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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술-산업-정책

'2045 탈석탄 제로', 엇갈린 의견과 마주한 정부의 현실

by R.E.F. 17기 손예지 2020. 12. 28.

'2045 탈석탄 제로', 엇갈린 의견과 마주한 정부의 현실

16기 이지윤, 17기 김희진, 17기 손예지, 17기 정예진

 

본격적인 실행의 문턱으로 올라서고 있는 그린뉴딜, 이에 반응하는 ‘탈석탄’

“그린뉴딜이 화두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2020년 5월 12일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입에서 그린뉴딜이라는 말을 꺼냈다. 이후, 20일 브리핑에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그린뉴딜은 우리가 가야 할 길임이 분명하다”라고 전하며 “그린뉴딜을 기존 한국판 뉴딜 사업에 포함하라”고 지시했다.

문대통령의 언급 이후, ‘그린뉴딜’은 여러 기사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린뉴딜과 관련한 각종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이 각광받게 되고, 지자체에서도 재생에너지 사업을 펼치며 ‘그린뉴딜’ 이름표를 달기 위해 노력했다. 그린뉴딜과 더불어 같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 바로 태양광과 풍력이다. 정부는 오는 2040년까지 태양광과 풍력의 비중을 현재 7~8% 수준에서 30~35%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올해 태양광, 풍력 기업의 주가는 2배로 급등했으며 건물에 태양광사업, 지방 해상풍력단지에 풍력사업을 진행하며 그린뉴딜의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료 1. 국내 태양광·풍력 관련 주요 기업 주가 등락률(왼)/ 해상풍력단지에 풍력 발전을 개시하는 모습(오)]

출처연합뉴스/투데이에너지

 이렇듯 그린뉴딜은 대통령의 언급 이후 빠른 속도로 국내 전반에 스며들고 있다. 그린뉴딜은 이제 급부상을 넘어서, 앞으로의 시대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한국의 ‘그린뉴딜’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시각은 어떠할까? 가디언즈 오브 클라이밋, 기후결의, 기후변화 청년단체 GEYK, 기후변화 청년모임 빅 웨이브, 문화연대 ‘스틸얼라이브’, 성공회대 공기 네트워크, 청년기후긴급행동 등 청년단체들은 지난 27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탈석탄 그린뉴딜’을 촉구했다. 청년들은 그린뉴딜의 초점을 ‘탈석탄’에 맞추고 있었다. 그린뉴딜의 핵심은 기후위기를 막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 1.5℃ 온도 상승 목표를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여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때, ‘탈석탄’은 목표를 수립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이들은 “그린뉴딜은 기존의 사회·경제 체제를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계획이지만 정부는 노동 안정성과 청년들이 유입되는 것에 대한 고려 없이 단순히 환경사업과 일자리 수만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그린뉴딜은 기존의 소비 행태에서 벗어나 탄소배출 제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체제 전환을 모색하는 정책적 통로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제시한 '2045년까지의 탈석탄 제로

재생에너지 사업을 늘리기에 급급했던 정부가 방향을 전환해 탈석탄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는 11월 2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향후 30년 동안의 ‘국민정책제안’ 내용을 발표했다. 이 정책과 관련하여 ‘석탄발전 관련 권고’를 제시했는데,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석탄발전(2019년 전체 발전량의 40.4%)을 2045년 또는 그 이전까지 0(제로)으로 감축하되,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2040년 이전으로 앞당기는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실행방안으로써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최적의 국가 전원믹스를 구성하기로 했으며, 석탄발전 증가 및 전력소비 왜곡을 유발하는 현행 전기요금체계를 개선해 전기요금에 환경비용(50% 이상)과 연료비 변동을 반영하되, 환경비용은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반영하며 급격한 전기요금 변동을 막기 위한 소비자 보호장치를 함께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반기문 위원장은 이날 “사회·경제구조에 대한 과감한 체질개선 없이는 탄소경제라는 성장의 덫에 빠져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언급했다. 발표한 ‘국민정책제안’이 큰 패러다임의 변화가 되어, 탈석탄과 2050년 탄소중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2045년은 너무 늦다'. 2030년을 목표로 하는 환경운동연합

