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나들이 시리즈] [취재] 환경교육과 전시, 전시관의 입장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2기 정이진, 23기 김태현, 24기 유현지, 25기 구윤서, 26기 김승진, 김예은, 류호용
친환경 인식은 있으나 실천으로 옮기기 어려운 현실
“친환경”이라는 말에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보다 지속가능성과 친환경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독일의 친환경 정수기 브랜드인 브리타가 20대 친환경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90% 이상이 일상에서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느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소비를 실천하는 비율은 11%에 그쳤다. 환경 보호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이것이 실질적인 실천 행위로는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친환경”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20대조차도 실질적인 실천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를 전 세대로 확장한다면, 친환경을 위한 실천에 참여하는 비율은 더욱 낮아질 것이다.
[자료 1. 여러 ESG 제품. 그러나 소비자들은 ESG 제품을 잘 구매하지 않는다.]
출처: EBN
그렇다면 사람들의 친환경에 대한 인식이 행동까지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표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지식 부족이다. 환경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식하고 있지만, 그와 관련된 용어와 정보는 어렵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이는 실천으로의 발걸음을 막는 가장 큰 장벽이다. 둘째, 지속가능성에 관한 관심이 이론에 그친다. 환경, 기후 위기, 에너지에 대하여 인식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본인의 의식은 부족한 상태이다.
사람들의 친환경 인식이 실천까지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접근하기 쉬운 환경교육과 체험을 통해 친환경 생활에 대한 본인의 가치관을 정립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이렇듯 현재 사람들은 환경에 관심은 많지만, 이것이 의미 있는 실천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물론 허구설, 과장설 등 기후변화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고 친환경 생활을 실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많지만, 자원은 언제든 고갈될 것이고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이 과거보다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에너지와 환경에 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역할을 하는 환경 및 에너지 전시관이나 교육 시설은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시의 광역 환경교육센터인 서울에너지드림센터를 방문했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를 방문하다
[자료 2.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외관]
출처: ⓒ23기 김태현
서울에너지드림센터는 2012년 12월 12일 설립된 국내 최초의 에너지 자립형 공공 전시관이다. 서울특별시 마포구에 있으며, 인근 전철역인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 근처에 서울에너지드림센터의 위치를 알리는 안내문이 있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는 쓰레기 매립지를 복원해 만든 난지도에 자리하고 있다. 난지도에는 하늘공원, 노을공원, 평화의 공원, 난지천공원이 있는데 서울에너지드림센터는 평화의 공원 안에 자리하고 있다. 다른 건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독특한 건물 모양이 가장 눈에 띄는 점이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의 1층에서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전시와 체험 시설이 있다. 전시에서는 신재생에너지를 더 재밌고 실감 나게 배울 수 있는 여러 요소가 있었다.
취재를 진행했던 8월 중순 한여름의 날씨에도 내부에는 냉방을 최대로 한 것처럼 시원했지만, 실제 내부에는 에어컨이 없다고 한다. 센터 내 전시물 해설사는 투어가 시작하자마자 관람객에게 이 사실을 알려줌으로써 관심을 끌었다. 실제로 센터 내부가 시원한 이유는 지열 에너지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히트 펌프를 이용해 땅속에 있는 냉기를 끌어 쓰는 것이다. 실제로 겨울에는 땅속 온기를 이용해 난방을 진행한다. 이처럼 여름철 시원함에도 시설 내 에어컨이 없다는 사실을 먼저 언급하고 투어를 시작함으로써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
[자료 3.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전시를 체험하는 대신기 단원들]
출처: ⓒ25기 구윤서
지열 에너지가 전시된 통로를 지난 후에는 에너지의 역사를 시작으로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관련 전시를 볼 수 있었다. 특히 수력,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각 종류를 전시하는 공간을 체험 위주로 구성함으로써 사람들이 신재생에너지 관련 지식을 더 재미있게 얻어갈 수 있도록 했다. 직접 펌프질을 하며 수력 발전, 터빈을 직접 돌리며 풍력발전을 배울 수 있었다. 바이오 에너지와 수소 에너지도 단순히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닌 버튼을 누르거나 핸들을 돌려가며 나오는 결과를 통해 신재생에너지를 학습할 수 있다. 이처럼 딱딱함에서 벗어난 교육과 전시를 진행한다면 신재생에너지를 지루하지 않게 학습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의 전시에서는 사실 위주로 설명하기 위한 노력을 찾을 수 있었다. 정치, 종교 등에서도 사상 차이 때문에 갈등이 발생하듯이 환경이나 에너지를 두고 벌어지는 관점 차이도 갈등을 유발한다. 신재생에너지 중에서도 특정 재생에너지만이 옳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고, 친환경적으로 보이는 제품이나 행위는 무조건 좋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의 전시는 이를 고려한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전시물 해설사는 해설 도중 사실만을 전달하며 관람객의 생각을 물어봤고, 전시 내용에는 기관의 생각을 언급한 부분을 찾을 수 없었다. 어쩌면 평생 가질 환경 관련 생각을 심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립성을 지키는 에너지 전시관과 교육 시설의 역할은 중요하다.
