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도 친환경적으로, 평창의 그린 올림픽
2018년 2월, 88년 서울 올림픽에 이어 우리나라 평창에서 올림픽이 진행되었다. 상당히 추웠던 겨울이었지만 올림픽의 열기는 우리들의 추운 몸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선수들은 4년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홈그라운드에서 여지없이 뽐냈으며, 국민들은 이에 환호했다. 평창올림픽은 경쟁의 장이 아니라 평화와 화합의 장으로서 희망, 열정, 기쁨 등의 수많은 메시지를 남겼으며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힘을 보여주었다. 그 메시지들 중 평창 올림픽이 강하게 내세운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그린 올림픽이다. 평창 올림픽은 그린 올림픽이라는 테마 아래 환경 친화적인 올림픽을 개최하는 데 성공했다.
사실 환경에 대한 메시지는 올림픽에서 빼놓을 수 없다.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에서 개최된 올림픽이 무분별한 콘도와 리조트의 건설로 인해 최악의 환경오염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그 이후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는 그린 올림픽 개념을 도입하여 개최국에게 환경 보호의 의무를 주었다. 그래서 1994년(동계 올림픽과 하계 올림픽의 교차를 막기 위해 2년 후에 개최)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올림픽부터는 모든 개최국들이 환경 보호 계획을 제출했으며 개최 과정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그린 올림픽’을 이뤄 왔다. 예를 들어 릴레함메르 올림픽은 철새 도래지를 피해서 올림피아 홀을 건설했고, 인쇄물들을 재활용 용지로 사용했다. 시드니 올림픽은 주경기장에 가스병합 시설을 설치함으로써 온실가스의 발생량을 줄였고 에너지 절약, 폐자원의 발생 억제를 테마로 삼았다. 1992년 실패 이후 IOC는 그린 올림픽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개최지 선정에서부터 환경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으며, 2년 마다 스포츠와 환경에 대한 회의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과 우려는 여느 때보다 높다. 각 국가들은 온실가스, 탄소배출에 대한 규제를 하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보급하는 등 환경 친화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도 올림픽의 환경 친화적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즉, 이제는 환경 친화적인 요소를 얼마나 활용했는지가 올림픽의 성패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평창은 친환경적인 관점에서 유래 없는 성과를 보여준 올림픽이다. 먼저 평창 올림픽은 성공적인 환경올림픽을 위해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한국 환경 산업 기술원이 업무협약을 맺었다. 2016년 5월 맺어진 업무협약을 통해 다양한 전략이 수립될 수 있었다. 업무 협약이 목표로 한 것은 탄소제로 올림픽이었다. 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의 주 원인이다. 그렇기에 1997년 제 3차 기후 협약 총회에서 교토 의정서를 채택해 온실 가스 및 탄소 배출의 감축을 합의 할 만큼 각 국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평창 올림픽은 이 부분에 집중하여,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5가지 전략을 채택하였다. 그 전략은 녹색 건축물 인증, 저탄소 수송시스템 구축, 저탄소 인증제품 구매, 폐기물 발생 최소화, 신재생 에너지 활용으로 구성되었다.
[사진1. 태양광 발전]
출처:한국 전기 안전 공사
녹색 건축물 인증 및 건물에너지 효율 등급 인증 전략은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설비를 설치하는 방향으로 진행 되었다. 명칭 G-SEED라 하여 에너지 절감 설비를 설치했으며, 수도 절약 설비를 추가 설치함으로써 빗물의 재이용 및 절수로 활용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신재생 에너지 발전도 적극적으로 채용하였다. 태양광과 지열에너지 이용 설비를 경기장 내에 설비하여 대회 기간 필요한 전력 전량을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하였다. 확보된 설비들은 약 4천 564 Kw의 기대 생산량을 가지는데, 이는 경기장 에너지의 12%에 해당한다. 이처럼 순환 가능한 에너지를 활용하여 친환경적인 전력 활용을 했을 뿐 아니라 태양광을 활용한 다국어 안내판, 안심 가로등의 설치를 통해 관람객이나 외국인의 편의도 고려하였다.
저탄소 수송시스템 구축은 평창에 연결된 여러 수송 경로들에서 발생 할 수 있는 온실가스에 대한 감축을 목표로 진행되었다. 대표적으로 원주와 강릉을 잇는 경강선의 구축이 있었다. KTX 경강선은 무엇보다도 CO2의 발생량 저하를 목표로 했다. 그 결과,경강선의 탄소 발생량은 1인당 7.47Kg으로 측정되었다. 이는 자가용 이용 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 대비 약 87% 낮은 수준이다. 전기 자동차와 친환경 자동차의 보급 역시 성공적으로 이뤄진 수송 시스템 구축이다. 전기 자동차의 보급에 가장 큰 문제는 전기자동차의 충전 시설 부족이다. 이에 착안하여 수도권과 강원권을 연결하는 6개의 고속도로에서 공공 충전시설을 마련했으며 충전기 고장에 대비한 긴급 출동 서비스도 시행하였다. 올림픽 내 보급된 전기 차는 150대이며 전기 차 급속 충전기는 11대가 설치되었다.