하지만 환경운동연합의 생각은 달랐다. 위원회의 이날 발표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2045년 탈석탄 권고가 너무 늦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속가능발전을 향한 탄소중립 녹색경제·사회로의 전환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석탄발전 퇴출 시점을 2030년까지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2045년은 탄소중립 사회를 이끌어나가기에는 너무 뒤처진 시점이라는 것이다. 만약 “2045년까지 석탄발전을 퇴출하더라도 현재 건설 중인 석탄발전소의 가동년수는 20~25년으로 떨어져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므로 건설 중인 삼척, 강릉 등 신규 석탄발전소 사업을 이제라도 백지화하고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탈석탄 대처방안을 마련할 것을 언급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그린뉴딜’이라는 정책을 마주하게 되면서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 증대와 관련 기업들의 성장이라는 좋은 성과도 거둬내고 있지만, 탈석탄과 같은 상반된 생각으로 인해 갈등이 일어나는 등 아직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수두룩하다. 이번 기사에서는 ‘탈석탄’에 대한 국가기후환경회의와 환경운동연합의 관점을 중심으로 자세히 살펴보고, 정부의 ‘탈석탄 정책’에 대한 현재의 상황은 어떠한지 집중적으로 다루도록 하겠다.

국가기후환경회의의 ‘중장기 국민정책제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기후환경회의는 2019년 4월 공식 출범한 대통령 직속 범국가기구로, 정식 명칭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이다. 환경문제를 염두해 만들어진 최초의 범국가적인 기구로 2019년 9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등 미세먼지 단기대책을 포함한 1차 국민정책제안을 내놓은 바 있고, 상당수 제안이 정책으로 채택됐다.

그리고 올해 11월 23일 발표된 2차 ‘중장기 국민정책제안’에는 2019년 기준 전체 발전량의 40.4%를 차지하는 석탄발전을 2045년까지 0%로 감축하고 전기요금에 ‘환경비용’을 50% 이상 반영하자는 내용들이 포함되었다.

원전과 천연가스를 활용하는 국가전원믹스

[자료 2. 독일 에센바의 근천 원전에서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활용한 에너지 믹스를 통해 지속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이는 광경]

출처: 연합뉴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탈석탄’을 향해 가기 위해선 정부가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원믹스를 구성하되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보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석탄발전을 온실가스의 주요 배출원으로 규정하고, 배출 규모를 2045년 또는 그 이전까지 ‘0’으로 감축하자는 것이다. ‘2050 탄소중립’을 위해 이를 2040년 이전으로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안병옥 국가기후환경회의 운영위원장은 “탈석탄을 하면 석탄발전소에서 공급하던 전력을 다른 곳에서 공급해야 하는데 시기별로 에너지원의 발전 단가와 사회적 수용성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해야 한다”며 “원전과 관련된 정부 정책이 있지만 이를 고정불변의 것으로 놓고 2050년 탄소중립을 얘기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그러면서 “원전도 다양한 대안 중 하나로서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입장은 현재 전체 전력의 30%를 담당하는 원전 비중을 2030년까지 18%로 낮추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공약과 배치된다. 다만 안 위원장은 “(미래에는) 그린수소, 탄소포집저장활용기술(CCUS) 등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대체에너지가 다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탈석탄 ‘0’를 달성하기 위해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65~80%까지 상향해야 하는데 이를 실행할 구체적인 로드맵은 없는 상황이다.

환경비용 반영, 전기요금 월 7700원 인상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전력 수요 조정을 위해 2030년까지 전기요금에 전기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 등으로 인한 ‘환경비용’을 50% 이상 반영하자는 구체적 요금안을 내놓았다. 50%를 반영하면 월 전기요금이 5만원인 가구는 매년 월 770원씩 오른 전기요금을 부담해야 한다. 이 말은 2030년에는 월 7700원이 인상된다는 것이다.

