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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전기차-연료전지

배터리 리콜, 흔들리는 전기차 시장

by R.E.F. 19기 서명근 2021. 9. 27.

배터리 리콜, 흔들리는 전기차 시장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9기 서명근

[자료1. 불타는 자동차]

출처 : TheDrive

 올해 현대차 코나 EV의 배터리 불량 리콜, GM(제너럴모터스) 볼트 EV의 배터리 진단 소프트웨어 리콜에 이어서 또다시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리콜이 결정됐다. 지난 8월 20일, GM은 볼트 EV에 장착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의 화재 사고로 인해 7만여 대의 배터리 모듈 교체를 결정했다. 7월에 발표했던 리콜 대상인 6만 9,000대에 추가로 7만 3,000대를 더하여 총 14만여 대로 리콜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이에 GM은 추가적인 리콜까지 예상하여 18억 달러(약 2조 1,00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하리라 추정하였고, 배터리를 제조한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에 해당 비용을 청구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넌지시 풍겼다. 작년부터 꾸준히 발생해 온 전기차 배터리 리콜은 어떻게 진행되며 어떤 문제점들이 있을까?

[배터리 리콜이란?]

 리콜에는 자발적 리콜과 강제적 리콜이 있다. 자발적 리콜이란 제조업체가 제품상에 결함을 발견하고 스스로 해당 제품을 회수, 점검, 교체하는 방식이다. 즉, 제조업체가 물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리콜 소식을 직접 알린 후 능동적으로 제품을 수리하는 것이다. 반면에 강제적 리콜은 정부의 명령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제조업체가 제품상의 하자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이를 뒤로 미루는 경우 당국이 강제적으로 리콜 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따라서 강제적 리콜 조치가 내려진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기업 이미지는 바닥으로 추락한다. 근래에 발생한 배터리 리콜 조치는 모두 자발적 리콜이며, 생산 업체의 판단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자료2. 배터리 제조공정] 

출처 : 티에스아이

 그렇다면 전기차 배터리 리콜은 왜 진행될까? 바로 배터리 생산 및 공정에서의 문제로 인한 화재사고 때문이다.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전극 공정, 자재를 모아 배터리의 형태(셀)로 만드는 조립공정, 배터리의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활성화 공정, 완성된 배터리 셀을 모아 모듈을 만들고, 안전 시스템(BMS 등)을 추가하여 팩 형태로 조립하는 팩 공정이 있다. 이는 배터리의 형태 또는 사용처에 따라 일부 차이가 있다. 이때 주로 배터리 셀의 제조 과정에서의 결함으로 인해 각종 문제가 발생한다. 그 예로 양극과 음극의 전기적 접촉을 방지하는 분리막의 손상, 극판 접힘 현상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안전 진단 시스템인 BMS의 시스템상 오류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배터리의 결함을 발견하고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자발적 리콜을 진행한다. 자동차는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한 제품이기 때문에 조금의 결함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전기차의 경우 미래 산업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기에 자발적 리콜로 선제적 조치를 취하여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좋은 이미지를 만들려는 이유도 있다. 배터리의 결함이 발견되면 리콜 대상 제품을 발표하고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배터리 공급업체와 완성차 제조업체가 합동 조사를 진행한다. 이후 발견된 원인에 맞춰서 배터리 교체, 안전 진단 시스템 업데이트 등의 적절한 수리가 진행된다. 리콜 대상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제조업체의 절차에 따라 순차적으로 제품 수리가 이루어진다.

 

[배터리 리콜을 둘러싼 잡음들]

 리콜 결정을 내린 제조업체의 일정에 맞춰서 리콜이 진행되지만 소비자, 제조업체, 리콜 제품 공급업체 등의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올해 국내에서 배터리 리콜과 관련하여 발생하고 있는 문제들은 크게 3가지가 있다.

1. 리콜 대상 누락

 리콜 대상 제품인 현대차의 코나 EV에서 일부 리콜 대상이 누락되는 문제가 있었다. 일부 소비자들이 구매한 코나 EV에 문제가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아닌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리콜 대상이 아니라는 내용의 문자가 발송된 것이다. 현대차는 리콜 누락 제품들을 뒤늦게 발견하였고, 추가적인 안내가 이루어졌다. 반대로 리콜 대상으로 안내받았다가 이후에 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는 소비자들도 있었다. 

 배터리에는 추적성이라는 특징이 존재한다. 추적성이란 제품을 만들 때 어떤 부품이 사용되었는가에 대한 추적을 의미한다. 양극, 음극, 분리막 등의 구성 요소들이 여러 업체에서 공급된 자재일 경우 이를 추적하고 관리하기는 상당히 까다롭다. 더불어 여러 셀을 스택처럼 쌓아 올려 배터리를 제작하는 방식의 경우 모든 셀이 한날한시 같은 날짜에 제조된 것이 아닐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완벽하게 리콜 대상 제품을 한정 짓기에는 고려할 사항들이 수없이 많다. 이에 따라 리콜 대상 제품을 파악하고 안내하는 데에 일부 오류가 발생하기도 한다.

