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과 태양광] BIPV도 다채롭게, 컬러 태양전지 건축재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5기 김민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기 서범석
태양전지가 환호 받는 방법
2050년까지 net-zero 목표달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의 역할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그러한 이유에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최근 태양광 발전은 산을 깎아 친환경 에너지를 만든다는 아이러니를 극복하기 위해 지면이 아닌 건물 위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건물 일체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BIPV)은 건물 일체형 태양광 모듈을 외장재로 사용한 발전 시스템으로, 설치 부지를 확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산을 깎는 등의 환경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자료 1. 국내 BIPV 개발 사례]
출처 : SOLAR TODAY
하지만 BIPV에 대한 인식은 썩 좋지 않다. 기존의 BIPV는 발전 효율은 우수하지만 어둡고 정해진 색으로 인해 다양한 디자인이 힘들기 때문이다. 때문에 BIPV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를 높이기 위해선 건물을 장식할 수 있는 디자인 요소가 필요하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컬러 태양전지를 이용한 BIPV가 디자인적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 높은 효율과 내구성을 가진 컬러 태양전지의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본 기사에서는 컬러 태양전지의 제작과 활용에 대해 알아보았다.
염료 감응 태양전지(DSSC)
색이 있는 대표적인 태양전지로 염료 감응 태양전지(DSSC)를 꼽을 수 있다.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효율이 낮다는 이유로 등한시되었던 DSSC가 BIPV의 개선점으로 떠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DSSC는 태양전지 모듈에 빛(가시광선)을 흡수할 수 있는 염료를 넣어 만든다. 어떤 염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DSSC의 색이 달라지고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의 건축 자재를 제작할 수 있다. 염료가 특정한 색을 흡수하게 되면 흡수된 색의 보색에 해당하는 색깔을 띠게 된다.
[자료 2. 염료가 흡수한 색과 보색의 관계]
출처 : SHUTTER STOCK
DSSC는 반투과성을 가지고 디자인 변경이 용이하여 유리 형태의 건축 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 태양 빛의 입사각에 따라 효율의 변동이 큰 실리콘 태양전지와는 달리 DSSC는 일정한 효율을 나타내고, 태양전지의 각도를 조절할 수 없는 건물의 벽면이나 북향의 건물에 응용하기 쉽다. 또한 약한 빛에도 발전이 가능하고 광량 감소에 둔감하기 때문에 그림자에 의한 효율 감소가 작은데, 이는 실내 발전 등 DSSC의 활용 공간을 확대하는 데 기여한다. DSSC는 13% 정도의 상용화 효율과 낮은 발전 단가, 간단한 제조 공정 등의 강점으로 BIPV의 주력이 되고 있다.
[자료 3. DSSC의 제품별 시장 점유율 전망]
출처 : 에너지 신문
컬러 박막 태양전지
한편, 2020년 6월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기존 어두운색을 띠었던 태양전지를 추가 공정이나 비용 없이 다채로운 컬러 CIGS 박막 태양전지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CIGS 태양전지는 구리(Cu), 인듐(In), 갈륨(Ga), 셀레늄(Se)으로 이뤄진 화합물 CIGS를 광 흡수층으로 사용하는 태양전지이다. CIGS 박막 태양전지는 투명한 유리 기판에 CIGS를 얇은 막으로 쌓아 제작된다. ETRI 연구진은 물 위에 떠 있는 기름띠가 무지개색으로 보이는 빛의 간섭 현상에 착안해 박막 구성층 두께를 조절하여 보라, 녹색, 청색 등 7가지 이상의 색을 내었다. 이 박막 태양전지의 두께는 3㎛에 불과하여 유연한 코팅이 가능하다. 때문에 BIPV 분야에서 구부리거나 접히는 형태로 다양하게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4. 구성층 두께에 따라 반사색이 달라지는 태양전지 모습]
출처 : 이웃집 과학자
기존의CIGS 박막 태양전지는 제작 비용이 저렴하지만, 카드뮴을 포함하는 소재가 포함되어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인체에 무해한 아연 소재로 바꿔 18%의 비슷한 효율을 내면서 상용화에 한 발짝 가까워졌다. 이러한 CIGS 박막 태양전지는 태양광 모듈뿐만 아니라 건축물 자재, 이동체, 휴대용 기기 등 실생활에 적용하기 위한 지원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자료 5. 아연층을 사용한 CIGS 박막 태양전지 구조]
출처 : 이웃집 과학자
컬러 코팅 태양전지
태양전지 위에 컬러 필터를 코팅하여 색을 입히는 방식도 존재한다. 국내 시스템반도체 개발 기업 알파홀딩스의 자회사인 알파에너웍스는 세계 최초로 스프레이코팅 방식을 도입한 BIPV를 개발했다. 원래 BIPV에 무작정 색깔을 입히면 빛 투과율이 낮아져 태양광 발전이 어렵지만, 유리 표면에 특수 물질을 분사시켜 30가지 이상의 특정 색깔을 구현하면서 빛의 투과율은 90% 이상을 유지하는 태양전지를 구현하였다.
