 다가올 2050년, 우리는 예정대로 HFC의 퇴출을 기약할 것이다. 


수소불화탄소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오존층 회복, 인류의 첫 번째 성공", 21기 장세희, 22기 박주은,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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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끓는 물 속의 선크림 바른 개구리?", 14기 김준호 ,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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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오존층 회복? 하지만 남은 과제]

1) 안상석, "“얇아진 지구 오존층 회복 중” 인류가 노력하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 확인", Daily environment, 2023.01.15, https://www.dailyt.co.kr/newsView/dlt202301150002

2) 안혜민, "[스프] 구멍 난 오존층의 놀라운 반전! 나빠지는 것만 같더니 아니네?", SBS NEWS, 2023.03.23,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125418&plink=ORI&cooper=NAVER

3) 이유진, 정윤미, "유엔 "'피부암 차단' 오존층, 2040까지 완전 회복될 것"(상보)", news1 뉴스, 2023.01.10, https://www.news1.kr/articles/4920540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HFC]

1) 이재은, "냉방기기 수요 증가하는데...온실효과 1만배 'HFC냉매' 관리 '구멍 숭숭'", 뉴스트리, 2024.01.22, https://www.newstree.kr/newsView/ntr202401160009

2) 홍시현, "[해설] ‘오존층보호법’ 개정안 통과 의미는", 투데이에너지, 2022.10.17, https://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253497 

[HFC 규제의 시작, 현 상황은?]

1) 김성환, "지구온난화 물질(HFC) 규제 본격 시행한다", 이로운넷, 2023.04.21,https://www.eroun.net/news/articleView.html?idxno=31862

2) 박태홍, ""F-가스 통합법 필요...친환경 전환 보조금 지원도 절실"", 메트로신문, 2023.09.07,https://www.metroseoul.co.kr/article/20230907500266

3) 성백진, "EU, 불화온실가스(F-gas) 규제 개정안 3월 11일 발효", 냉동공조저널, 2024.03.16,https://www.hvacrj.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470

4)이승주, "내년부터 온난화물질 본격 감축…오존층법 개정안 시행", 뉴시스, 2023.04.18, https://www.newsis.com/view/?id=NISX20230418_0002270399

5) 오유진, "에어컨과 환경오염, 그리고 불평등", 전기신문, 2023.06.08,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21194

6)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글로벌 수소불화탄소(HFCs) 규제 동향 및 시사점", ISSUE REPORT, 6호, 2023.03.31.

[HFC를 대체할 차세대 친환경 냉매]

1) 강은철, "HFO냉매시대 열린다", kharn, 2018.07.08, http://www.kharn.kr/mobile/article.html?no=7243

2) 냉동공조저널, "자연냉매, 왜 HFO 냉매보다 나은가?", 냉동공조저널, 2020.09.03, https://www.hvacrj.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076

3) 이성규, "CO2 차세대 냉매로 자리잡을까", 사이언스온, 2016.10.26, https://scienceon.kisti.re.kr/srch/selectPORSrchTrend.do?cn=SCTM00156805

4)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글로벌 수소불화탄소(HFCs) 규제 동향 및 시사점", ISSUE REPORT, 6호, 2023.03.31.

[HFC의 퇴출을 기약한다]

1) 손영호, "온실가스 배출 주범' 냉매 규제하자 밀수 늘었다, 환경조사청 "단속 어려워"", Business post, 2024.04.08,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8386

2) 이재은, "[단독] '온실효과 1만배' HFC가스소화기...'청정소화기'로 버젓이 판매", 뉴스트리, 2024.02.23, 뉴스트리,https://www.newstree.kr/newsView/ntr202402210015

3) 한세희, "오존층 구멍 내는 프레온가스, 사용 금지 10년 됐지만...". ZDNET Korea, 2023.04.04,https://zdnet.co.kr/view/?no=2023040316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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