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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타

전자 쓰레기, 사이버 시대의 악몽!

by R.E.F. 19기 양은우 2021. 11. 29.

전자 쓰레기, 사이버 시대의 악몽!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9기 양은우

 

전자 쓰레기란?

 전자 쓰레기(전자폐기물)은 원사용자가 팔거나, 기부하거나, 버린 더 이상 가치가 없게 된 낡고 수명이 다한 여러 가지 형태의 전기·전자제품을 뜻한다.   새로운 기술의 발달과 소비욕구의 증가로 전자제품의 교체 시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어 기존의 전자제품은 새 전자제품에 자리를 내주게 되어 '전자 쓰레기'가 발생하게 된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전자기기는 수백 개의 상이한 재료로 만들어지는데 금과 백금 등은 2차 원료로서 재사용될 수 있으나, 카드뮴,납,수은,비소 등은 안전하게 처리되지 않는다면 환경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가한다. 또 다른 문제는 선진국이 전자 쓰레기를 위한 해결책으로 개발도상국에 기부하거나 수출한다는 점이다. 이런 전자 쓰레기는 재사용 또는 재활용을 위한 명목으로 개발도상국에 보내지지만 그것들은 유독성의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다.  환경주의자들은 이러한 사태를  '사이버 시대의 악몽'이라고 부른다.  본 기사에서는 이러한 전자 쓰레기의 문제점과 현황, 그리고 기업들이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자료 1. 아프리카 가나의 전자 쓰레기장]

출처: emedia

전자 쓰레기의 문제점

1. 독성화학물질 배출

 전자 쓰레기에는 수천 개의 부품을 이루는 다양한 성분들을 포함하고 있다그 중 독성이 강한 폴리염화비닐과 납수은카드뮴 등 유해 물질까지 들어 있다. 이렇게 다양한 성분이 들어 있는 전자 쓰레기를 소각과 같은 부적절한 방식으로 처리할 경우 유독한 화학 물질과 중금속 등이 배출된다. 이들은 잔류성 유기 오염 물질이 되어 거의 모든 생물의 지방 조직에 축적되고먹이 사슬을 통해 생물체에 농축되어 간과 갑상선신경계 장애를 유발하게 된다.

2. 자원 고갈과 지구 생태계 파괴

 전자 제품에 대한 소비 증가는 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자원의 수요 또한 증가시킨다. 유엔 조사에 의하면, 개인용 컴퓨터 한 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40kg의 화석 연료와 22kg의 화학 물질, 1.5톤의 물이 소비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컴퓨터 안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미세한 제조과정이 필요해 물과 에너지의 대량소비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첨단 디지털 기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중 ‘탈탄’이라는 소재가 있는데, 이 재료는 아프리카의 마지막 고릴라 서식지인 콩고에서 생산되고 있다. 그런데 이 콜탄 채취를 위해 몰려든 개발자로 인해 이 지역에 살던 고릴라의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 2019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콩고에서만 발견되는 동부 저지 고릴라를 심각한 멸종 위기 종인 레드 리스트(Red List)에 추가하고 이것의 개체  수가 매년 5%씩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3. 대기오염, 수질오염, 토양오염, 기후변화 발생

 전자 쓰레기를 다른 일반 쓰레기와 함께 매립할 경우 심각한 토양 오염과 수질 오염을 유발한다. 한 해 방치된 8백54만 대의 휴대 전화기에 포함된 납의 양은 약 2,220kg인데 물 1L당 납 성분이 0.05mg을 넘지 않아야 먹는 물 수질 기준이 충족되나 2,220kg의 납은 약 4천만 t의 물을 마실 수 없는 물로 오염시킨다. 또, 소각하면서 나오는 연기는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일산화탄소 등의 많은 오염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러한 오염 물질이 대기 오염을 일으킨다. 이뿐만 아니라 전자쓰레기에 포함된 원자재가 재활용되지 않으면 결국 원자재를 자연에서 추출 가공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탄소 발생량이 증가한다. 또한 냉장고와 에어컨의 냉매에는 온실가스가 있는데 이것이 누출되기도  하여, 약 9,800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대기에 유출된 효과가 일어난다.