현재 대기오염으로 인한 환경피해, 그로 인한 건강피해, 온실가스 발생으로 인한 기후변화 영향 등의 비용이 포함되지 않아 석탄발전이 가격적 이점을 갖게 되고, 그에 따라 발전과정에서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이다.

따라서 국가기후환경회의는 환경비용, 연료비 변동을 반영한 요금체계를 만들고 환경비용을 반영한 전기요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환경비용을 반영하는 전기요금 체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9년 9월 푸른 하늘의 날 기념사에서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 기후환경 비용을 반영하는 전력공급체계를 마련하고, 화석연료 기반 전력체계를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바꾸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요금을 전기요금에 부과할 때 국민 수용성을 고려한 가격 상한선 설정, 유보조항 마련 등 소비자 보호장치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대한 대안이 한국전력이 내놓을 개편안에 추가될 예정이다. 한전은 이번 개편안에 일단 전기 생산과 공급에 들어간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비용과 재생에너지 공급 의무 이행 비용을 요금 고지서에 분리해 표시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소비자들에게 기후환경 비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전기를 절약하고 에너지 전환에 공감하도록 이끌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전환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전기요금 개편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공급 구조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전기요금체계 개편을 통해 전체적인 에너지 소비 수준도 합리적 수준으로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이번 주 정부에 정책 제안을 전달하고 내년까지 정부가 정책 제안을 반영해 구체적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환경운동단체들 曰, “탈석탄 목표연도는 2030년이 적절”

[자료 3. 환경단체 ‘석탄을 넘어서’가 탈석탄의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처: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

총 22개의 국내 환경운동단체들로 구성된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 측은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 반기문 총장이 탈석탄 목표연도를 2050년으로 제시한 것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유엔 기후 변화 회의에서 채택되었던 파리 협정 조약에 따라 선진국들은 2030년 이전까지, 개발도상국들은 2040년까지 석탄발전을 종료해야 할 의무가 있다. 유럽의 기후 연구기관 ‘클라이밋 애널리틱스’는 한국은 파리 협정 조약을 이행하기 위해 2029년까지 석탄발전을 종료해야 할 것이라 권고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초부터 시작된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는 선진국에게 주어진 기준인 ‘2030년’ 혹은 연구기관이 제시한 ‘2029년’에 대한 논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석탄을 넘어서’ 측은 회의에서 제시된 ‘탈석탄 2050년’에는 기후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국가적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분노했다.

게다가 환경단체 측은 전력수급기본 계획에서 약 2054년쯤에는 석탄발전소가 자연히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2050년이라는 탈석탄 기준에는 현 에너지 산업의 동향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하락하는 그리드 패리티, 환경과 안전성을 고려한 원전·석탄의 가동 제한 등을 고려한다면, 2030년을 넘어서면서 석탄발전의 가동률은 자연스레 낮아질 것이고 석탄발전소를 줄이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건설 중인 석탄발전소의 가동률은 2030년에는 62%, 2040년에는 25%로 급격히 줄다가, 2050년 1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듯 석탄발전의 종료 시기를 2030년 전후로 잡는 것이 적절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많음에도 국가기후환경회의가 2050년까지 탈석탄의 기한을 길게 잡는 것은 적절치 못한 판단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시민참여를 통한 국민정책제안? 과연 충분한 선택권이 있었는지 논란

[자료 4. 2020년 11월에 열린 국민정책제안 기자회견에서 반기문 위원장이 발언하는 모습]

