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그로브 시리즈] 위기의 맹그로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5기 김해원
맹그로브 군락의 역할
맹그로브는 블루카본(Blue Carbon)을 대표하는 탄소 흡수원이며, 염분이 있는 해변이나 기수 습지에서 서식하나, 뿌리는 물속에, 줄기와 잎은 물 밖에 나와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보통 군집으로 서식하는 맹그로브는 아열대 기후에서 대부분 자생할 수 있다. 현저하게 높은 탄소를 흡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쓰나미와 같은 바다에서 파생된 자연재해로부터 육지를 보호하는 천연 장벽 역할을 하며, 해양생물다양성을 높이는 데에 기여하기에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자료 1. 맹그로브 서식지 전경]
출처 : ⓒ25기 김해원
개발협력과 맹그로브
공교롭게도, 아열대 기후를 띄는 지역의 대부분은 ‘Developing Countries’라고 불리는 개발협력국들이다. 대부분의 개발협력국들은 환경에 대해 근시안적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다수이다. 그에 따라 맹그로브 군락지는 지금까지 서서히 파괴돼 왔다. 베트남의 경우, 새우 수출을 위한 양식장의 건설로 인해 맹그로브 숲을 무분별하게 벌목한 사례가 있었다. 이 지역은 1980년대 이후 새우 양식 산업 성장으로 40% 가까이 파괴됐으며, 육지 산림 벌채 속도보다 3~5배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문제가 파악됐다. 또한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가 됨에 따라 필연적으로 악취가 발생하는데, 이 때문에 많은 맹그로브 군락지가 벌목되기도 했다. 2010~2020년 동안 매년 102.4km²의 맹그로브 숲이 사라졌는데, 그중 43.3%는 양식장, 오일 팜 농장, 쌀농사 등이 원인이 되었다. 또한 인위적인 감소와 별개로, 2000~2020년 동안 전 세계 맹그로브 손실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자연스러운 후퇴"라는 개념도 등장하였다. 이건 강바닥 이동, 퇴적물 변화, 해수면 상승 같은 자연적인 이유로 맹그로브가 줄어드는 걸 말하는데, 전체 손실의 26%를 차지했다.
REDD+와 맹그로브
REDD+(국외 산림 탄소 축적 증진 사업) 또한 맹그로브 및 개발협력국의 산림 훼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두된 정책이다. 탄소 축적 보존, 지속 가능한 산림 경영, 조림과 산림 복원을 통한 탄소 축적 증진을 포함하는 국제적인 기후 변화 대응 메커니즘으로, REDD+의 주요 목적은 개발도상국에서의 산림 파괴를 방지하고, 이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맹그로브 군락지 복원도 이 일환에 속한다. REDD+는 맹그로브 보전 활동을 기후변화 대응 전략에 포함하고, 개발도상국이 맹그로브 보호를 통해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경제적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예를 들어, REDD+ 프로그램을 통해 맹그로브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관리 계획을 실행하는 국가들은 국제 기금 및 탄소 크레딧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는 지역사회 주도의 복원 사업과 생태 관광, 지속 가능한 어업 등 친환경적 대안 산업을 촉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맹그로브 군락지 복원
1) 아프리카 모잠비크
아열대 기후를 띄는 아프리카 동부 해안에 위치한 모잠비크에도 맹그로브 군락지가 서식한다. 맹그로브 복원의 성공률은 일반적으로 묘목의 생존율을 기준으로 평가된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복원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묘목 생존율은 매우 낮아 전체적인 복원 성공률은 저조한 상황이었다. 모잠비크의 경우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으며, 지금까지의 평가에서는 복원 성공률이 약 10%에 그친 것으로 보고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년을 기준으로 모잠비크의 림포포(Limpopo) 하구와 퀠리마네(Quelimane) 지역에서는 수문 흐름 회복을 중심으로 하는 복원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수행됐다. 이 지역에서는 맹그로브 서식지가 침수되는 유형의 세밀한 분류와 수문 흐름(hydrological flows)의 복원이 10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이루어졌는데, 이 두 가지 방향은 이 지역의 맹그로브 서식지 복원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단순히 묘목을 심어 개체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맹그로브가 자연적으로 자랄 수 있는 생태적 조건을 회복하는 것이 복원 성공률을 높이는 데 핵심적이라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이전에 개발된 맹그로브 침수 등급 분류를 현지에 맞게 적용한 것으로, 지형 측량과 GPS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문 흐름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새로운 수로를 개설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맹그로브의 종마다 수위와 침수 주기에 따른 적응 능력이 다른 점을 고려해 적절한 복원 장소를 선정하고 자연적인 재생을 유도했다. 퀠리마네에서는 염전과 양식장으로 인해 막혀있던 수로를 복원했고, 림포포에서는 2000년 대홍수로 파괴된 수문 구조를 회복시켜 맹그로브 숲의 기능을 되살렸다. 더불어, 이 복원 작업은 지역 주민들의 활발한 참여로 이루어졌으며, 남녀를 막론한 청년들이 투입됐다. 주민들은 지형 조사, 장애물 제거, 수로 파기, 묘목장 조성, 식재 등에 직접 참여했으며 일정의 인센티브를 지급받았다. 결과적으로 맹그로브 1헥타르당 식재 비용은 약 67달러로 매우 저렴했으며, 총 120헥타르(림포포)와 50헥타르(퀠리마네)가 복원됐다. 이 사례는 수문 복원을 기반으로 한 맹그로브 복원이 과학적 분석과 공동체 참여를 결합한 효율적인 접근법임을 입증하며, 저비용 고효율의 생태 복원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모잠비크의 사례는 맹그로브 복원에 있어 단순한 묘목 심기 방식에서 벗어나, 생태학적·수문학적 조건의 개선을 우선시하는 접근법이 더 효과적이라는 시사점이 있다. 수문의 흐름을 복원하는 방안은 거시적인 방안으로 자연적인 복원을 촉진하고 지속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2) 아시아 미얀마