2. 배터리 교체 물량 수급 불안정

 최근 전기차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배터리 공급업체들은 완성차 제조업체들과 사전에 계약을 체결하고, 계획된 일정에 맞춰서 배터리 생산 및 공급을 진행한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현재 수주잔고가 180조 원으로 이미 계약된 물량이 많은 상황이다. 하지만 잇따른 리콜로 추가적인 배터리 생산이 필요해졌고, 과연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공급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계획대로 공급해야 할 배터리부터 생산한다면 리콜은 한없이 늦춰질 것이며, 리콜 제품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게 되면 계획된 일정에 차질이 생겨 결국 계약 업체와 갈등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배터리 교체 물량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을지 확실하게 단정 지을 수 없는 것이다. 또한 배터리 화재사고의 원인규명을 확실히 한 후 리콜을 진행해야 하기에 모든 고객의 제품을 수리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미지수이다.

3. 배터리 리콜 비용 분담 갈등

 이번 GM의 볼트EV 배터리 리콜 비용의 추정치는 18억 달러이며, 한화로는 약 2조 1,000억 원이다. GM은 언론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LG 측에 리콜 비용을 청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히 이번 GM이 리콜을 결정한 볼트 EV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셀을 생산하고, LG전자가 셀을 모아서 모듈, 팩을 제조하여 완성된 배터리가 들어있다. 현재는 LG에너지솔루션이 LG전자로부터 배터리 업무를 이관받았기에 배터리를 직접 제조하고 있지만, 볼트 EV에 납품할 당시에는 LG전자가 담당했었다. 따라서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그리고 GM까지 3사가 리콜 비용을 분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화재의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면 분담 비율이 정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2조 1,000억 원은 기업 입장에서도 부담이 되는 액수이기 때문에 적잖은 눈치싸움이 시작될 것이라 보고 있다. 지난 3월, 현대차의 코나 EV 배터리 리콜의 경우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3:7의 비율로 리콜 비용을 분담했었다.

[자료3. 전기차 시장의 복잡한 이해관계] 

출처 : 더스쿠프

[배터리 리콜 사태 이후의 전기차 시장은?]

 전기차 배터리 화재 사고는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하고 적절한 수리가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소수의 제품에서 결함이 발견되었다고 하더라도, 동시간대에 같은 방법으로 제작되었던 모든 제품을 대상으로 리콜을 진행해야 하므로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게다가 리콜이 진행되는 동안 소비자들은 리콜 대상으로 지정된 제품 사용을 자제해야 하므로  브랜드 만족도와 신뢰도는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고의 책임 소재에 따라 리콜 비용 분담률이 정해지겠지만,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공급업체 모두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것이다. 단 한 번의 리콜로 그간 쌓아왔던 행보와 자본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으므로, 이는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대기업들은 그간 쌓아온 체계적인 시스템과 경험, 그리고 거대한 자본력으로 리콜을 따끔한 성장통으로 삼을 수 있겠지만, 기타 중소기업과 중견기업들에게 리콜은 복구할 수 없을 정도의 치명타로 다가와 파산의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따라서 배터리 리콜은 배터리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다. 아직 전기차 산업이 발전 초기 단계인 만큼 안정적인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앞으로 배터리 리콜이 또다시 발생하고, 기업 간 갈등이 심화된다면 배터리 업계의 지각변동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최근 잦은 배터리 리콜로 인하여 전기차 시장에서 무엇보다 안전성이 중요시되는 지금, 모든 배터리 공급업체들은 기술적 안정성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데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배터리 리콜이란?]

1) “리콜”, 네이버 지식백과, 2017.11,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99477&cid=43665&categoryId=43665

2) 박준엽, “배터리 제조 공정 소개”, 전기차 배터리 산업 및 공정실무 이해, 온캠퍼스뉴스, p103~120

[배터리 리콜을 둘러싼 잡음들]

1) 박종오, “전기차 볼트, 배터리 리콜만 세번째…왜?”, 한겨레, 21.07.26, https://www.hani.co.kr/arti/economy/marketing/1005080.html

2) 이상원, “전기차 리콜이 무서운 이유? 배터리 문제 한번 터지면 1조원”, M오토데일리, 21.03.01, https://www.auto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5921

3) 김민우, “[단독]”SK배터리로 착각”… 현대차, 코나 EV 리콜 대상 누락, 머니투데이, 21.07.09,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70816210076254

4) 강은혜, “GM, ‘1조원 규모’ 전기차 볼트 추가 리콜… LG에 배상 요구”, MTN, 21.08.21, https://news.mtn.co.kr/newscenter/news_viewer.mtn?gidx=2021082109364176537

5) https://www.theguru.co.kr/news/article.html?no=21181

6) 구태우, “GM, 전기차 볼트 생산 중단..."LG엔솔 배터리 안전성 확신 들어야 재개", BLOTER, 21.08.31, https://www.bloter.net/newsView/blt202108310008

7) 이윤구, “현대차, 코나 EV 배터리 전량 교체 리콜 초강수… 전기차 우려 불식, 연합인포맥스, 21.02.24, https://news.einfomax.co.kr/news/articleView.html?idxno=4133974

[배터리 리콜 사태 이후의 전기차 시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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