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가 붙은 것들은 다 문제야!
많은 이들이 이번 봄, 미세먼지 때문에 목이 아프고 전망에서 예쁜 풍경 또한 보지 못했을 것이다. 이와 같이 환경을 해치고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가 붙는 단어가 또 하나 있는데, 바로 미세 플라스틱(Microplastics)이다.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가 사용하고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하고 먹은 해양 동물의 뱃속에서 배출되지 않고 가득 차 영양실조, 독성으로 인해 사망하게 된다. 해양 동물의 성장과 번식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다시 우리 체내로 들어와 인체에 해로움을 가지고 있는 미세플라스틱이란 무엇일까?
[그림1. 미세 플라스틱]
출처: 그린피스 홈페이지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으로 불리며 제조 당시 5mm 이하로 만들어진 1차 미세 플라스틱과 플라스틱 페트병처럼 입자가 큰 플라스틱이 바람, 파도, 햇빛의 자외선 등에 의해 마모되거나 쪼개져 5mm 이하가 된 2차 미세 플라스틱이 있다. 1차 미세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마이크로비즈(microbeads)는 우리가 얼굴을 꾸미기 위해 쓰는 화장품, 그 화장품을 씻어내기 위해 사용하는 세안제, 각질 제거와 세정 효과가 있는 스크럽제나 치약 등의 생활용품의 원료로 곳곳에 숨어들어있다.
[사진1. 마이크로비즈]
출처: 그린피스 홈페이지
주변에서 쉽게 보이고 자주 쓰는 미세 플라스틱이 왜 우리에게 위험하다는 것일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점은 우리가 버린 미세플라스틱이 다시 우리가 직접 섭취하며 몸속으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그림2. 미세 플라스틱 순환과정]
출처: 그린피스 홈페이지
마이크로비즈가 들어간 스크럽으로 세수를 하고 나면 10만개의 마이크로비즈가 바다로 흘러가고 ‘죽음의 살충제’로 유명한 DDT를 비롯한 각종 유해 화학물질이 달라붙는다. 그 마이크로비즈를 먹이로 착각해 삼킨 대서양 참다랑어, 굴, 바닷 가재, 홍합, 황새치, 날개다랑어 등 해양생물들은 생물을 구입한 사람의 식탁에 올라가 결국 우리 입으로 다시 섭취하여 몸속에 축적되는 악순환의 연결고리가 되는 것이다. 또한 앞에서 언급했듯이 육안으로 보이는 플라스틱을 해양생물들이 먹이로 착각하고 삼켰다가 죽음에 이르러 생태계 교란을 일으킨다. 고래 뱃속에서 나온 쓰레기들, 바다거북의 코에 들어간 플라스틱 조각, 새의 사체가 썩어 고스란히 보인 플라스틱 등 피해를 입은 해양 생물들은 수없이 많다. 플라스틱 입자는 환경과 주위의 바닷물 중에 보통으로 존재하는 합성 유기화합물(잔류성 유기오염물질(POPs) 등)을 그 표면에서 흡수함으로 고도로 축적해 운반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사람은 육안으로 보이는 플라스틱을 음식으로 착각하고 삼키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 하지만 체내에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하지 못한 채로 수중 생물을 섭취하게 되면 인간의 몸에 쌓여 병을 일으킬 수 있다. 해양에서 검출되고 있는 유기합성화학물질중 ‘알디카브’는 신경계에 독성이 높아 질 수 있고, ‘벤젠’은 빈혈, 백혈병을 일으키며, ‘클로로포름’은 간장·신장의 손상시킬 수 있고, ‘다이옥신’은 피부질환, 암,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고, ‘이취화 에틸렌(EDB)’는 암, 남성불임을 유발하며, ‘트리클로로에틸렌(TCE)’는 고농도로 간장·신장의 손상, 중추신경계의 기능저하를 일으킨다. 일각에서는 아직 과학적으로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고 그것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례를 찾을 수 없다고 하지만 심각성을 미리 깨닫고 대처하는 외국 정부들의 사례를 살펴보자. 먼저, 인도 남서부에 위치한 카르나타카주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전면 금지하고 마이크로비즈도 명시해 금지했다. 미국은 2015년 12월 '마이크로비즈 청정 해역 법안(Microbead-Free Waters Act of 2015)'을 통과시켰다. 캐나다는 2016년 6월 마이크로비즈를 ‘독성물질’로 지정했다. 2015년 7월, 하와이의 호놀룰루도 의료용 등 특수 목적을 제외한 모든 상황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호주의 환경부 장관도 2016년 2월 마이크로비즈 규제 계획을 발표하고 대만과 영국 정부 각각 같은 해 8월 9월에 마이크로비즈 규제 계획을 발표했다. 