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수소 경제의 현주소
② - 한국의 수소 정책, 사업과 기술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기 김지원
지난 ‘대한민국 수소 경제의 현주소 – ① 한국에서 수소 경제 활성화가 중요한 이유’ 기사를 통해 한국의 에너지 안보와 국내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 구축 현황을 중심으로 수소 경제 활성화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기사를 통해서는 우리나라가 실현해가고 있는 수소 경제의 정책과 제도, 국내 기업들의 관련 사업과 기술 개발을 중점으로 광범위하게 설명해 보고자 한다.
[수소 관련 정책과 제도]
작년 11월 9일(수) 한덕수 국무총리(위원장) 주재로 ‘제5차 수소경제위원회’가 개최되었다. 이는 새 정부의 출범 이후 첫 번째 수소 경제위원회로써, 수소 산업 본격 성장을 위한 새로운 수소 경제 정책 방향이 발표, 논의되었다. 회의의 중점 사항은 그간 한국의 수소 정책이 활용 분야에 국한되어 생산, 저장, 운송 분야 등의 산업 경쟁력 면에서 선진국과 격차가 있었고, 그레이 수소 생태계 중심으로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미흡한 한계가 있었음을 인정하며 “청정 수소 공급망 구축 및 세계 1등 수소 산업 육성"이라는 국정 과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소 경제 정책방향을 새로이 발표하였다.
정책방향은 3大 성장(3UP) 전략으로 ①규모·범위의 성장(Scale-Up), ②인프라·제도의 성장(Build-Up), ③산업·기술의 성장(Level Up)을 제시하였다.
[자료 1. 수소경제 성장을 위한 3UP 전략]
출처 : 대한민국 정책 브리핑
① (규모·범위) 발전·수송 분야에서 대규모 수소 수요를 창출하고, 글로벌 수소 공급망을 구축하여 청정 수소 생태계로 확장해나가겠습니다. 수소, 암모니아 혼소 발전을 실현하고, 수소 버스·트럭 등 대형 모빌리티 보급을 확산시키겠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구축하겠습니다.
② (인프라·제도) 청정 수소 활용 촉진을 위한 유통 인프라와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세계 최대 수준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구축하고, 액화 충전소도 확대하겠습니다. 암모니아, 액화수소 인수기지를 건설하고, 수소 전용 배관망을 구축하겠습니다. 수소 발전입찰 시장 개설, 수소 사업 법 제정, 청정 수소 인증제 도입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③ (산업·기술) 세계 1등 수소 산업을 육성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기술도 혁신하겠습니다. 수소 활용 분야뿐만 아니라, 생산, 유통 전주기의 핵심기술을 확보하겠습니다. 7대 전략분야를 육성하고, 기술력 있는 수소 기업을 발굴하여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사업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과감하게 개혁해 나가고, 우리 제품의 수출상품화를 통해 해외시장을 선점하겠습니다.
구체적인 정책 전략은 수소 생태계 조성 방안, 세계 1등 수소 산업 육성 전략, 수소 기술 미래전략으로 나누어 발표하였다.
<수소 생태계 조성방안(산업통상자원부)>
[자료2. 청정수소 생태계 조성방안 목표]
출처 : 대한민국 정책 브리핑
① 수송・발전・산업 부문에서 대규모 수소 수요 창출
- 수소 버스, 트럭의 구매 보조금 확대, 지자체 대상 수소 버스, 충전소 구축 지원 시범사업, 경찰버스의 수소버스 전환, 수소 버스 취득세 감면 및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연장
- 수소 50%, 암모니아 20% 이상 혼소 발전을 위해 27년까지 기술 개발과 실증을 완료하고 28년부터 단계적으로 혼소발전 확산
-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등을 통해 연료전지 보급을 확산시키고, 석유화학 설비에 투입되는 연료의 전부 또는 일부 수소 전환
② 수소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유통 인프라 마련
- 30년까지 석탄발전소 밀집 지역에 연 400만 톤급 암모니아 인수기지, LNG 발전소 밀집 지역에 연 10만 톤급 액화수소 인수기지와 수소 전용 배관망 구축
③ 국내와 해외에 대규모 청정 수소 생산기지와 공급망 구축
- 26년까지 친환경 암모니아 추진-운반선, 29년까지 액화수소 운반선 건조를 통해 청정 수소, 암모니아의 해상운송 실현
④ 청정 수소 시장 촉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 23년 상반기부터 수소발전 입찰시장 개설, 전력 수급기본계획, 국가 온실가스 감충 목표 고려 연도별 수소 발전량 입찰
- 23년까지 청정 수소의 기준과 인증제 운영방안 마련, 24년까지 국제적으로 통용 가능한 한국형 청정 수소 인증제 도입
<세계 1등 수소 산업 육성 전력 (산업통상자원부)>
① 주요 분야에서 선진국 수준의 핵심 기반기술 개발 지원 및 확보
② 튼튼한 수소 산업 생태계 조성
- 30년까지 수소 전문 기업 600개 육성,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과 수소로 업종을 전환한 기업 또한 예비 전문 기업으로 지원
③ 규제 개선으로 기업애로 해소 및 민간 투자 유도
④ 해외 진출 유망분야의 수출산업화 촉진
- 수소 모빌리티, 발전용 연료전지, 수전해 시스템, 액화수소 운송선, 수소 충전소
<수소 기술 미래전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 3. 수소기술 미래전력 추진전략 및 과제]
출처 : 대한민국 정책 브리핑
① 청정 수소 생산기술 국산화
- 30년까지 PEM(고분자전해질) 수 전해 국산화율 100% 추진
- 고체산화물(SOEC), 음이온 교환막(AEM), 프로톤 전도성 세라믹(PCEC) 수 전해 원천기술 확보
② 수소 공급을 위한 저장, 운송 기술의 고도화
- 30년까지 5톤/일급 플랜트 국산화
- 30년까지 1,100kg 튜브트레일러 상용화 추진
③ 수소 활용 기술 1위 공고화
- 30년까지 수소 트럭 내구연한 80만km 달성
- 40년까지 수소 선박 스택 내구연한 3만 시간, 시스템 수명 20년 달성