영국의 녹색 기업 Kameleon Solar는 ‘KromatixTM’이라는 기술을 이용해 저압 플라즈마 공법으로 유리에 8가지 색을 입혔다. 염료를 사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변색되지 않고, 유리 표면에는 무반사 코팅을 통해 눈부심을 방지하였다. 이 컬러 유리의 가장 특별한 장점은 색깔에 의한 빛 투과율 감소가 없다는 것이다. 무반사 코팅을 통해 투과율을 85%~90%까지 끌어올려 기존의 태양전지 제품과 차이 없는 효과를 내었다.
[자료 6. KromatixTM 공법으로 제작한 태양전지 구조와 투과율]
출처 : Platum
높은 효율로 유명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역시 컬러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 2019년 UNIST에서는 빨강, 초록, 파랑을 조합해 1,680만 가지의 색을 가지는 풀컬러 페로브스카이트 개발했다. 기존 컬러 태양전지는 특정 파장의 빛이 반사되어 흡수 효율이 떨어지고 태양광이 들어오는 각도에 따라 효율이 매우 달라지는 문제점이 있었지만, 나노 컬러 필터를 통해 반사되는 빛의 영역을 최소화하고 입사각의 영향을 받지 않는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이용하여 19% 정도로 기존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와 비슷한 효율을 보였다.
[자료 7. 풀컬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출처 : 동아사이언스
최근 경희대학교 & 울산과학기술원 연구팀은 딱정벌레 표피의 미세 나선구조에 의해 나타나는 빛반사 현상을 이용한 색반사 필름을 개발하고, 이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적용시켜 고효율 컬러 태양전지를 제작했다. 단일층 액정 소재의 빛 반사율은 50%에 불과하지만, 딱정벌레의 표피처럼 두 나선구조 층 사이의 빛의 편광을 바꿔주는 또 다른 층을 이용하여 반사율 100%의 초반사 필름을 제작한 것이다.
[자료 8. 딱정벌레 표피에 기반한 이용한 컬러 페로브 스카이트 태양전지]
출처: 특허뉴스
컬러 BIPV 건축물
태양전지에 색을 입히는 원천 기술의 발전과 함께, 컬러 태양전지를 건축물에 직접 이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중국의 LOF solar는 한 가지 색으로 통일된 클래식, 깨진 유리조각 같은 무늬가 새겨진 마블 타입 컬러 태양전지 2가지를 이용해 건물의 외관을 장식한다. 심미적으로 디자인이 용이하도록 태양전지에 두 가지 색을 조합하거나 태양전지를 대각선으로 나눠 다른 타입으로 디자인할 수 있게끔 하였다.
[자료 9. LOF solar에서 제조한 2종류의 컬러 태양전지와 활용]
출처 : Platum
우리나라에서도 큰 건물에 BIPV를 도입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비제이파워는 컬러 태양전지로 만든 벽을 본사 건물 외벽에 시범 설치했다. 특히, 이 벽은 LED가 장착되어 낮에는 전기를 생산하는 한편, 밤에는 빛을 내 경관 조명으로 활용될 수 있다. 비제이파워는 2020년 기준, 동대문디지털플라자, 포스코데이터센터, YG 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약 20개의 건물에 BIPV를 공급했다.
[자료 10. 비제이파워의 대전 본사 건물 외벽에 설치한 colar solar wall]
출처 : 인더스트리뉴스
SWISS INSO에서는 KromatixTM 기술로 제작한 컬러 태양전지를 전 세계 다양한 건물에 적용한다. 100kWp(킬로와트피, 태양광 발전 전력이 최대일 때의 전력 단위) 용량의 태양전지가 캐나다의 Red River College, 720kWp 용량의 태양전지가 코펜하겐의 국제 학교, 그 외에도 연구소, 체육관, 사무실 등 다양한 곳에 컬러 태양전지가 적용된다.
[자료 11. Red River College에서의 컬러 태양전지 활용]
출처 : SwissINSO
BIPV, 확대될 수 있을까?
