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저널기사

탈원전, 한국정책의 방향은?

by R.E.F 13기 양찬미 2019. 2. 7.

탈원전, 한국정책의 방향은?


13기 양찬미, 14기 송채연, 15기 김민서. 15기 김성중

 

문재인 정부 출범 공약 중에는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 30% 감소, 노후화된 원전 폐쇄 및 신규 설립 중단이 있었다. 정부 탈원전 정책으로 신고리 원전은 풍파를 온몸으로 겪고 있다.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는 건설 계획 백지화 대상이었지만, 공론화위원회 끝에 건설이 재개됐다. 신고리 4호기는 지난 2017년 물리적 공사를 마쳤으나, 운영허가 절차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그에 따라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고, 탈원전 정책은 많은 찬반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살펴보면, 재생에너지 3020정책의 경우 현재의 8%가량의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만들고(8차 수급계획 기준) 63.8GW 중 약 60%를 태양광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70년대 2차례의 오일쇼크를 경험하면서, 석유비중의 축소를 위해 노력한 결과 현재는 원자력, LNG 유연탄의 비중이 증가하였다(06년기준 석유43%, 원자력16%, LNG14%, 유연탄22%). 

전 세계적으로 자원 민족주의 및 국유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기에 정부는 에너지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계획들을 발표했다. 그러나 원자력의 비중은 3020%미만으로 전망하여 제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는 원자력발전의 증분은 상당히 적으며 앞으로 매년 1~2기의 원전 운행을 멈춰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가장 고효율이자 기저부하로써 가장 효과적인 에너지원을 포기한다면 전력 설비예비율이 안정단계인 15%이하로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 1. 고리원전 4호기]

출처 : 고리원전 4호기 수동정지국민들 방사선 유출 걱정’(산업일보)

기사는 현재의 원전 에너지 정책에 대한 반대 의견들을 알아보고 정부정책의 문제는 없는가에 대해 고찰을 해보려고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대학생의 신분으로 탈원전 반대서명운동을 진행한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손성현 학생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Q. 탈원전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저는 탈원전자체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균형적인 에너지믹스를 위해서 궁극적으로는 탈원전과 더불어 신재생에너지 등의 다른 에너지원들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탈원전 정책에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요인은 탈원전 추진과정이 비이성적이라는 점입니다. 안전성과 관련된 문제로 인해서 탈원전정책을 내세웠는데, 오히려 그것이 이유라면 원자력발전과 관련된 연구를 장려해서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탈원전정책을 추진해서 국내 원자력전공 학생들의 인프라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예측을 하지 못한 채 해외수출만을 생각하고 있다는 점 또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인 문제와도 직면하는데, 정부는 현재 건설중인 원전의 건설까지 모두 정지시키고 대기시키고 있습니다. 원전건설은 엄청난 규모입니다. 건설이 1주일만 지연된다고 하더라도, 그 사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엄청날 것입니다. (녹슨 철근을 닦는 것만 생각해봐도 엄청날 것입니다) 실제로 지금도 원전건설과 관련된 기술을 가진 여러 중소업체들이 부도가 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없애야 한다라는 1차원적인 정책을 추진한다면, 만약 40년 뒤에 다시금 필요를 느껴서 원전을 지으려고 한다면, 현재 기준으로 세계 최고수준의 원전건설기술은 남아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Q. 탈원전이 완전히 실현될 수 없다고 주장하셨는데 그 구체적인 근거가 무엇인가요?

A. 우선, 전력에는 *기저전력과 *첨두전력이 있다는 것은 에너지를 전공하시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저전력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지속적이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는 가격, 안전성 등의 요소들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애초에 지금 화두가 되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는 첨두전력의 영역으로, 원전과 다른 영역에서 각기 발전되어야 하는 분야입니다. 원전을 대체할 수 있는 기저전력으로는 현 정부가 이야기하는 LNG밖에 없을 것 같은데, 미세먼지 발생이나 에너지 자립의 측면에서 봤을 때 적은 연료로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으며 원료의 수입비율을 줄일 수 있고,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발전과정에서 핵반응을 사용하는 원자력발전이 연료의 연소반응을 이용하는 LNG 등 화력발전보다 대기오염을 적게 시킬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탈원전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기저부하를 위한 다른 종류의 에너지원이 있어야 하는데, 핵융합을 제외하고는 원전보다 좋은 방안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저전력(기저부하) base load

발전할 때 시간적 또는 계절적으로 변동하는 전 발전부하중 가장 낮은 경우의 연속적인 수요발전용량을 말한다, 일정기간(, , )동안 총 수요량이 변하지 않는 부분을 말한다.

출처 : 한국에너지공단 용어사전

*첨두전력(첨두부하)

지정된 시간동안 설비들에 의해 소비되거나 생산된 최대 부하. 이것은 어떤 정해진 기간 동안의 최대 순간 부하나, 최대 평균부하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최대 평균부하를 주로 쓴다. 상업적인 거래에서의 첨두부하(첨두전력), 그 기간 동안의 최대평균전력을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는, 순 간 크기와 순간 첨두전력은 같은 뜻으로 쓰인다.

