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에너지 시장에 주목받는 신소재; 그래핀의 활용
16기 전예지
그래핀은 sp2 결합으로 이루어진 탄소 원자들이 2차원의 벌집구조로 배열되어 있는 구조체로 독특한 구조적, 광학적, 전기·전자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핀은 매우 큰 표면적과, 높은 열 및 전기전도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우수한 기계적 물성과 높은 캐리어 이동도, 95% 이상의 높은 투명도를 가진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우수한 물성을 바탕으로 그래핀은 다양한 분야에서 최근 가장 많이 연구가 되고 있는 물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자료1. 그래핀의 구조]
출처 : EIT Raw Meterials
그래핀의 연구 초기에는 그래핀 자체만을 이용한 연구가 주를 이루었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수전해 수소 생산에서 기존 촉매인 백금(Pt)보다 훨씬 싸고, 성능과 안정성도 높인 ‘그래핀 촉매’ 연구, 금속이나 금속 산화물 등 다양한 나노입자가 그래핀과 결합된 나노입자-그래핀 하이브리드 구조체 연구, 그리고 그래핀을 이용한 나노입자의 구성 원자 관측 기술을 활용한 연료전지 및 촉매의 성능 개선 등 그래핀은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로 수소를 만드는 '그래핀 촉매'
기존 촉매인 백금(Pt)보다 훨씬 싸고, 성능과 안정성도 높인 ‘그래핀 촉매’ 덕분에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 기술의 시장성이 확보될 전망이다.
백종범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은 백금 가격의 4%에 해당하는 루테늄(Ru)을 그래핀에 담은 새로운 촉매 물질, ‘루테늄엣그래핀(Ru@GnP)’를 개발했는데, 이 물질은 현재 상용화된 백금 촉매를 능가하는 성능을 갖추고,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내구성도 지녔기에 백금 촉매를 대체할 차세대 촉매로서 가능성을 주목받고 있다.
물의 전기분해에서 고효율을 달성하려면 수소발생 반응이 일어나는 데 필요한 최소 전압이 낮고, 반응속도가 빨라야 한다. 지금까지 두 조건을 만족시키는 가장 우수한 물질로는 백금이 꼽혔지만, 귀금속이라 비싸고 물에서 전기화학적 안정성이 낮아서 조금씩 닳는 문제가 있었다. 백금을 대신할 비귀금속 기반 촉매 연구도 많았지만 물에서 산화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저가의 귀금속인 ‘루테늄 염(Ru salt)’과 ‘초산기(-COOH)가 붙은 그래핀’을 물속에 넣고 교반했다. 이때 자연스러운 화학반응(환원)이 일어났고 이 상태에서 열처리를 진행해 루테늄엣그래핀(Ru@GnP)을 제조함으로써 금속과 그래핀 복합체를 간단한 방식으로 생산해 가격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한 것이다. 이렇게 만든 ‘루테늄엣그래핀 촉매’는 물 분해 반응에 필요한 과전압을 백금 촉매보다 더 낮추는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또 물의 산‧염기 농도(pH)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 기존 백금 촉매와 달리, 대체로 일정한 성능을 보였다.
[자료2. 루테늄엣그래핀(Ru@GnP) 제조 모식도]
출처 : UNIST
상업적으로 사용 가능한 우수한 촉매의 조건은 크게 고효율, 우수한 내구성, 가격경쟁력 셋을 꼽을 수 있는데, 이 연구는 루테늄 촉매를 한층 강화시켜 상업화에 필요한 물 분해 촉매의 세 조건을 모두 만족시킨 결과로써, 금속과 그래핀 복합체를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길을 개척하고, 이를 통해 상업적 경쟁력을 갖춘 물 분해 촉매를 개발한 것으로 물의 산‧염기 농도에 관계없이 우수한 성능을 보이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속 나노입자-그래핀 하이브리드 촉매
그래핀은 매우 큰 비표면적, 높은 전기전도도, 우수한 기계적 물성을 갖고 있으므로 우수한 전기화학 촉매 활성을 위한 금속 나노입자와의 복합화에 가장 적합한 지지체 중 하나이다. 금속 나노입자와 그래핀의 복합화를 통해 금속 나노입자와 그래핀 각각의 페르미 준위에 따라 그래핀에서 금속 나노입자로 또는 금속 나노입자에서 그래핀으로 계면 전하 이동이 이뤄진다. 따라서 결합되어 있는 그래핀과 금속 나노입자의 계면은 ‘hot spot’으로 작용하여 금속 입자-그래핀 하이브리드 구조체의 촉매 활성을 크게 상승시키게 된다.
전기화학 촉매 응용에서 금속 나노입자의 크기, 형태, 조성 등은 촉매 활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자들인데, 최근 금속 나노입자 합성 분야의 발전으로 다양한 크기, 형태, 조성을 갖는 다양한 금속 나노입자 합성법이 개발되었다.
