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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수소-바이오

철을 만드는데 물이 나온다고? 수소환원제철 이야기

by R.E.F. 20기 윤지민 2023. 1. 30.

철을 만드는데 물이 나온다고? 수소환원제철 이야기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기 윤지민, 21기 조선근, 22기 한예림

 

[서론]

6월 9일이 어떤 날인지 아는가? 바로 철의 날이다. 이날은 1고로에서 처음으로 쇳물이 생산된 날인데, 이렇게 철을 자력으로 처음 생산한 날을 기념할 만큼 우리나라에서 철은 중요한 부분이었다. 한국의 철강은 1980년대 이후 40년 동안 자국의 경제 성장을 이끈 주역이라고 할 정도로 산업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조선뿐 아니라 전자까지 철의 영향이 미치지 않은 곳은 없다.

그러나, 21세기인 지금 초창기에 우리나라가 성장할 때와는 환경이 다르다. 중국과 러시아가 제철소를 많이 만들었고, 이에 따라 철 생산이 증가하여 공급 과잉 현상이 일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강대국들의 수요는 정점을 찍고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며, 세계는 지금 ESG 경영을 추구하는 추세이기에 이산화탄소 배출로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철 생산은 변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의 대부분에는 철이 사용되기 때문에 여전히 수요는 존재한다. 따라서 우리는 탄소 배출을 줄여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철 생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고 그 방안이 바로 ‘수소 환원 제철’이다.

 

[기존 철 생산 공법]

2019년을 기준으로 세계 조강 생산량을 보면 72%가 고로에서 생산하는 것이고, 나머지가 전기로에서 생산하는 것이다. 친환경 철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전기로에서의 철 생산을 추구해야 하지만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고로에서 철을 생산할 때 왜 환경오염이 발생하는지 알아보자.

[자료 1. 고로에서 쇳물을 빼내는 작업]

출처 :  한경산업

고로에서 철을 생산하는 방법 중 고로(용광로) 공법은 용광로에서 철 생산이 이루어진다. 이 공법은 먼저, 철광석과 석탄을 사용하기에 적합한 형태로 가공하는 코크스 공정과 소결 공정이 이루어지고, 고로에 넣은 후 뜨거운 공기를 주입시킨다. 뜨거운 공기는 석탄을 연소시키며, 이때 일산화탄소가 배출되는데 이 가스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시키는 환원 반응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용광로 내부에서 발생하는 1,500°C가 넘는 열은 철광석을 녹이며 쇳물을 만드는데, 이렇게 철을 녹이는 용융 반응과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시키는 환원 반응은 용광로 내에서 동시에 이루어진다. 고로 공법의 환원 반응에서는 석탄을 환원제로 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어 환경오염이 발생하는 것이다.

[자료 2. 고로 공정]

출처 :  뉴데일리 경제

 

[수소환원제철 원리]

수소환원제철의 원리에 대해서 살펴보면, 수소가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 시키는 원리로 다음과 같은 식을 충족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Fe₂O₃ + 3H₂ → 2Fe + 3H₂O

[자료 3. 수소 환원 반응의 원리]

출처 : POSCO NEWSROOM

수소환원제철에 앞장선 기업은 포스코로, 제철소에서 1,500°C 이상의 고온 고로에 철광석과 석탄을 넣어 철을 생산하는데 이때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저감하기 위해 고로가 아닌 유동환원로라는 설비를 설치하여 수소환원제철 목표를 이루고자 한다.

[자료 4. 환원제에 따른 철강 제조 공정 비교 그림]

출처 : POSCO NEWSROOM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과 수소를 환원로와 전기로 설비를 통하며, 환원제는 수소가 100% 사용되는 공정 시스템인데 여기서 제조된 철을 직접환원철(DRI, Direct Reduced Iron)이라 부르며, 이 DRI를 전기로에 넣어서 녹이면 쇳물이 생산된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대규모의 전력은 신재생 에너지에 의존될 전망이다.

포스코 기업은 고유 기술인 파이넥스(FINEX, Fine Iron ore Reduction) 공정을 통해 유동환원로를 가동하고자 한다. 파이넥스(FINEX)는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유동환원로와 용융로에 넣어 쇳물을 생산하는 공정 시스템으로 수소 25%와 일산화탄소 75%를 환원제로 사용하며 수소 100%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린수소 100%를 목표로 디자인된 유동환원로 하이렉스(HyREX) 기술 개발을 준비 중이며, 유럽과 미국, 중국 등의 해외 철강사들은 CH4를 일산화탄소와 수소로 개질하여 사용하는 샤프트환원로(Shaft Furnace)를 기반으로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

[자료 5. HyREX 유동환원로와 Shaft 환원로의 차이]

