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자립마을의 전망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5기 박정우, 16기 배영은, 16기 홍인설, 17기 노혜윤, 17기 심우빈
에너지 자립마을?
지난 2011년에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폭발 사고로 한국은 원전에 대한 위험성을 절실히 느꼈다. 그 이후 정부는 탈원전을 추진하여 신재생 에너지의 비율을 늘리는 에너지 전환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지자체 또한 에너지 전환에 노력을 가하고 있다. 원전에 이상이 생겨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고 원전 가동을 바로 멈출 수 없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에너지 자립마을' 이다.
에너지 자립마을은 마을 공동체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생산을 늘려 에너지 자립도를 높인 마을이다. 지역의 특성에 맞게 이용이 가능한 로컬 에너지로 개발하여 에너지 절약, 이용 효율 극대화를 위해 친환경 에너지를 적극 이용하는데 앞장서는 마을을 말한다. 몇 가지 마을을 보면서 에너지 자립마을이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그리고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들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1. 등용마을
[등용마을 태양열 온풍기 교육관]
출처 : 부안시민발전소 블로그
부안의 등용마을은 지난 2003년 부안 핵폐기장 반대 운동에서 시작된 에너지 자립마을이다. 등용마을의 주민들은 반대운동을 통해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의 필요성을 느껴 스스로 친환경 에너지를 만드는 에너지 자립마을로 거듭났다.
대체 에너지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시민 발전소'의 설립으로 이어졌고, 지난 2005년 4곳에 '햇빛 발전소'라 이름 붙인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했다. 시민 발전소는 햇빛 발전소 설치를 시작으로 에너지 자립마을로 가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등용마을의 에너지 자립은 두 가지 축으로 나뉜다. 신재생 에너지 개발과 에너지 절약이다. 현재 태양광 발전시설 41kW, 태양열 난방시설, 온수기, 지열 냉난방시설, 나무펠릿 보일러, 소형 풍력발전기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가정집 백열등 400개를 고효율 등으로 교체, 멀티코드를 활용한 대기전력 차단, 저소득층 주택 단열 개선사업 등으로 에너지 절약 운동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신재생 에너지의 원리를 체험하고 에너지 절약법을 배울 수 있도록 '신재생 에너지 테마파크'를 운영해 에너지 자립마을 홍보와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핵폐기장으로 크나큰 갈등과 아픔을 에너지 자립마을로 승화시킨 부안 등용마을의 사례는 국내 모든 지역사회에 본보기가 될 만하다.
2. 울산광역시
[2020년 울산광역시 신재생에너지보급 사업]
출처 : 한겨레
또한, 산업통산자원부가 주관하고 한국에너지공단이 추진하는 '2020년 신재생 에너지 융복합지원사업'에 선정된 울산광역시도 에너지 자립 사업을 추진중이다. 울산 에너지 자립마을의 대표적인 예로 남구 장생포 고래마을, 동구 대왕암 슬도마을, 북구 강동 산하지구를 들 수 있다.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에너지 자립마을로 선정된 지역에 태양광, 지열, 수소연료전지 등 2종 이상의 신재생 에너지원을 설치한다는 것이다.
[2020년 울산광역시 신재생에너지 보급 예정 가구 수]
출처 : 한겨레
울산시는 장생포 고래마을엔 태양광 39가구, 지열 1곳, 수소연료 전지 1곳, 대왕암 슬도마을엔 태양광 288가구, 강동 산하지구엔 태양광 169가구, 지열 3곳 등에 신재생 에너지를 보급할 예정이다. 에너지 자립마을 조성 기대 효과로, 친환경 랜드마크 생성과 에너지 효율을 높여 지역 주민의 전기요금 절약, 조선업 침체기 극복, 관광산업 활성화 등 경제, 환경, 관광의 다양한 분야 발전을 이야기 할 수 있다. 에너지 자립마을이 활성화 된다면 주목표인 환경적 효과뿐만 아니라 실생활에 직접적인 이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3. 서울시 성북구 석관두산아파트
[석관두산아파트가 에너지 자립마을임을 알리는 표지판]
출처 :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블로그
마지막으로, 서울시 성북구에 위치한 ‘석관 두산아파트’는 에너지를 절약해 주민들의 관리비 부담을 줄인 아파트로 유명하다. 1998세대가 살고 있는 이 아파트는 성북구청이 지난 2012년부터 도입해 운영 중인 에너지 절약 공동체의 ‘제1호 절전소’로 지정됐다.
마을 주민들이 실천한 첫 번째 방안은 24시간 켜져 있는 아파트 공동시설의 형광등과 엘리베이터, 가로등 등의 형광등을 LED등으로 바꿨다. 이로 인해 공용전기의 월 평균사용량은 30% 정도 줄었고 매월 약 1,800만 원의 공동전기료가 절감되는 효과를 얻었다.
