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 무방류 시스템 무엇일까?
15기 민정윤
환경부는 하천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2012년부터 폐수종말처리시설의 방류수 수질 기준을 강화하였다. 이번에 강화된 방류수 수질 기준은 용수사용 및 공공수역의 생태계 보전에 중점을 두고 부영양화 생성의 주요 인자인 영양물질 총인(T-P)과 유기물에 대한 기준을 대폭 강화하였다. 특히, 수질 보전의 중요성이 큰 상수원보호구역, 수변구역의 경우 총인(T-P)은 10배 (2㎎/L → 0.2㎎/L), BOD(10 → 5㎎/L) 및 COD(40 → 20㎎/L)는 각각 2배로 강화되었다. 하천의 이용 상황, 목표 수질 등을 고려하여 방류수 수질 기준 적용대상 지역을 4개 지역으로 나누어 차등 적용하며, 강화된 기준을 준수할 수 있는 시설 등을 갖추는 기간 등을 고려하여 2012.1.1부터 적용되고 있다.
[그림 1. 공공하수처리시설의 방류수 수질기준]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이처럼 수질오염 방지를 위한 방류수 수질 기준이 강화되면서 물의 재이용도 중요해졌다. 우선으로 폐수가 수계로 배출되는 것을 최소화하며 물의 재사용을 통해 물의 지속가능성을 향상하는 방법으로 무방류 시스템(zero liquid discharge; ZLD)이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본 기사에서는 무방류 시스템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국외의 현황을 바탕으로 국내 무방류 시스템 개발 동향 및 시사점을 다루었다.
“무방류 시스템(zero liquid discharge; ZLD)”
무방류 시스템이란 방류수를 전혀 외부로 배출하지 않고 공장 안에서 재순환하거나 재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시설이 설치된 공장은 해당 지역의 배출기준에 맞게 오염물질의 농도를 낮추어 배출해야 한다. 오염물을 제거한 뒤 방류수는 대부분 인근 하천이나 강, 해역 등에 배출된다. 이 과정에서 폐수가 유출될 경우 수질이 오염된다. 즉, 무방류 시스템은 공업지역에서 발생하는 폐수가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함이다. 오염물질 배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게 되어, 방류 수계의 수질 개선과 수자원의 효율적 이용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최초의 ZLD 시스템은 열을 이용한 공정의 연속 배열로 구성되었다. 원수(탈염 농축수)는 스케일을 유발하는 이온을 제거하는 전처리를 거친 후 열을 이용한 공정인 염분 농축기와 염분 결정화기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증발한 물은 이온 성분이 매우 적은 순수이므로 재이용하고, 최종 산물인 고형물은 일부 가치 있는 물질은 회수하여 재이용하고 나머지는 매립된다. 이때 염분 농축기는 수분을 증발시키기 위해 일반적으로 기계식 증발 압축기(mechanical vapor com-pression; MVC)를 사용한다. MVC를 이용한 염분 농축기의 회수율은 90~98%로 우수하다. 그러나 우수한 처리 성능에도 불구하고 염분 농축기는 많은 열이 필요로 하므로 에너지가 많이 소요된다. 에너지사용량 절감을 위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원수 1㎥당 20~25kWh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또한 부식방지를 위해 고가의 재료를 사용하므로 설치 비용도 많이 소요된다. 농축된 염분수는 추가적인 물의 회수를 위해 염분 결정화조로 이송된다. 염분 결정화조는 염분 농축조와 마찬가지로 열원을 공급하기 위해 MVC를 사용한다. 결정화조는 원수 1㎥당 52~66kWh의 에너지를 사용하며, 이는 염분 농축기의 최대 3배에 해당한다. 결정화조로 유입되는 폐수의 염분 농도와 점도가 높기 때문에 물의 증발에 많은 양의 에너지 사용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염분 결정화조를 대신하여 증발연못의 사용이 가능하다. 이는 열원으로 태양열을 사용하므로 적은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장점이 있으나, 적은 용량의 처리에 적합하고 연못 주변의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있다. 염분 결정화조는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ZLD 시스템 구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공정이다. 따라서 염분 결정화조의 운영비를 절감하기 위해 결정화조로 유입되는 폐수의 양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외 무방류 시스템의 사례”
전 세계적으로 담수의 부족과 환경보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함양됨에 따라 수질 기준이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나라의 수질오염에 대한 ‘무방류 시스템의 필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70년대 콜로라도 강 주변에 발전소가 건설되면서 염분 농도가 증가하자 수질기준이 강화되었다. 이에 따라 콜로라도 강 주변의 공장 신축 및 증설 시 공장폐수 배출 허가에 수년이 소요되자 허가 기간의 단축을 위해 ZLD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발전소에서는 이온 농도가 높은 배연탈황(flue gas desulfurization; FGD) 폐수와 냉각탑 배출수가 폐수로 발생한다. 이들 폐수는 이온 농도가 높기 때문에 이를 수계로 배출하면 염 농도가 증가한다. 따라서 이러한 폐수의 수계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전소 폐수에 ZLD가 적용되었고, 2008년을 기준으로 ZLD가 적용된 사이트 82개 중 60곳이 발전소(나머지는 전자, 비료, 화학 공장과 광산)로 나타나 발전소는 ZLD 적용에 최적의 장소이다. ZLD는 탈염처리 시설에서 발생되는 농축수 처리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해수담수화 시설은 농축수를 해상으로 방류하지만, 내륙(Las Vegas, Phoenix, Denver 등)에 존재하는 지하수 담수화 시설에서 발생하는 농축수는 하천으로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의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ZLD 적용으로 해결하였지만, 여전히 많은 비용과 에너지가 소요되는 단점은 존재한다.