출처: 조선일보

 현재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시민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하여 공론화 과정을 거쳐 중장기 국민정책제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회의에서는 4가지 분야(비전·전략, 기후·대기, 수송, 발전)와 관련된 8개의 정책 과제에 대하여 국민참여단과 토론을 진행한 후 최종 정책 방안을 결정한다. 그런데 지난 10월 8일에 진행된 기후환경회의에서 석탄발전 퇴출 연도를 계획하는 과정에서 퇴출연도 후보를 2040년, 2045년, 2050년 이 세가지로만 한정하여 제시하였다는 점이 문제가 되었다. 앞서 언급한 내용대로, 환경 단체 ‘석탄을 넘어서’ 측은 탈석탄 퇴출기한은 2030년이 적절하다 제시하였고, 회의에 참석했던 국민정책참여단의 참여자들 또한 대다수가 2030년 이전에 석탄발전을 끝내고 보다 깨끗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이룰 것에 찬성하였다. 회의에 참여한 국민정책참여단 대부분은 탈석탄 퇴출연도를 2030년 혹은 가능하다면 조금 더 이른 시기일수록 적절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지만, 이들의 의견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로 회의가 진행되어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탈석탄 기준 2050은 시정되어야 한다는 의견에도 불구하고 10월 24일부터 진행되었던 종합토론회에서 환경단체들이 주장한 “탈석탄 2030”은 여전히 고려대상에서 제외된 상태였다.

게다가 국가기후환경회의의 공론화 및 종합토론회는 공론화 과정에서 국민정책참여단에 의견을 물어 합의를 도출할 것이라 했지만, 애초부터 회의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질 정보와 그에 따른 선택지가 미리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에 따라 정책 회의가 흘러가게 된다는 관행이 존재하고 있다. 국민의 의견이 자유롭게 반영될 수 있는 환경이 아닌 것이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인 ‘기후위기 비상행동’과 ‘석탄을 넘어서’는 국가기후환경회의 측이 해당 논의와 관련된 정보들을 공유하지 않는다며 불투명한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해 지적했지만 논란은 시정되지 않았다.

이렇듯 탈석탄 정책에 대한 의견 대립이 고조되는 가운데, 탈석탄의 행보는 어떻게 진행돼가고 있을까?

‘탈석탄’ 하자며 석탄발전 손실보전? 전력시장규칙 개정 논란

최근 코로나 19에 따른 전력수요 감소와 LNG의 가격 하락으로 석탄발전의 수익성이 줄면서, 발전공기업의 수익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이를 위해 발전자회사들이 석탄발전소에서 입은 손실을 보전해 주려는 전력시장운영규칙 개정이 진행 중인 가운데,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탈석탄 기조에 역행하는 일”이라는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1월 20일 전력거래소는 긴급 규칙개정위원회를 열고 발전자회사의 올 상반기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정산조정계수를 소급해 조정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정산조정계수는 전력도매가(SMP)에 곱해지는 계수로 0.0001~1 범위이다. 예를 들어 SMP가 100원이고 석탄의 정산조정계수가 0.5라면 석탄발전소는 50원의 판매값을 받는다. 즉 계수가 커질수록 전력을 판매하는 입장인 발전자회사는 이득이며, 전력을 구매하는 입장인 한전은 손해이다.

석탄 발전의 수익성 보장을 위해 정산조정계수가 1보다 높아진다는 게 환경단체의 설명이다.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앞에서는 ‘탈석탄’을 말하면서 뒤로는 석탄발전소 손실 보전 방안을 찾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기후솔루션 등 11개 환경단체는 지난 20일 성명을 내어 “규칙이 개정되면 한전이 전력거래소에 지급하는 전력구매대금이 늘고 이로 인한 추가 비용은 결국 전기 요금으로 전가된다. 정부가 한편에서는 석탄발전소 가동을 중단하겠다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이런 발전소를 지원하기 위해 규칙 개정까지 감행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전력거래소 쪽은 환경단체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이번 규칙 개정은 석탄발전소의 손실 보전을 위해서가 아닌, 정산조정계수의 예측 오차를 줄이기 위한 단순 조정일뿐”이라며 “정산조정계수의 최댓값인 1 내에서 운영 기준을 단순히 보완하는 것이기 때문에 탈석탄 정책과는 전혀 무관하다"라고 해명했다.