출처 : 한국전력공사 용어사전

 

Q. 현 기술로 완전한 원전폐기물 처리는 불가능하므로 방사능에 대한 위험을 동반하게 되는데 이러한 위험부담을 하면서도 원전을 유지, 혹은 늘려야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A. 우선 어떤 물질이 방사선(radiation)을 방출한다는 것을 매우 나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방사선은에너지 방출량의 척도입니다. 그리고 방사능(radio activity)이라고 하는 것은 이러한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는 능률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용 후 핵연료를 굉장히 안전하게 처리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준위를 낮추고, 몇 겹의 안전처리를 한 후 동굴 등의 지하에 보관합니다. 현재 이 방법이 국제적으로 가장 안전하다고 허가된 방법이며, 이렇게 보관하는 이유는 원자의 자발붕괴(spontaneous decay)를 통해서 방출되는 방사선이 지면까지 올라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결론만 말씀드리면, 굉장히 안전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에너지 준위가 낮아집니다. 재처리에 대해서 더 자세한 설명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원자력공학의 특징이지만 내용이 굉장히 어려운 것으로 생각되어, 비전공자들은 쉬이 접근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폐기물에 대해서 엄청난 공포를 가지게 되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럼에도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더 나은 대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파이로프로세싱 등 핵연료재처리기술을 더 연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원전을 없애는 것이 답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파이로프로세싱 Pyro-processing

사용된 핵연료를 500도 이상 고온에서 용융염 상태로 만든 다음 전기분해를 이용해 우라늄 등 핵물질을 분리하여 다시 핵연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출처 : 한국에너지공단 주간에너지이슈 브리핑

 

Q. 국가주도 산업으로 초기 원자력 기술 시장을 키운 것과 마찬가지로 핵폐기물 처리기술을 먼저 개발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원자력 기술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닐까요?

A. 그 분야에서 대해 투자를 안 한다는 것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핵폐기물만 연구하는 것은 효용성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병행되는 연구가 더 의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우리나라의 원전 집적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 폭발 사고 발생 시 더욱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의견이 있을까요?

A. 괴담이라고 일축할 수 있습니다. 우선,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가압경수로형 원자로는 수m 두께의 콘크리트 벽을 비롯한 10중 이상의 안전장치가 되어있어 작동에 있어서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발생한다고 해도 절대 폭발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의 APR 1400 형 원자력발전소의 경우 비행기가 충돌해도 멀쩡한 수준입니다. 또한, 원자폭탄과 원자력발전소의 메커니즘은 사뭇 다르기 때문에 우려하실 것 같은 폭발사고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 “연쇄폭발”과 같은 문제는 절대 발생하지 않습니다.

 

Q. 한 칼럼에 의하면, 핵연료 처리비용, 원전해체 철거비용, 사고 시 피해보상금 등을 고려하면 원자력에너지도 결코 값싼 에너지가 아니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A. 한 칼럼에 의한 결과라는 것을 명확히 하고 싶습니다. 철거비용, 피해보상금 등은 주관적으로 책정되는 값이므로, 칼럼을 쓰는 사람의 견해에 따라서 고무줄처럼 조정될 수 있는 값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적인 지표들이나 객관적인 자료들을 찾아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일반적으로 세계적인 적정선과 실제 우리나라의 기술력을 고려해 사용 후 핵연료 처리비용을 포함한 모든 비용을 발전단가에 포함시켜서 계산합니다.

 그리고 원자력 발전은 설비용량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발전용량을 갖고 있습니다. , 효율이 높습니다. 이러한 원자력 발전이 다른 발전원들에 비해서 비싼 에너지라는 의견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원자력 에너지가 값싼 에너지가 아니라면, 중국,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원자력발전기술을 가지고 있는 세계적인 강국들이 발전소를 더 건설할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들이 생각하는 한국 에너지정책의 방향

 세계 에너지시장은 여러 환경 문제로 인해 재생에너지 전환을 계속해서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 중 하나이다. 그러나 현 정부의 정책은 짧은 시기에 많은 것을 이루려는 느낌이 있다. 2016년 기준, 한국의 에너지발전 비중을 보면 신재생에너지가 약 7%를 차지하며 IEA 재생에너지 기준을 적용하면 약 2%에 불과하다. 앞으로 2030년까지 10배 이상의 성과를 내야하는 것이다.

에너지정책은 매우 신중해야 하며 또한 절대로 짧은 시간에 해결될 수 없다. 그렇기에 재생에너지 전환 시 발생할 문제점들에 대해 정밀하게 분석하고 대책을 논할 필요가 있다. 특히 탈원전 문제처럼, 한국의 에너지 중 고효율이자 기저부하로써 가장 효과적인 원자력을 단기간에 줄인다면 필시 국내 발전량에 큰 타격이 올 것이다.

또한 한 정책을 시행할 때, 정부가 바뀌어도 이어서 시행되어 올바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정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따라서 현 정책은 신중함과 밸런스, 그리고 지속성이 유지되는 정책이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과정과 결과가 살아있는, 아름다운 재생에너지 전환이 시행되기를 바란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