국토 면적이 좁고 건물이 밀집된 환경, 국내 에너지 사용량의 40%를 건물 부문이 차지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BIPV의 가능성이 특히나 높게 평가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모더 인텔리전스는 BIPV의 시장이 2020년에서 2025년 사이 연평균 15% 정도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2021년 2월, 국도교통부의 제 3차 건물정책기본계획에 의해 제로 에너지 건축이 의무화되고 BIPV 설치비 지원 비율 확대 및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가중치가 1.5배로 상향됨에 따라 BIPV 시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규모는 2020년 1,298억 원에서 2023년 5,218억 원으로 연평균 59%씩 증가하고 세계 시장규모는 2017년 10억 달러에서 2026년 76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자료 12. BIPV 시장의 성장 추세 전망(2020~2025)]
출처 : 한화 Q.STORY
하지만, 우리나라는 고도화된 BIPV 기술을 보유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정책의 부재로 세계의 추세에 뒤처지고 있다. 제로 에너지 건축 의무화를 실시했지만, 1,000㎡ 이상의 공공건물에만 적용되며 공공주택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BIPV에 대한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문제이다. 수요자의 요구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태양광 모듈 생산 업체에서 각각의 맞춤형 모듈을 제작할 수 없다. 해외에서는 유럽을 중심으로 제품 형태와 건축 분야(안정성, 화재 안정성, 지속 가능성 등)에서 표준 항목을 제시하고 있지만, 한국은 BIPV에 대한 표준이 없다. BIPV는 건축물의 외피로 사용되고 사람들의 생활에 밀접한 만큼, 안정성, 내구성이 정말 중요하다. 국가가 BIPV의 성능평가 시험기준 및 인증시스템을 개발하고 표준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한 실정이다. BIPV에 대한 표준은 기업, 국가 간의 호환성을 높여 공동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다. 하루빨리 표준이 만들어져 빠른 속도로 BIPV의 상용화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컬러 태양전지와 BIPV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제로에너지빌딩 의무화 제도에 따른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 산업 전망", 16기 김지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2963?category=608250
2. "[디자인과 태양광] 생활 속에 녹아든 태양광 시설", 20기 서범석,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520?category=608250
3. "BIPV란 무엇일까? 태양전지로 건물을 디자인하다.", 12기 김정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2394?category=608250
참고문헌
태양전지가 환호 받는 방법
1) 이건오, " 국내 BIPV 시장의 확대, 동반 성장을 위한 기준이 필요할 때", SOLAR TODAY, 2021.03.15, http://www.solartodaymag.com/news/articleView.html?idxno=10730
2) 이현정, "주목받는 건물일체형태양광, 장단점은?", 에너지경제신문, 2019.06.23, https://m.ekn.kr/view.php?key=439063
3) 최바다, "에스지에너지, 고효율 컬러 BIPV 출시", kharn 칸, 2020.12.17, http://www.kharn.kr/news/article.html?no=14674
염료 감응 태양전지(DSSC)
1) 김은표, "차세대 태양전지 기반기술 확보", 매일경제, 2008.06.16, https://www.mk.co.kr/news/it/view/2008/06/380216/
http://www.energ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874
3) 조효정, 황대규, 김대환, 강진규,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연구 동향", KIC News, Volume 20, No. 2, 2017
컬러 박막 태양전지
1) 함예솔, 이웃집과학자, "친환경 컬러 박막 태양전지 개발", 2020.07.02, http://www.astronomer.rocks/news/articleView.html?idxno=89070
2) 김상혁, "무지개 색깔로 빛난다…태양전지도 '컬러 시대', 오피니언뉴스, 2020.06.28, http://www.opinio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749
컬러 코팅 태양전지
1) 안대규, "세계 최초 '컬러 태양광 외장재'상용화로 35개국 수출 도전", 한경 경제, 2021.05.02,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105029549i
2) 외부기고, Platum, "[세계 녹색 기업을 찾아서 #11] 태양광발전에 대한 인식을 바꾼기업(1) ‘Kameleon Solar’", 2018.03.19, https://platum.kr/archives/96640
3) 이정아, "알록달록 1680만 색상 구현하는 태양전지 나왔다", 동아사이언스, 2019.10.24,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31965
4) 박진석, "[사이언스] 딱정벌레 표피 모방한 색동옷 입힌 태양전지 개발", 특허뉴스, 2021.12.23, http://www.e-patentnews.com/8075
컬러 BIPV 건축물
1) 외부기고, Platum, "[세계 녹색 기업을 찾아서 #12] 태양광발전에 대한 인식을 바꾼기업(2) ‘LOF solar’", 2018.04.04, https://platum.kr/archives/96627
2) 장한교, "건축물과 융합한 컬러 BIPV, 전기 아닌 건축 분야로 접근해야", 인더스트리 뉴스, 2020.04.04, https://www.industr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7450
3) 비제이파워 김용식 대표, "[기고] BIPV 시장 활성화 방안, 태양광을 통한 건축·에너지 융합" 인더스트리 뉴스, 2018.03.12, https://www.industr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630
4) 박성준, "[역발상 경영] 빌딩 태양광 패널에 컬러를 입힌다면...", 위키리스크한국, 2020.12.01, http://www.wikileaks-kr.org/news/articleView.html?idxno=99459
5) 이건오, "에스지에너지, 새로운 컬러 BIPV 모듈 ‘Be Paint’로 국내 시장 선도", 인더스트리 뉴스, 2021.03.10, https://www.industr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1554
BIPV, 확대될 수 있을까?
1) 한화 Q.STORY, "창문이 태양광 발전소?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가 뜬다!", 2021 April, https://new-q-cells.com/sub.php?idx=813&division=2&sub_division=2&page=1
2) 이건오, " 국내 BIPV 시장의 확대, 동반 성장을 위한 기준이 필요할 때", SOLAR TODAY, 2021.03.15, http://www.solartodaymag.com/news/articleView.html?idxno=10730
3) 류태웅, ""태양광 빌딩 세계적 추세인데"…한국은 '제자리걸음'", 전자신문, 2020.10.06, https://m.etnews.com/202010060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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