그들의 두 번째 실천방안은 '한울타리회'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절전 활동이다. 한울타리회는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 등 25명의 주민들이 주축이 된 아파트공동체 활성화단체이다. 이들은 관리동 옥상처럼 비어있는 자투리 공간에 미니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전기 소비량이 줄어듦에 따라 한전과 전기 공급 계약 방식을 단일계약으로 전환했다. 단일 계약 방식은 종합계약방식과 달리 공용부문의 전기요금도 아파트 주민 개인이 쓰는 전기와 함께 계산하는 방식이다. 석관 두산아파트는 공동 전기사용량을 대폭 줄여 종합계약일때보다 세대별 전기요금을 좀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세대별 주민들이 실천할 수 있는 절전 운동도 활발히 전개했다. 예를 들자면 에어컨 등 대기전력 사용량이 큰 가전제품 코드를 뽑거나 TV 화면의 절전모드를 설정하는 것, 절수기를 공동구매해 겨울철 온수사용량 절감과 더불어 가스 사용도 줄이는 것 등이 있다. 이에 지난 2010년 대비 2017년 석관 두산아파트의 세대전기 및 공용전기 사용량은 각각 14%, 49%가 절감됐으며, 6~7년간 전기절약으로 약 5억 2천만 원 정도의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석관 두산아파트가 서울시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줄인 아파트가 되기까지는 에너지절약을 실천하려는 주민들 공동의 노력이 큰 밑바탕이 됐다.
서울시가 에너지자립마을의 우수 사례에 대해 서울 전역으로 확산에 나선다. 에너지 절약에 따른 주민들의 이익 환원, 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의 우수 성과를 서울 전역에 보급하여 ‘에너지자립도시’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에서 직접 공모하여 에너지자립마을로 육성했던 기존 방식과는 달리, 앞으로는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에너지 절감을 실천한 에너지공동체와 에너지자립을 달성한 마을을 ‘서울형 에너지자립마을’로 지정하여 관리할 계획이다.
에너지 자립마을의 과제
울산시처럼 정부의 주관으로 에너지 자립 마을로 선정이 되어 추진하는 경우도 있고, 부안처럼 핵폐기장 반대 운동에서 시작된 경우도 있으며, 석관의 경우처럼 지방 자치 단체의 추진으로 에너지 자립 마을이 되는 경우도 있다. 시작은 어떻게 되었든, 결국 우리 사회와 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마을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물론, 무조건적으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에너지자립마을은 규모가 커지고 전력자립률도 소폭이나 꾸준히 높아지고 있지만, 중도하차하는 마을 또한 잇따르고 있다. 연평균 14.8개 마을이 증가했으나 지난해까지 19개 마을이 사업을 접었다. 참여 마을 수 대비 중도하차 마을 비율은 2014년 6.7%에서 2017년 23.8%로 17.1%포인트 늘었다. 중도하차 마을의 원인으로는 태양광 시설 설치 공간 부족, 마을 간 네트워크 부족, 신기술 도입 비용 부족, 실효성 낮은 에너지 교육 등이 꼽혔다. 태양광 전력이 얼마나 생산되는지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지만 일부 마을에서는 전혀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전력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은 한계점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게 최우선이나 그간 양적 확대에만 치우쳐 기술 보급을 위한 노력은 미미했던 것이다. 각종 신재생 에너지 이용을 위해 설치해야 할 기계들의 초기 설치 비용, 신재생 에너지만 이용해서 생활하기에는 불가능하다는 현실적인 한계, 넓은 부지가 필요하다는 지리적 문제 등도 고려해 봐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에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주민들에게의 교육, 그리고 주민들의 양보와 협력이 함께한다면 분명 미래 사회에 깨끗한 환경을 남겨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1] 엄경선, “지방자치 시도와 도전<20> 전북 부안의 민간주도 에너지자립마을 운동”, 설악신문, 2013.06.24.(http://www.soraknews.co.kr/renewal/kims7/bbs.php?table=news&query=view&uid=28643)
[2] 임현진, “[‘리셋 코리아-마을이 답이다’(5)] 지역공동체의 건강한 순환계가 민주주의다”, 중앙시사매거진, 2017.06.17.(http://jmagazine.joins.com/monthly/view/317117)
[3] 민웅기, “<기획> 원자력을 넘어 에너지전환으로 대안을 찾는다 <11>/ 농촌 에너지자립마을 사례-부안”, 홍주타임스, 2014.09.15.(http://www.h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6369)
[4] 유지민, “에너지 부족(不足)? No! 에너지 부족(部族)인 에너지 자립마을을 파헤쳐보자!”, 에너지설비관리, 2017.09.01.(http://www.energycent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3)
[5] 신동명, “울산에 신재생 에너지 자립마을 3곳 조성”, 한겨레, 2019.10.10.(http://www.hani.co.kr/arti/area/yeongnam/912671.html)
[6]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세상 – 에너지전환 우수 사례 (20) 서울특별시 성북구 / 석관동 에너지자립마을”, 에너지정보광장, 2019.12.26.(https://m.blog.naver.com/energyinfoplaza/221749727252)
[7] 고영득, “서울 에너지자립마을, 지속가능성 미약”, 경향신문, 2018.07.19(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80712212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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