마지막 대한민국에서도 큰 발전이 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2016년 여름 7월을 시작으로 미세 플라스틱 마이크로비즈의 위해성을 알리고 사용규제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한 덕분에 2016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씻어내는 제품군(세정제, 각질제거제 등)에서 미세 플라스틱 사용 금지를 발표했다. 연이어 2017년 2월, 식약처에서는 미세 플라스틱 규제 관련 개정안을 고시해 치약 같은 일부 의약외품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을 금지했다. 아직 남은 문제는 마이크로 비즈 관련 부처가 문제 규명을 위한 연구기간만 3년 이상으로 잡거나 타 부처에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마이크로비즈가 국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는데 제대로 된 정책 대응이 전무한 상태다. 규제를 강화시키지 않는다면, 우리가 평상시에 구분할 수 있고 제품을 피하는 방법은 없을까? 치약 속이나 세안제 속 모든 알갱이들이 플라스틱 마이크로비즈는 아니다. 일부 회사들은 호두껍질, 살구씨가루 등 알갱이 형태를 띄는 재료를 사용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PE, PP, PET 등 표기 성분이 있으면 마이크로비즈일 가능성은 있지만 전부 마이크로비즈인 것은 아니다. 우리는 제품 속 마이크로비즈 포함여부를 확실히 확인하려면 제조사의 확인과 함께 기업들이 제각각이지만 어떤 규제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최하위 점수를 받은 화장품 기업들은 피해야 한다.
[그림3. 세계 상위 30대 기업의 마이크로비즈 정책 평가] 출처: 그린피스 홈페이지
위의 그림처럼 그린피스에서는 우리가 앞으로 제품구매에 대해 더 신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마이크로비즈에 대한 규제에 따른 기업들의 점수를 매겼다. 마이크로비즈의 크기(정의)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가지고 정책의 적용 범위나 정책 실행 시점에 대해서도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가장 최하위 점수를 받은 기업은,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인 에스티로더, 레블론, 암웨이 등이 있다. 한국의 기업 중 아모레퍼시픽과 LG 생활건강은 마이크로비즈의 정의와 정책의 대상이 되는 제품의 범위를 한정했기 때문에 중위권에 머물렀고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기업 중, ‘니베아’로 유명한 바이어스도르프(Beiersdorf)는 폴리에틸렌 한 가지만 마이크로비즈로 규정해 여전히 다른 플라스틱 물질을 사용할 여지를 남겨두었다. 이미 흩어지고 버려진 미세플라스틱을 수거하려면 섬세하고 더 좋은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중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정부에서 촘촘한 법적인 규제를 펼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당장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한국에서 제품의 생산을 막는다면 외국을 갔을 때 잔뜩 사오는 개개인,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을 위해서 확고한 규제를 정하지 않는 기업에게 도덕성을 바라며 환경이 스스로 괜찮아지기를 내버려둘 수는 없다. 나 역시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기사를 쓰다보니 쓰고 있는 치약에 알갱이는 없을지 궁금해져 살펴 보게 되고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을 얼마나 사용했는지 생각해보았는데, 모두들 하루에 한번쯤은 경각심을 가지고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어떨까? 미세먼지의 피해로 인해 사람들이 중국을 강하게 밀어붙여야한다고 말하듯이 우리는 미세플라스틱의 피해로 인해 코앞에 바로 보이지 않더라도 잠재적으로 내재된 위험을 없애기 위해 강하게 밀어붙여지길 바란다. -그린피스 홈페이지 -식약청 -현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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