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난방시장, 지역난방이 답일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9기 임하영
우리나라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정부 차원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고 기후변화 대응력을 제고하고 있다. 특히 발전 부문이 온실가스 배출의 35%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적절한 난방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요 난방방식 중 개별난방과 지역난방은 서로의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지역난방이 개별난방에 비하여 실제로 효율성이 높은 난방방식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경제·사회의 녹색전환을 위해 어떠한 난방방식을 채택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본 기사에서는 우리나라의 주요 난방방식을 살펴보고 지역난방으로의 전환이 올바른 방향인 것인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난방방식, 어떤 것이 있을까?
현재 우리나라의 주요 난방방식은 지역난방, 개별난방, 중앙난방이 있으며 보급률은 개별난방, 지역난방, 중앙난방 순이다.
(1) 지역난방이란?
지역난방이란 아파트, 업무, 상업용 건물들에 개별 열생산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열병합발전소 등의 대규모 열생산시설에서 생상된 열(온수)을 대단위 지역에 일괄적으로 공급하는 난방방식이다.
*열병합발전: 하나의 에너지원으로부터 전력과 열을 동시에 발생시키는 종합에너지 시스템
[자료 1. 지역난방 개념도]
자료출처 서울에너지공사
개별세대에 보일러를 따로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 내의 기계실에 대형 보일러를 설치하고 각 세대에 난방과 온수를 공급한다. 주거부문에는 24시간 연속 냉·난방에 의한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고, 산업부문에는 양질의 저렴한 에너지공급으로 편의를 제공한다. 또한 산업공정 폐열, 소각열, 매립가스(LFG) 등 미활용에너지를 활용하여 에너지이용 효율을 향상하고 석유의존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2) 개별난방이란?
개별난방이란 각 세대에 소형 보일러를 설치해 난방과 온수를 공급하는 방식의 난방형태이다. 일반적으로 실내 온도는 거주자에 의해 직접 제어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도시가스를 연료로 사용한다. 열공급 시설로부터 단지 내 기계실에 설치되어있는 열교환기를 거쳐 최종적으로 각 세대에 전달된다.
(3) 중앙난방이란?
중앙난방이란 단지 내부에 설치된 대형 보일러실에서 난방과 온수를 각 세대에 일괄 공급하는 방식의 난방형태이다. 중앙난방은 하루 3~4회 가량 간헐적으로 난방을 공급하며 온수를 지하 저장조에 저장하였다가 세대의 요구에 따라 급수펌프를 이용하여 급탕용으로 공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중앙난방방식은 단지 내 에너지공급이 관리인에 의해 일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세대의 요구에 따른 온도조절이 기술적으로 어렵다. 아울러 각 세대의 동일 열량분배를 위한 제어시스템의 부재로 세대별 난방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며, 단지 내 공동구 배관에서 열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중앙난방방식은 현재 노후 아파트를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으며 해당 난방방식은 개별난방이나 지역난방으로 전환되고 있다.
[자료 2. 난방방식별 주요 특징 ⓒ19기 임하영]
지역난방, 국가에서 지원하는 이유는? - 지역난방의 장점
우리나라의 지역난방 보급률은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2023년에는 전체 난방시장 비율의 21.3%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지역별 택지개발 및 재건축·재개발 사업계획 조사에 따르면 17개 택지지구 및 약 25개 재개발/재건축지구에서 지역난방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지역난방의 성장은 국가의 정책 주도와 함께해왔다.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증대하고 정부 주도하에 추가적인 에너지 공기업을 설립하는 등 지역난방 운영의 안정적 기반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발전한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에서 지역난방 사업에 이와 같은 지원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지역난방은 전기만을 생산하던 기존의 발전설비와 달리,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열병합발전설비를 이용하므로 열이용효율을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열병합발전 시스템은 산업체, 건물 등에 필요한 전기⋅열에너지를 보일러 가동 및 외부 전력회사의 수전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발전시설을 이용하여 일차적으로 전력을 생산한 후 배출되는 열을 회수하여 이용하므로 기존 방식보다 30~40%의 에너지 절약효과를 거둘 수 있는 고효율 에너지 이용기술이다. 일반발전의 경우 에너지 이용효율이 49.9%정도이나, 열병합발전 시스템의 발전효율은 발전기 형식, 용량 등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75~90% 범위 내에 있다.
[자료 3. 지역난방의 에너지 이용효율]
자료출처 한국지역난방공사
다음으로 환경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지역난방은 열병합발전과 다양한 미활용에너지를 적극 활용하기 때문에 타난방방식 대비 대기환경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발전 시 첨단오염방지설비를 이용해 황산화물 등의 대기 오염물질(60%)과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55%) 배출을 감소시킨다.
[자료 4. 지역난방의 환경개선 효과]
자료출처 한국지역난방공사
제5차 집단에너지 공급 기본계획에 따르면 지역난방을 통해 지난 5년간(‘14~’18) 1,898만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였으며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0.9%, 전환분야 배출량의 2.5%에 해당하는 양을 감축하는 데에 성공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 5. 지역냉난방 연도별 온실가스 감축 실적]
자료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지역난방, 실제로 더 뛰어난 난방방식일까? - 지역난방의 한계점
지역난방이 위와 같은 장점을 가지는 반면, 현재까지 지역난방은 요금제도 개선이나 열공급기반 마련에 초점을 맞추어 사업을 확장해왔기 때문에 이에 따른 단점도 분명 존재한다.
