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기술, 새로운 가치 창출
작성자 : 16기 문정호
전기가 없는 삶을 상상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현시대에서 전기 없이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을 만큼, 전기는 우리 삶의 필수적인 존재가 되어버렸다. 언제 어디서든지 간편하게 사용되고 전기를 너무 많이 사용하여 ‘절약합시다’라는 말이 나오는 우리나라와 달리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가에서는 전체 인구의 75%가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출처 : Alllights Village 네이버 블로그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해당 국가 지역의 문화적, 정치적, 환경적 면들을 고려하여 삶의 질 향상과 빈곤 퇴치 등을 위해 적용되는 기술이 있다.
통상적인 명칭은 적정기술이라고 하며, 저개발국에서 사용되는 적정기술은 물 부족, 질병, 빈곤, 문맹 등의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번 기사를 통해서 적정기술이 다양한 국가에서 어떻게 이용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여러 사례들을 바탕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1) Soccket Ball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에너지를 일상에 사용한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에서 개발된 적정기술이 있다. 아프리카는 아이들이 밤에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전기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하루에 서너 시간씩 축구를 한다는 점에 착안해서 2008년 하버드 공대 학생들은 축구공형 발전기를 만들었다. 이들은 'Uncharted Play'라는 벤처 회사를 설립하고 ‘Soccket Ball’이라는 축구공을 발명하였다.
출처 : Kick Starter
축구공에는 LED 램프를 연결할 수 있는 소켓이 있어 낮에 축구를 하며 저장한 전기로 밤에는 LED 램프를 밝힐 수 있다. 유도 코일과 자석을 설치해 15분 동안 차고 놀면 3시간 정도 LED를 밝힐 수 있다고 한다.
2) Hollow Flashlight
‘Soccket Ball’처럼 운동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도 있지만, 체온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손에 꼭 쥐기만 하면 체온으로 전기를 만들어서 불을 밝히는 랜턴인 ‘할로우 플래시라이트’는 2013년 구글 사이언스 페어에서 선보인 작품이다.
출처 : 구글 이미지
필리핀의 한 친구가 밤에는 전등이 없어 공부하기 힘들다는 영감을 받아 제작된 기술로, 열전소재인 ‘펠티에 타일’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생산된 전기로 LED를 밝히는 제품이다.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가에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성능이 개량돼서 아웃도어 용품이나 서바이벌 도구로도 사용되기도 한다.
3) Liter of Light
2002년 브라질 상파울루에 사는 평범한 정비공인 ‘Alfredo Moser’가 개발한 전구이다. ‘Liter of Light’는 페트병을 지붕 위에 고정시킨 형태로, 페트병이 하나의 전구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적정기술이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나라뿐만 아니라 자주 끊기는 전기와 높은 전기료로 고통받던 사람들에게도 월 23달 정도를 절약하며 밝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출처 : wikimedia commons
‘Liter of Light’는 버려지는 페트병에 표백제 10ml와 물을 가득 채워 페트병의 1/3은 지붕 밖으로, 2/3은 실내로 들어오게끔 지붕에 고정시켜 사용하는 것이다. 햇빛이 페트병에 뇌리 쬐면 빛의 산란 작용이 발생하여 전구와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초기 발명품은 햇빛이 드는 낮에만 사용할 수 있었지만, 야간 사용을 위해 태양전지 패널과 배터리 회로 등이 결합하여 현재 개량된 상태로도 보급되고 있다.
이러한 적정기술들이 보급되기 전, 대부분의 주민들은 전기를 사용할 수 없어 밤에 불을 밝히기 위해 등불을 사용했다. 그래서 화재사고는 빈번하게 일어났고 이에 따라 인명피해와 재산 피해도 발생하게 되었다.
위에 제시된 적정기술들은 해당 국가 지역의 문화적, 정치적, 환경적 면들을 고려하여 만든 후 보급함으로써, 밤에 생활을 할 수 있거나, 안전하게 불을 밝힐 수 있는 점 등 그들에게 많은 부분을 변화시켜주었다. 또한 ‘Liter of Light’처럼 버려지는 페트병을 이용하여 만든 제품은 탄소 배출을 줄여 환경보호 효과도 나타나고 경제적인 효과도 발생했다.
그러나 사람을 위한 적정기술이 모두 성공한 것만은 아니다. 개발도상국의 실정을 고려하지 않고 보급될 경우, 설치비용만 발생할 뿐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Play pump’를 들 수 있다.
플레이 펌프는 어린이 놀이기구와 수동식 펌프를 결합한 장치다. 쇠바퀴를 돌려 지하의 물을 끌어올린 뒤 물탱크에 저장하는 간단한 원리다. 아이들이 이 펌프로 놀다 보면, 지하 100m에서도 지하수를 끌어올릴 수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당시에는 획기적인 적정기술이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출처 : 구글 이미지
대표적인 이유를 2가지로 꼽을 수 있는데, 먼저 효율이 매우 좋지 않은 점이었다. 어린이 한 명 당 2리터 밖에 물을 못 끌어올릴뿐더러 기존에 썼던 손펌프보다 효율이 좋지 않은 점이었다.
그리고 사후관리 문제이다. 설치비용이 막대한 만큼 고장이 발생하면 많은 비용이 들 수 있다. 아프리카와 같은 국가에서는 고장이 발생할 경우 수리할 여건이 나지 않았던 것이다. 만약 고쳐서 물을 끌어올릴지라도 수리 비용이 많이 발생하다 보니 배보다 배꼽이 큰 셈이다.
우리는 전기를 쉽게 사용하기에 빛의 소중함을 모르지만 어떤 이들에겐 작은 빛조차도 매우 소중할 수 있다. 위의 사례들처럼 적정기술은 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켜 새로운 가치를 창출시켜주었다. 제시된 사례들은 모두 외국에서 개발된 사례지만 우리나라도 적정기술을 개발하는 전문가가 많이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적정기술에는 ‘플린트랩’ 이라는 기업에서 개발한 ‘플린트 쿡스토브’가 있다. 저개발 국가들에서는 전기가 들어올 수 없는 여건 때문에 나무나 숯, 석탄을 이용해 불을 피워 조리를 하는데, 이는 연소과정 중 유해 물질을 포함한 연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해당 지역에서 많이 재배되는 자트로파, 피마자 등의 식물에서 짜낸 기름을 바로 연료로 사용하는 스토브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유해 물질을 포함한 연기가 덜 발생할뿐더러 연료의 가격도 기존에 사용하던 연료보다 저렴해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셰어 라이트’, ‘난방 텐트’ 등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제품들이 다양하게 있다. 기존에도 많은 제품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적정기술 시장이 더 활발해져 많은 지역의 삶에 변화를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글을 통해 적정기술을 알게 되었다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적정기술을 당신도 실천해 보았으면 좋겠다. ‘Hollow Flashlight’는 15살의 소녀가 만들었고 이 기술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당신도 적정기술을 통해 충분히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자질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하여 삶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일을 실천에 옮겨보자.
참고문헌
1. 적정기술 / 네이버 지식백과
2. Socket ball / Kickstarter
3. 적정기술 파헤치기-소켓볼 / 네이버 블로그
4. 재생에너지와 적정 기술 / 전기신문
5. 페트병으로 밝히는 희망의 빛, Liter of light / 한국환경공단
6. 실패한 적정기술 : 플레이펌프 / 네이버 블로그
7. 촛불과 엘이디의 조화...알파고 시대에 뜨는 적정기술 / 한겨레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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