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의 대표, Chromatography
분석화학은 ‘아버지’다.
어쩌면 화학과 인류의 관계는 구석기 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당시 원시인들은 어떠한 학문적 지식은 없었지만 ‘불’을 사용함으로써 최초로 ‘연소’를 목격했을 것이다.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연소를 비롯한 다양한 현상에 대해 정의가 이루어졌고 보일, 아보가드로 등에 의해 화학이 방대하게 발전하였다. 그와 함께 유기화학, 무기화학, 분석화학 등 세분화된 분야들이 등장하여 오늘날의 화학에 이르게 되었다.
그 중 분석화학은 화학의 세부분야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 일컬어지고 있다. 분석화학은 실험을 기초로 하는데 이론이 팽배하던 과학에서 실험을 통해 무언가를 탐구한다는 것은 실로 획기적이었다. 오늘 소개할 ‘크로마토그래피’도 분석화학의 갈래로써 실제 환경 오염물질을 분석하는데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이제부터 크로마토그래피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도록 한다.
시작은 엽록소로부터
크로마토그래피의 역사는 19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구소련의 식물학자였던 미하일 츠베트는 식물안의 색소를 분리하기 위한 기묘한 방법을 고안하게 된다. 그는 엽록소가 함유된 혼합물을 에테르에 녹인 다음, 유리관에 석회석 가루(CaCO3)를 눌러 담아 용액을 흘려내려 엽록소를 분리하였다.
이때 색색의 띠가 나타난 것을 보고 츠베트는 자신이 고안한 방법을 “색을 기록한다.”는 뜻의 그리스어인 ‘크로마토그래피’로 처음 명명하게 되었다. 츠베트 이후로 크로마토그래피의 많은 발전이 있었고 다양한 종류의 크로마토그래피가 생기게 되었다. 그렇다면 크로마토그래피에는 어떤 종류가 있으며 기본적인 원리는 무엇일까?
[사진 1. 미하일 츠베트]
출처: 위키백과
크로마토그래피의 기본 원리
어린 시절 과학시간에 분필에 잉크를 찍어 색을 분리하는 실험을 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는 대표적인 ‘크로마토그래피’를 이용한 실험이다. 과연 어떠한 원리로 잉크가 분리되는 것일까?
[사진 2. 분필 크로마토그래피]
출처: LG 사이언스랜드
크로마토그래피에는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어있는 ‘고정상’과 고정상에 대해 상대적으로 이동하는 ‘이동상’이 있다. 분필실험에서는 물이 담긴 플레이트에 분필을 올려놓으면 물이 분필을 타고 올라가면서 잉크를 분리하게 된다. 이 때 분필이 고정상이 되고 물이 이동상이 되는 것이다.
잉크의 색이 여러 개로 나뉘는 것은 잉크의 각 색들이 이동상인 물에 대해 서로 다른 친화도를 가지기 때문인데 여기서 ‘친화도’란 화학 친화도로 ‘어떤 반응이 일어날 때 물질 사이에 작용하는 힘’정도로 해석된다. 물과 친화도가 좋은 색은 고정상인 분필을 타고 더 멀리 이동한다. 각 색마다 물과의 친화도가 다르기 때문에 그림2에서처럼 잉크가 띠의 형태로 분리된다.
크로마토그래피의 종류
크로마토그래피는 이동상이 무엇인가에 따라 몇 가지 종류로 나뉜다.
여기서는 G.C와 Ion Chromatography에 대해 설명할 것이다. 아래 표는 액체 크로마토그래피와 가스 크로마토그래피를 비교해놓은 것이다.
[그림 1. GC와 Ion Chromatography의 비교]
출처: Environmental Analysis Analytical Chemistry by open learning
1) G.C
G.C의 개략적인 구조는 다음과 같다.