 

전자 쓰레기의 현황 

국제 전자폐기물책임기구협회(WEEE/Waste Electronic and Electrical Equipment)는 '전자폐기물의 날'(10월 14일)을 맞아 올해 전 세계적으로 버려지는 전자 쓰레기양을 추정한 결과를 내달 14일에 발표했다. 단체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버려지는 전자폐기물이 약 5,74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구에서 가장 무거운 인공 물체인 중국 만리장성 무게를 넘어서는 수치다. 단체에 따르면 2014년에서 2019년 사이 재활용되지 않고 소각 혹은 매립되는 전자폐기물 양은 무려 21% 증가했다. 이대로 간다면 2030년까지 연간 전자폐기물은 7,400만t을 넘어설 전망이다.  전자 쓰레기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이유는 전자제품 소비에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자제품 소비가 늘면서 2020년 12월까지 개인용 컴퓨터와 태블릿에 대한 수요가 전년 대비 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전 세계 전자제품 소비율은 매년 3%씩 증가하는 추세다. 또 제품 수명 주기가 단축됐을뿐더러 수리 역시 쉽지 않은 것도 전자 쓰레기의 증가 원인이 된다. 

[자료 2. 전자쓰레기가 가장 많이 발생한 나라 (2016년기준)]

출처:  The Global E-waste Monitor

 위의 표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유엔대학이 발간한 'The Global E-waste Monitor 2017 보고서'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자 쓰레기를 가장 많이 배출한 나라는  중국이다.  2016년 중국의 전자 쓰레기 발생량은 721만t으로 1인당 발생량은 5.2㎏이었다. 중국 다음은 미국으로 630만t에 1인당 발생량은 19.4㎏이다. 그 뒤로 일본(213만t, 16.9㎏), 인도(200만t, 1.5㎏), 독일(190만t, 22.8㎏) 등의 순이었다. 영국(163만t, 24.9㎏), 브라질(150만t, 7.4㎏), 러시아(140만t, 9.7㎏), 프랑스(137만t, 21.3㎏), 인도네시아(130만t, 4.9㎏), 이탈리아(120만t, 18.9㎏) 등이 전자 쓰레기 발생량 10위권에 들었다. 한국은 전자쓰레기 발생량 66.5만t에 1인당 배출량은 13.1㎏이었다. 순위로 따져보면 세계 15번째고, 1인당 배출량은 세계인 평균의 2배를 넘는다. 약 5년이 지난 지금 비슷한 양상을 띌 것이라고 예상된다. 

전자 쓰레기의 국제적 이동

 기증이나 전자부품으로 위장한 선진국의 전자 폐기물이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등지의 전자 폐기물 재활용센터로 이동하는 일이 흔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수입국의 값싼 노동력과 느슨한 환경법을 악용하여 선진국에서 가난한 나라로 전자 폐기물이 떠넘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전자폐기물이 이동하는 것을 금지하려는 바젤협약 하의 바젤금지조처(Basel Ban)가 지난 1995년 9월에 제안되었지만 15년이 더 지난 지금까지도 준비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한편으로 지구적 차원에서 자원의 재활용이란 순기능을 담당하는 면이 없진 않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가난한 나라에서는 작은 경제적 기회를 얻는 대신 선진국들이 짊어져야 할 심각한 건강피해와 환경 오염을 떠안게 된다. 즉 개발도상국은 개발 이익을 환경 오염과 건강 문제라는 사회적 비용과 맞바꾸고 있던 셈이다. 

[자료 3. 전자폐기물의 국제적 이동 경로]

출처: 스마트 리사이클링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 위치한 빈민가 아그보그블로시는 전자 쓰레기의 국제적인 이동으로 인해 세계 최악의 유독물질 위험지역이 되었다. 유럽연합의 경우 매년 약 35만 톤의 전자 쓰레기를 가나의 아그보그블로시 지역에 수출한다.  가난한 이들은 선진국에서 버린 전자 쓰레기에서 구리와 금 등 값나가는 부품을 골라낸 뒤 나머지를 그대로 매립하거나 소각한다. 더욱 심각한 건 보호장비 하나 없이 이루어지는 전자 쓰레기 처리 과정 현장엔 어린이의 작은 손이 분해작업에 더 유리하다는 이유로 어린이들이 작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들은 1,000개 이상의 유해 화학물질과 중금속에 그대로 노출되기 떄문에 세계 보건기구에 따르면 전자쓰레기 때문에 건강을 위협받는 아동이 약 1,800명에 달한다고 한다.

