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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술-산업-정책

탄소인지예산제, 새어나가는 탄소를 막아라

by R.E.F 18기 김채연 2021. 4. 26.

탄소인지예산제, 새어나가는 탄소를 막아라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8기 김채연, 이지수, 19기 김아현

 

 

 

[자료1. CAT가 평가한 한국 NDC]

출처 : CAT

만약 지구 평균 온도가 4도 상승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될까? 해수면이 60m이상 상승하게 되고 우리나라의 절반이 바닷물에 잠기게 될 것이다. 그런데 ‘4도 상승’이라는 무시무시한 시나리오는 한국과도 관련이 있다. 한국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설정한 목표에 대해 기후정책 평가기구인 Climate Action Tracker(CAT)는 만약 다른 국가들이 한국의 목표를 참고하여 따른다면 지구의 온도는 4도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리협약의 결과로 제출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2030년 배출전망(BAU) 대비 온실가스를 37% 감축- 에 대해 CAT는 매우 부족(highly insufficient) 하다는 평가를 내놓았고, 2020년 12월에 새로 제출한 2030 감축목표 -2030년까지 2017년 배출량 대비 온실가스를 24.4% 감축-에 대해서도 한국을 ‘목표에 대한 의욕을 상향하지 않은 국가’로 분류하여 굴욕을 주었다.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그린뉴딜 정책에 대해서도 해외 석탄발전 투자를 멈추지 않겠다는 약속이 없으며 실제로도 주요 석탄 발전 시설의 건설사가 한국임을 비판했다. 과연 ‘그린’뉴딜이라고 주창하는 한국의 기후정책 목표는 정말 친환경(green)일까?

 

[탄소인지예산제, 새어나가는 탄소를 막아라]

구멍이 뚫린 장독대를 채우려고 자꾸 물을 붓는 것보다 구멍을 막는 것이 상책이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때에도 새로운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계속해서 물만 부을 것이 아니라 시행하려고 하는 정책이 정말 탄소감축에 도움이 되는지를 파악해 뚫린 구멍부터 막아야 한다.

탄소인지예산제는 각종 정책을 추진할 때 탄소감축에 미치는 효과를 평가해 이를 예산 편성과 집행에 반영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봄철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오래된 대형 경유차의 조기폐차를 유도하는 정책은 경유차가 배출할 온실가스를 차단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탄소 감축에도 도움이 되는 정책임을 판별할 수 있다. 경유차 조기폐차 예산 편성에 탄소 감축목표 기여도를 반영하면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하는 정책에 예산을 확대∙사용하는 것으로, 효과적으로 자원을 배분할 수 있으며 다양한 정책 목표의 통합을 촉진할 수 있게 된다.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들 사이에서 우선순위를 파악하는 것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한 탄소집약적 산업과 기업이 탄소국경세나 RE100 요구로 위기를 맞아 국가에서 구제 금융을 지원할 때에도 온실가스 배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환경 조건을 붙여서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회복 정책의 기준을 수립하게 된다. 정량적인 측정과 평가가 가능한 ‘탄소 감축’을 상위의 목표로 두어 정책의 일관성을 갖추고 예산비용에서 유해 보조금을 줄임으로써 효율성은 올라가고 정책 간의 상충을 막아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상쇄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자료2. 탄소영향 평가 시범 실시 그래프]

출처: 경기도 뉴스포털

이미 경기도와 대전 대덕구에서 탄소인지예산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데 정책이 탄소 감축에 미치는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다.
경기도는 온실가스 감축량 계량이 가능한 26개 사업에서 탄소영향 평가를 시범 실시했는데, 1만 8419톤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발표했다. 이에 대한 탄소영향 반영을 위한 예산서 및 평가지표 기준은 9월 발표를 목표로 하여 준비 중이다. 용역을 통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이지만 다른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지표를 활용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자료3. 5가지 차원의 임팩트 데이터]

출처 : IMP

IMP(Impact Management Project)의 5가지 차원의 임팩트 데이터는 사람과 지구에 미치는 영향(impact)을 이해하는 기준이다. 이와 같은 기준을 예산과정에 도입하면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환경에 가할 중장기적인 영향을 고려하고 재정 투자가 탄소 감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수 있게 된다. 김경섭 경기도 기후에너지정책과장은 “탄소인지예산 도입은 파리협정 목표 이행과 2050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공공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인식 제고와 선도적 정책추진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탄소인지예산제, 왜 필요한가?]