중국의 경우,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물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담수의 오염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수자원과 생태계 보호를 위해 2020년까지 수계로의 오염물질 배출을 억제하고 물의 재이용을 촉진하는 계획을 수립하여 ZLD 도입을 유도하고 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발전소가 ZLD의 가장 큰 시장이다. 발전소는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지만 중국의 발전소는 대부분 물 부족 지역에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ZLD가 해결책으로 부각되고 있다.
인도의 경우, 수질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강력한 규제를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2015년에는 하루 25㎥ 이상의 폐수를 방류하는 섬유 공장에 ZLD 설치를 의무화했다. 인도에서는 2008년을 기준으로 29개의 염색 공장에 ZLD가 설치되어 물을 재이용하고, 폐수에 존재하는 염을 회수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인도에서는 섬유 공장 이외에도 양조 공장, 알코올의 증류, 발전소, 석유화학 공장 등이 잠재적으로 ZLD를 적용할 수 있는 시장이다.
“무방류 시스템의 환경적 영향 및 향후 방향”
수질오염물질 배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여 방류 수계의 수질을 개선하고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재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 또한 존재한다. 첫 번째로는 ZLD를 통해 생성되는 최종 고형물의 처리이다. 만약 최종 고형물이 증발연못에 계속 체류한다면 악취가 발생할 수 있고 주변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최종 고형물을 매립할 경우 고형물에 존재하는 화학물질이 침출수에 용출되어 지하수 오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불투수성의 차단층과 모니터링 시스템이 필요하다. ZLD의 또 다른 문제점은 ZLD 과정에서 많은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것이다. ZLD의 전처리 과정 중 하나인 탈기(degasification)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또한 ZLD에 적용되는 공정들이 많은 양의 전력을 사용하고, 신재생에너지가 아닌 화력발전소와 같이 기존 전력 생산방법을 이용한 전력을 사용할 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이렇듯 ZLD는 수질오염 방지와 물의 재이용이 중요해지며 ZLD의 적용이 부각되고 있지만 높은 설치비, 많은 에너지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의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물관리 정책의 변화와 경제적 유인책이 필요하다. 우선 물 부족 지역과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업종은 ZLD를 적용을 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국내의 경우 상수원보호구역과 같이 오염총량제의 규제를 받는 지역에 위치한 공장들이 ZLD를 적용하고 있다. 또한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는 공장들은 수원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자체적으로 ZLD를 적용하고 있다. 또한 ZLD 시설의 해당 지역사회가 ZLD에 긍정적 의견을 내놓을 수 있도록 무방류 시스템의 실용화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폐수 무방류시스템 파일럿 테스트를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술적 측면으로는 ZLD의 전과정평가를 통해 ZLD 과정에서 필요한 에너지와 발생되는 온실가스를 산정하여 ZLD의 경제성과 환경성을 향상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참고문헌
1. 폐수 무방류시스템과 수질관리 정책연수단, 「폐수 무방류시스템과 수질관리방안 정책연수 보고서」,환경부, 2003.4
2. 하수도법 시행규칙, 국가법령정보센터
3. 문철환, 「무방류 시스템 정책과 기술, 향후 방향」, KOSEN 분석리포트, 2018
4. 이주형, 「낙동강 물문제 해소방안 연내 나온다」, 대구일보, 2019.04.29
'News > 기술-산업-정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람회]탄소 잡는 기술이 여기 다 있었네? 2019 대한민국 기후기술대전 (0) | 2019.09.10 |
---|---|
적정기술, 새로운 가치 창출 (1) | 2019.09.10 |
패시브하우스 열풍, 이제 우리나라도 시작! (1) | 2019.09.06 |
미활용에너지 어디까지 왔을까? : 담수 기반 수열에너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지정과 미활용에너지의 잠재력 (2) | 2019.08.31 |
단순한 기술 발전만이 정답이 아니야!! : 사용자 행동을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기술의 발전 (0) | 2019.08.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