[사진2. 이동식 액화수소 충전소]
출처:전자신문.18.02.08
아직은 시행 단계이지만 미래의 그린 자동차로 손꼽히는 수소자동차에 대한 시범운영도 진행되었다. 자율 주행까지 가능한 수소 자동차 15대를 보급해 미래형 자동차의 청사진을 제시하였다. 하이리움 산업체에서는 2월 9일 평창 올림픽에서 이동식 액화 수소 충전소를 공개하기도 하였는데, 이 충전소는 저압의 액화수소를 1500~5000리터까지 저장할 수 있다. 그 저장량은 시간당 4대씩 하루에 최대 100대의 수소차를 충전할 수 있다. 이 시설은 충전 속도의 문제로 인해 지금 당장은 상용화하기 어렵지만 수소 저장의 효율성과 안전성이 기존 체제보다 뛰어나다는 점에서 친환경 차들의 보급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친환경 요소의 개발을 위한 노력들은 저탄소, 그린 올림픽이라는 평창의 테마와 맞닿아 있다.
저탄소 인증제품 구매와 폐기물 발생 최소화는 온실가스 감축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전략이다. 발생 폐기물의 80%가량이 재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올림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음식물 쓰레기들을 바이오 기술을 통해 자원화 함으로써 폐기물의 건강한 처리를 이루었다. 쓰레기 매립지는 약 86696m2 가량 생태 복원하여 통합 스포츠 단지를 조성, 평창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게끔 하였다. 대표적으로 강릉 올림픽 파크와 시민 체육공원이 쓰레기 매립부지에 조성된 건물이다. 풍력에너지 사용, 산림 탄소 상쇄 사업 등 저탄소를 위한 노력은 성공적이어서, 2017년 12월 통계에 의하면 평창의 온실가스의 감축 및 상쇄양은 총 165만 톤이다. 이는 목표였던 159만 톤 보다 103.8% 초과 달성한 성과이다. 참고로 2015년 우리나라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6억 9천만 톤이고 전년 대비 약 100만 톤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것을 국가의 성장과 동시에 이루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은 어려움에도 불구, 평창이 해낸 온실가스 감축은 꽤나 유의미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사진 3.평창군 미탄면 풍력 발전 단지]
출처:강원도민일보.16.03.28
신재생 에너지의 활용은 태양광, 지열에너지, 풍력발전이 활용되었다. 평창은 친환경 에너지를 통한 에너지 자립이라는 목표를 IOC에게 환경 보호 계획의 일환으로 제출하였다. 친환경에너지 중 태양광, 지열에너지로 경기장 건축물의 에너지를 일부 충당하였고, 풍력발전으로 올림픽 기간 내 소모되는 전력량을 담당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그를 위해 한국 남부 건설과 평창이 MOU를 체결 후 강원도 지역 내 풍력발전 클러스터 사업을 진행, 약 3500억 원을 투자하여 올림픽을 위한 대규모 풍력 발전단지를 건설하였다. 풍력 발전 단지를 통한 에너지의 자체 보급은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올림픽 대회 기간 내 필요한 전력 확보율을 104%, 초과달성하였다. 풍력 발전은 올림픽 기간 내에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어서, 올림픽 이후에도 평창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평창의 풍력발전으로 생산하는 신재생 에너지는 일반 가정 6만 7천여 가구가 1년간 사용 가능할 만큼 풍부한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이 밖에도 그린 올림픽을 향한 평창의 움직임은 다양하다. 평창은 역대 올림픽 최초로 환경, 온실가스, 대기질, 실내 공기질, 수질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린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환경 홍보관을 설치하여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부문 뿐만 아니라 지역 자연 환경에 대한 관리도 진행 중이다. 알파인 경기장 등의 건설로 훼손된 산림에 대한 대체림 조성 계획이 그에 해당한다. 먼저 평창은 알파인 스키장 건설 당시부터 환경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남녀 알파인 경기장을 합하였다. 역대 올림픽에 비해 굉장히 작은 면적으로도 효율적인 경기장의 건설을 이뤄내었으며 주요 식생군락지 7곳은 우회하여 건설하였다. 경기장 건설에 따라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산림 훼손은 철저한 대체림 조성계획으로 대비하고 있다. 2016년 45ha의 조성을 시작으로 2017~2018년 동안 62ha, 2018년 이후 67ha의 산림 조성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총 174ha, 훼손 면적 대비 223%에 이른다. 또 산림 속 건강한 생태환경 조성을 위해 장수하늘소, 열목어 등 멸종 위기종 4개종을 대상으로 증식 및 복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4. 지속가능 경영체계 국제인증]
출처:2018 평창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비록 평창 올림픽은 개최 과정에 있어 잡음이 있었지만, 신재생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채용하여 에너지 자립을 이뤄냈다는 점, 온실가스 감축, 지속가능한 자연환경 조성 등 환경 친화적인 움직임을 인정받아 동계올림픽 최초로 지속가능 경영체계 국제인증(ISO20121)을 획득했다.ISO가 적극적으로 환경 올림픽을 조성하려 하는 만큼 앞으로 개최될 올림픽들은 지속가능성, 그린 올림픽 실현, 신재생 에너지의 활용 등을 외면하고 개최하기에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그러한 차원에서 평창은 좋은 선례가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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