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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융합 점화' 인류 최초 성공, 이제는 인공태양 시대!

by R.E.F. 21기 길민석 2023. 2. 20.

美 '핵융합 점화' 인류 최초 성공, 이제는 인공태양 시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길민석

 

美, 인류 최초 '핵융합 점화' 첫 성공

[자료 1. 미국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에 있는 핵융합 실험시설 ]

출처 : 이투데이

최근 미국이 핵융합에너지와 관련 세계 이목을 끄는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 제니퍼 그랜홈(Jennifer Granholm)은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awrence Livermore National Laboratory) 산하 국립점화시설(National Ignition Facility, NIF)의 연구원들이 핵융합 연구에서 상징적인 쾌거라 할 수 있는 이른바 ‘핵융합 점화’에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발표하였다.

'핵융합 점화'란 핵융합을 일으키기 위해 투입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핵융합 반응으로 생산하는 것을 뜻한다. 쉽게 말하면 핵융합을 통해 '순 에너지'를 생산한 것이다. 핵융합 원자로에서 레이저가 공급한 2.05MJ보다 많은 3.15MJ의 에너지를 얻어냈는데, 이는  핵융합 발전 역사에서 대단한 이정표로 풀이된다. '핵융합'이란 무엇이고 대체 '핵융합 순에너지 생산'이 어떠한 의미가 있기에 이렇게 큰 성과라고 하는 것일까?  나아가 이번 실험에서는 어떻게 '순에너지 생산'에 성공한 것일까? 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핵융합 반응 및 발전 원리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는 그 중심에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진 원자핵이 있고 그 주위를 전자가 돌고 있다. 그런데 초고온에서는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되는 플라스마 상태가 된다. 플라스마 상태의 가벼운 원자핵들은 고속으로 나아가다가 서로 충돌하여 합해지면서 무거운 원자핵으로 변하는데, 이것을 핵융합 반응이라고 한다. 충돌하기 전 두 원자핵을 합친 질량보다 생성된 원자핵의 질량이 더 작다. 이때 사라진 질량은 에너지로 바뀌는데, 질량과 에너지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아인슈타인 특수 상대성 이론의 공식 ‘E=mc²(E는 에너지, m은 질량, c는 빛의 속도)’에 따라 막대한 에너지가 발생한다.

[자료 2. 핵융합 발전 원리]

출처 : 조선일보

위의 자료 2처럼 핵융합 발전에서는 중수소(2H)와 삼중수소(3H) 같은 가벼운 원소의 원소핵들이 결합해 무거운 원자핵으로 변하면서 에너지를 내놓는다. 태양 중심부에서도 수소 원자핵이 다른 수소 원자핵과 결합하여 헬륨 원자핵으로 변하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면서 빛과 열을 내는데, 이 태양과 같은 원리로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핵융합 발전은 '인공태양'이라고도 불린다. 

그렇다면, 이번 핵융합 실험에서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초고온의 플라스마 형태로 어떻게 가열한 것일까?

 

'핵융합 에너지 순생산', 어떻게 한걸까?

[자료 3. 192개의 레이저를 한데 모으는 레이저 관성 방식의 원리]

출처 : The Science Times

사실 1950년대 이후 전 세계 많은 과학자들이 이론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핵융합을 일으키는 데 투입된 에너지양이 산출량보다 많아 순 에너지 생산에 실패해왔다. 지구상에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려면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에서는 세계 최대의 초강력 레이저를 사용하여 ‘관성 가둠(inertial confinement) 핵융합’이라고 하는 핵융합 접근법을 적용했다. 이는 수십억 분의 1초 동안 레이저를 발사해 생성된 X선으로 압축 및 가열하여 후추 열매 크기의 작은 연료 캡슐을 만드는 기법이다. 중수소와 삼중수소로 구성된 이 연료는 결국 가열되고 응축되어 플라스마를 형성하고, 수소 핵은 서로 충돌하여 융합되며 에너지를 방출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핵융합 에너지 순 생산' 성공이 대체 왜 우리에게 중요하고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핵융합에너지 : 미래를 책임질 '꿈의 에너지'

[자료 4. 원자력(핵분열)발전과 핵융합발전]

출처 : 디지털타임스

위의 자료 3에서 나와있듯이, 원자의 핵이 반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두 발전 방식은 비슷하지만, 그 내부 반응을 들여다보면 완전히 다르다. 원자력발전(핵분열 발전)은 수소(2H)와 삼중수소(3H) 같은 가벼운 원소의 원소핵들이 결합해 무거운 원자핵으로 변하면서 에너지를 내놓는 핵융합발전과 달리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같은 불안정한 물질이 보다 안정된 상태로 변하기 위해 원자핵 분열을 할 때 에너지를 내놓는다. 