정부는 지난 7월 한국판 뉴딜의 한 축으로 2025년까지 73.4조 원을 투자하는 그린뉴딜을 발표하였지만, 투자 규모, 온실가스 감축 목표, 제도 개혁, 시장 전환을 위한 가격 규제 등의 측면에서 새로운 사회협약인 ‘뉴딜(New Deal)’로서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하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녹색 부양책이 시행되었고, 우리나라도 신국가발전전략으로 GDP의 2%를 녹색 분야에 투자하는 녹색성장을 채택했으며, 경기부양책 중 국정 최우선과제로 추진할 만큼 중요성이 컸다고 한다. 그 결과 경제는 꾸준히 성장하여 단기 고용이 증가해 초기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반면, 저탄소 녹색경제 이행을 위한 중장기 목표 달성은 미흡했다고 한다. 아래 그림을 통해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0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넘어 계속 증가하였음을 볼 수 있고, 재생에너지 비중 및 에너지효율 지표도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속한다.

 

 

[자료4.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치 대비 실적 및 OECD 국가 비교]

출처 : 경기연구원 , OECD data

이에 대해 고재경, 예민지 경기도 연구원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정책을 통합하여 관리하고 조정하는 시스템이 없어 서로 모순된 정책이 실행되고, 목표와 정책수단 사이에 간극이 생겨 예산 배분과 집행의 비효율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또한 녹색성장 정책 경험에 비추어볼 때, 그린뉴딜이 효과적으로 추진되려면 기후변화 목표 달성을 위한 예산의 효과성 평가가 중요하며, 예산은 관련 정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목표 달성에 필요한 자원 배분의 효과성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제언하였다. 따라서  정책을 추진할 때 탄소감축에 미치는 효과를 평가해 이를 예산 편성과 집행에 반영하는 제도인 ‘탄소인지예산제’를 도입하여 그린뉴딜의 중장기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자료5. 탄소인지예산 및 예산 탄소영향평가 도입 단계 및 방법(예시)]

출처 : 경기연구원 공식블로그

 

[녹색예산을 도입하라 - 해외 사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저탄소로 전환하기 위해서 탄소인지예산제(기후예산, 탄소예산)을 도입하는 국가들을 볼 수 있는데, 탄소인지예산제는 세계적으로 예산 실험을 통해 기후 목표를 달성하고 국가 예산이 일관성 있게 집행되는지 파악하기 위해 점점 퍼져나가고 있다. 현재 OECD 회원국 중에서는 프랑스, 노르웨이, 이탈리아 3개국이 친환경 인지 예산 제도를 도입했거나 도입 예정에 있다. 그 외 비OECD 국가 중에서는 필리핀, 방글라데시, 네팔 등이 이를 운영 중이며 멕시코도 관련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OECD와 정보를 공유 중이다.

 

 

[자료6. 국외 기후위기 관련 예산제도 현황]

출처 : 경기연구원 / 재정리

노르웨이의 환경주의는 자연환경 보호에 관심을 가진 NMT, National Assoication for National Preservation, Norwegian Society for the Conservation of Nature 등 환경단체에 의해 발전되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이산화탄소 배출세 도입, 탄소배출권거래제도 등 온실가스 배출 저감 관련 정책들을 도입하기 시작한 노르웨이는 2019년부터 온실가스와 감축예산을 연동하는 기후예산제(Climate Budget)를 시행 중이다. 탄소인지예산제는 아직 용어가 정의되지 않아 ‘탄소감축인지예산’, ‘기후 예산’, ‘기후변화인지예산’ 등 다양한 국가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노르웨이는 환경 예산 중 집행기능이 환경규제와 관련이 있는데 2007년을 기점으로 비중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온실가스 감축 같은 국제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노르웨이에서도 환경보호 규제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자료7. 노르웨이 환경 예산 국가기능별 분류]

출처 : 국회예산정책처

기후예산 태깅(Climate Budget Tagging)은 기후예산이라는 표식을 붙이거나 기후 관련 지출을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모니터링하는 도구다. 유엔개발계획에서는 2011년 네팔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필리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개도국에 국가 예산관리 시스템에 기후변화 항목을 추가해 기후 변화 관련 지출을 쉽게 볼 수 있는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프랑스, 아일랜드에서는 탄소인지예산 도입의 가장 단순한 형태인 Tagging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는 예산이 탄소 배출을 감소하는지 증가시키는지 분류해서 표식을 붙이는 방법이다. 어떤 예산이 탄소 감축에 도움이 되는지 분류하는 세부적 기분과 지침을 개발하고 후속조치까지 설계되어야 한다. 이것이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탄소배출을 고려한 예산 정보가 정책 결정과 예산 편성에 반영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네팔, 캄보디아에서는 시민들이 정부가 기후위기 관련 예산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감시할 수 있도록 이해하기 쉽게 시각화해놓은 자료인 ‘시민기후예산서’를 활용 중이기도 하다. 프랑스는 2017년부터 녹색예산 제도를 시행하였고 아일랜드도 OECD와 협력해 기후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6개 분야 예산 규모를 파악했다.