- 30년까지 380MW 급 수소 전소 터빈 개발 및 실증 완료
[국내 기업들의 수소 관련 사업]
[자료 4. Korea H2 Business Summit]
출처 : 전자신문
국가의 수소 관련 정책 발표와 더불어 수소 산업의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 전 세계의 기업들이 다양한 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사업 추진 방안을 실현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맞춰 우리나라의 많은 대기업들도 국내 수소 경제 사회 구축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2021년 9월에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총출동한 수소 기업 협의체인 ‘Korea H2 Business Summit’이 창립총회를 열고 출범하였다. 특히 현대차, SK, 포스코, 한화, 효성 등 5개 그룹은 수소 산업 전반에 걸쳐 2030년까지 43조 원 규모의 투자를 감행하기로 결의했다. ‘수소 경제 원팀’의 중심 축인 현대차, SK, 포스코 3개 그룹사를 중심으로 기업의 수소 사업 전략에 대해 알아보자.
현대차 그룹
현대차 그룹은 세계 최초 및 최대 수소 자동차 생산 기업으로서 수소 에너지, 수소 전기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계열사들은 자신들의 사업 특성에 맞춰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현대차 그룹의 수소 정책은 수소 상용차 라인 확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전동화 추세에 맞춰 수소 에너지 정책을 확대하고 있는 유럽과 미국으로 현대차의 수소 상용차 판매를 점차 늘리고 있는데, 그룹 내부적인 계획으로는 2030년경 수소 상용차 누적 100만 대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말부터 연간 6500기의 연료전지를 생산하고, 2030년 안으로 2만 7,000대 이상의 수소 트럭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의 수소 모빌리티 비전은 기존 차량을 대체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미래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모빌리티를 ‘수소’로 준비하고 있다. 수소 비전 발표회 하이드로젠 웨이브를 통해 공개한 장거리 무인 운송 시스템 콘셉트 ‘트레일러 드론’이 대표적이다. 정의선 회장은 “트램, 기차, 선박, 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 다양한 이동 수단뿐 아니라 주택, 빌딩, 공장, 발전소 등 일상과 산업 전반에 연료전지를 적용해 전 세계적인 수소사회 실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소 시대를 맞는 현대차 그룹의 궁극적 목표는 수소 상용차 라인 확대 및 수소 밸류체인 구축을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고자 함에 있다. 동시에 탈(脫) 내연기관을 기반으로 한 인류 생활 환경 개선에 기여할 계획이다.
SK 그룹
SK그룹은 에너지 기업으로, 보다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는 데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모빌리티, 나아가 배터리 영역까지 새로운 솔루션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SK그룹은 기존 시설들을 활용해 생산부터 유통, 판매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할 계획을 갖고 ‘2025년 글로벌 넘버원 하이드로젠 비즈니스 코퍼레이션’ 목표를 달성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수소 전담 조직인 ‘수소 사업 추진단’을 가동하고, 그룹 차원의 핵심 역량을 집중하여 약 18조 원이 투입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SK E&S는 SK인천석유화학 공장 내에 최대 규모 수소 액화플랜트를 건설하고, 2023년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국내 전 지역에 액화수소 3만 t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5조 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보령 LNG 터미널 인근에 세계 최대 블루 수소 플랜트를 조성하고, 탄소 포집저장(CCS) 장치로 온실가스를 모두 제거한 청정 수소 25만 t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를 생산해 친환경 수소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SK E&S는 미국 수소 연료전지 업체 플러그 파워와 협력을 진행하여 그린 수소 생산을 진행할 계획이다. 더하여 SK에코플랜트는 미국의 블룸에너지와 손잡고 블룸SK퓨얼셀을 설립하여 3세대 고체산화물형(SOFC) 연료전지를 공급하고 있으며, SK가스는 전국 490여 개 충전소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 공급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포스코 그룹
포스코는 향후 50년 새로운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글로벌 공급망 구축과 핵심 기술의 개발, 투자를 통해 2030년까지 50만 t, 2050년까지 700만 t의 수소를 생산하는 ‘글로벌 톱 티어 공급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수소 환원 제철, 수소 터빈 발전과 같은 새로운 도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략적인 방향으로는 2050년 기준 370만 t 규모의 환원 제철소용 수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내부 캡티브 발전 수요 뿐만 아니라 외부 발전소들까지 포함하여 친환경 발전 연료로 전환할 수 있는 수요를 창출하고자 한다.