핵융합발전은 특히 안전성과 친환경성 면에서 원자력발전에 크게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핵분열 발전(원자력발전)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발생시키고 주요 구조물을 영구적으로 폐기해야 하는 것과 달리, 핵융합발전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발생이 없고, 방사능의 양도 원자력발전의 0.04%에 그친다. 나아가 안전성 측면에서도 핵융합 발전은 융합로에 이상이 생기면 플라스마가 스스로 식어 핵융합 반응이 멈추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매우 안전하다.

반응물질 공급에 있어서도 핵융합의 연료는 중수소와 삼중수소인데, 중수소는 바닷물을 전기분해해서 얻을 수 있고, 삼중수소는 핵 융합로에서 리튬과 중성자를 반응시켜 만들 수 있다. 리튬은 바닷물에 약 2300억 톤이 녹아 있을 정도로 매장량이 풍부하기 때문에 핵융합의 연료는 고갈될 염려가 없다. 게다가 게다가 핵융합 발전은 같은 양의 원료로 원자력 발전보다 7배 이상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이런 장점들이 있기 때문에 핵융합 에너지를 흔히 ‘꿈의 에너지’라고 부른다. 

결국, 이 핵융합에너지는 중수소, 삼중수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석연료와 달리 에너지 생성 연료가 무한하다는 점, 온실가스 배출이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 점을 토대로 핵융합에너지는 무한한 청정에너지원임을 알 수 있다. 나아가, 다른 어떤 에너지보다 단위 질량당 발생되는 에너지도 막대하다. 이러한 장점들이 있기 때문에 이번 '핵융합 점화 실험 성공'은 인류에게 중요하고 큰 의미 있는 성과이다.

 

'꿈의 에너지' 실현 문턱 넘었지만··· 여전히 상용화까지는 갈 길 멀어

다만 '핵융합 점화'에 성공하고 핵융합 발생 환경 유지에 진전을 이루더라도 핵융합 에너지가 상용화 단계에 도달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NIF 연구팀이 사용한 레이저 장비는 상업용 발전소에서 사용하기에 너무 크고 비싸 비효율적이다. 일주일에 10회 정도 사용이 되는데, 상업 시설에 쓰이기 위해선 초당 10회 정도 기관총 속도처럼 빨리 레이저를 발사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

또한, 핵융합 발전을 위해서는 핵융합 반응이 연쇄적으로 일어나야 하는데 NIF 시설은 한 번에 한 건의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것만 가능하고, 나아가 핵융합 반응을 전력망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전기로 전환하는 기술 등도 필요하다. 킴 부딜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 소장은 “핵융합 기술이 상업적으로 실현되려면 많은 일을 해야 한다”라며 “상용화에는 아마도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핵융합 발전, 지금 세계는?

한국·미국·러시아·유럽연합·일본·중국·인도 등 7개국은 현재 국제핵융합실험로사업(ITER)에 참여하고 있다. 이 국제핵융합실험로사업(ITER)은 미래 청정에너지인 핵융합에너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과학기술적으로 최종 실증하기 위한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 공동 프로젝트로, 현재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 지역에서 국제 공동사업으로 건설되고 있다. 현재 공정률은 77%이고, 2035년이면 핵융합 발전의 상용화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50년에 실제 발전소의 운영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민간 기업과 스타트업들도 야심 차게 핵융합 발전 기술의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의 ‘스파크(SPARC)’도 있고, 제프 베이조스가 투자한 캐나다의 제너럴 퓨전도 있다. 구글과 쿠웨이트 투자청이 합작한 TAE테크놀러지스도 ‘코페르니쿠스’라는 핵 융합로를 건설하고 있다.