출처 : POSCO NEWSROOM

HyREX 유동환원로는 가공하지 않은 가루 상태의 철광석을 사용하며 탄소 배출은 없다. Shaft 환원로는 철광석을 파쇄 & 선별 후 일정한 크기의 구형으로 가공한 펠렛(Pallet) 사용하며 페렛 1톤 생산 시 50~150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수소환원제철의 환경적 효과]

[자료 6. 포스코그룹 수소사업 비전 및 로드맵]

출처 : POSCO NEWSROOM

수소환원제철의 기술력이 발달되며 HyREX 기술은 현재 2025년 Pilot(연속공정 검증)을 스킵하고 Demo(상용화 검증) 단계를 거쳐 2030년까지 기술을 검증할 계획이 되어있다. 2050년까지 포스코 기업의 포항과 광양 제철소의 기존 고로 설비를 수소환원제철로 2050년까지 전환을 목표로 탄소중립을 지키고자 한다. 현대제철 역시 2016년부터 당진 제철소 철강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재활용하여 18만 대의 수소전기차 운행이 가능한 규모 이상으로 기술 개발을 도모하고 있다. 이렇게 축적된 수소는 자체 생산시설을 통해 발전용 연료전지 시스템에 대한 연료 공급 사업과 같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수소 환원은 ‘흡열 반응’의 원리이므로 효율적인 환원을 위한 열 공급이 필요한데, Shaft 환원로는 구조적으로 열 공급이 어렵지만 HyREX는 효율적으로 용광로의 열을 흡수해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점에서 흡열 반응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100%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한 철 생산을 통해 그린수소 산업의 부흥을 이끌고 성장을 도모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EU 탄소국경세와 수소환원제철]

[자료 7. EU 탄소국경조정제도 주요 내용]

출처 : 이데일리

유럽연합 (EU)는 2021년 7월, 2030년 유럽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55% 감축하기 위한 ‘Fit for 55’를 발표하며 탄소국경조정제도 (CBAM)을 포함시켰다. 탄소국경세라고도 불리는 CBAM은 자국보다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생산·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부과하는 관세를 말한다. 이는 기존에 온실가스 규제가 강한 유럽연합에 속해 있는 기업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제시된 것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2022년 기준 한 해 EU에 약 5조 5,000억 원의 제품을 수출한 한국 철강기업이 입을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따라서 정부는 탄소중립 산업 핵심기술 개발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철강 산업에만 총 2,097억 원을 지원하기로 하며, 탈탄소화에 힘쓰고 있다. 그렇다면 이에 발맞추어 포스코가 계획하고 있는 탈탄소 시대는 어떤지 살펴보자.

 

[포스코의 탈탄소 계획]

[자료 8. 포스코 그룹의 수소 사업 개념도]

출처 : 뉴스투데이

포스코는 2021년 7월, 2050년까지 수소환원제철을 상용화하겠다는 ‘탈탄소 기술 개발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포스코는 수소 생산 및 운송, 저장, 활용 등 수소 시장을 선점하고, 모든 영역에서 탈탄소 시대를 이끌고자 하는 포부를 밝혔다. 목표대로 2050년에 수소환원제철 공법을 성공적으로 실현하면, 포스코는 사업장에서 탄소 배출 제로화를 이룰 수 있다. 현재 포스코는 철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 (Cokes Oven Gas)와 천연가스를 이용한 수소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부생수소를 추출해 철강 생산 중 온도 조절과 산화 방지 등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포스코 제철소의 9기 고로를 모두 수소환원제철 공법으로 전환하면, 최대 연간 375만 t의 그린수소가 필요하게 된다. 이는 포스코 스스로 수소 수요 업체이자 공급업체로 나간다는 의미다.

[자료 9. 오스테드의 해상 풍력발전]

출처 : Korea IT News 

그린수소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수전해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다. 따라서 포스코는 재생에너지 기반이 잘 갖추어져 있는 국가나 기업과 협력해 수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는 덴마크 오스테드, 호주 오리진 등의 풍력, 수력 발전 전문 기업과 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오스테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인천해상풍력사업을 추진 중이며, 오스테드와의 협업은 국내에서 그린수소를 생산하는데 협력한다는 것에서 의미가 깊다.

더불어 수소는 아직 저장, 유통 등의 측면에서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 수소를 저장하는 데에는 많은 제약이 따르며, 수소 운반 과정에서의 위험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수소를 그대로 사용하기보다 암모니아로 합성 후 옮기고 저장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의 미래는 탈탄소 시대]

최대 탄소 배출 분야 중 하나인 철강산업의 탄소중립은 꼭 필요하며, 수소환원제철이 그 해결책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HyREX를 보유하고 있어 탈탄소 시대를 이끌어갈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직 기술이 시험 단계에 있기 때문에 상용화하기 위한 여러 기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EU 탄소국경세와 같이 생겨나고 있는 탄소 관련 규제 때문이라도 탈탄소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기술 개발은 필수적으로 보인다. 다가올 미래에는 100% 수소환원제철이 가능해져 우리나라 수소 산업의 붐이 오기를 기대한다.