환경 전시와 교육의 현주소
지금까지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에너지드림센터의 전시를 통해 전시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갖춰야 할 사항을 살펴봤다. 이를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이용성 센터장 인터뷰를 통해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자료 4.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센터장 인터뷰]
출처: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제공
1960년대부터 교육과정 내에서 다뤄지기 시작했으나, 그 중요성이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것은 1990년대 이후였다. 하지만 법적·제도적인 기반이 마련된 것은 상대적으로 늦은 시기였다. 국내에서는 2008년에 환경교육진흥법이 제정되었고, 이 법이 환경교육을 제도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이 또한 매우 제한적인 수준이었다. 결국, 환경교육이 법적 뒷받침을 통해 활성화된 것은 2021년에 이르러서다. 이는 많은 환경교육 전문가들이 지속해서 노력한 결과로 볼 수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교육 현장에서는 환경교육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선택 과목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교육의 범위가 한정적이다. 환경교육과 관련한 교재나 교사가 부족하며, 대학 내에서 환경교육과가 개설된 학교도 매우 적은 편이다. 현재 국내에서 환경교육과가 있는 대학은 전국에 단 네 곳에 불과하다.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다루는 교육이 더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음에도, 이러한 한정적인 교육 인프라는 문제 해결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이러한 교육 인프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실제로 환경교육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도 시민이 환경 문제를 체감하고, 이를 실천으로 옮기게 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있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를 비롯한 몇몇 기관에서 환경교육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교육의 범위가 서울 및 대도시 지역에 국한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전국적으로 환경교육을 확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많은 사람이 환경교육을 받더라도 "내가 실천한다고 과연 무엇이 바뀔까"라는 인식을 하고 있어, 교육의 효과가 장기적으로 유지되지 않을 때도 있다.
이 센터장은 환경교육을 활성화하려면 법적·제도적 뒷받침뿐만 아니라 사회적 여론과 분위기 형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통해 교육의 필요성을 더욱 강하게 인식시키고, 이를 지원하는 정책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예를 들어, 흡연 규제가 강화된 것처럼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행동과 제도 마련을 촉구하는 여론이 형성된다면, 환경교육도 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실질적인 변화를 위한 환경교육의 중요성
환경 전시와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실질적인 행동 변화를 끌어내는 것이 목적이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에서 제공하는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은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좋은 사례로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제로 에너지 건축물의 운영 사례를 통해, 시민이 환경친화적인 기술과 생활 방식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제로 에너지 건축물의 12년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최적화 운영 방안이 제시됨으로써, 환경에 대한 이론적 지식뿐만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에너지를 절감하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제공한다.
