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수소 산유국으로 한걸음, 친환경 수소 인증제도
13기 정수인
[ NEXO 프리미엄 ]
출처 :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올해 초 정부에서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시작으로, 한국은 세계 최고수준의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기술 연구를 바탕으로 수소 활용산업에서의 시장창출과 육성에 우선적인 중심을 두고 있다. 현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대 생산 및 수소충전소 1,200개소를 구축하고, 연료전지 발전용 15GW, 가정·건물용으로는 2.1GW를 보급하며, 그린수소 확대로 공급량 연 526만 톤, 1kg당 3,000원의 가격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저장 · 수송에 있어 안정적이고 경제성 있는 수소유통체계를 확립하고, 전주기 안전관리 체계 확립 및 수소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계획하였다. 만약 이러한 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된다면 우리나라는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하여, 2040년에는 ‘수소’를 통해 연간 43조원의 부가가치와 42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혁신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은 현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의 일환인 첨단산업 육성정책의 성격이 강하지만, 정부는 이 정책이 경제적 가치만큼 수소에너지 사용을 통해 에너지 소비의 탈탄소화로 온실가스 감축과 미세먼지저감 등 환경적 가치 또한 있다고 설명한다.
‘수소’는 친환경적인가?
우리는 경제 성장과 더불어 환경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수소’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 모든 산업에 중심이 되는 수소연료전지는 기존의 화석연료처럼 물질의 연소를 통해 에너지를 얻는 것이 아니라, 수소가스와 산소가스로 물이 생성되는 자발적인 전기화학 반응 과정에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부산물로는 오직 물만 배출되기 때문에, 기존의 화석연료 연소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 등이 발생하지 않는다. 수소연료전지의 메커니즘만 본다면, 수소 에너지는 분명히 친환경적이다.
[ 연료전지의 구조 ]
출처 : 호라이즌 퓨어셀 코리아 홈페이지
문제는 수소 ‘생산’에 있다.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현재까지 사용되는 대부분의 수소는 천연가스의 수증기개질, 석탄가스화 방법으로 화석연료에서 추출한 ‘회색수소(Grey Hydrogen)’이다. 이미 생산 기술이 잘 자리 잡았고, 1kg당 1~2달러로 저렴하게 수소를 생산할 수 있으나, 생산 과정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그와 반대로 ‘녹색수소(Green Hydrogen)’는 재생에너지에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하여 물을 전기분해하여 만들어 낸 수소를 의미한다. 로드맵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수소경제를 구성하는 진정한 의미의 수소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지만 생산 단가가 비싸다.
수소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첫째로 충분한 양의 수소가 안정적으로 공급되어 연료전지 기반 수소 활용 산업의 초기 시장 창출 및 육성이 되어야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천연가스 추출방식의 수소생산 및 공급 확대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은 앞서 말했듯 환경적인 측면도 강조하고 있기에 중장기적으로는 반드시 친환경 CO₂-free 수소 공급 확대를 추진, 달성하겠다는 목표가 이행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친환경적인 수소 생산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어떻게 수소를 ‘잘’ 생산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경제적으로 그린수소를 잘 생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는 수소전기차 및 발전용 ・ 자가용 연료전지 각 부문별 수소 조달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친환경 CO₂-free 수소생산 활성화를 위한 정책연구’에 따르면 현재 제시된 로드맵에서는 이러한 계획이 부재하고 전체적인 수소 생산방식의 믹스(포트폴리오) 목표가 구체적으로 설정되어 있지 않아 , ‘어떤’ 그린수소를 ‘어떻게’ 공급할지는 아직 목표나 계획이 분명하지 않다고 말한다.
둘째는 친환경 CO₂-free 수소 생산방식에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로드맵에서는 CO₂-free(그린) 수소 생산방식을 “재생에너지 생산 수소(P2G), 해외 수입 등을 통한 온실가스 미배출 수소”로 단순히 간주하고 있지만, 그린 수소 생산방식에 대한 정의와 범위를 따로 내리고 있지 않다. 유럽연합(EU)에서 추진하고 있는 그린수소 원산지 표시제도에서 활용하고 있는 ‘CertifHy 프리미엄 수소’처럼 수소 생산방식 획정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에서 생각한 ‘그린수소’는 100% 재생에너지 연계 수전해로 생성된 수소에 한정되어 있으나,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했을 때 원자력 기반 수소생산방식이나 CCS 설비가 추가된 천연가스 추출수소 등 저탄소 수소의 생산도 고려해 보아야한다.
친환경 수소 인증제도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유럽연합에서 추진하고 있는 그린수소 인증제도보다 정확하게는 그린수소 원산지 표시 제도를 벤치마킹한 ‘친환경 CO₂-free 수소 인증제도’의 국내 도입을 제안했다. 제안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보상’이라는 장치를 이용한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지속된다면, 재생에너지 연계 수전해 수소 생산의 손익분기점 상승으로 이어져 위축이 불가피해진다. 이를 구매자에게 재생에너지 연계 수전해 수소를 대상으로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격 수준만큼을 보상함으로 해결할 것을 제안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보상제도의 설계, 가령 보상금액 설정이나 조건, 보상금액의 재원부담 귀착문제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만 한다.
그리고 발전용 연료전지의 원료로써 친환경 CO₂-free 수소의 소비비중을 확대하기 위하여 친환경 CO₂-free 수소 인증제 연계 발전용 연료전지 REC 가중치를 조정하는 것이다. 그린 인증 수소에 상대적으로 높은 신재생공급인증서 가중치를 적용하여, 재생에너지 연계 수전해 수소 생산자에 일정정도 배분해주는 것이다. 이를 재생에너지 연계 수전해 수소 대상 REC 상당액 보상방안으로도 활용할 수 있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그린 수소 산유국을 꿈꾸는 대한민국
수소가 가지는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친환경적인 에너지와 경제성을 둘 다 가지고 있는 에너지는 드물다. 하지만 수소는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한다. 재생에너지 효율성 향상에 대한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이 때에, 자원 불모지인 대한민국이 꾸준한 기술 개발과 더불어 친환경 수소 인증제도와 같은 정책적 지원을 바탕으로 그린 수소 생산양이 많아진다면 우리는 그린 수소 ‘산유국’으로서 세계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다. 자원에 있어서 언제나 ‘을’의 입장에서 있던 우리나라가, 특별히 ‘친환경적인’ 에너지를 생산해내는 국가로 도약하는 것이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것 같다.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그린수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참고문헌
1.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산업통상자원부, 2019.01
2. 수소의 실체와 함께 살펴보는 수소경제의 미래, 유석현
3. 친환경 CO₂-free 수소생산 활성화를 위한 정책연구, 김재경 외 5명, 에너지경제연구원 수시연구보고서 , 20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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