9차 전력수급계획에 ‘더 센’ 탈석탄 들어간다

올해 말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정부의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최종안에는 지난 5월 발표된 초안보다 강화된 '탈석탄' 계획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9차 전력계획 총괄분과위원회 유승훈 위원장은 "지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설비용량 마련 2대 원칙이 원전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것이었다면, 9차 전력계획의 2대 원칙은 석탄을 줄이고 액화천연가스(LNG)를 늘리는 것"이라며 "조만간 발표될 9차 전력계획 최종안은 초안보다 석탄을 더 줄이는 방향으로 수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현재 건설 중인 신규 석탄발전소 7기는 예정대로 건설하되, 오는 2034년까지 현재 가동 중인 석탄발전소 60기 중 30기를 폐쇄하고, 폐쇄 대상 30기 중 20기는 LNG로 연료를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탈석탄 강화에 맞춰 정부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학계 일부에서는 9차 전력계획이 초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의 한 대학교수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은 법에 따라 전력수급 안정성과 경제성 고려가 최우선"이라며 "9차 전력계획은 LNG와 신재생 위주의 고비용 전력 확대를 꾀하고 있으나, 그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폭과 국민경제 부담액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지난 2년간 드러난 8차 전력계획의 최대전력 과소예측 문제, 수요관리 부실 문제 등에 시정내용이 9차 전력계획에 포함돼야 하며, 도시 미세먼지 증가를 유발하는 LNG 발전의 무분별한 확대를 지양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도 "폐쇄 대상 석탄발전소를 LNG 발전으로 전환하는 것은 '저탄소 사회'로 전환에 맞지 않다"라며 "석탄발전 폐쇄 규모를 확대하고 LNG로 대체가 아닌 재생에너지로의 대체를 기조로 한 '발전 믹스'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라며 다른 시각에서 9차 전력계획을 비판했다.

원전도 폐쇄, 석탄발전도 폐쇄? 재생에너지로 감당 가능할까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것에 전 세계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도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동참했다.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는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석탄발전을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대체하겠다”라고 공언했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석탄발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인다는 내용이다.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주요 지자체들도 탈석탄 행보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서울, 경기, 충남은 탈석탄 동맹에 가입했으며, 인천도 지난 11월 26일 4번째에 이어 탈석탄 동맹에 가입했다. 탈석탄 동맹은 세계 34개 국가를 포함하여 111개 회원 단체를 두었으며 지속적인 석탄 사용 에너지 발전을 탈피하고자 노력하는 국제단체다. 또한 충청남도에서 시작된 ‘탈석탄 금고’ 정책에도 56개 지자체·교육청이 참가하기로 했다. 탈석탄 금고 정책은 지자체의 금고 운용을 맡을 금융기관 선정 평가 항목에 석탄발전 투자 여부를 넣어 금융기관의 석탄화력발전 등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토록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탈원전을 적극 추진 중인 정부가 탈석탄까지 실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여긴다. 에너지 공급 구조상 탈원전·탈석탄을 동시에 진행하면 에너지 대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석탄발전 비중을 2020년 27.1%에서 2034년 14.9%로 줄이고, 원전 역시 2020년 19.2%에서 9.9%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른 전력 공백을 재생에너지로 채운다는 것이지만 전기료 인상이라는 국민 부담 증가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천차만별이기에 우리나라의 지리적 여건상 태양광, 풍력에만 의존해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견이다.

