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움직임'으로 '물류'하자!
-물류 활동의 지속가능한 발전-
소비자가 제품을 주문하고 그 제품의 생산부터 소비자가 제품을 받는 과정을 공급 사슬이라고 하는데, 이 공급사슬 안에서의 수송∙배송∙조달 및 부가적인 과정을 일컫는 용어를 물류라고 한다. 물류는 마케팅∙영업처럼 막대한 돈이 들어오는 분야는 아니지만, 각 기업마다 공급 사슬의 비용과 시간을 줄여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에, ‘물류’는 기본적인 과정이다. 즉, CJ대한통운이나 롯데로지스틱스, 현대글로비스 같이 유명한 물류 기업만 행하는 활동은 아니고, 제조업 및 IT 회사에서도 비용을 줄이기 위한 기본적인 노력을 물류라고 칭한다. 택배 및 수송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물류 활동 중 하나이다.
물류에서의 친환경적인 방향은 무엇일까?
한편, 2015년 파리 기후 협정이 채택됨에 따라, 각 국가별 이산화탄소 감축량(INDC)이 정해지고, 보다 기업∙국가 간의 적극적인 노력을 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Green Logistics”로서의 움직임이 두각을 보이는데, Green Logistics란, 에너지 비용 급등에 의해, 공급 사슬을 최적화하고 동시에 물류 운영 시 발생하는 탄소 배출과 환경오염을 줄여야 하는 움직임을 말한다.
[사진1, Green Logistics를 통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법]
출처: Otsuka 홈페이지
그러면 물류 과정 어디에서 탄소가 배출되고 환경오염이 발생하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공급 망에서의 물류는 주로 각 과정을 연결하는 운송에 있다. 그러나 많은 물량의 물건을 운송해야 하는 물류업계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사실, 무거운 짐을 운송하기 위해서는, 신∙재생 에너지를 대체 연료로 사용하기 보단, 아직까지는 힘이 좋은 디젤엔진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친환경적인 흐름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절대 아니다. DHL, 아마존 등의 세계적 기업에서는 환경을 위한 노력이 계속 되어 왔다.
█ 국제 그린 에너지 엑스포의 ‘Schmid Korea’
먼저, 지난 4월, ‘대구에서 개최된 국제 그린 에너지 엑스포’에서도 그 기술을 찾아볼 수 있었다. 독일의 전통 장비 제조사이며 PV영역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SCHMID(이하 슈미드)는, 이번 엑스포에서도 자동물류 시스템인 몬트렉 시스템(Montrac System)을 선보였다. 몬트렉 시스템은, 슈미드 그룹으로 편입된 스위스 회사 몬트렉의 제품으로 모노레일을 이용한 지능형 운송 시스템이다.
[사진2 슈미드의 몬트렉 시스템]
출처: SCHMID GROUP 유튜브
Trac-switch, Trac-crossing, Shuttle등 여러 기능을 활용하여 운송 경로를 다양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국제 그린 에너지 엑스포에서 시연된 ‘몬트렉 시스템’은 손을 가져다 대면 작동을 중단하는 기능도 있어서, 안전사고를 매연에 방지할 수도 있다.
국제 그린 에너지 엑스포에서는 작은 크기의 운송 시스템을 선보였으나, 실제 작업 환경에서는 산업에 따라 크기가 더 큰, 최대 2층 규모의 시스템이 사용될 수도 있다고 한다. 또한 작업 환경에 따라 한 로더에 200kg까지 싣는 것이 가능하다.