[그림 2. Gas Chromatography 구조]
출처: 부산대학교 환경공학과 환경분석모니터링연구실
Carrier gas는 이동상으로 쓰이는 gas를 저장하는 곳이다. 저장된 gas는 flow controller에 의해 일정한 유속으로 관을 통해 흐르게 된다. 분석하고자 하는 시료는 injector port에서 투입되고 시료를 머금은 gas는 Column으로 들어간다. 이때 시료는 주입되기 전에 가스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온도가 높은(약 300℃)상태로 주입된다. Column안에서는 분석물질(target compound)이 분리되며 Detector에 의해 감지되고 Recorder에 기록된다.
G.C는 이동상이 기체이기 때문에 온도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또한 휘발성 물질의 검출에 용이하며 높은 감도를 지닌다. 환경분석에서는 주로 BTEX(벤젠, 톨루엔, 에틸렌, 자일렌), PAHS(다핵방향족 탄화수소) 등의 검출에 쓰인다.
2) Ion Chromatography
이온 크로마토그래피는 액체 크로마토그래피의 한 종류로 이온의 ‘전기전도도(Conductivity)’를 이용해 물질을 분석하기 때문에 매우 높은 민감도 지닌다.
[그림 3. Ion Chromatography의 구조]
출처: 부산대학교 환경공학과 환경분석모니터링연구실
그림 5는 이온크로마토그래피의 구조를 나타내며 각 장치는 다음과 같은 역할을 지닌다.
Degasser: 액체(이동상) 내의 가스 제거
Pump: 유속 조절
Line Filter: 액체 내의 고형물 제거
Guard Column: Analytical Column 보호
Suppressor: background conductivity 제거
Conductivity detector: 전기전도도를 이용해 물질 감지
Buffer: 액체의 pH 유지
이동상인 액체는(Eluent) Pump에 의해 일정한 유속을 유지하면서 관을 따라 흐르고 degasser와 line filter에 의해 가스와 고형물이 제거된다. injector에서는 분석물질을 포함한 시료가 주입되며 Suppressor에 의해 분석을 방해하는 물질의 전기전도도가 제거된 후 detector에 의해 분석물질이 감지된다. 이온크로마토그래피는 주로 이온성 물질을 분석하기 때문에 pH에 민감한 영향을 받으며 환경분석에서는 주로 중금속 이온 및 산성비 속 이온(질산, 황산 등) 검출에 쓰인다.
내게만 있다. ‘Suppressor’
이온크로마토그래피는 Suppressor라는 특별한 장치가 있다. 시료 속에는 분석물질은 아니지만 분석물질의 전기전도도에 영향을 주는 물질들이 존재하며 이를 background conductivity라고 부른다. 따라서 정확한 분석을 위해 background conductivity를 제거해야하며 이 역할을 수행하는 장치가 Suppressor다.
[그림 4. Suppressor]
출처: 부산대학교 환경공학과 환경분석모니터링연구실
그림 6은 Suppressor의 원리를 말해준다. 용액(Eluent)에는 분석결과에 영향을 주는 나트륨, 탄산 이온 등이 포함되어있다(background ion). 이 용액이 Suppressor를 통과하면 background ion이 수소이온으로 대체되어 물과 이산화탄소가 형성된다. 이들은 용액 내에서 전기전도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분석물질의 전기전도도에 영향을 거의 주지 못한다. 따라서 이온크로마토그래피는 분석물질의 전기전도도만을 측정하기 때문에 매우 높은 감도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End
짧은 기사를 통해 크로마토그래피에 대해 알아보았다. 생각해보면 발명이란 정말 우연치 않게 생기는 것 같다. 엽록소를 분리하고자 했던 한 과학자에 의해 고안된 방법이 그렇게나 많은 종류의 물질들을 분석하는데 쓰일지 누가 알았겠는가. 원래는 크로마토그래피의 종류 외에도 Detector에 대해서도 다룰 내용이 있었으나 기사의 양이 많아질 것을 우려하여 일부러 배제했다. 기회가 된다면 크로마토그래피의 Detector를 다루는 후속기사를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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