예산이 탄소배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자 하는 탄소인지예산의 본 목적을 달성하려면 프랑스와 아일랜드처럼 탄소배출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예산을 분류하는 수준에서 노르웨이의 오슬로시처럼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예산을 연동해 관리하는 수준으로 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린 뉴딜의 주춧돌, 탄소인지예산제]

COVID-19로 인한 경제위기와 기후변화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그린뉴딜에 73.4조 원을 투입하는 만큼 탄소중립(Net-zero)를 향한 경제, 사회의 전환이 많은 이슈가 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경험을 그린뉴딜 추진에 교훈으로 삼아, 목표 달성을 위해서 앞서 언급한 탄소인지예산제를 도입하여, 제도를 효율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예산제를 통해 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시범적용 과정에서 여러 단체가 참여하여 제도에 대한 수용성을 제고할 수 있다. 또한 탄소인지예산은 정책 투명성과 효과성뿐 아니라 인식 증진의 수단으로도 유용하기 때문에 더욱더 도입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기후예산제나 탄소영향평가의 도입 계획을 밝혔듯, 아직은 예산 관련 제도를 실시함에 있어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하지만 제도 도입 후, 정책의 효과 및 효율에 대해 논의하면서 탄소배출 완화를 위해 나아간다면 그린뉴딜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참고문헌]

[서론]

1. 김준영, <기온 4~5도, 해수면 60m 상승… 금세기 내 ‘온실 지구’>, JTBC, 2018.08.08,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37/0000188558

2. 우태희, <[경제시평] NDC 상향 요청, 기업은 또 불안하다>, 국민일보, 2021.03.30

3. CAT(Climate Action Tracker), https://climateactiontracker.org/countries/south-korea/

[탄소인지예산제, 새어나가는 탄소를 막아라]

1. 경기도 뉴스포털, <도, 탄소인지예산 도입 용역 실시 중. 내년 예산에 본격 도입 추진>, 2021.03.04  https://gnews.gg.go.kr/briefing/brief_gongbo_view.do?BS_CODE=S017&number=47838

2. 고재경, 예민지  <그린뉴딜 성공의 조건 : 탄소인지예산’>, 경기연구원, No.430, 2020.09.23

[탄소인지예산제, 왜 필요한가?]

1. 고재경, 예민지, <그린뉴딜 성공의 조건 : 탄소인지예산’>, 경기연구원, No.430, 2020.09.23

2. 연합뉴스, <탄소인지예산제도 도입, 내년 검토 착수…실효성엔 물음표>, 2020.12.13 https://www.yna.co.kr/view/AKR20201212047900002?input=1195m

[녹색예산을 도입하라 - 해외 사례] 

1. 고재경, [탄소 배출 감소 없는 예산을 금지하라], 피렌체의 식탁, 2021.01.15

2. 김근세, 조규진, [녹색국가의 유형과 국가기능에 관한 비교연구], 행정논총 제 53권 제1호, 2015.3

3. 방연주 미디어센터 연구원, [생태적 전환을 위한 예산 실험], 희망제작소, 2021.01.28

4. 이동욱 기자, [기후위기 영향평가 ‘세계적 흐름’], 경남도민일보, 2021.01.06

[그린뉴딜의 주춧돌, 탄소인지예산제]

1) 고재경, 예민지,  <그린뉴딜 성공의 조건 : 탄소인지예산’>, 경기연구원, No.430, 2020.09.23

 

 

 

 

댓글2

  • 그린뉴딜이 단순히 말뿐임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 견제하고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는데 탄소인지예산제도가 명확한 해결책이 될 수 있겠네요! 한국의 NDC가 "목표에 대한 의욕을 상향하지 않은 국가"로 치부될 만큼 정신 차려야하는 상황에서 확실한 이정표가 되어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기사를 토대로 시민들이 그린 뉴딜의 실효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대안에 대한 의식이 높아져서 '시민기후예산서'와 같은 형태를 요구하는 운동들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린뉴딜의 중장기 목표 달성을 위해 탄소인지예산제도의 도입을 주의깊게 지켜보겠습니다!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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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뉴딜의 중장기 계획에 맞춰 여러 제도가 시행 중이고 시행될 예정이지만 그 중에서 어느하나 문제가 없다고 볼순 없을것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장 큰 온실가스 배출부분인 건설부문만봐도 탁상공론이 아닌가하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는 시점에 탄소인지예산제도에 대해서도 관련해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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