[사진3, 슈미드의 몬트렉 시스템]
출처: SCHMID GROUP 유튜브
몬트렉 시스템은 제약∙자동차∙태양광 산업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사용되며 이송을 자동화하고 전기 에너지 사용을 절감한다는 장점 때문에 비용의 감소∙생산성의 증대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시스템의 유지보수도 거의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 태양광 지붕에 이어 하이퍼루프를 선보인 Amazon
최근 IT기업에서 유통/물류로 업종을 전환한 Amazon도 이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아마존은 올해 3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아마존이 전 세계에 보유한 창고 및 물류 센터에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시설에서 생산되는 총 전력은 41MW(메가와트)에 달할 전망인데, 설치가 완료되면 개별 물류창고의 태양광시스템에서 아마존의 연간 전기 수요 최대 80%까지 생산되며, 이렇게 생산된 전력들은, 물류 창고 내의 여러 설비들과 로봇이 사용하게 된다. 또한 아마존은 이 시스템을 확대해, 2020년까지 세계 물류 센터 50개에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할 계획이다.
[사진4, Fulfillment center (주문이행센터) 지붕에 태양광을 설치한 아마존]
출처: Amazon 홈페이지
Amazon의 이러한 움직임은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아마존은 이미 캘리포니아, 뉴저지, 매릴랜드, 네비다, 델라웨어 등 미국 전역에 걸쳐서 Solar Farm을 지어왔기 때문이다. 이 뿐만 아니라, Amazon Twin Farm System이라는 대규모의 풍력 발전 인프라도 건설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이 프로젝트는 2017년 5월부터 연간 약 32만 메가와트(MWh)의 전기를 풍력으로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Amazon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하는 이유는, 자체 에너지원에서 생산된 에너지가 아마존 데이터 센터의 전력을 충당하는 것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대규모 데이터 센터들은 “전기 먹는 하마”라고 불릴 정도로 데이터 소모가 크다. 실제로 NRDC(National Resources Defense Council)에 따르면, 데이터는 미국 전력 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에너지 소비자 중 하나이다. 그렇지만 이 프로젝트를 통해 Amazon이 장기 목표로 걸었던,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100%로 충당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KT경제경영연구소의 ‘아마존의 제4차 산업혁명 전개방향 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아마존은 제 4차 산업혁명시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물류 배송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바로 스마트데이터, AI, 드론, 로봇, 자율주행트럭 등 모두를 융합하여, 시간과 공간을 초월할 수 있는 물류 전용 수송 도로인 하이퍼 루프(Hyperloop)다.
[사진5, 아마존의 하이퍼루프 시스템중 하나인 Prime Air]
출처: Amazon 유튜브
Prime Air라고 불리는 위 드론은 아직 상용화 되지 않아 근거리의 배송만 할 수 있다. 대신 고객이 주문한 아이템을 가장 빠르게 배송할 수 있고, 또 무인화 및 자동화 기술을 사용하여 효율성과 에너지 절약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려는 DHL
세계적 국제 특송 기업 DHL은 물류 회사 중 친환경적인 흐름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선도 기업이다. DHL 코리아의 모기업 DP DHL은, 2050년까지 물류 현장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제로(net-zero)로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발표가 신뢰도가 있는 이유는 이미 DHL이 2020년까지 탄소 효율성을 30% 감소하겠다는 목표를 2016년 조기에 달성했기 때문이다. 그걸 가능케 한 방법은 청정 연료를 사용하며, 자회사의 운송 노선을 줄이며 연료 효율성이 낮은 노후차량을 교체하고 대신 친환경 차량을 도입한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목표를 소기에 달성하게 되었다.
[사진6, 대체 에너지/ 대체 기술을 이용하는 DHL]
출처: DHL 유튜브
DHL은 운송 차량과 수송용 비행기를 현대화 하며 대체 기술로 바꾸고자 했다. 노후차량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DHL의 본사가 위치한 독일 본(Bonn)에서는 탄소절감 배송을 위해 배송 차량을 전기 자동차로 대체되어 운영된다.
2050년 까지 탄소 배출량을 zero-net에 도달하기 위해 세운 DHL의 중간 목표는 다음과 같다. 탄소 효율성을 50%로 향상시키고, 매출의 50%이상은 친환경 솔루션을 도입하여 달성하는 것이고, 직원의 80%를 2008년부터 시행해 온 사회 공헌 프로그램 중 하나인 고그린(GOGREEN) 프로그램 전문가로 육성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온실 가스 배출량 보고를 통해 각 물류 과정에서 탄소가 얼마나 배출되었는지 확인하고, 외주 선정과정에선, Go green carrier score card를 통해 업체들이 해상 및 수송 부분에서 얼마나 환경적인 노력을 했는지 평가한 후 채택한다.
