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좀 알고 쓰자!
-AMI(Advanced Metering Infrasturcture)-
전기가 없는 현실을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스마트폰의 대중화, 전기차에 관한 이슈만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듯, 현대사회의 모든 부분이 전기를 중점으로 이루어지는 전기화(Electrification) 시대를 맞이했다. 전기 없이는 보편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018년 11월 24일 발생한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인해 약 1주일간의 통신장애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 이 피해는 단순 통신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 카드결제와 현금인출과 같은 경제활동이 마비되는 큰 피해를 일으켰고, 화재 지점에서 7.7㎞ 떨어진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에서는 24일 통신장애가 발생한 초기 2시간 가량 환자 진료기록과 촬영 자료가 담긴 전산 차트 시스템이 먹통이 돼 응급실이 폐쇄되었다. 이는 가히 재난이라 부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사진 1.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인한 피해지역]
출처 : 시사IN
전기가 없는 경우는 이보다 심각할 것이라는 예상은 당연한 사실이다. 모든 통신기기가 전기로 구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 생활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는 전기를 사람들은 쉽게 생각하고 소비한다. 전기는 우리의 모든 생활 요소에 존재하지만 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재난 수준의 피해가 우려되는 정전은 탈원전 정책과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이 진행되면서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제3차에너지기본계획의 첫 번째 중점과제가 에너지 소비구조 혁신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전기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여름철마다 누진제와 함께 전기요금논란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인 에어컨의 사용법조차도 정확히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은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심각한 문제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이후에 생산된 에어컨의 경우, ‘켰다, 껐다’를 반복하는 것보다는 계속 켜 두는 것이 전력 소모가 더 적다고 한다. 이는 온도를 낮추기까지 드는 전력소모량이 온도를 유지하는데 드는 소모량보다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20대 초반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 결과,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전기요금 우려로 에어컨을 자주 켰다 껐다 반복한다는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이렇게 가장 이슈가 되는 전력기기에 대해서 국가적으로 보도 자료를 배포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다는 것은 다른 여러 가전제품에 대해서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리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전기절약에 관한 잘못된 상식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사용을 위한 정보를 얻는 수고를 굳이 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은 전기 사용에 관한 고지서를 매달 받으면서도 이를 잘 확인하지 않아 여름철처럼 전기요금에 민감한 특정 시기를 제외하면 전기소비에 큰 관심이 없다는 것을 자체 진행한 설문(기간 : 2019.08.07~2019.08.13, 응답수 : 20~50대 총 244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래프 1. 전기소비 인식 설문조사]
효율적인 전기사용을 위해선 내가 지금 얼마만큼의 전기를 사용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알 필요성이 있다. 언제 어디서든지 실시간 사용량을 알 수 있다는 말은 ‘실시간 절약’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선 AMI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AMI(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는 스마트 그리드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인프라로, 스마트미터 ,통신망, 데이터관리시스템과 운영시스템으로 구성되며 스마트 미터 내에 모뎀을 설치해 양방향 통신이 가능한 지능형 전력계량 인프라다.
현재 한국전력(이하. 한전)에선 AMI 기반인 ‘파워플래너’라는 앱을 통해 실시간 사용량을 월별로, 요일별로, 시간대별로 소비패턴을 확인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현재까지의 사용량을 기반으로 실시간 요금 및 당월 청구예상 금액을 보여준다.
[사진 2. 파워플래너에서 제공 중인 시간대별 및 요일별 예시사진]
출처 : 한국전력 파워플래너
[사진 3. 실시간 요금 예시사진]
출처 : 한국전력 파워플래너
그러나 이 앱은 AMI를 부착해야만 사용할 수 있으며 고지서 번호를 꼭 입력해야 아이디 가입을 할 수 있다는 안타까운 단점이 존재한다. 현재 AMI 부착가구는 약 700만호로 전체 가구수에 1/3에 조금 못 미치는 수치다. 한전에서 공개한 사용자들의 불만사항으로는 서비스 미대상(56%), 고객번호 미등록(30%), 통신장애(6%), 기타(8%) 등이었으며 고객만족도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는 앱 스토어 평점은 2.48을 기록 중으로 매우 불편한 앱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한전의 계획에 따르면 2020년까지 약 2250만호에 AMI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므로 이 계획에 따르면 늦어도 2021년에는 거의 모든 가구들이 실시간으로 사용량을 알고 본인들의 소비패턴에 대해 상세하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앱 사용 가능 대상임에도 이 서비스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이 다수이다.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 핵심 중 하나인 에너지 소비구조 혁신을 위해 꼭 필요한 서비스임에도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뜻한다. 또한 에너지 절약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부족한 상황 또한 에너지 소비구조 혁신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패러다임이 발생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선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체적으로 혁신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 중에서 에너지 소비구조 혁신을 위한 정부(사회)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알아봤다. 물론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를 위해 지속적인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국민들의 인식변화이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전기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기는 무한적이지 않다. 자원이 고갈되면 전기 또한 끊기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효율적인 전기소비를 해야한다. 이를 위해선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소비자’, 즉 국민들이 이에 대해 공감하며 행동으로 옮겨야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 기사에서, 현재 국민들의 에너지 소비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고 앞으로의 에너지소비구조 혁신을 위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참고문헌
1. 한전 파워플래너 Web 사용자 안내서, 한국전력공사
2. 옆집이 맘놓고 에어컨을 트는 이유, 산업통상자원부(경제다반사), 2018.07.24
3. KT 아현지사 화재사고,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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