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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술-산업-정책

대한민국의 그리드 패리티를 위해

by 설계학생 2018. 2. 10.

우리나라의 그리드 패리티 달성을 위해

 

 그리드 패리티는 화석에너지 발전단가가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와 같아지는 시점을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미래세대에 더 좋은 환경을 전해주려는 인류의 바람이 커지면서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불길이 번지고 있는 만큼, 그리드 패리티는 모든 나라에서 하루빨리 달성하고 싶은 목표이다. 이미 많은 나라들, 특히 신재생에너지 강국이라 할 수 있는 유럽의 몇몇 나라들은 그리드 패리티를 달성한 사례가 속속히 나오고 있으나 아직 산업의 단계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비교적 뒤처져있는 우리나라는 갈 길이 멀기만 하다. 그래서 이번 기사는 그리드 패리티를 중점적으로, 국내와 해외의 그리드 패리티 현황을 살펴보고, 대한민국의 그리드 패리티를 가로막는 장애물들과 그 해결방안을 알아볼 것이다.

 

1. 국내&해외 그리드 패리티 달성 현황

국내 그리드 패리티 현황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다양한 제도들로 인하여 전 국민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의 변화와 비율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살펴보자.

 

[그래프 1_ 최근 5년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출처: 에너지 경제연구원

 

<그래프 1>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수력 에너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은 증가하는 추세이다. 특히 폐기물 에너지의 발전량이 상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이유를 제도적 측면으로 설명하자면, 2002년 시행되었던 ‘발전차액 보전 제도’ 그리고 이를 대신하여 2012년부터 시행된 ‘신·재생에너지 의무 할당제(RPS)’덕분에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용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래프 2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

출처 : e-나라지표

 

 <그래프 2>는 신재생 에너지 발전 시설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발전량 비율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의무 할당제(RPS)’가 시행하면서 발전사들은 자사의 생산 저력 일부를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해야 함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의 이용이 확대된 것을 알 수 있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발전량 비율은 그 어느 때보다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비율은 아직까지 총 발전량의 7.34%(2016년 기준)밖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신재생에너지의 단가는 어떻게 변화하였을까? 현재 우리나라는 화석연료를 이용하거나 혹은 원자력 발전에 전적으로 의지하여 전력을 공급받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화석연료를 대부분 수입에만 의존하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국민 대부분이 값싼 전기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신재생에너지의 단가는 현재 어느 정도 수준까지 와 있는지 확인해 보자.


[표 1_ 최근 5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

 출처 : 전력통계정보시스템

 불과 5년 전만 해도 474원이던 바이오 에너지의 경우 2016년 기준으로 88원까지 떨어지는가 하면, 2014년 기준 220.8원이던 태양에너지는 2016년까지 200.8원을 유지하는 등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석유, 석탄 등의 화석연료의 경우 100원을 넘지 않는 아주 값싼 가격으로 국민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그래프 3_  태양에너지 단가 비교]

출처 : 전력통계정보시스템

 원자력, 유연탄, 무연탄, 유류, LNG 그리고 양수까지 현재 우리나라에서 주로 사용하는 연료들의 단가들의 2016년 평균치와 태양 에너지 단가를 비교해 보았다. 한눈에 볼 수 있듯이 태양에너지 단가는 아직까지 화석연료의 단가보다 비싼 가격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래프 4_ 바이오에너지 단가 비교]

출처 : 전력통계정보시스템

 이번에는 바이오 에너지와 단가 비교를 해보자. 태양에너지보다 더욱 큰 차이가 났던 바이오 에너지는 15년도부터 단가가 급락하여 위와 동일하게 2016년 화석연료 평균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사용되고 있다. 평균치를 통한 비교이기 때문에 이를 보고 그리드패리티에 도달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머지않아 우리나라도 신재생에너지가 그리드패리티에 도달하는 날이 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해외 그리드 패리티 현황


[2_  20172분기 태양광산업 동향]

출처 : 한국수출입은행

 태양광 및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석탄 및 가스 등 화력발전 단가와 가격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지역 국가에서는 석탄발전이 여전히 가장 경쟁력이 있고, 유럽의 경우 탄소세가 부과됨에 따라 석탄발전의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태양광 발전단가는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하락하는 추세이며 미국의 경우 석탄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하락했다

 

2. 대한민국의 그리드 패리티를 가로막는 요인

첫 번째, 핵심 기술에 대한 투자 부족

[3_ 에너지 연구개발 투자액 국제 비교]

출처 : IEA 국제에너지기구

 

 에너지 산업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액이 선진국 대비 부족한 수준이다.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뛰어난 선진국보다 연구개발 투자액에 많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신재생에너지 R&D 투자액이 1.80억 달러로 저조한 편이다. 좀 더 쉬운 비교를 위해 상대적 투자액 비율을 계산했을 때 미국이 100%인 것에 반해 우리나라는 19.8%에 그쳤다.

 

두 번째, 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의 지연

과거에는 경제성, 기술력 부족, 제도 미비가 재생에너지 보급의 장애요인이었다면, 최근에는 사회적 수용성, 금융조달이 주된 어려움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경우 건설 및 운영 과정에서 농지 잠식, 환경 훼손, 소음 등으로 인한 민원 발생 문제가 심각하다.