우선 금속 나노입자를 먼저 합성한 다음 그래핀과의 복합화를 통해 금속 나노입자-그래핀 하이브리드 구조체를 얻는 방법이 있다. 금속 나노입자 표면의 계면활성제에 따라 특정 용매에 분산된 금속 나노입자 용액을 얻을 수 있고 그래핀 또한 적합한 용매에 분산할 수 있다. 이 두 용액을 섞으면 계면활성제 교환을 통해 금속 나노입자가 그래핀 표면에 결합하게 된다. 이는 그래핀 표면에 금속 나노입자를 직접 성장시키는 방법보다 금속 나노입자의 크기, 형태 및 조성 제어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그래핀 표면에 금속 나노입자를 직접 성장시켜 금속 나노입자-그래핀 하이브리드 구조체를 얻는 방법이 좀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때 얻어진 하이브리드 구조체는 금속 나노입자와 그래핀 사이의 결합력이 높아 계면 전하 이 동이 상대적으로 우수하여 전기화학 촉매 응용에서 유리할 수 있다. 주로 그래핀이 분산된 용액 상에서 금속 이온을 화학, 열, 전기화학적 방법 등으로 환원하여 그래핀 표면에 금속 나노입자를 생성 및 성장시키게 된다. 하지만 용액상에서 화학적으로 비활성 표면을 가지며 소수성인 그래핀 표면에 금속 나노입자 핵 생성을 유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문제는 산처리를 통해 그래핀 표면에 산소를 포함하는 작용기를 도입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그래핀의 용액상 분산도를 높일 수 있고 또한 표면에 금속 나노입자 핵 생성을 위한 위치를 제공할 수 있다.
다양한 금속 나노입자-그래핀 하이브리드 구조체가 전기화학반응에서의 촉매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거라고 예상되지만 금속 나노입자-그래핀 하이브리드 구조체가 산업적으로 널리 사용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다. 첫 번째로, 크기, 형태, 조성 등이 정밀하게 조절된 금속 나노입자-그래핀 구조체의 합성법이 개발되어야 한다. 지지체가 없는 경우 크기, 형태 및 조성이 정교하게 조절된 금속 나노입자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상대적으로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아직까지 하이브리드 구조체에서의 금속 나노입자를 정교하게 조절하는 것은 쉽지 않다. 두 번째로 금속 나노입자-그래핀 하이브리드 구조체의 촉매 활성은 금속 나노입자뿐만 아니라 그래핀의 특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양질의 그래핀을 이용한다면 하이브리드 구조체의 촉매 활성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 번째로 하이브리드 구조체의 향상된 전기화학반응 촉매 활성에 대한 메커니즘 분석이 실험적, 이론적으로 병행되어 더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래핀은 금속 나노입자 지지체로 매우 유망한 물질이지만 산업적으로 이용되기에는 아직 가격이 높다는 단점도 있다. 물성이 잘 제어된 금속 나노입자-그래핀 하이브리드 구조체를 값싼 공정을 통해 대량으로 균일하게 생산하는 것도 풀어야 할 문제다. 금속 나노입자-그래핀 하이브리드 구조체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된다면 전기화학적 촉매로서 산업적으로 널리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그래핀을 이용한 나노입자 구조, 원자까지 관측 가능한 0.02nm급 분석기술 개발
국내의 기초과학연구원(IBS)의 나노입자연구단과 호주 모나쉬대, 미국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 연구팀의 공동연구진이 나노입자의 구조를 구성 원자 하나까지 볼 수 있는 나노입자의 ‘3차원 증명사진’ 촬영 기술을 개발했다.
나노입자는 수십~수백 개의 원자로 이루어진 크기 1nm 이하의 물질이다. 나노입자의 원자배열의 미세한 변형으로 디스플레이 색 순도를 향상하거나 연료전지 촉매 성능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료전지 촉매, MRI 조영제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사용된다. 따라서 나노입자의 구조를 면밀히 파악하는 게 중요한데, 지금까지는 나노입자의 전체적 형상만 관찰할 뿐 원자 배열을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그래핀을 이용해 나노입자를 액체 속에 정밀하게 담을 수 있는 ‘액체 셀'(Liquid Cell)을 만들고, 초고해상도 액상 투과전자현미경(TEM)으로 액체 셀 안에서 회전하는 나노입자를 초당 400장의 속도로 촬영했다. 이어 촬영한 수천 장의 2차원 이미지를 확률적으로 분석하는 빅데이터 알고리즘과 개별 나노입자를 추적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나노입자의 3차원 원자 배열을 재구성, 정밀한 입체구조를 얻고 나노입자를 이루는 원자들을 0.02㎚ 정밀도로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액체 셀에 백금(Pt) 나노입자를 넣어 3차원 원자배열을 관찰한 결과, 동일한 조건에서 만들어진 백금 나노입자라 하더라도 원자 수준에서는 배열 등 구조가 제각각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퀀텀닷'(QD) 디스플레이의 색 순도와 휘도 향상, 석유화학 산업과 연료전지 등에 사용되는 촉매의 성능 개선 분야 등의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연구에서 제시한 방법을 활용하면 수많은 종류의 나노입자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분석할 수 있어 나노입자뿐만 아니라 단백질 같은 생체 분자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어 새로운 융합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참고문헌
[물로 수소를 만드는 '그래핀 촉매']
1) 박태진, "물로 수소 만드는 고효율 '그래핀 촉매' 개발", UNIST News Center, 2018.11.12, https://news.unist.ac.kr/kor/20181112-1/
[금속 나노입자-그래핀 하이브리드 촉매]
1) 예성지, 김도엽, "금속 나노입자-그래핀 하이브리드 촉매의 합성 및 응용", 고분자 과학과 기술, 제29권, 제2호, 141-146, 2018.04
[나노입자 구조, 원자까지 관측 가능한 0.02nm급 분석기술 개발]
1) 연합뉴스, “나노입자 구조, 원자 하나까지 본다”…0.02nm급 분석기술 개발", The Science Times, 2020.04.03.,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C%A0%9C2%EC%B0%A8-%EC%9A%B0%EC%A3%BC%EA%B0%9C%EB%B0%9C-5%EA%B0%9C%EB%85%84-%EA%B3%84%ED%9A%8D-%EC%86%8C%EA%B0%9C%ED%95%9C-%EB%B6%81%ED%95%9C%ED%8F%89%ED%99%94%EC%A0%81-%EC%9D%B4%EC%9A%A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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