‘2050년 탈석탄’. 우려되고 있는 현실 속 나아가야 할 우리의 방향

현재의 탈원전·탈석탄 동시 추진은 에너지 문제뿐 아니라 일자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시되고 있다. 현재 석탄발전소에서 일하는 발전노동자의 고용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경영계 역시 제조업 위주인 산업구조에 급박한 탄소제로 정책은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반응이다. 온실가스 저감 기술이 크게 발전하지 않는 이상 정부의 기준을 맞추기 어렵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오정근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등장하면서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인 아젠다로 떠올랐으며, 탄소중립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은 맞지만 현재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은 대안이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탈원전과 탈석탄을 동시에 진행함으로 LNG 발전을 높이겠다는 계산이지만, LNG에서 많은 탄소가 발생해 정책의 모순이 발생할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데 탈원전과 탈석탄이 동시에 진행되면 이를 뒷받침할 수 없으며, 대안인 신재생에너지로 인해 전력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탈석탄 정책에 앞다투어 동참하여 하루라도 빨리 ‘한국 탈석탄’의 타이틀을 얻고 싶어 하지만,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사실상, 우려되고 있는 부분이 더욱 많은 것이 현실이다. 탈석탄 기조에는 물론 동의하는 바이지만, 불투명한 전력 공급, 제조업 위주의 산업, 국민 부담 등이 탈석탄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45년, 2030년과 같은 ‘숫자’의 의미도 목표를 수립하는 데 있어 중요하지만, 숫자보다도 가로막고 있는 ‘현실’에 초점을 두어 생각하는 것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세계적인 행보인 탈석탄에 기준을 맞추어 걸어나가야 한다. 하지만 그 기준을 향해 따라가는 것은 모두의 힘이 필요하다. 정책과 더불어 이에 대응할 방안 또한 같이 수립해야 경제와 국민이 튼튼하게 뒷받침이 되어 줄 진정한 의미의 ‘탈석탄’이 이루어질 것이다.


참고문헌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제시한 '2045년까지의 탈석탄 제로’]

1. 변국영, ‘그린뉴딜, 첫 시작은 ‘탈석탄’이다’, 에너지데일리, 2020.05.28.

http://www.energy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8646

['2045년은 너무 늦다'. 2030년을 목표로 하는 환경운동연합]

1. 이한, ‘국가기후환경회의, “2045년까지 석탄발전 제로” 제안’,그린포스트코리아, 2020.11.23.

http://www.greenpost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3802

[원전과 천연가스를 활용하는 국가전원믹스]

1.사지원, 국가기후환경회의 석탄발전 없애는 과정원전 보완적 활용””, 동아일보,2020.11.24,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322136

[환경비용 반영, 전기요금 월 7700원 인상]

1.김정수, “휴대폰 요금보다 싼 전기료가 기후변화 부른다”,  한겨레,2020.11.25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8&aid=0002521576

 2.김정연, “기후환경회의 "2035년 국내 신차는 친환경차만, 2040년 석탄발전 중단"”, 중앙일보, 2020.11.23,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054642

3.박영민,“기후환경회의, 경유세 인상 제안…20년 뒤 무공해차 판매만 허용”,지디넷코리아,2020.11.23, https://n.news.naver.com/article/092/0002205647

[환경운동단체들 曰, “탈석탄 목표년도는 2030년이 적절”]

1. 석탄을 넘어서, “[기자회견국가기후환경회의는 국제사회와 약속한 1.5도씨 목표 달성과 2030년 탈석탄을 위해 나서라”, 기후위기 비상행동, 2020.10.24, http://climate-strike.kr/3425/

[시민참여를 통한 국민정책제안? 과연 충분한 선택권이 있었는지 논란]

1. 이지언, “국가기후환경회의, 기후위기 해결 의지 있다면 2030년 석탄퇴출안 제시하라”, 환경운동연합, 2020.10.8, http://kfem.or.kr/?p=210444

['탈석탄' 하자며 석탄발전 손실보전? 전력시장규칙 개정 논란]

1. 김민제, “‘탈석탄’ 하자며 석탄발전 손실보전?”… 전력시장규칙 개정 논란, 한겨레신문,2020.11.24,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521452

[9차 전력수급계획에 ‘더 센’ 탈석탄 들어간다]