[자료 4. 가나 소재 아그보그블로시 전자 폐기물장에 있는 한 어린아이]

출처 : thetelescopekorea

전자기기 관련 기업들의 노력 

1.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올해 1월 세계 최대 전자·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 '갤럭시 업사이클링 앳 홈'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고객은 사용하지 않는 중고 스마트폰을 '스마트싱스(SmartThings)' 앱과 연동해 다양한 방식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중고 스마트폰을 사운드 센서로 활용해 아기나 반려동물의 울음 소리를 사용자에게 알려줄 수도 있고, 조도 센서를 이용해 사전에 설정한 조도 기준 이하로 어두워지면 조명이나 TV 전원이 켜지도록 하는 식으로 작동하도록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노력은 올해 로이터 통신 주관한 '사회적 책임 기업상(Responsible Business Awards)'의 '순환 전환(Circular Transition)' 부문에서 수상하는 영광을 갖게 되었다. 

2. 애플

 애플은 전자폐기물이라는 큰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재활용 프로그램(Global Recycling Scheme)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전국의 베스트 바이 매장에 데이지(Daisy)라는 재활용 로봇을 배치해 프로그램 규모를 4배 확대했고, 네덜란드의 KPN 매장에도 동일한 머신을 배치했다. 1대의 데이지는 매년 120만 개의 장치를 분해할 수 있다고 한다. 애플은 2018년 한 해, 780여 만 개의 애플 장치를 ‘리퍼비시’했으며, 4만 8,000 메트릭톤(MT)의 전자 쓰레기가 매립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자료 5. 애플이 선보인 아이폰 분해로봇 '데이지(Daisy)'] 

출처 : Apple 제공 

결론 및 제언

 이렇게 과학 기술의 진보는 인류에게 발전과 풍요로움을 줄 수 있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다 많은 세계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제조업체는 제품의 내구성을 높이고 향후 재활용 가능성을 높여야 하고 전자 폐기물의 방식을 더 잘 통제하고 폐기를 규제하는 법을 만드는 등 개별 국가의 정치가 필요하다. 우리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가능하면 오래된 전자제품을 수리하여 사용하고, 그럴 수 없는 경우 재판매하거나 재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즉, 필요할 때까지 새 기기를 구입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인간과 기술이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1) "전자 쓰레기", 위키피디아, https://ko.wikipedia.org/wiki/%EC%A0%84%EC%9E%90_%EC%93%B0%EB%A0%88%EA%B8%B0

2)키즈현대, "[환경교육]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환경 파괴자, 전자 쓰레기를 아시나요?", 2014.11.19, https://kidshyundai.tistory.com/163

3)김승준, "男 생식기능 갉아먹는 전자쓰레기 발생량 껑충…작년에만 5360만톤", News1뉴스, 2020.07.05, https://www.news1.kr/articles/?3984499

4)이후림, ""올해 버려지는 전자폐기물, 만리장성보다 무거워", 뉴스펭귄, 2021.10.15, https://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5586

5)김종화," [과학을읽다]한국인 매년 '전자쓰레기' 13㎏ 버려", 아시아경제, 2018.12.10, https://cm.asiae.co.kr/article/2018120715014809642

6)김이진, "<뉴스G> 전자 쓰레기의 종착지, 어린이", EBS뉴스, 2021.10.27, https://news.ebs.co.kr/ebsnews/allView/60123039/N

7)박규빈, "로이터, 삼선전자에 사회적 책임 기업상 수여...'중고폰 재활용' 공로", 2021.10.18, http://www.mediapen.com/news/view/671145

8)Jonny Evans, "“오늘은 지구의 날” 기업이 전자폐기물을 줄이는 방법", 2019.04.22, https://www.itworld.co.kr/news/121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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