[자료 5.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주요 장치 및 부품]

출처 : 에너지단열경제

'핵융합 상용화'는 사실 이제 시작이다. 나아가, 상용 핵 융합로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곧바로 이를 통해 생산한 전력을 가정과 기업에 공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워낙 연구 진척 속도가 느린 탓에 핵융합 발전 상용화는 영영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포기하기에는 핵융합은 '무한 청정에너지원'이라는 큰 장점이 있다. 비록 상용화까지의 길은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무한 청정에너지원'이라는 장점은 '핵융합 발전'에 관심을 가지고 계속해서 연구해야 하는 이유가 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핵융합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1천만년동안 지속 가능한 에너지, 핵융합에너지", 15기 김민서·16기 곽준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128

2. "인공태양의 실현에 성큼 다가가다!", 17기 서유경,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2946


참고문헌

[美, 인류 최초 '핵융합 점화' 첫 성공]

1) 김서영, 이투데이, "미국, '꿈의 에너지' 핵융합 돌파구 마련...'순에너지' 생성", 2022.12.12, https://www.etoday.co.kr/news/view/2201981

2) 정원식, 경향신문, "'꿈의 에너지 핵융합 점화 첫 성공···'인공태양' 실현되나", 2022.12.14, https://m.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212140729001#c2b

3) Casey Crownhart, MIT Technology Review, "핵융합 실험의 성공, 청정에너지 생산으로 이어질까", 2023.01.06, https://www.technologyreview.kr/what-fusions-breakthrough-means-for-clean-energy/

[핵융합 반응 및 발전 원리]

1)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美 과학자들, 무한 청정에너지 '핵융합' 실현 돌파구 열었다", 2022.12.14,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57555 

2) 윤상석, The Science Times, "핵융합은 왜 꿈의 에너지인가?", 2019.07.12,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D%95%B5%EC%9C%B5%ED%95%A9%EC%9D%80-%EC%99%9C-%EA%BF%88%EC%9D%98-%EC%97%90%EB%84%88%EC%A7%80%EC%9D%B8%EA%B0%80/

['핵융합 에너지 순생산', 어떻게 한걸까?]

1)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美 과학자들, 무한 청정에너지 '핵융합' 실현 돌파구 열었다", 2022.12.14,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57555 

2) 임동욱, The Science Times, "수영장에 레이저 쏘면 '핵융합발전소'", 2010.03.08,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C%88%98%EC%98%81%EC%9E%A5%EC%97%90-%EB%A0%88%EC%9D%B4%EC%A0%80-%EC%8F%98%EB%A9%B4-%ED%95%B5%EC%9C%B5%ED%95%A9%EB%B0%9C%EC%A0%84%EC%86%8C/

3) Casey Crownhart, MIT Technology Review, "핵융합 실험의 성공, 청정에너지 생산으로 이어질까", 2023.01.06, https://www.technologyreview.kr/what-fusions-breakthrough-means-for-clean-energy/

[핵융합에너지 : 미래를 책임질 '꿈의 에너지']

1) 성충기, The Science Times, "핵융합, 자연이 선택한 궁극의 에너지", 2022.11.01,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D%95%B5%EC%9C%B5%ED%95%A9-%EC%9E%90%EC%97%B0%EC%9D%B4-%EC%84%A0%ED%83%9D%ED%95%9C-%EA%B6%81%EA%B7%B9%EC%9D%98-%EC%97%90%EB%84%88%EC%A7%80/

3) 안경애, 디지털타임스, "원자력발전 vs 핵융합발전", 2009.03.08,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09030902011857650001 

2) 윤상석, The Science Times, "핵융합은 왜 꿈의 에너지인가?", 2019.07.12,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D%95%B5%EC%9C%B5%ED%95%A9%EC%9D%80-%EC%99%9C-%EA%BF%88%EC%9D%98-%EC%97%90%EB%84%88%EC%A7%80%EC%9D%B8%EA%B0%80/

[핵융합 발전, 지금 세계는?]

1) 대한전문건설신문, "'에너지 대란'끝장낼 핵융합 발전, 상용화 향해 '뚜벅뚜벅'", 2022.08.29, https://www.koscaj.com/news/articleView.html?idxno=229243 

2) 이덕환, 주간조선, "인류의 오랜 꿈... 핵융합이 달아오른다", 2022.12.31, http://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23757 

3) 한국전력기술,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https://www.kepco-enc.com/portal/contents.do?key=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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