우선 소비자 편익 측면에서 서비스 수준이 미흡하다는 단점을 가진다. 현재 개별난방은 자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용가의 열 이용량, 열 요금량 현황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여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 요금 납부 또한 어플리케이션 내의 간편 결제를 이용하면 가능하다.
[자료 6. 도시가스 어플리케이션 '가스앱']
자료출처 Google play
반면 지역난방의 경우 자체 어플리케이션이 존재하지 않으며 고지서를 통해서만 서비스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어플리케이션의 부재로 실시간 열 사용량, 동일 평수대비 다른 사용가들의 열요금 등 에너지 사용량을 점검해볼 수 있는 자료가 제공되지 않아 소비자는 불편을 느낄 수 있다. 어플리케이션이나 고지서에 동일평수 대비 열사용량을 알 수 있는 시각화 자료가 동반되면 열 요금의 과납, 오납 현상을 비교적 빠르게 알아챌 수 있으며 문제 해결을 위한 시설 점검이 더 빠른 주기로 이루어질 수 있을텐데 이와 관련된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현재 운영되고 있는 지역난방은 대부분 수송과정에서 100°C 이상의 고온고압수를 사용하는 2세대 혹은 3세대 방식으로 넓은 지역에 공급할수록 문제가 발생한다. 배관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열 손실이 크고, 초기 시설에 대한 투자비가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30°C~70°C의 중저온수를 공급하고 태양광 등 열수송관 주변의 신재생에너지도 함께 활용해 다양한 열원을 이용하는 4세대 지역난방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사업의 본격화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7. 지역난방 열에너지 시스템의 발전 과정]
자료출처 ScienceDirect
지역난방이 경제성 측면에서 완전한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한국지역난방공사의 통계자료에서 지역난방은 대규모 열생산시설에서 열을 생산하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난방방식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도시가스협회에서 세대 당 실사용량을 분석한 결과, 개별난방(도시가스)의 상대가격이 지역난방(집단에너지)보다 약 14~26%가 저렴하다는 통계를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측정 기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지역난방 사업에서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우는 ‘저렴한 가격’과 ‘환경개선효과’ 중 가격 측면에서 월등한 우위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구주택의 경우 열요금 책정에 있어서 유량계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 방법은 기계 조작이 어렵고 시설 노후로 인해 난방비가 과도하게 측정될 여지가 있다는 것과 24시간 적정온도로 난방이 공급된다는 특징 때문에 세대별로 춥다고 느낄 수 있다는 한계점이 있다.
올바른 난방방식으로의 발전을 위하여
이와 같이 난방시장에서 지역난방 사업이 해결해야할 과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소비자의 편익을 위한 서비스를 적극 제공하고 가격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다. 4세대 지역난방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발전 단계에서 에너지효율을 높여 환경개선효과도 증대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제도 확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단순히 정책 자금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자금 조달의 방안으로써 민간 부문의 역할이 증대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미래 에너지산업의 미래 안정적인 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민간 부문의 기술과 자본, 그리고 운영 경험 등과의 접목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지역난방 사업자도 국내 에너지 기본계획의 신기후 체제에 맞춘 발전을 도모해나가야 한다. 이러한 발전은 다른 산업과의 융·복합을 통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국내 경제의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을 도모하기 위한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 중 하나인 ICT 산업과의 융·복합 노력에 에너지산업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앞으로도 지역난방은 지역사회 및 지자체가 스스로 책임과 역할을 다하며 소비자의 만족도 및 편익을 향상시키고 차세대 난방방식으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우리나라의 난방방식, 어떤 것이 있을까?
1) "지역난방이란", 한국지역난방공사, www.kdhc.co.kr/kdhc/main/contents.do?menuNo=200147
2) "열병합발전", 네이버 사전 두산백과, terms.naver.com/entry.naver?docId=1126810&cid=40942&categoryId=32375
3) “2019 에너지 백서”, 서울특별시, 2020.08, news.seoul.go.kr/env/archives/510145
지역난방, 국가에서 지원하는 이유는? - 지역난방의 장점
1)“제 5차 집단에너지 공급기본계획”, 산업통상자원부, 2020.02, www.motie.go.kr/mobile/motie/ms/nt/announce3/bbs/bbsView.do?bbs_seq_n=65870&bbs_cd_n=6
2) 김영덕, “지역난방과 개별난방의 에너지효율성에 대한 비교 연구”, 국회예산정책처, 2009.12, www.auric.or.kr/User/Rdoc/DocCmag.aspx?returnVal=CMAG&dn=115956#.YGlCd68zZPY
지역난방, 실제로 더 뛰어난 난방방식일까? - 지역난방의 한계점
1)변국영, “마곡에 4세대 지역난방 도입… 도시 난방에너지 혁신이 시작된다”, 에너지데일리, 2020.02.03., http://www.energy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6106
2) 조재강, "난방비 알고보니 개별난방이 ‘경제적이네’", 투데이에너지, 2016.12.05, 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119751
'News > 기술-산업-정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렌지 톡 톡 톡 일렉트로피카나! (10) | 2021.04.26 |
---|---|
탄소인지예산제, 새어나가는 탄소를 막아라 (2) | 2021.04.26 |
너도 나도 친환경? 녹색 거짓말, 그린워싱! (10) | 2021.04.26 |
PPA법안 통과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그리고 앞으로의 도전과제 (6) | 2021.04.26 |
미래의 도시교통 총관리자, maas! (3) | 2021.04.2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