                                                            

[그래프 5_ 재생에너지에 대한 지불의사액 비교]

출처 : OECD Statistiecs(2014)

 

 또한 재생에너지가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행 비용을 전기 요금에 반영할 필요가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소비자의 비용 지불의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들은 해외 소비자들에 비해 지불의 사액이 상대적으로 낮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강국인 독일은 재생에너지 전력 구입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분이 자동적으로 정산돼 일반 전기 요금으로 흡수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정부 보조가 아니라 최종 전력소비자인 국민들이 재생에너지 지원 제도의 운용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이다. 이는 아래에 개선 방향에서 다시 다룰 것이다.

 

3. 대한민국의 그리드 패리티 달성을 위한 개선 방향

 

 현 한국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관심은 집에 굴러다니는 펜과 같다. ‘막연한 발전’이라는 명목 안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다 결국 버려진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에게 쓰게 다가올 것이다. 국제 정세를 분석해 보았을 때 우리는 필연적으로 그들을 ‘따라’가야 한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3가지를 개선해야 한다.

 

첫 번째, 연구개발 투자의 확대

<!--[if !supportEmptyParas]--> 아래의 표를 보면, 신재생에너지 R&D 투자액에 대한 우리나라의 비중은 다른 나라에 비해 한없이 부족하다. 이에 비해 유독 화석연료 투자액 비율이 32.2%로 높은 경향을 띠고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며 이러한 구조 속에서 신재생에너지의 발전은 당연히 더디어진다. 이 속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추구해야 하며 그 방향성은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의 확대임에 틀림없다.

 

두 번째, 엽록체를 갖자

현재 우리나라 발전소는 지방에 몰려 있는 집중구조이다. 전력 생산은 남부 지방, 전력 소비는 수도권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지방의 발전소에서 수도권의 일반 가정이나 공장에 전력을 보내는 일을 송전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송전을 위해서는 송전 전선 및 고압 송전설비가 설치되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에 건설 부담 및 공간 부족으로 인해 전력 수급의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수도권 발전소가 시급한 상황이다. 여러 해결방안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각 건물마다 식물의 엽록체 역할인 ‘태양광 패널’ 설치가 있다. 태양광 패널을 옥상이나 태양열을 잘 받는 곳에 설치해 효율을 낼 수 있다. 실제로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관공서나 개인 사유물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트렌드에 발 빠르게 맞춰 가야 하며, 2017년에 한국에너지공단에서 1만 3천 가구 태양광 대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기회를 통해서 대규모 발전소 기반의 전력 공급 방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민간사업이 주도하는 새로운 시장의 발을 열었으며 스스로 자급자족하는 엽록체의 초석을 쌓았다고 할 수 있다.

 

[사진 1_ 태양광 판넬이 설치 된 일본 삿포로에 위치한 관공서]

 출처 : 직접 촬영

 세 번째, 인식의 변화 촉구

 

[4_ 주요국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교]

출처 : IEA 국제에너지기구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란 아주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오죽하면 ‘돈이 최고지’ 또는 ‘돈으론 안되는 게 없어’라는 사고방식이 우리 사회 속에 만연하게 흩뿌려졌다. 그리고 이 착각이 잘못된 방향으로 인도하고 있다. 경제급전이란 개념 아래서 가장 저렴한 에너지원을 이용한 전기를 우선적으로 생산하고 공급하고 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당연히 석유에너지다. 이러한 메커니즘 속에서 우선순위에 밀린 친환경 에너지 및 신재생에너지는 자연스레 도태된다. 그리고 이것은 큰 문제이다. 아래의 표를 보면 다른 나라와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2015년에 그리드패리티를 달성한 독일, 일본, 호주와 2020년에 달성 예정인 미국, 중국, 영국, 인도에 비해서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1.9%로 저조한 편이고 이것은 경제관념에 인한 폐해이다.

 설상가상으로 관련 예산이 2012년 9,713억에서 2016년 7,208억으로 감소하는 정책이 추진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인식의 변화는 필수적이다. 눈앞에 있는 이익에 급급하기보단 투자가치가 있는 미래지향적인 에너지원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 더 현명하다. 아래 표와 함께 석유에너지와 재생에너지의 단가를 비교해보면 석유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고진감래라고 하지 않는가, 비록 값은 비싸지만 미래에 다가올 빛나는 발전을 위해 우리 함께 ‘인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35의 수치가 미국을 넘고 일본을 넘을 때까지 함께 걸어가야 한다.

 특히 독일의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일이다. 독일에서 이들은 에너지 전환의 견인차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풍력의 경우 경관과 소음의 이유로 주민 반대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은데, 협동조합을 통해 주민들이 스스로 풍력 발전사업에 참여하면서 이런 님비현상이 잦아들게 되었다. 거기에 양조장을 에너지의 집이란 이름의 사무실로 개조해 이곳에서 150명의 원아가 있는 어린이집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독일 에너지 협동조합은 누적 1GW에 달하는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했고 18억 유로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유명한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라고 말한다. 그는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인정하고 자각할 수 있는 ‘무지의 지’를 중요시했다. 우리나라는 지금 현 상황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만, 그 개선책에 대해서는 추상적이고 불투명하다. 하지만 ‘무지의 지’ 자세를 함양해 모르지만 시행착오를 겪고 다양한 방법을 구체화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더 큰 강대국의 모습으로 우뚝 서있을 것이라고 자부한다.

 참고문헌

 

1. 국내외 에너지 신산업 트렌드 및 활성화 과제현대경제연구원

2. 16만명의 독일시민이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에 가입한 이유환경운동연합

( http://energyjustice.tistory.com/635 )

3. 2017년 2분기 태양광산업 동향, 한국수출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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