[자료 5. 에코 투어 버스의 모습]
출처: ⓒ23기 김태현
이러한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은 시민에게 기후 위기와 에너지 사용 문제에 대한 인식을 심어줄 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예를 들어, 에코 투어 프로그램은 서울의 쓰레기 처리 문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여, 단순히 이론으로만 환경 문제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환경 문제와 어떻게 직면하고 해결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시민이 공원이나 자연 속에서 교육받으며, 쓰레기 문제나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선 실질적인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환경 전시와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시민의 인식이 변화하면서 실제로 행동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시민이 이를 통해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실천하는 작은 행동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에서의 경험은 이를 잘 보여준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의 교육 담당자가 말한 바로는 이 센터에서 제로에너지 건축물 관련 교육을 받은 한 할아버지가 귀촌 후 제로 에너지 건축물에 관심을 두게 되어 드림센터를 다시 방문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는 교육이 시민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잘 나타내는 사례다.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실천하게 되는 변화는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선 깊은 의미가 있다.
따라서 환경교육은 단순히 이론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적용할 방법을 가르치고, 시민이 실천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텀블러 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그 사용이 실제로 어떻게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잘못된 방식으로 사용돼 오히려 더 큰 해를 끼칠 수 있음을 알려주는 등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료 6. 텀블러를 쓰지 않고 모아두기만 하면 일회용품 사용보다 환경에 더 악영향을 끼친다.]
출처: 헤럴드경제
사태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 경각심을 갖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센터장은 실제로 쓰레기 매립지에 쓰레기가 쌓인 모습 등 사태의 심각성을 두 눈으로 직접 보면 지속적인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을지는 몰라도 환경 파괴를 일으킬 수 있는 행동을 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사태의 심각성을 직접 체험한다면 환경에 관해 더 신중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제도적인 지원도 중요하다. 서울시 광역환경교육센터가 올해가 돼서야 지정됐다. 지금껏 광역환경교육센터의 부재 속에서 환경 전시관 및 교육 기관끼리 협력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러한 파트너십 없이 올바른 환경교육에 관한 방향성을 찾기도 어려웠다. 이처럼 제도적인 지원 없이는 환경 전시와 교육이 효과를 내기 어렵다. 또한, 광역환경교육센터 지정이나 제도적 지원 등 어떤 것을 해내기 위해서는 법과 조례가 제정돼야 하는데, 이것의 확대도 필요하다. 이 센터장은 종이 빨대에 관한 강제성이 없어지고 대량의 종이 빨대를 구매했던 업주들이 혼란을 겪는 것처럼 제도와 정책은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결국,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환경교육이 시민의 인식과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체험과 실천이 결합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이 자발적으로 변화를 추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를 통해 환경 보호에 대한 사회 전반의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환경교육이 우리의 생각을 바꿀 날을 기대하며
[자료 7. 환경교육을 통해 실천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안산시
우리는 환경 보호의 필요성은 느끼고 있으나, 이것이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불편함이 따라 친환경 행위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환경 보호 실천에 관한 동기부여가 없어진다. 관람객이 생각의 변화를 불러오도록 하는 것이 전시와 교육이 갖춰야 할 사항이다.
이러한 환경 전시와 교육은 관람객의 생각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핵심이다. 단순히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생각만으로는 장기적인 실천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상황의 심각성을 직접 체험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교육과 전시를 통해 자원을 아끼는 동기부여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양질의 환경교육을 제공하고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도 중요하다. 어쩌면 환경 전시와 교육만으로 모두가 자원을 아끼는 삶을 살지도 모른다. 환경 전시와 교육이 탄소중립으로 향하는 지름길을 만들어 주길 기대해 본다.
환경교육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취재] 세 살 적 환경 교육, 여든까지 간다", 23기 김경훈, 김용대, 24기 이지혜,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439
2. "[인터뷰] 청소년 환경교육, 이대로 괜찮을까?", 20기 윤진수, 21기 곽서영, 정재혁, 홍서현, 22기 홍세은, 23기 안윤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262
참고문헌
친환경 인식은 있으나 실천으로 옮기기 어려운 현실
1) 구변경, "이마트-LG생활건강 ESG 행사…환경 고려 상품 10종 출시", EBN 산업경제, 2021.05.20, https://www.ebn.co.kr/news/view/1484223
실질적인 변화를 위한 환경교육의 중요성
1) 주소현, " “50개 모은다고?” 안 쓰면서 자랑만 하는 텀블러 수집 열풍…다 쓰레기 됩니다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 2024.02.16, https://news.heraldcorp.com/view.php?ud=20240216050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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