1. 김철훈, “9차 전력수급계획에 ‘더 센’ 탈석탄 들어간다, 글로벌이코노믹, 2020.12.01, https://news.g-enews.com/kokr/news/article/news_all/202012010718441705620e02e8e3_1/article.html?md=20201201181554_R

[원전도 폐쇄, 석탄발전도 폐쇄? 재생에너지로 감당 가능할까]

1. 조성우, “환상에너지 급발진…툭하면 정전, 전기료 폭탄 ‘이젠 실화다’”, 스카이데일리, 2020.11.25, http://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116365

[‘2050년 탈석탄’. 우려되고 있는 현실 속 나아가야 할 우리의 방향]

1. 조성우, “환상에너지 급발진…툭하면 정전, 전기료 폭탄 ‘이젠 실화다’”, 스카이데일리,2020.11.25, http://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116365

댓글6

  • 기사 잘 읽었습니다! 최근 국내 에너지 산업 동향에 대해 문제점을 잘 짚어주신 것 같습니다. 탈원전과 탈석탄을 동시에 진행함에 있어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점에 대해 깊게 공감합니다. 제조업 중심으로 움직이는 우리나라 경제구조 상 탈석탄, 탈원전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막연하게 대체에너지 비중을 높이겠다는 방향성은 현재로서는 큰 리스크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줄어든 원자력 발전량을 채우기 위해 국내 발전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오히려 늘었다는 기사도 본 적이 있어 더 걱정이 됩니다.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 제안한 바와 같이 보조전원을 활용한 국가전원믹스 구축으로 원활한 국내 에너지 전환이 이뤄지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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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하여 환경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혼합하여 사용한다는 전원믹스 방안은 탈석탄사회로 가기 위한 올바른 방안인 듯 보입니다. 정부는 그린뉴딜 정책으로 탈핵, 탈석탄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으로서는 국내의 뛰어난 원자력 에너지 발전 기술에 의지해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방안이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어요. 이후 충분히 재생에너지가 발전하면 원전 가동을 점점 줄여가며 자연스럽게 에너지 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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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 정부의 탈석탄 정책에 대해서 심도있고 또 균형있게 설명해주신 것 같습니다.탈석탄을 해야한다는 것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 당연한 말이지만 실제로 탈석탄을 ‘실행’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도 탈석탄과 탈원전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현실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재생에너지 분야가 확실하게 발전량을 보장하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두 정책 중 어느 하나도 확실하게 실행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구사회에서 한국은 특히 탈핵 논의를 주도해왔기 때문에 현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끔 하네요! 기사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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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너지전환에 필수적인 탈석탄 정책의 실효성과 미래에 대한 시야를 보여주는 기사였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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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를 읽으면 느낀 점은 탈원전 정책과 탈석탄 정책이 비슷한 길로 흘러들어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저 낙천적인 내용이 아닌 현재 상황과 더불어 정부의 목소리까지 모두 객관적으로 설명해준 좋은 기사 덕분에 현 사태에 대해서 저도 더욱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
    특히 전기료 인상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우리가 깨끗한 전기를 쓸 권리는 있지만 그럴 의무감을 가질 사람은 몇이나 될까? 였습니다. 국민에게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는 정책인 만큼 더욱 천천히 이야기 되어야 할 것 같은데 너무나 급진적으로만 환경운동이 진행되고 있네요 :(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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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석탄도 고려해야할 게 한 두개가 아니네요...저도 채연님 말씀처럼 탈석탄과 탈원전은 동시에 진행할 수 없다고 봅니다. 두 발전방법이 우리나라 주요 발전원인데 둘 다 줄이면 이 공백을 과연 재생에너지가 메꿀 수 있을지 아직 의문인데 정말 1차원적 사고방식인 거 같네요. 그렇게 환경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전기요금을 많이 내게 되면 과연 국민들이 신재생에너지를 지지할까요? 개인적인 생각인데 환경단체들이 아무것도 고려하지 않고 너무 급진적으로 탈석탄을 진행시키려는 거 같아서 좀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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