미얀마의 남부 삼각주 지역에는 맹그로브 군락지가 분포한다. 이 지역에서 맹그로브 숲은 기후 변화 완화, 생물다양성 보전, 지역 사회의 생계유지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얀마는 아시아에서 맹그로브 감소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로, 지난 수십 년간 해안 지역에서 급속한 삼림 파괴가 이루어졌다. 농경지 확대, 양식업 개발, 무분별한 벌목과 도시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며, 이는 해안 생태계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생계 기반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맹그로브는 풍랑과 태풍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고, 어류 산란장 및 생계 자원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이 숲의 파괴는 지역 공동체의 기후 적응력을 저하하는 요인이 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UN-REDD 프로그램은 미얀마의 맹그로브 보호 및 복원을 위한 프로젝트를 시행하였다. UN-REDD는 미얀마의 델타 및 남동부 지역에 위치한 25개 맹그로브 커뮤니티와 협력하여 교육, 장비 지원, 재정 지원 등을 통해 맹그로브 보전과 친환경 생계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또한 위성 데이터를 활용하여 2016년부터 2021년까지의 맹그로브 면적 변화를 분석하고, 생물다양성, 기후 변화 완화 및 적응, 인간 복지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
[자료 2. 미얀마 맹그로브 복원 프로젝트]
출처 : UN-REDD
이러한 상황 속에서 위성 기반의 글로벌 맹그로브 감시(Global Mangrove Watch)와 지역 주민의 생태 지식을 결합한 공동 복원 프로젝트가 시행되고 있다. 주민들은 맹그로브의 수문 조건과 식생 변화를 직접 모니터링하고, 수로를 복원하며 자연 재생을 유도하는 생태 기반 접근법에 참여한다. 특히 여성과 청년층이 복원 작업과 교육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단순한 생태 복원을 넘어 지역의 기후 회복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를 통해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태풍 증가, 생계 불안정 등 복합적인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생태계와 지역사회 모두를 회복시키며, 기후 위기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삶의 기반을 구축하는 중요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맹그로브 복원 결과 및 지금까지의 시사점
전 세계적으로 진행된 맹그로브 복원 프로젝트들은 기후 변화 대응과 해안 생태계 보존에 있어 중요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다양한 대륙의 개발협력국에서 맹그로브 군락지는 파괴됐으며, 이 가치를 존중한 여러 정부, 또는 단체들은 지역사회의 순환을 지원하고, 자연재해로부터 기후 회복력과 적응력을 증진하는 긍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여러 도전과 한계를 동시에 드러냈다.
일부 복원 사업에서는 단순히 나무를 심는 것만으로 생태계를 회복할 수 없다는 점이 강조된다. 맹그로브가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문학적 조건과 토양 환경이 필수적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러한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한 식재가 이루어졌고, 결과적으로 높은 폐사율과 낮은 생존율을 보였다. 따라서 성공적인 복원을 위해서는 사전 생태 조사와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이다.
또한, 지역사회와의 협력이 복원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현지 주민들의 참여가 부족하거나, 그들의 전통적인 토지 이용 방식과 충돌할 경우, 복원된 맹그로브 숲이 다시 훼손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지역 공동체의 생계를 고려한 통합적인 복원 모델이 주목받고 있으며, 공동 관리 및 생태 관광을 접목한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맹그로브 숲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많은 지역에서는 맹그로브가 단순한 목재 공급원이나 경작지를 위한 개간 대상으로 여겨져 왔다. 따라서 환경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맹그로브가 제공하는 생태적, 경제적 가치를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학교 교육과 지역 워크숍을 활용한 환경 인식 개선 활동, 지역 지도자 및 어업 공동체와 협력한 홍보 캠페인 등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맹그로브 복원과 연계된 지속 가능한 소득 창출 모델을 개발하여 주민들이 직접적인 경제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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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개발협력과 맹그로브]
1) 조행만, 탄소 흡수원으로서의 맹그로브숲 보전 중요성 커진다, NewsTube, 2022.11.25, http://www.newstube.kr/news/articleView.html?idxno=807
2) HERALDECO, 해양숲 조성, 블루카본 실현의 첫걸음,
https://www.heraldeco.com/content/news_view.php?pk=1774%EC%97%90%EC%84%9C
[맹그로브 군락지 복원]
1) WIOMSA, (2020, September), WIOMSA magazine, issue no. 11.
2) UN-REDD Programme, At a glance: Myanmar’s mangroves,
https://www.un-redd.org/glance-myanmar-mangro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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