포스코는 현재 철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와 천연가스를 활용해 연간 7000t의 ‘부생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2026년까지 연료전지 및 모빌리티용으로 공급되는 부생 수소를 연간 7만 t까지 확대 공급하는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이미 생산 역량을 갖춘 부생 수소를 시작으로, 이산화탄소를 포집, 저장, 활용하는 ‘블루 수소’를 거쳐 궁극적으로는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그린 수소’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별 수소의 공급 역량을 국내 최대 규모를 키울 방침이다. 또한 해외에서 생산되어 암모니아를 통해 운송된 수소를 활용하기 위해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크래킹(cracking)’ 기술을 개발 중에 있으며, 2030년까지 연간 50만 t을 생산해 철강 분야 25만 t, 발전 분야 33만 t, 탈탄소 산업용 7만 t 등을 공급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수소 경제 활성화의 전망과 기대]
[자료 5. 2050 글로벌 수소 경제 효과]
출처 : 현대 자동차
국내 수소 경제 사회 구축을 위해 정부의 다양한 정책 마련 및 지원 제도가 수립, 실행되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모여 전방위적으로 협업하며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수소 위원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향후 30년간 그린 수소 가치사슬은 11조 달러 규모의 투자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2050년경엔 수소가 세계의 최종 에너지 소비 중 18%를 차지하고 연 매출 2조 500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수소 시장 형성을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기관별 전망을 종합하면 세계의 에너지 총사용량 중 수소 비중은 0% 수준이다. 그렇다면 수소가 2050년 기준 18~22%의 에너지 소비를 차지하기까지 누가 수소 경제를 주도할 것인가?
그린 뉴딜, 탄소중립, ESG 경영 등 새로운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민간 기업들이 수소 산업에 진출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수소 경제 전환의 시작 단계인 지금 국내 수소 경제는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염려 등으로 인해 정부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수소’라는 상품을 생산 또는 소비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고 이를 중심으로 경제적 활동을 영위하는 경제체제인 ‘수소 경제’는 결국 민간 기업들의 주도 하에 운영될 것이다. 결국 탄소 중립 추진과 청정 수소 경제로의 전환 의지 실현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제도적 지원을 기반으로 민간 기업들의 수소 비즈니스 생태계 구축의 안정화가 완성되는 국가에서 수소 경제를 주도하게 될 것이다.
국내의 수소 경제 전환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향후 30년간 국내외의 수소 관련 사업이 어떻게 변화되고 진행될지는 누구도 완벽히 예상할 수 없다. 그러나 탄소중립 사회로의 진출을 위해서 수소 경제 사회로의 전환 과정은 필수적이다. 2030년, 장기적으로는 2050년을 목표로 수립된 계획들을 달성해 나가는 정부와 민간 기업들의 노력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수소 경제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대한민국 수소 경제의 현주소 ①", 작성자(20기 김지원),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869
2. "울산수소시범도시로 보는 수소경제의 모든 것", 작성자(21기 한세민),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697
참고문헌
[수소 관련 정책과 제도]
1) 산업통상자원부, "새정부 첫번째 수소경제위원회 개최, 수소산업 본격 성장을 위한 정책방향 제시", 대한민국 정책 브리핑, 2022.11.09, https://www.korea.kr/news/pressReleaseView.do?newsId=156535592
[국내 기업들의 수소 관련 산업]
1) 곽호룡, "현대차 수소車 미래 비전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 웰스매니지먼트, 2023.01.06, http://www.wealthm.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105
2) 박시형, "따로 또 같이... SK 수소 3총사 경영전략'이목'", 서울파이낸스, 2022.05.10, https://www.seoulfn.com/news/articleView.html?idxno=454909
3) 이승연, "성큼 다가온 수소 시대... 현대차'포스코'SK, 3社의 수소 사업 전략은", 뉴스웨이, 2022.09.02, https://www.newsway.co.kr/news/view?ud=2022090219300613758
4) 장서우, "포스코 "수소 사업 개척"... 생산'운송'활용 '원스톱 체제' 구축", 한경 산업, 2022.10.11,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2101183481
[대한민국 수소 경제 활성화의 전망과 기대]
1) 김재경, 장성혁, "시장주도형 수소경제 조기 정착을 위한 전략 연구", 에너지경제연구원, 2021-23, 2021.12.31
2) 정만기, "2050 세계 수소시장 3500조... 승부는 특허에서 갈린다", 매일경제, 2022.10.09, https://www.mk.co.kr/news/economy/1048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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