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은 거대한 탄소저장고! (feat. 블루 카본)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9기 박소연
알록달록 다양한 탄소
탄소가 다양한 종류로 여러 색깔이 있다는 것을 아는가? 먼저 ‘블랙 카본’은 석유, 석탄 등의 화석연료나 나무 등이 불완전 연소해서 생기는 그을음을 뜻한다. 블랙 카본은 대기 중에서 열을 흡수할 뿐만 아니라 눈이나 얼음에 끼여 빛 반사율을 낮추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준다. ‘브라운 카본’은 화석 연료의 연소를 통해 생성되는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를 의미하여 이 또한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준다.
숲과 바다에도 탄소가 있다. 숲은 광합성을 통해 공기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식물, 토양에 탄소가 축적되는데 이렇게 숲 생태계가 흡수한 탄소를 ‘그린 카본’이라고 한다. 또한 해양 생태계도 많은 탄소를 흡수하는데 이를 ‘블루 카본’이라고 한다.
불과 수십 년 전까지는 광합성으로 인한 대기 정화 즉, 그린 카본이 중요하게 인식되었다. 하지만 생물이 탄소를 흡수하는 그린 카본의 55%이상이 육상생물이 아닌 해양생물이 흡수하는 것이 알려졌고, 2009년 유엔과 국제자연보전연맹이 공동으로 출간한 해양의 탄소 흡수에 대한 종합 평가 보고서를 통해 ‘블루 카본’이 등장하게 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블루 카본’이 육상 생태계보다 최대 50배 이상의 탄소 흡수 능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 ‘블루 카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따라 이번 기사를 통해 블루 카본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뤄보려고 한다.
블루 카본
연안에 서식하는 염생식물이나 잘피, 어패류가 흡수하는 탄소와 더불어 파도, 조석 작용과 같이 물리적 요인으로 갯벌 진흙 사이에 저장된 탄소를 푸른 탄소, 혹은 블루 카본이라고 한다. 육지에서 숲의 많은 나무가 탄소를 흡수하는 것처럼 해양생태계도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한다.
대표적인 블루 카본의 자원으로는 열대지역에 분포하는 맹그로브숲, 염생식물이 있는 염습지, 해초가 있는 해초대가 있는데 이들이 차지하는 면적은 매우 적지만 매년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어 매우 효율적인 온실가스 흡수원이다. 해초류나 염생식물 등을 활용한 해양 탄소 흡수원을 보강하면 실제로 현재 해양 면적의 1%도 되지 않는 대륙붕이 전체의 50% 이상의 탄소 흡수원이 되며, 육상생태계보다 탄소 흡수 능력이 최대 50배 이상이 될 수 있다. 게다가 1헥타르의 바다 수초는 지상 숲에 비해 2배나 많은 탄소를 흡수하여, 1헥타르의 맹그로브 숲이 726톤의 석탄발전 온실가스를 상쇄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훼손된 자연 생태를 복원하고 생태계의 이산화탄소 저장량을 늘려 블루 카본을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료 1. 염습지의 경제성]
출처 : 해양수산부
블루 카본이 탄소를 많이 저장할 수 있는 이유
먼저 일반 숲에서는 토양 박테리아들이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산소를 사용하고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게 되면서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빠져나간다. 하지만 해양 생태계는 물에 잠겨 있기에 물속에서 산소가 차단되어 있어 박테리아들이 유기물을 분해할 수 없게 되며 이에 이산화탄소를 방출하지 못하고 유기물과 함께 갯벌이나 해양 속 토양에 저장되는 것이다.
블루 카본의 저장
[자료 2. 맹그로브]
맹그로브, 염생식물, 잘피 등 연안에 서식하는 식물들은 ‘탄소 격리’와 ‘탄소 저장’의 역할을 한다. 먼저 ‘탄소 격리’는 식물이 성장 과정에서 광합성 작용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을 의미하며, ‘탄소 저장’은 연안에서 서식하는 식물이 이산화탄소를 유기물로 전환하여 퇴적물에 탄소를 장기적으로 저장하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표층에서 유입된 이산화탄소가 심해까지 이동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경로는 생물에 의해 이동하는 ‘생물 펌프’이다. 식물플랑크톤이 태양에너지를 광합성하여 해수 중의 무기 탄소를 유기물로 바꿔 해양에서의 먹이사슬을 따라 상위 영양 단계로 이동하고, 배설물이나 생물의 유해들이 중력에 의해 심층으로 가라앉으면서 심해로 이동된다. 보통은 1,000m 정도 내려가면 유기물이 산화분해 되기에 심해에는 극히 소량의 유기물만이 해저에 도달하게 된다. 더하여 탄산칼슘의 각을 가진 유공충과 같은 생물들은 생물 사후 자신의 각이 심해로 이동하여 각을 만들 때 사용한 탄소가 가라앉기도 한다. 고래가 죽으면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갖고 가라앉는 것이 생물 펌프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자료 3. 고래로 인한 산소와 탄소의 흐름]
출처: 해양수산부 공식블로그
또 다른 심해로 탄소가 이동하는 방법은 주로 극지방 등 심층수가 형성되는 지역에서 해수를 통해 이동하는 ‘역학 펌프’이다. 이는 열과 염분의 차이로 생기는 열염분 순환으로 인해 탄소가 표층에서 심층수로 가라앉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탄소는 해양에 다량으로 저장되고 있다.
마무리
앞서 보았듯 블루 카본은 탄소 흡수에 효율적이지만 현재 무분별한 연안 개발 등의 환경 파괴와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인해 대표적인 블루 카본인 맹그로브 숲, 산호초 군락 등이 파괴되고 있다. 지구에서는 매년 전체 블루 카본 생태계의 0.7%~7%가 사라지고 있으며 이는 매년 영국 전체 탄소 발생량을 상쇄시킬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더하여 블루카본이 파괴되면서 축적되어야 할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다시 빠져나가게 되면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이에 생태계 파괴와 지구온난화가 심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따라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핵심 탄소흡수원인 블루 카본이 더 이상 파괴되지 않도록 탄소중립을 실천하여 해양생태계를 보전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참고문헌
1) “바다는 이산화탄소의 대형 저장창고”, 해양수산부 공식블로그, 2021.01.15., https://blog.naver.com/koreamof/222208544836
2) “블랙카본”, 네이버 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70773&cid=58940&categoryId=58956
3) “블루카본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해양환경공단 포스트, 2021.04.21.,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1185255&memberNo=4312606&vType=VERTICAL
4) “열대우림보다 뛰어난 탄소 저장! 푸른 탄소, 블루카본”, KIOST 공식블로그, 2021.03.09., https://blog.naver.com/kordipr/222269417931
5) “탄소가 먹이가 된다고? 그린카본과 블루카본”, 한국환경산업기술원, 2021.06.02., https://blog.naver.com/lovekeiti/222380657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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