DHL 그룹은 고그린 프로그램을 통해 친환경 사업의 영역을 넓히고 시장에서 선두기업이 됨으로써 지속가능한 발전을 해나가는 것이 목표다. 이러한 사회적 공헌 활동들 덕분에 DHL코리아는 2013년에 녹색물류기업인증을 획득하고, 지난해에는 녹색경영대상을 4년 연속으로 수상하게 되었다.
또한 DHL에서 주목할 점은 DHL이 신∙재생 에너지 업체들과 공생하며, 사업 영역도 늘리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류 환경에서 친 환경적인 방법을 마련하는 대신 반대로 생각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DHL 신∙재생 에너지 기업들의 물류활동 역시 담당하고 있다.
지금까지 세 회사의 (해외)사례들을 통해, 그들이 어떻게 환경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물론 100% 공익을 위한 노력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실제로 그린피스는 아마존을 페이스북, 구글 등의 기업들과 비교 했을 때, 신∙재생 에너지의 활용이 미약하다고 비판한 적 있으며, 아마존은 데이터센터 때문에 환경 비영리단체들로부터 꾸준히 감시되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너지 사업을 확장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려 하는 그들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봐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 국내에서 감지할 수 있는 움직임은?
아쉽게도, 위의 세 기업들은 모두 외국 기업이다. 위의 세 기업 말고도 수송에서 친환경 노력을 하는 기업을 찾아본다면 FedEX, Ebay등 외국 기업의 한국계 지사가 더 많을 것이다. 국내 기업의 사례가 별로 없는 것은 아직까지 친환경 물류로서의 움직임이 덜 나타났다는 반증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아직은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운송을 하는 것이 더 수익을 내기 좋다는 판단 하에 그럴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국내에서 그 변화가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 3PL회사 (3RD Party Logistics: 기업의 생산활동 중 일부만 담당하는 회사를 칭함- 주로 운송) 중 국내 1위 업계의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친환경 전기 자동차를 제주도에서 선보였다. 국내 최초 전기화물차 택배서비스는, 경유 차량 대비 확연히 대기 오염물질 및 온실가스 배출이 없으며 경제성이 높은 전기화물차이다. 시범사업으로 일 50km이동한다는 것을 선보였다.
[사진7, CJ대한통운의 전기자동차와 전기차 충전기]
출처: CJ대한통운
이렇게 CJ대한통운은 전기화물차 도입 할 뿐만 아니라 전기차 충전소 설치 및 운영에도 나선다고 한다. CJ대한통운이 자체로 보유하고 있는 많은 인프라를 활용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성과를 기대해 볼만 하다. 이는 광양 물류 창고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다는 소식 이후 공식적인 두 번째 움직임이었다.
한편, 국내 기업 유진 초저온은 세계최초 에너지 완전자립형 물류센터를 착공한다고 지난 4월 발표했다. 유진 초저온은 평택 오성 외국인 투자 산업단지에, 세계 최초 LNG냉열 융∙복합시스템을 적용한 초저온 복합 물류 센터를 건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즉 LNG냉열기술, 태양광, 연료전지 등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외부 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도록 설계된 물류센터이다. 국내 최초로 LNG 냉열을 사용하여, 현존하는 다른 저온 물류센터와 비교해서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여 완전히 자립될 수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사진8, 유진 초저온의 물류센터 조감도]
출처: 유진그룹 홈페이지
제 4차 산업 혁명의 영향으로 파생된 IoT, 빅 데이터 기술들이 물류의 자동화∙무인화를 이끌어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그에 비해 환경적인 움직임이 위에 나온 기업들과는 달리 전체적으로 뚜렷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 현실이다. 기업들의 이익과 결부되어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환경을 생각하여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차츰 노력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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