수소환원제철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온실가스 감축목표 40%, 우리에게 던져진 과제는 무엇인가", 작성자(19기 김승호),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524

2. "한국 신재생에너지 학회 2021 학술대회 : 한국 신재생에너지 지혜 교류의 장을 열다!", 작성자(19기 김정혁),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427


참고문헌

[서론]

1) 황정환,반세기 쇳물 뽑아 韓 제조업 신화…'민족 고로'의 위대한 퇴장,한경 산업, 2021.12.30.,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1122927071

2) 안재광,용광로가 꺼져도 괜찮아…포스코의 배터리 소재 '잭팟' [안재광의 대기만성's], 한경ESG, 2022.12.21.,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212210942i

[기존 철 생산 공법]

1) 황의준,[지식발전소] 파이넥스 공법의 비밀,뉴데일리 경제,

2013.10.14.,https://biz.newdaily.co.kr/site/data/html/2013/10/04/2013100410025.html

2) 강경민,탄소중립 '그린 철강' 시대…수소환원제철이 핵심 기술,한경 산업, 2022.11.02.,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2110209581

[수소환원제철 원리]

1) POSCO NEWSROOM, "‘미래 철강은 수소환원제철로?!’", POSCO NEWSROOM, 2021.02.01.,  https://newsroom.posco.com/kr/%EC%A0%80%ED%83%84%EC%86%8C-%EC%B9%9C%ED%99%98%EA%B2%BD-%EC%A0%9C%EC%B2%A0-%ED%94%84%EB%A1%9C%EC%84%B8%EC%8A%A4-%EB%8C%80%EC%A0%84%ED%99%98-%ED%8A%B9%EC%A7%91-%EA%B8%B0%ED%9A%8D-%E2%91%A0-hyrex/

2) POSCO NEWSROOM, "포스코 HyREX 수소환원제철 기술 심층 소개’", POSCO NEWSROOM, 2022.05.01.,  https://newsroom.posco.com/kr/%EC%88%98%EC%86%8C%ED%99%98%EC%9B%90%EC%A0%9C%EC%B2%A0/

[수소환원제철의 환경적 효과]

1) POSCO NEWSROOM, "‘포스코그룹 수소사업의 모든 것’", POSCO NEWSROOM, 2022.10.13., https://newsroom.posco.com/kr/%ED%8F%AC%EC%8A%A4%EC%BD%94%EA%B7%B8%EB%A3%B9-%EC%88%98%EC%86%8C%EC%82%AC%EC%97%85%EC%9D%98-%EB%AA%A8%EB%93%A0-%EA%B2%83/

2) 이경화,  "‘철강 빅2’, 수소 엔진 장착?”", 아시아타임즈, 2020.12.17.,  https://www.asiatime.co.kr/article/20201217808484

3) 최경화, 중앙시사매거진, "‘포스코가 ’수소‘에 집중하는 까닭은?", 2021.12.01.,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2829522&memberNo=11166748, (2023.01.02.)

4) 페로타임즈, "'[사설] 탄소중립 철강, 눈앞의 현실이다'", 페로타임즈,  2020.12.22., http://www.ferro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9086

[포스코의 탈탄소 계획]

1) 최경호, 중앙시사매거진, “포스코가 ‘수소’에 집중하는 까닭은?”, 2021.12.01.,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2829522&memberNo=11166748&vType=VERTICAL, (2023.01.03.)

2) 남지완, “[뉴투분석] 포스코그룹 최정우 호(號), 수소 생산· 운송·저장·활용해 탈탄소 선도기업 '우뚝'”, 뉴스투데이, 2022.10.18., https://www.news2day.co.kr/article/20221017500275

3) 강현숙, 투벤저스, “세계 철강산업 친환경 대전환 이끄는 포스코”, 2022.11.01.,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4717944&memberNo=41757999&vType=VERTICAL, (2023.01.03.)

4) Ryu, Taewoong, “Orsted to Build 100 Wind Turbines in Incheon”, Korea IT News, 2020.11.25., https://english.etnews.com/20201125200002
 

[EU 탄소국경세와 수소환원제철]

1) 김형욱, “수소환원제철 2026년부터 실증한다…EU CBAM 대응 본격 ‘시동’”, 이데일리, 2022.12.26.,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2522326632562456&mediaCodeNo=257&OutLnkChk=Y

3) 원세연, “빨라지는 유럽발 ‘탄소국경세’…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과 대책은”,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1.08.05.,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891271

[수소환원제철의 미래는 탈탄소 시대]

1) 김성현, “[브랜드 이야기]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하이렉스'....탄소배출 없는 제철소 위한 미래 기술”, 아주경제, 2021.10.16., https://www.ajunews.com/view/20211015175244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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